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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고.히.친.) 지구 최후의 오지 북인도 잔스카르 종주 트래킹 - 6 < 하누밀 - 피드모 - 장글라(강 건너 마을) - 피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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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잔스카르강을 따라서 걷는 평범한 일정이다. 하지만 그늘 한점없는 길은 잔스카르 트래킹을 하다보면 만나는 가장 흔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 어려움이 하루종일 이어진다. 그나마 길을 걷다가 마을을 들리는 재미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세상에서 가장 척박한 땅에서 아주 오랜 옛날 티벳에서 이주하여 터를 잡고 지금까지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티벳탄 후손들의 모습이 경외감마저 느끼게 되는 잔스카르의 거칠고 메마른 날숨 소리를 따라서 오늘 하루도 차라리 순례자의 마음으로 쉼없는 걸음을 내딛는다. |
하누밀의 아침은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환한 미소와 함께 밝았다. |
오늘은 하루종일 잔스카르강을 따라서 걷는다. |
양쪽 강변으로 펼쳐지는 풍광들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발걸음에 위안이 된다. 강건너 펼쳐진 풍광이 중국 운남성에서 보았던 토림과 닮아있다. |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이젠 우리에게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
그보다는 나무 한그루 없이 강렬한 태양을 온전히 맞으면서 걸어야한다는 것이 더 힘들다. |
가끔씩 우리가 트래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행을 견뎌내는 순례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특별히 우리가 순례자의 신분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의 인생자체가 고행으로 가득한 순례자의 길과 다를 바가 없다. |
어느 순간 비탈진 언덕길 너머로 녹색지대가 나타난다. |
잔스카르 지역에 있는 마을들의 특징은 척박한 돌산에서 약한 부분이 흙으로 흘러내린 곳이나 강가의 삼각지 같이 생명을 품고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돌산협곡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은둔의 마을 피드모(Pidmo / 3,420M) 역시 마찬가지이다. |
전형적인 티벳형식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집들의 모양을 하고 있다. 제법 마을의 규모가 커보인다. |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
자신의 밭으로 물길을 트고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어릴적 보았던 고향시골 마을의 모습과 그대로 닮아있다. |
모두가 일을 하러 나갔는지 마을의 규모에 비하여 사람들의 인기척이 많지 않다. 마을에서 일행을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귀여운 꼬맹이 형제다. |
간식도 먹고 짜이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본다. 나는 주인장이 내어오는 '창'((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전통주)으로 대신한다. 이곳에는 차가운 물에 담구어 놓은 맥주가 있었는데 오늘 우리가 쉬어갈 캠프사이트가 있는 피슈가 마을이 훨씬 크다고 해서 맥주 구입을 피슈에서 하기로 하였는데 정말로 큰 실수를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피슈에는 맥주가 없다. 무슨 일이든 뒤로 미루면 안된다는 인생의 진리를 새삼 가슴으로 새기는 순간이다.ㅠㅠ |
귀여운 꼬맹이들과의 인연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우뚝 솟은 돌산 하나가 생뚱맞다. |
다시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고행의 길이다. |
모두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서 하염없이 걷는다. |
다른 날과는 달리 마땅히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 없어서 회색물빛 짙은 잔스카르 강변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
쿠커들이 준비한 물이 모자라서 마시는 물까지 모두 모아서 비빔면을 끓인다. 하지만 물 한방울이 아쉬운 관계로 차가운 물로 면을 씻어내지 못해서 난생 처음으로 따뜻한 비빔면을 먹어보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ㅋ |
특별한 비빔면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그 기운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
오늘의 목적지인 피슈가 가까워지니 강건너로 장글라(Zangla / 3,500M) 빌리지가 보인다. 가이드 세왕 툰둡의 말로는 장글라는 오랜 옛날부터 왕이 지역을 다스리는 조그마한 왕국이고 한다. 지금도 왕과 그의 가족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
예전에는 잔스카르 트래킹을 하면 강을 건너서 마을을 지나서 갔지만 2014년 큰비가 내려서 강을 건너는 다리가 무너지는 바람에 지금을 갈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을 뒤로 자리잡은 커다란 돌산 협곡사이로 약 일주일을 걸으면 우리가 이전에 걸었던 마카밸리를 만날 수 있는 길이 나타난다. |
강건너 장글라가 보이면 오늘 우리가 머물 캠프사이트가 있는 피슈가 가까웠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지친 발걸음을 제촉한다. |
머리에 만년설을 이고 있는 척박한 돌산의 파노라마로 둘러쌓인 마을이 저만치 다가와 있다. |
오늘 우리가 지친 발걸음을 쉬어갈 피슈(Pishu / 3,420M) 빌리지의 모습이다. 잔스카르 트래킹을 시작한 후 우리가 만난 마을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이곳에서는 집집마다 양이나 소와 같은 가축들을 아침마다 한꺼번에 모아서 목초지로 나가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 또한 정겹다. 그 옆에서 흘린 땀을 씻어내려고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니 얼음장처럼 차갑다. 그래서 샤워는 포기하고 세수만하고 양말같은 간단한 빨래만 한다. |
넓은 초지 위에 캠프사이트가 완성되었다. 저 멀리 장글라 빌리지가 정면으로 보인다. 지난 며칠동안은 '창'(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전통주)이나 맥주를 어렵지 않게 구해서 한모금씩 마실 수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규모의 마을에서 창이나 맥주를 구할 수가 없다. 지나온 피드모에서 구입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잔스카르 트래킹을 한 후 처음으로 주님(?)을 영접하지 못하고 하루가 저문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