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대축일(聖體聖血大祝日)
[라틴어]Sollemnitas Santissimi Corporis Jesu [영어]Solemnity of Corpus Christ
삼위일체 대축일 후 지내는 오늘 축일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이루어진 성체성사(聖體聖事)의 제정과 신비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에 의해서 성(聖) 목요일 '최후의 만찬'에서 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성주간 중에 있고 또 그리스도의 수난을 떠올리기 때문에 성체성사를 기쁨만으로 지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쁨 속에서 성체성사를 기념할 다른 날이 필요했습니다.
이 축일은 리에즈의 성녀 율리안나(1192 ~ 1258)의 영향을 받아,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요청에 의해 1264년 교황 우르바노 4세의 교서로 교회에서 정식으로 지켜졌습니다. 이날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체행렬(聖體行列)과 성체강복(聖體降福)의 전례가 거행되기도 합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의 의미를 구약의 파스카와 비교해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구약의 파스카(과월절) 신약의 파스카(최후의 만찬)
어린 양의 희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
양고기(음식) 그리스도의 몸(빵/음식)
양의 피(해방의 표시) 그리스도의 피(포도주/새로운 계약)
노예생활에서 해방(육체적) 죄와 죽음에서의 해방(영생)
구약의 파스카는 상징적이고 현세적 생명을 말하며 신약의 파스카는 예수그리스도에 의한 완전한 해방, 즉 죄와 죽음에서 벗어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구약은 신약의 준비이며, 신약의 최후의 만찬은 실체적이고 영생을 위한 것입니다.
예수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라틴어]Sollemnitas Santissimi Corporis Jesu [영어] Sollemnity of Sacred Heart
'예수성심 대축일'은 예수성심을 특별히 공경하는 축일로, 성체성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다음 첫 금요일에 지냅니다. 이 축일은 중세에 이르러 일반화되기 시작했으며, 1856년 교황 비오 9세는 예수성심을 공경할 것을 권고하면서 예수성심 축일을 라틴 교회 전례력에 도입하였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대축일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1995년 예수성심 대축일을 교황청 『성직자성』의 권고에 따라 '사제 성화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이날 사제들은 자신의 신원과 사명에 알맞은 성덕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그 성덕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루를 침묵 중에 기도하며 거룩히 보냅니다. 또한 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진정한 '제2의 그리스도'(alter christus)로서 살아가도록 신자들이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사제의 성화(聖化)는 근본적으로 사제 자신의 책임이지만 신자들의 사제를 위한 기도는 사제성화에 더없이 중요한 몫을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