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하면 척
아침 햇볕 마저 뜨거운 오늘, 우리들은 어김 없이 발걸음을 갑진씨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실습 동료 보정이의 다리가 다행스럽게도 회복 된 탓인지 갑진씨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도 유난히 좋습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는 사이 우리들은 갑진씨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가 계단을 오르며 흥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갑진씨가 초인종을 누르시기도 전에 현관문을 열어주셨습니다.
"갑진씨~ 저희가 계단 오르는 소리가 들렸나봐요?"
"음..!"
"에이~ 아니면 저희 기다리고 계시던 거 아니세요? 하하하하"
갑진씨가 매일 아침 9시마다 우리가 오신다는 것을 아시고 이제는 기다리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4주의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하늘의 별달기 팀의 서운함은 어떡할까'라는 걱정까지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우리들은 일정표를 꺼내어 오늘의 둘레사람 인사 및 아르바이트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갑진씨는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제스처를 보여주시며 서둘러 모자를 쓰고 가방을 매며 나갈 준비를 하셨습니다.
"갑진씨~ 이제 완전 척하면 척이시네요!"
갑진씨는 쑥쓰러우신듯 베시시 웃으시며 신발을 신으셨습니다.
"갑진씨~ 우리 출발!"
갑진씨는 걸으실 때 기분이 좋으시면 '앞으로~앞으로~' 노래를 흥얼거리십니다.
"아푸로 아푸로~"
발음은 정확하지 않지만 박자는 정확하게 정말 잘 부르십니다. 항상 흥이 많으신 갑진씨는 우리에게 긍정에너지를 주십니다. 우리의 에너지는 무더운 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둘레 사람에게 인사를 가기 전 우리들은 깊은 고민에 잠시 빠졌습니다.
'갑진씨가 둘레사람이 생각보다 기관의 실무자 선생님들, 거주인이 대부분이셔서 어떡할까?'
' 갑진씨가 원하는 곳, 가까이 있는곳도 둘레사람이지 또 가까이 지내게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갑진씨가 원하는 곳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오늘은 갑진씨가 원하는 곳에 인사를 할까요~?"
"음!"
우리들은 그리하여 갑진씨 집 앞 365 마트, 큰 나무 어린이집, 피시방, 칼국수집, 우체국, 알찬 반찬, 예가 할인마트, 대패생각(고깃집) , 범어 떡집, 더치 앤 빈 카페, 천호탕(목욕탕), 키움터 어린이집, 생생아구찜, 황토오리집, 국수마을, 차정형외과 순으로 16군데에 인사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집도 있네요! 갑진씨~ 어린이집은 어때요?"
발걸음이 빠른 갑진씨가 대답을 하시기 전에 어린이집 방향으로 발걸음이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교!"
"네~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요! 어린이집이요!"
어린이집에 들어가니 귀여운 아이들이 동요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똑똑 노크를 하여도 반응이 없으셨지만 유리로 된 문에 지나가시는 선생님이 보이셨습니다. 저희들은 혹여나 놓칠까 싶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희를 보시고 유리로 된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안녕하세요~ 저희 무궁애학원 실습생인데 함께 아르바이트 구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둘레사람.. 아! 이웃분들께 인사드릴까해서 왔는데 시간 괜찮으신가요?"
"네~ 아 오늘.. 원장님이 안계셔서~ 실장님 불러드릴게요!"
잠시 후 실장님께서 나오셨습니다. 그러자 갑진씨가 실장님께 바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녀아에여 갑진! 갑진! "
"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시며 팸플릿과 이력서를 드렸습니다. 갑진씨가 적극적으로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연습을 하면 할 수록 갑진씨가 긴장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감동하였습니다. 실장님께서는 팸플릿과 이력서를 펼쳐보셨습니다.
"아이구.. 고생많으시겠네요~! 무슨 일 하시는 거세요?"
"팸플릿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잘 하시는 것들이 많으세요! 청소도 엄청 꼼꼼히 하시고!"
