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역의 깨달음
인지
깨달음은 인지에 대한 인지다. 곧 메타인지다. 메타인지는 뇌 안에서 일어나는 지식의 정돈이다. 정돈하려면 체계가 있어야 한다. 지식의 체계는 자연의 체계를 복제한다. 깨달음은 메타인지다. 곧 아는 것을 통제할줄 아는 것이다.
지식이 마차와 자동차를 구분할줄 아는 것이라면 깨달음은 자동차의 운전기술이다. 어떤 것을 안다면 그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통제는 더 높은 차원에서 일어난다. 높은 차원에는 에너지의 전달경로가 있다. 자체엔진이 있다.
점에서는 점을 볼 수 없고 선에서는 선을 볼 수 없다. 선으로 올라서야 점이 보이고 면으로 올라서야 선이 보인다. 언제나 높은 단계가 있다. 높은 단계에서 낮은 단계를 본다. 객체의 통제는 언제나 보다 높은 단계에서만 가능하다.
연역
지식의 획득 방법은 연역이다. 귀납은 연역의 하부구조다. 귀납은 연역의 일부를 구성하며 연역을 보조한다. 연역은 완전성의 모형을 불러놓고 빈 칸을 채우는 방법을 쓴다. 연역하려면 대전제가 되는 선행지식이 필요하다. 어린이는 게임의 규칙을 알려주지 않아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규칙을 알아낸다.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전제가 미리 주어져 있다.
연역에 사용되는 선행지식은 인간의 뇌구조에서 저절로 조달된다. 아기가 옹알이를 하면서 스스로 문법을 터특하는 것과 같다. 아기의 뇌는 원래 문법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부족민의 지식은 눈치에 의해 저절로 학습된 것이다. 의도적으로 학습하려면 뇌 속의 자동 연역장치를 꺼내야 한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아기가 잠시도 옹알이를 쉬지 않듯이 깨달음도 훈련해야 한다.
연역은 뇌 속의 자동학습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구조는 자연의 의사결정원리를 복제한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모든 사고가 연역이다. 인간의 뇌에는 자동 연역장치가 만들어져 있는데 아기 때를 지나 호르몬이 바뀌면서 그 장치를 사용하는 능력을 잊어버렸다. 하나와 둘은 아는데 셋은 셈하지 못하는 부족민들처럼 깨달음의 장벽에 막혀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연역은 복제다. 이미 확보된 지식을 응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낸다. 1을 깨달으면 2는 복제된다. 숫자를 2까지 밖에 모르는 부족민은 사실 1도 모르는 것이다. 1을 확실히 깨달으면 무한대까지 자동으로 확장된다. 어린이에게는 쉽지만 헬렌 켈러에게는 어려운 과제다. 깨달음은 자연의 진리 앞에서 우리가 헬렌 켈러의 입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헬렌 켈러는 깨달았다.
귀납은 연역에 필요한 단서의 수집이다. 귀납으로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면 연역이다. 귀납이 우연히 맞았다 해도 그게 지식이 아닌 이유는 상부구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해도 그 원인을 알기 전에는 널리 복제할 수 있는 진짜 지식이 아니다. 죽음은 삶에 딸린 것이다. 삶을 아는 것이 죽음을 아는 것이다.
구조
연역의 모형은 사건을 반영하고 사건은 에너지의 입력부터 출력까지 1 사이클의 진행을 반영한다. 어떤 계는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계에 에너지가 들어가면 내부에 모순이 발생한다. 모순을 밖으로 배출하여 원래의 밸런스를 복원하는 과정이 사건의 1 사이클이다. 1 사이클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전개된다.
질은 외부의 모순을 받아들이고, 입자는 내부에 반작용의 구심점을 형성하고, 힘은 분리벽을 설치하여 외부로 방향을 틀며, 운동은 다시 외부로 전달하고, 량은 최종적으로 배출한다. 여기서 밖>안>밖의 두 번 방향전환이 일어난다. 우리가 헷갈리고 오판하는 이유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두 번의 방향전환 때문이다.
화살은 앞으로 가는데 활시위는 뒤로 당겨진다. 멀리서 관찰하면 뒤로 가자는 건지 앞으로 가자는건지 헷갈린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테이크백을 크게 하면 공을 뒤로 던지는줄 착각한다. 전체와 부분의 관계 때문이다. 변화는 전체의 변화다. 변화를 하기 전에 전체를 도출하는 과정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우리는 인과율을 배워서 알지만 이러한 복잡한 방향전환 방법을 원인과 결과 두 단어로 커버할 수는 없다. 입력, 원인, 결정, 결과, 출력의 다섯 단계로 말해야 한다. 의사결정은 사전작업이 있다.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이 일어나는 닫힌계 내부에 축과 대칭의 구조가 갖추어져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