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천공항을 갈때마다 마음이 왠지 들뜨곤 합니다.
그 길이 여행이든 출장이든, 아니면 그냥 드라이브든. 그리 많지 않은 차량에 앞이 확 트인 도로, 멀리 보이는 서해안 갯벌에 영종대교의 웅장한 골격까지..
크루즈 컨트롤 맞춰놓고 과속카메라 걱정없이 바깥경치를 구경하는 재미가 나름 운치 있지요.
최종 라운드 갤러리 가는 날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갤러리로 이 길을 가 보는건 처음이라는^^
티오프 시간 전에 도착해서 김지현 프로와 미리 아는 체도 하고 퍼팅연습하는 사진도 찍고 1번홀에서 티샷 하고나면 굿샷~이라고 외치고..이렇게 하리라는 다짐은 이번에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_-
일찍 나서면 될것을 항상 핑계거리가 생기게 되네요.
이날도 늦게 출발한데다 마지막날이다 보니 아침부터 입구와 주변 라운지에 엄청 붐빕니다.
갤러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는 바로 탈수 있었지만 정리요원들의 인원통제는 다소 허술해 보이더군요.
전일권을 제시했더니 대회 로고가 새겨진 골프우산과 에비앙 330ml 두개, 스낵쿠폰을 줍니다.
바로 옆에는 사람들이 여러 갈래로 줄을 서서 경품 응모를 하고 있더군요.
저런건 해도 안되는데 뭐..가볍게 무시하고 지나쳐 주려고 했으나..경품이 경품이다 보니(ㅎㅎ자동차)..
그래, 이렇게 대회 주최하느라 고생하는데 갤러리로서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지..말도 안되는 자기합리화로 어느새 대열에 합류해 있는 저를 발견^^;
그런데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있더군요.
패드에 본인이 직접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응모함에 응모권을 넣을수 있는..(상술이란 참..)
신청하니까 BMW 로고가 새겨진 볼마커와 클립이 든 케이스를 주더군요.
예상보다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스낵쿠폰은 일단 주머니에 넣고 서둘러 입장해서 우리의 김지현 프로가 지금 어느 홀에서 플레이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니 벌써 8번홀을 마친거 같더군요.
스코어 확인해보니 2,3,4번 3홀 연속 버디로 6언더까지 상승!! 어제 몰아치기의 기운이 휘감도록 해주십사 했던 기도가 먹혀든건가..? 순간 소름이 ㅎㅎ아..빨리 와서 봤어야 했는데 후회막급..ㅠㅠ
안내도를 보면서 9번홀에서 만날수 있겠구나 싶어 거슬러 이동하는 와중에 멀리서 세컨샷 지점으로 걸어오고 있는 김 프로의 모습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홍진의 서하경 프로에 비해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나는 자태(? 자세? 아우라? 암튼 그런 뉘앙스~) 였습니다.
10번홀에서도 9번홀 그린이 보이길래 미리 자리잡고 퍼팅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본 후, 10번홀로 오는 김 프로에게 슬쩍 가서 지난번에도 잘 봤다, 오늘 늦게 와서 죄송하다, 오늘 컨디션 어떻냐, 화이팅 하셔라, 마치 미리 준비해간 마냥 멘트를 한꺼번에 날렸습니다만 우리의 김지현 프로, 아 네 뭐^^..이렇게 가볍게 받아주며 티박스로 올라가네요(민망..^^;)
갤러리를 몇번 다니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일단 티샷하는거 보고 이동해서 볼 위치가 어딘지 확인만 하고 그린으로 이동하여 세컨샷을 기다립니다.
그린에 볼이 떨어지면 퍼팅 라인을 피해서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퍼팅을 지켜봅니다.
그린으로 걸어오는 김 프로에게 화이팅을 외쳐주는건 덤^^
나이스 버디~ 나이스 파~ 추임새 넣어주는건 첨엔 좀 쑥스럽기도 한데 몇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파펏을 놓치더라도 이동할때 보면서 주먹을 쥐고 화이팅! 해주는것도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10번홀에서 쉽지 않은 거리의 버디펏을 성공하는거 보고 자리를 옮기면서 오늘은 어머님이랑 오빠가 못오신건가..? 생각하던 찰나, 11번홀 근처에 어머님이 계시길래 반가운 맘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항상 딸의 모습을 지켜보고 계시네요.
김 프로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것도 다 어머님 덕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갤러리 중간중간 음료수랑 과일 등 먹거리를 저에게도 챙겨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12번홀. 파 3, 어마어마한 홀인원 경품이 걸려있는 곳. 티박스 뒤에 떡 하니 자리 잡고 '날 쉽게 가질순 없을걸?' 위압감을 드러내는 자동차 한 대가 그것이었으니, 전기자동차 BMW i8 - 시가 약 2억원이라고 하지요.
티샷 순서는 홍진의 서하경 김 프로 순이었습니다. 서하경 프로가 친 샷이 포물선을 그리더니 핀 가까이 붙습니다.
