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退溪-文集 卷之二
詩
十六日雨 <辛亥正月> 退一159
십육일 비가 내리다 신해 정월
憶昨大雪當嚴冬 北風怒號寒威兇 鳥雀凍死熊羆蟄 冷室敗絮愁病翁
억작대설당엄동 북풍노호한위흉 조작동사웅비칩 냉실패서수병옹
今朝雨聲滿園林 枕上已作悲春心 年光如馳人事改 世故莽莽頭雪侵
금조우서만원림 침상이작비춘심 년광여치인사개 세고망망두설침
東屯西崦屢遷居 小草遠志終何如 起來大叫索酒巵 看雲搔首仍躊躇
동둔서엄누천거 소초원지종하여 기래대규삭주치 간운소수잉주저
憶..생각할억 1
昨..어제 작 2
大..큰 대
雪..눈 설 4
當..마땅할당
嚴..엄할 엄 6
冬..겨울 동 8
.
北..북녘 북
風..바람 풍
怒..성낼 노
號..부를 호
寒..찰 한
威..위엄 위
兇..흉악할흉
.
鳥..새 조
雀..참새 작
凍..얼 동
死..죽을 사
熊..곰 웅
羆..큰 곰 비
蟄..숨을 칩
.
冷..찰 냉
室..집 실
敗..패할 패
絮..솜 서
愁..시름 수
病..병 병
翁..늙은이옹
憶昨大雪當嚴冬 北風怒號寒威兇 鳥雀凍死熊羆蟄 冷室敗絮愁病翁
억작대설당엄동 북풍노호한위흉 조작동사웅비칩 냉실패서수병옹
어제 어제 눈이 많이 와서 겨울이 났다
북풍의 분노가 힌기를 느낀다
새도얼어죽고 곰도얼어 죽고
냉실의 우울한 사람---카카오-설푼번역을 옮겨 적는다
今朝雨聲滿園林 枕上已作悲春心 年光如馳人事改 世故莽莽頭雪侵
금조우서만원림 침상이작비춘심 년광여치인사개 세고망망두설침
오늘날의 우림
침을 베고 이미 비춘심을 품다
연륜이 인사와 같다
세상의 고개가 만만치 않다---카카오-설푼번역을 옮겨 적는다
東屯西崦屢遷居 小草遠志終何如 起來大叫索酒巵 看雲搔首仍躊躇
동둔서엄누천거 소초원지종하여 기래대규삭주치 간운소수잉주저
툰시
작은 풀이 어떻게 생겼는지
술을 빚다
머리를 긁는 것을 보고도 여전히 있다---카카오-설푼번역을 옮겨 적는다
和老杜幽人 退一159
노두의 유인시를 화작하다
幽人在何許 擧世誰同歸 中林遠垢氛 獨立靜其儀
유인재하허 거세수동귀 중림원구분 독립정기의
그윽히 사는 사람 어디만큼 있나
온 세상 사람들 중 뉘 함께 갈꼬
숲 속이라 때 묻은 기운 아슬하고
홀로 서니 그 거둥 고요하여라
茝蘭以爲佩 松桂以爲期 苦心領道要 超然形迹遺
채란이위패 송계이위기 고심령도요 초연형적유
난초와 온갖향초 온몸에 둘러차고
솔과계수 푸르오니 마음 기약 하오리다
마음을 괴롭히며 도의 요체를 찾아
초연하게 형체와 흔적을 내다버렸네
應龍神變化 貞玉絶瑕疵 有時騎白鸞 游天略瑤池
응룡신변화 정옥절하자 유시기백란 유천략요지
날개 돋친 용 신묘하게 변화하고
굳은 옥은 빼어나 티 하나 없네
이따금 흰 난새 타고
하늘에 노닐며 요지를 돌아보네
