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1년 6월 23일 (목)
제목 : 용화찜 아줌마
서울에서 손님이 오셨다. 면목교당 교무를 할 때 교도 2가족이 함께 내려 오셨다. 한산도를 안내하고 오다가 용화찜 집에 예약을 하는데 5만원짜리 찜을 하나해서 반씩 나누어 주시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렇게는 못한다고 하신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하는냐고 하니까 4만원짜리 둘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함께 듣던 손님들이 점심을 늦게 먹어서 다 못 먹는다고 한다. 우리의 식사 인원은 여섯명이고 식당에서는 5만원짜리로 여섯명이 먹기에는 모자란다는 것이다. 반으로 나누어주지는 못한다고 하고 우리는 많이 못먹는다고 한니 양쪽 의견을 맞추는게 어려워 졌다.
일단 전화는 상의를 해 보겠다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상의를 하니 5만원짜리 하나만 시키자는 것이다. 그럼 만일 식당에서 안 해준다면 팥칼국수를 먹자고 하고 전화를 했더니 해 준다고 하였다. 될 거라면 처음부터 기분 좋게 해 주지 거절했다 나중에 해 준다고 하는가 그런 생각이 일어났다.
그런데 또 다른 생각은 식당에 전화를 받는 사람이 본래 불친절 한 것은 아닌데 통영 사람들의 특징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통영은 바닷가라 뱃소리 파도소리 등으로 크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되고 또 서론없이 본론만 전달하는 것이 문화처럼 되었다고 들었다. 아마도 식당분도 그 문화 속에서 그렇게 전달을 했는지도 모른다.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이 어떻게 하든지 그 말에 내 마음이 흔들리지는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상대방의 말은 하나의 수단이지 마음은 아니다. 마음을 읽어야지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표현이 미숙함을 이해하고 나는 바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나의 의사를 다시 전달하니 식당에서도 해 준다고 하지 않는가. 만일 내가 화를 내고 싸웠더라면 그 가게와 서먹서먹 해졌을 거고 통영시내 몇집 안 되는데 한사람 한 사람 멀어진다면 나중에는 원수집만 많이 만들지 않겠는가. 한 사람이라도 악연을 맺지 않고 선연을 맺어야 한다. 대종사님께서 바라는 낙원세계는 모두가 서로 좋은 상생의 관계일 것이고 잘못하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바른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교무가 가야할 길이 아니겠는가.
5만원짜리 아구내장찜을 맛있게 먹고 서울 손님을 미소지으며 떠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