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10화 10년의 세월이 남긴 인생의 이정표
《⑤여행에서 돌아왔다》#260706 사는 게 어렵지 죽는 건 벌거 아니야
by여유시간
11시간전
그 폭풍 같은 사건이 있은 지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심근경색과 중환자실에서의 처절한 경험은 단순히 병을 고친 사건을 넘어, 제 삶의 궤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건강과 가족, 그리고 일에 대한 제 가치관은 그전과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에게는 일과 행사, 그리고 맡겨진 책임감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가치였습니다. 구급차 안에서도 내일의 행사를 걱정할 만큼 저는 일에 매몰되어 살았습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보낸 그 7일간, 저는 삶과 죽음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처럼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
이제 저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건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순위입니다.
둘째, 가족과 함께 숨 쉬고 대화하는 평범한 시간이 가장 고귀한 행복입니다.
셋째, 일은 때로 뒤로 미뤄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삶은 결국 매 순간 우리가 내리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 사소해 보이는 선택 하나가 때로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임종 직전에 가장 많이 후회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지요.
건강을 돌보지 못한 것
오직 일만 하며 산 것
가족에게 마음을 다하지 못한 것
그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후회가 가장 깊게 남는다고 합니다. 저는 10년 전 그 차가운 수술실 문턱에서 이 후회들을 미리 마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경험은 저로 하여금 삶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재정립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눈을 감으면 그날 중환자실의 서늘한 공기, 저를 지켜보던 아내의 눈빛,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던 젊은 의사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10년 전의 그 위기는 저에게 죽음을 예고한 재앙이 아니라,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준 인생의 가장 엄격하고도 고마운 스승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의 인생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 브런치 작가 여유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