濯髮洧盤水 觀日扶桑枝 歸來寂無營 霞飧薜荔衣
탁발유반수 관일부상지 귀래적무영 하손벽려의
유반의 물로 머리를 감고
부상나무의 가지에서 해를 살펴보네
돌아오니 적막하게 하는 일 없어
노을로 밥을 짓고 벽려로 옷을 만드네
我欲扣雲關 問道探玄微 願無靳石髓 精虔茹玉芝
아욕구운관 문도탐현미 원무근석수 정건여옥지
내 구름 관문 두드려
도를 묻고 현묘한 뜻 찾고 싶네
원하노니 옥돌이 인색하지 않게
단정하게 경건하게 옥영지 먹이네
千年有餘樂 一介寧戀悲
천년유여악 일개녕련비
천년이 흘러도 즐거움 남아 있으리니
이 한몸 어찌 그리워하고 슬퍼하리
十六日夜大風寒 退一161
십육일 밤에 크게 바람치고 추웠다
元夕初昏月上天 俄頃黑雲迷天邊 三更霰雪人不知 曉來忽作雨聲懸
원석초혼월상천 아경흑운미천변 삼갱산설인부지 효래홀작우성현
蒼茫烟霧滿溪壑 閉門愁臥增寥廓 后土泥融水活活 蟄蟲欲動句萌作
창망연무만계학 폐문수와증료곽 후토니융수활활 칩충욕동구맹작
如何陰陽復抗爭 大塊噫氣何訇訇 山林波濤衆竅號 前逐千車後萬兵
여하음양복벽쟁 대괴애기하굉굉 산림파도중규호 전축천거후만병
我構溪堂頗苦辛 直恐吹倒荒溪濱 溪堂雖倒我無恨 哀哉凍死溝中人
아구계당파고신 직공취도황계빈 계당수도아무한 애재동사구중인
十八朝晴感興 退一162
십팔일 아침에 비가 개어 감흥을 쓰다
.
유인침서와 등영예반벽 부지여풍제 몽중여출척 황계호상월
海色騰巖谷 泬寥萬境靜 昭朗一室白 興言整冠襟 撫事增感激
해색등암곡 혈요만경정 소랑일실백 흥언정관금 무사증감격
蒼蒼大虛內 湛然本無物 或搏而雪下 或怒而風作 或蒸雨繩懸
창창대허내 담연본무물 혹박이설하 혹노이풍작 혹증우승현
或閉寒膠折 其間好光景 十日難一得 治亂互推遷 善惡多反覆
혹폐한교절 기간호광경 십일난일득 치란호추천 선악다반복
奈何治日少 奈何善人乏 在天斯有時 在人斯有責 人能盡其責
내하치일소 내하선인핍 재천기유시 재인기유책 인능진기책
天時庶調爕 矧人秉帝衷 日用多蟊賊 淸明僅一瞬 已被黃流汩
천시서조섭 신인병제충 일용다모적 청명근일순 이피황류율
卓哉古聖賢 其言皦如日 不知者已矣 知之胡不勗 雋永牛山章
탁재고성현 기언교여일 부지자이의 지지호불욱 전영우산장
.
病中恒三復-병중항삼복
二十日又雨夜大風 退一164
이십일에 또 비가 오고 밤에는 큰 바람이 불다
陰晴苦不常 天怒人其安 昨霽今復雨 終日昏林巒 冥冥夜氣沈
음청고불상 천노인기안 작제금복우 종일혼림만 명명야기침
月黑雲迷關 窅窅虛闃中 風作忽無端 中宵撼地軸 厥勢如崩湍
월흑운미관 요요허격중 풍작홀무단 중소감지축 궐세여붕단
叱吸戶牖鳴 掀簸巖谷殫 莫測造物意 贔屭誰敢干 猛虎噤不嘯
질흡호유명 흔파암곡탄 막측조물의 비희수감간 맹호금불소
巢鶴去無還 唯有宋窓鷄 膠膠不廢官 寤歎不能寐 擁膝土床寒
소학거무환 유유송창계 교교불폐관 오탄불능매 옹슬토상한
誰哉力回天 六合分梟鸞
수재력외천 육합분효란
.
