고시 2수를 지어 소자첨(蘇子瞻)에게 올리다
[古詩二首上蘇子瞻]
贈東坡二首(증동파2수)
<동파에게 올리다>
黃庭堅 황정견(산곡)
江梅有佳實(강매유가실) 託根桃李場(탁근도리장)
桃李終不言(도리종불언) 朝露借恩光(조로차은광)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冰雪空自香(빙설공자향)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此物升廟廊(차물승묘랑)
歲月坐成晩(세월좌성만) 煙雨靑已黃(연우청이황)
得升桃李盤(득승도리반)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終然不可口(종연불가구) 擲置官道傍(척치관도방)
但使本根在(단사본근재) 棄捐果何傷(기연과하상)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있으니
뿌리를 복숭아와 오얏 마당에 의탁하였네.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매실(梅實)을 천거하지 않았으나
아침 이슬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었네.
외로운 향기 희고 깨끗함 시기당하니
빙설(氷雪) 같은 자태 스스로 향기로울 뿐이라오.
매실은 예로부터 솥안의 음식 조화시켰으니
이 물건 종묘에 오를 수 있네.
세월이 어느덧 저물어가니
안개와 빗속에 푸른 열매 누렇게 익었다오.
복숭아와 오얏 쟁반에 담겨져
멀리서 왔다고 처음 맛보았으나
마침내는 먹을 수 없다 하여
관청 길가에 버려졌네.
다만 뿌리만 그대로 있다면
버려진들 과연 무엇이 나쁘겠는가.
又
靑松出澗壑(청송출간학) 十里聞風聲(십리문풍성)
上有百尺絲(상유백척사) 下有千歲苓(하유천세령)
自性得久要(자성득구요) 爲人制頹齡(위인제퇴령)
小草有遠志(소초유원지) 相依在平生(상의재평생)
醫和不並世(의화불병세) 深根且固蔕(심근차고체)
人言可醫國(인언가의국) 何用太早計(하용태조계)
小大材則殊(소대재측수) 氣味固相似(기미고상사)
[또]
푸른 소나무 시냇물 흐르는 골짝에서 나오니
십리 먼 곳에서도 바람 소리 들려오네.
소나무 위에는 백척(百尺)의 토사(兎絲)가 감기어 있고
아래에는 천년 묵은 복령(茯苓) 있다오.
복령은 자연의 성질 오랫동안 견딜 수 있어
사람 위해 늙어가는 나이 연장해 주네.
작은 풀로는 원지라는 풀이 있어
서로 의지하며 평생을 함께 한다오.
의화(醫和) 같은 명의(名醫) 세상에 함께 살지 못하니
뿌리 깊이 박고 꼭지 단단히 하고 때를 기다리네.
사람들 말하기를 나라의 병도 고칠 수 있다 하니
어찌 너무 일찍 서두를 것 있겠는가.
작고 큰 재질 비록 다르나
성질과 맛은 본래 서로 같다오.
이 시는 산곡 황정견이 스승인 소동파(蘇東坡)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매화와 청송(靑松)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전편은 매화를 동파(東坡)에 비유하였고 후편은 소나무를 동파(東坡)에 비유하고 복령(茯苓)을 문하의 어진 선비에 비유하고 토사(兎絲)를 자신에게 비유하였다.
《山谷詩注(산곡시주)》1권에 실려 있는데, 제목이 〈고시 2수를 지어 소자첨(蘇子瞻)에게 올리다[古詩二首上蘇子瞻]〉로 되어 있다. 제목 밑의 주에 “東坡가 山谷에게 답한 편지에 ‘古風 2首는 사물에 의탁하고 類를 잘 비유하여 참으로 옛 詩人(《詩經》의 작자)의 풍도(風度)를 얻었다.’고 칭찬했다.” 하였다.
○ 江梅(강매) : 야생(野生)으로 산간 물가의 깨끗한 곳에서 자라며 향기가 짙다. 一說에는 東坡가 촉(蜀)땅 사람이므로 촉강(蜀江)의 매화를 말하여 동파(東坡)를 비유했다고 한다.
○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 강매(江梅)가 도리(桃李)에게 시기를 당하니, 이 뜻은 東坡가 당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으나 오직 임금에게만은 알아줌을 받았음을 말한 것이다.
○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 매실(梅實)은 옛날 조미료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말한 것으로 《書經》 〈說命篇(설명편)〉에 은왕(殷王) 무정(武丁)이 傅說(부열)을 재상으로 임명하고 당부하기를 “너는 나의 뜻을 순히 하여 만일 국을 간맞추거든 네가 소금과 매실(梅實)이 되라.” 하였다. 金隆(김륭)의 《勿巖集(물암집)》4권에도 “솥안의 음식에 간을 맞춤을 이른 것이다.” 하였다.