"아~ 그렇군요 호호호. 보기 좋으네요! 더운데 이거라도 드세요!"
실장님은 야구르트를 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은 인사를 마무리하고 야구르트를 마시며 잠시 짧은 시간 휴식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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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씨~ 인사 너무 멋지셨어요! 굳!"
우리들은 갑진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갑진씨는 기분이 좋으신지 히죽히죽 웃으시며 요구르트를 마셨습니다.
서둘러 우리들은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저.."
갑진씨가 고깃집을 손가락으로 가르켰습니다.
"저기 한 번 들어가볼까요?"
"음!"
우리들은 가게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가게가 조용하였습니다. 주방에 서 계시는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손님이라면 테이블에 앉아야할텐데 서 있는 별달기 팀을 보시고 의아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뭐예요?"
우리들은 별달기 팀을 소개해드렸고 이어서 갑진씨가 팸플릿과 이력서를 드리며 인사를 하였습니다.
"내가 사장이 아니라서 어짜노.. 사장님오면 보여드릴게요~! 연락드리라고 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강사항니다"
"혹시.. 바닥쓸기라던지 한 번 체험 해 볼 수 있을까요? 정말 꼼꼼하게 잘 하시거든요!"
"우리가 새벽 1시에 마치는데 밤에 청소하시는 분이 따로 오셔서 싹 ~ 청소를 해버렸는데... 이미 해서 안돼.. 좀 있으면 사장님도 오시고~"
저희들은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체험이 목적이 아니였기에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있는 힘 껏, 기운을 더 내며 우리들은 발바닥에 불나듯 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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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불복
갑진씨가 범어 떡집에 인사를 가고 싶으신지 떡 집을 가르켰습니다.
"사장님~ 계시나요~?"
가게 문이 활짝 열려있었지만 아무도 없는 듯 가게 안이 조용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사장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5분이 지나도 사장님의 머리카락하나 보이지 않자 무작정 기다릴 수 만 없었습니다.
"갑진씨~ 저희 일단 가게 전화번호만 적어가고 다음으로 이동할까요?"
우리들은 가게 전화번호를 적고 다음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목욕탕 가고싶다.. 여기 목욕탕 있어!"
갑진씨가 목욕탕 간판을 보시더니 꺄르르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갑진씨 ~ 목욕탕에도 우리 인사하러 갈까요?"
"음! 갑진! 갑진! 안녀아애오!"
갑진씨는 모자를 바로 고쳐쓰셨습니다. 단정하게 보이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인사를 위해서 열심히하시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목욕탕에 도착하여 우리들은 소개를 해드리고 갑진씨는 사장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근데.. 일을 얼마나 하시는 건가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8시간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시간이라도 괜찮으니까 일을 해보는 것에 의미를 두는 거예요!"
"아 그렇군요~ 혹시 그럼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만약 목욕탕이라면 목욕탕 안 바닥 청소라던지.. 거울을 닦는다 던지.. 수건을 정리한다던지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그렇군요~ 잘 읽어보겠습니다!"
긍정적인 사장님의 반응에 감사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참 복불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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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력 갑!!!! 진씨
날씨가 방해라도 하듯 등줄기에 땀이 흘렀습니다. 별달기 팀이 지친듯한 기색이 보였습니다.
"갑진씨~ 이제 어디로 갈까요?"
갑진씨는 부채질을 하며 덥다는 제스처를 하시며 대답하였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11시였습니다.
우리들은 얼굴이 전부 홍당무가 되어 더위로 인하여 잠시동안의 침묵이 흘렀습니다.
"집으로 가서 조금 쉬다가 오후에 인사하러 다닐까요?"
"음!"
"좋아요 ~ 그럼 집으로 갑시다!"
집에서 조금 먼 거리로 왔습니다. 가는 길에도 많은 가게들이 보였습니다.
"저..."
갑진씨가 키움터 어린이집을 손가락으로 가르켰습니다. 우리들은 돌아가는 길에도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갑진씨가 지쳐있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지만 인사할 때만큼은 웃음을 보이시며 팸플릿과 리플렛을 드렸습니다.