閒居次趙士敬具景瑞金舜擧權景受諸人唱酬韻十四首 退一165
한거차조사경구경서김순거권경수제인창수운십사수
한거하면서 조사경·구경서·김순거·권경수 제인과 창수한 시에 차운한 열네 수
難隨時世學粧姸 應物如方鑿枘圓 往事已知成大錯 來緣何必問高天
난거시세학장연 응물여방조예원 왕사이지성대착 래연하필문고천
당시의 시류를 따라 곱게 꾸미는 것을 배우는 것은
응당 물건이 마치 둥근 구멍에 네모 자루처럼 어렵다
塡壑工夫好耐我 據城血戰豈關人 若敎不用如山徑 野火春風草又新
전학공부호내아 거상혈전기관인 약교불용여산경 야화춘풍초우신
聖代崇儒正道開 如何此事反驚猜 若令曲學圖阿世 男子衣冠婦頰腮
성대숭유정도개 여하차사반경시 약령곡학도아세 남자의관부협시
少年前去路方長 發憤功深未遽凉 十九人前何畏笑 愧君先自剝剛腸
소년전거로방장 발분공심미거량 십구인전하외소 괴군선자박강장
濂伊羣哲皆龍逝 湖建諸賢亦鳳飛 莫嘆流傳資口耳 後來作者偉同歸
렴이군철개룡서 호건제현역봉비 막탄류전자구이 후래작자위동부
염계.이천.여러철인 용이 모두 떠나가고
호남.복건.모든 현인 또한 봉이 날았고나
구이에 흐른 학문(입과 위언저리에 맴도는천근학 학문)탄식하지 말아다오
뒷세상 학자들이 한 곳으로 돌아갔오
(염계.이천.남헌.장식과 주자를 용과 봉새에 비하였다)
<朱門末學流爲口耳之弊 草廬諸公多以爲憂 然歷攷宋末元明之際 .退一166
주문말학류위구이지폐 초려제공다이위우 연력고송말원명지제
以朱學傳相授受 卓然有得者多 不可以流弊爲本實病地>
이주학전상수수 초연유득자다 불가이류폐위본실병지
元虜中州溷幾春 斯文猶得一番新 可憐穢德能如許 不廢山林講道人 退一166
원호중주혼기춘 사문유득일번신 갈련예덕능여허 불폐산림강도인
원로가 중국을 몇 해나 더럽혔던고
그러나 사문은 한 번 새로워졌네
가련하다, 그 악덕이 그러했건만
산림에 도를 강론하는 사람은 폐지하지 않았어라
.