○ 廟廊(조랑) : 종묘(宗廟)를 이른다.
○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 이덕홍(李德弘)의 《간재집(艮齋集)》속집(續集) 4권에 “먼 지방에서 나는 물건을 처음에 진귀하게 여겨서 시험삼아 맛보았음을 말한 것이다. 소원한 賢者가 처음 조정에 이르면 임금이 기뻐하여 한번 등용하지만 신맛과 짠맛이 서로 섞이지 못하듯 뭇사람들이 賢者를 시기하고 헐뜰음에 이르면 반드시 배척 당하고야 마니, 이것이 황산곡(黃山谷)이 취하여 비유한 의도이다.” 하였다.
○ 十里聞風聲(십리문풍성) : 이 뜻은 동파가 큰 재주를 가지고 낮은 지위에 침체되어 있으나 세상을 뒤덮는 명성은 가릴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 上有百尺絲(상유백척사)下有千歲苓(하유천세령) : 《淮南子(회남자)》 〈說山訓(설산훈)〉에 말하기를 “천년 묵은 老松은 아래에 복령이 있고 위에 토사가 있다.” 하였다.
○ 兎絲(토사) : 새삼. 잎이 없고 다른 초목에 가느다란 줄기를 감아 기생(寄生)하는 덩굴풀로 열매는 한약재로 씀. 보통 나무에 기대거나 붙지 않아 뜻한 바가 원대함을 말한 것이다.
○ 茯苓(복령) : 복령은 옛 문헌에 복령(伏靈), 복신(伏神)이라 표기되어 있는데 소나무의 신령(神靈)스러운 기운이 땅속에 스며들어 뭉쳐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여겨졌으며 주먹 크기의 복령을 차고 다니면 모든 귀신과 재앙을 물리친다는 기록도 있다. 복령은 소나무의 정기가 왕성하여 바깥으로 빠져나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나머지 령(零)의 의미에서 령(苓)이라는 명칭이 생겼다고도 하며 소나무의 진액이 왕성하지 못하면 나무뿌리 주변에 생겨서 뿌리에서 떨어지지 않고 뿌리를 감싸게 되는데 이것을 복신이라 부른다고도 전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복령 [茯苓] (두산백과)
○ 自性得久要(자성득구요) : 《論語》〈憲問(헌문)〉에 “구요(久要)는 오래된 약속이다.” 하였으니, 오래 사귄다는 말과 같다.
○ 爲人制頹齡(위인제퇴령) : ‘制’는 ‘延(연)’과 같으니, 쇠퇴해 가는 연치(年齒)를 금지하고 제재해서 늙지 않게 하는 것이다.
○ 小草有遠志(소초유원지) : 《世說新語》에 “桓溫(환온)이 謝安(사안)에게 묻기를 원지(遠志)는 또 소초(小草)라고도 이름하니, 어찌 한 물건인데 두 가지 이름이 있는가?” 하자, 郝隆(학륭)은 대답하기를 “산중에 있으면 원지(遠志)라 하고 세상에 나오면 소초(小草)라 하는 것이다.” 하였다.
○ 遠志(원지) : 원지의 뿌리를 약용한 것으로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이 따뜻하다. 잘 놀라면서 가슴이 뛸 때, 가래 섞인 기침을 할 때, 건망증 등에 쓰인다. 진정작용, 최면작용, 강심작용, 가래삭임작용, 용혈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원지 [遠志] (두산백과)
○ 醫和(의화) : 의원인 和로, 春秋時代 晉나라의 名醫인데 姓은 전하지 않는다. 《晉語(진어)》에 “평공(平公)이 병이 있어서 의원인 화(和)로 하여금 살펴보게 하였다. 문자(文子)가 ‘치료함이 국가에까지 미칠 수 있는가?’ 하고 묻자, 그는 ‘가장 훌륭한 의원은 나라를 치료하고 그 다음은 사람을 치료하니, 진실로 의관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하였다.
○ 何用太早計(하용태조계) : 현자에게 의지하고 붙으면 스스로 즐거울 수 있고, 당대에 인정을 받지 못함에 이르러서는 또한 자중하여 나아가기를 어렵게 여길 것이요 일찍이 급급해서는 안됨을 말한 것이다.
○ 小大材則殊(소대재측수) 氣味固相似(기미고상사) : 黃山谷이 스스로 “자신과 東坡는 재주의 크고 작음이 진실로 다르나 강하고 꼿꼿하여 스스로 지키는 지조는 일찍이 차이가 있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氣味(기미) : 성질과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