실은 티박스에서 핀까지 거리도 좀 되지만 핀 위치때문에 다들 볼을 정확히 볼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볼이 핀에 붙은건가? 들어간건가? 다들 긴가민가 하는 상황이었고 핀 쪽에 있는 갤러리들이(많지가 않았습니다) 뭐라고 얘기해주는데 이마저도 들어갔다는 얘긴지 붙었단 얘긴지 분간하기 어려웠습니다.
서 프로는 첨에는 들어간줄 알고 서프로 어머니와 같이 기뻐하다거 아닌거 같다는 반응에 털썩 주저앉으면서 허탈해하고는 이내 배시시 웃더군요.
홀인원이었으면 저쪽에서 반응이 미지근하진 않겠지 다들 그러면서 핀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중간쯤 걸어가는데 홀쪽에서 박수소리도 들리고 환호성도 들리는 와중에 볼이 정말 보이지가 않습니다.
서 프로는 서둘러 핀으로 뛰어가고.
홀에서 볼을 꺼내든 서 프로 폴짝폴짝 뛰면서 기쁨을 만끽하고 하이파이브도 나눕니다.
나중에 시상식때 듣기로는 서 프로의 골프인생 첫 홀인원이라고 하더군요.
처음 치곤 엄청난 대박입니다 ㅎㅎ
그날의 홀인원은 그렇게 확인이 되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홀인원 현장에 있던건 처음이라 신기하고 잘 믿기지가 않더군요.
정말이지 희귀한 경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좀 씁쓸했던것이, 그 홀인원으로 뭔가 좋은 기운이 김 프로의 곁을 떠난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일수도 있습니다만, 이후 김 프로 계속 파 행진에(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굿 파세이브도 있었습니다) 17번홀 보기로 합계 6언더 공동 29위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괜히 막 갖다붙였나요?ㅎㅎ
그렇지만 버디사냥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우리 김지현 프로 3,4라운드 샷감이 꽤 좋았습니다. 1,2라운드가 지난 대회를 거르면서 다소 떨어진 경기감각을 회복하는 라운드였다면 3,4라운드는 쉬면서 연습했던 샷감을 확실히 잡아준 라운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더 기대되는 이번주입니다^^
아, 17번홀 그린에서 피켓 들고 서 계신 포스트잇님과도 인사 나눌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침 그 홀에서 김 프로가 보기를 하는 바람에 민망해 하시던데, 그래도 피켓 든 모습 김 프로가 보면서 많이 고마워했을 겁니다^^
인사 나누고 얘기 더 하고싶었으나 경황이 없어서 지나치느라 나중에서야 아쉽고 죄송한 맘이네요. 다음에 갤러리 가게 되면 같이 응원하시죠^^
와이프와 아이들의 원성으로 하이트 대회 갤러리 갈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예 큰녀석을 꼬셔서 데리고 갈까 지금 포섭중에 있습니다 ㅎㅎ
갤러리 가게 되면 이번에는 카페 회원분들과 같이 모여서 응원했으면 좋겠어요~^^
김지현 프로 홧팅!!!
경기 끝나고 같이 찍은 사진 올립니다.
처음 찍어보는거라 표정이 완전 긴장모드네요 ㅎㅎ
첫댓글 왠 낮선 중년부부가 "김지현 힘내라!!" 응원문구 들고 있는 걸, 김지현프로가 보고 긴장했나 봅니다.
응원한다는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17번홀 쉬운 파퍼트를 실수.....보기로 내려 앉았습니다.
어찌 미안한지.ㅠㅠ
순간 당황스러워 처음 뵌 데이먼님한테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요.
다음 번엔 갤러리가도 얌전히 있다 오겠습니다.
아닙니다... 오셔서 갤러리 하신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셨을거예요..그홀이 핸디캡 1번홀이라 원래 어려워요..다음에도 자주 오셔서 갤러리 부탁 드리고 나중에 식사자리도 마련해서 함께 응원하고 즐기셨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네 오히려 담엔 더 큰걸로 준비해주세요~^^
갤러리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후기까지 올려 주시고..담번엔 조용히 인사 드리겠습니다^^
아 네^^ 담엔 카페분들과 같이 응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렇게 한분두분 응원 와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성적으로 보답해 드릴게요~~!
토요일에 오셨단 얘기 들었습니다. 저도 아쉽네요^^ 저야 뭐 이렇게 대놓고 글도 쓰지만 저뿐만 아니라 다른분들도 조용히, 그러나 열정으로써 김지현 프로를 응원하는 맘 가득하답니다~^^
네. 금요일 토요일 갤러리 갔는데, 이번시합때 못뵈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마지막날에 회원님들 응원해주셔서 좋게 마무리한거같아서 다음 큰대회때 더 잘할 수 있을거 같아요ㅎ
현장에 와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진 후기글 입니다..
몸이 안조아 티비로만 응원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 하겟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주저리주저리 장황하게 쓴거 같기도 하네요^^; 쾌차하시길 기원하며, 나중에 갤러리 오시게 되면 꼭 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