<三代以下國家待士之道莫善於宋然小人得志者力戰天下之公議 指君子爲奸僞 退一166
삼대이하국가대사지도막선어송연소인득지자력전천하지공의 지군자위간위
斥逐排擯使之不容於世唯元朝郤無此事 使士不諱道學差可尙耳 >
陸禪朱辯障橫流 天下幾成盡爲劉 末學口中騰性理 草廬當日暗生愁
육선주변장횡류 천하기성진위류 말학구중등성리 초려당일암생수
주주 장벽 흐름
천하가 성립하다
말구중성리
풀이하다-------Kakao I 번역---당체 뭔 말이지 몰겠다
<見史>견사
後生必欲令趨徑 何異縫裳誤女攕 不信朱門還待陸 沛然時雨望添 退一167
후생필욕령추경 하이봉상오녀섬 불신주문환대륙 패연시우망첨
후생필욕령
여종
주를 믿지 않고 기다리다
우천이 한창 때에 보이다----Kakao I 번역---뭔 말인쥬 당체
<小雨也○ 草廬患口耳之失而欲反之甚善但朱先生此意不啻拳
소우야 초려환구이지실이욕반지심선단주선생차의불시권
拳從朱則本末兼擧而無偏陸則欲徑而歸於異學蓋草廬之見不能無 病故如此云>
文公平昔警門墻 主敬硏幾進室堂 若事眞經與程註 指南應不嘆亡羊
<西山心經篁墩附註備述文公尊德性爲本兼修道問學之意且自序之 退一168
曰可謂指南之車云云> 退一168
寂寞硏窮向碧蘿 吾東文獻費吟哦 圃翁著述嗟漫滅 牧老文章幻說多 退一168
적막연궁향벽라 오동문헌비음아 포옹저술차만멸 목노문장환설다
적막한 곳에서 연구하고 궁리하니 신선의 풍모를 좇고
우리나라 문헌은 마냥 읊조리기만 하네
아. 포은 정몽주의 저술은 자취도 없는데
목은 이색의 문장엔 허황한 이야기가 많구나
<圃隱集一卷其所著述宜不止此惜無從而得見之 牧隱每自謂不學佛 退一168
然其稱述釋敎不啻多且詳 而於吾學殊孟浪 無的確說到處> 退一168
陽村圖說儘爲奇 狀到天人合一時 秖恐猶多强牽綴 恨無眞眼訂吾詩 退一168
양촌의 입학도설 참으로 기이하여
천 사람을 모사하되 한가지로 합했네
단지 오히려 억지로 늘려가며 써내려가는 것이 두려운데
진안도 없이 내 시를 바로잡으려 함이 한스럽기만 하네
<入學圖說說道理儘細密 但以心字狀天人合一之理巧則巧矣 恐未免杜撰牽合之病
其畫卦自外始 亦不可曉> 退一168
佔畢師門百世名 沿文泝道得鴻生 成功未半嗟蒙難 喚起羣昏尙未醒 退一169
점필사문백세명 연문소도득홍생 성공미반차몽난 환기군혼상미성
문을통해도를찾아큰선비길러냈네
공업을 이루기 전에 참화를 당한 까닭에
몽매한 사람 깨우려 했지만 아직 못했네
<佔畢主於詩文而典雅近道其門人沿流遡源如寒暄諸公 大有奮志
大業未究而淫禍已及爲斯文之阨久而愈甚可勝嘆哉>
武陵眞愛竹溪名 作屋渠渠訓後生 道統推尊雖已過 人心昏寐豈無醒 退一169
무릉진애죽계명 작옥거거훈후생 도통추존수이과 인심혼매기무성
무릉죽계명
옥내 수로를 만들다
도가 추앙을 이미 다 했다
사람이 잠에서 깨다-------카카오--번역내용이다
<周景遊肇創書院甚擧但其意直推文成公爲眞接道統之傳 是大不可 >
幽懷多少寄吟窓 畢竟空言不入腔 襲置無令傳衆手 人人未必便心降 退一169
有嘆 退一172
유탄
개탄함이 있어
今世何人第一流 脊梁硬鐵擔千秋 須知少味還多味 若道無愁轉有愁
이 세상 어떤 이를 제일류라 하되
등뼈 강철같아 천추의 일을 짊어져야 하리
모름지기 맛이 적다고 알면 도리어 맛이 많아지고
만약 걱정없다 말한다면 도리어 걱정있게 된다네
謝透利關緣事洛 胡明物漬爲從涪 自憐半百無歸仰 依舊人間寂寂儔