"안녀아애오"
"네~ 안녕하세요우리는 이미 시니어클럽에서 텃밭도하고 그래서..."
"오늘은 인사드리러온 것이라서 괜찮아요~ 다음에라도 혹시 일자리 구하시면 팸플릿 보시고 연락주세요 언제든지!"
"네~ 이것은 소중히 보관하겠습니다."
팸플릿과 이력서를 보관하시고 나중에라도 연락주신다고 하시니 저희는 감사했습니다. 하늘의 별달기팀의 과업이 끝난 뒤라도 가능성이 충분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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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국수가게를 가르켰습니다.
"갑진씨~ 국수가게 갈까요?"
갑진씨가 땀을 뻘뻘 흘리시며 국수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사장님께서 신발장에서 바로 보이는 주방에 계셨습니다.
우리들은 의아하게 바라보시는 사장님을 보시고는 바로 소개를 드렸습니다.
"사장님~ 인사드려도될까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안 받으니까 나가세요"
사장님께서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은 가게를 나와 잠시 갑진씨가 혹여나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눈치를 살폈습니다. 갑진씨는 잠시 0.1초 무표정이시더니 금새 사진을 찍자고 손가락으로 엄지와 검지로 네모를 만드시며 사진을 찍자는 제스처를 보이셨습니다.
'아. 다행이다.'
우리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앞서 혹여나 거절을 당한다면 상처받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그 고민이 갑진씨의 긍정과 열정에 불타버린 듯 사라졌습니다.
우리들은 발바닥뿐만 아니라 온 몸이 뜨거워져 갑진씨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열정과 마음이 가장 뜨거웠던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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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및 칼국수집 인사하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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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및 알찬 반찬가게 인사하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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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할인마트 인사 및 카페 인사 다녀 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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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 가게 및 황토오리고기집에서 인사드리기
2018. 07. 13 김윤진
첫댓글 다들 체력이 국가대표급이네요*^^*
정말 태양과 겨뤄 별달기팀의 열정과 심장이 이겨버렸어요^^
둘레사람이 많지 않아 아쉬워한 학생들 덕분에 곧 송갑진씨에게도 새로운 둘레사람들이 생길것 같아요~~고마워요^^
지역사회를 돌면서 아르바이트를 구실로 인사드림이 다음 주 있을 실제 일자리 구하는데 좋은 만남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학생들이 용기내어 지역사회의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마음의 문들을 열어 주어 고맙고 고마워요^^
갑진 씨가 학생들 오는 것을 기다렸나봐요. 계단 오르는 소리만 듣고도 문을 열어 주었다니. 갑진 씨에게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오늘은 갑진 씨가 가고 싶은 곳을 앞장서서 갔다니 의미가 크네요. 일에 대한 욕구는 뜨거운 태양도 이기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응원의 힘이겠지요. 이력서나 팜플렛을 보던 보지 않던, 갑진 씨의 오늘은 그 어느날 보다 행복했을 것입니다. 갑진 씨가 한 일이니까요. 더운 날 수고 많았습니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무색할 만큼 보정, 윤진학생, 갑진씨의 열정과 열의가 대단합니다.
아마도 태양의 신이 있다면 여러분들에게 미안해할거 같아요.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에 늘 긴장하시고 힘들어하시는 갑진씨가 이제는 앞으로 나서서 먼저 인사를 하시네요
참 보기 좋은 풍경입니다.
갑진씨가 아르바이트 구하는 일은 '내 일이다.' 라고 확신하시는 거 같아요
거절을 당해도 빨리 회복할수 있고, 또 나아갈수 있는 학생들의 의지가 그대로 갑진씨에게 전해졌어요
학생들이 잘 도우니 갑진씨가 누구앞에서도 당당할수 있어요,
이제 7월의 반이 지났네요, 남은 날도 많이 뜨겁겠죠. 지치지 않게 옆에서 많이 도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