사씨가 명리의 관문 뚫음은 정자를 섬긴 연유이고
호씨가 사물에 물듦을 밝힘은 부릉을 쫓았기 때문일세
스스로 슬퍼하니 나이 반백에 귀향할 곳 없으니
예나 다름없이 인간 세상에 적적한 무리라네
淸明溪上書堂二首 退一173
청명날 시내 위 서당에서
<撤寒棲移構小堂於溪北次老杜韻>
淸溪環繞幾重烟 結屋溪邊僅若船 造次規模從客笑 幽偏形勢得吾緣
청계환요기중연 결옥계변근야선 조차규모종객소 유편형세득오연
청계에서 담배를 피우다
하우스 크리크
웃음을 짓다
유성편형이 매우 좋다------Kakao I 번역
輕紅欲發花迎喜 嫩碧初生草帶憐 酒入口中纔盎若 詩從筆下已超然
경홍욕발화영희 눈벽초생초대련 주입구중재앙약 시종필하이초연
꽃을 피우고 희희를 맞이하다
초생초
술 입구에 온온온온온온
이미 언뜻 보기 어렵다------Kakao I 번역
儒林道故難諧俗 男子身多不直錢 恨未一生逢有道 此心無路訂千年
유림도고난해속 남자신다불직전 한미일생봉유도 차심무로정천년
유림도 고속
남자가 몸을 많이 지 못하다
평생을 못 이겨서 도를 만나다
이 심장길은 천년 동안 계속되었다-----Kakao I 번역-뭔말인쥬 당췌 이해가
心通一語道猶東 志異何殊聽借聾 利欲只今河決海 功名從古鳥過空
마음이 한 말로도 통하여 道가 東으로 갔지만
뜻 다르다면 귀먹이에게 듣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利欲은 오늘날 바다로 강물 쏟듯 한데
功名은 예로부터 허공에 지나는 새인 것을
年年民俗困無告 箇箇人情嫌不同 有恨風光催嶺日 無言春色滿溪楓
해마다 백성들은 곤궁해도 호소할 데 없고
백성들은 情마저 제각기 다르도다
한스러운 저 風光은 고개 넘는 햇볕이요
말없는 봄빛은, 시냇가 숲에 가득하다
病來稍減書癡絶 愁處難禁酒聖中 補過希前垂至戒 令人長憶紫陽翁
병들자 차츰 책 보기도 줄어들고
시름겨울 땐 술 금하기 어려워라
옛 어진이를 배워 허물 깁고 삼가하리니
내 평생 길이 朱子를 생각하련다
春日閒居次老杜六絶句 退一174
昨日雲垂地 今朝雨浥泥 開林野鹿行 編柳郤園雞
작일운수지 금조우읍니 개림야록행 편류각원계
어제는 구름이 땅에 드리웠는데
오늘 아침은 비가 진흙땅을 적신다
숲을 헤집고 들길을 다니는 사슴
버드나무 엮어두니 뜰 안의 닭같다
不禁山花亂 還憐徑草多 可人期不至 奈此綠尊何
불금산화난 환인경초다 가인기불지 내차녹준하
산꽃(메꽃)흐트러짐을 뉘라 말리리
길바닥의 새싹밟기 애처롭다손
그 친구 약속 두고 오지 않으니
어쩌랴 ! 이푸른 술 항아리를
水聲含洞口 雲氣帶山腰 睡鶴沙中立 驚鼯樹上跳
수성함동구 운기대산요 수학사중립 경오수상도
동구밖에 들리는 물소리
산 중턱에 구름 서린다
모랫벌에 선채로 잠자는 학
놀란 다람쥐 나무 위로 오른다
山田宜菽粟 藥圃富苗根 北彴通南彴 新村接舊村
산전의숙속 약포부묘근 북박통남박 신촌접구촌
산속 밭엔 콩과 조
약초밭에는 싹과 뿌리
남북에 이어진 돌다리
나란히 붙어있는 신촌과 구촌
樵人閒出谷 乳雀競棲簷 小閣同何胤 高臺異宋纖
초인한출곡 유작경서첨 소각동하윤 고대이송섬
나무꾼은 한가로이 골짝에서 나오고
어린 새들 다투어 처마 끝에 깃들인다
조그만 집 마련하니 하윤과 같거니와
높이 솟은 누대는 송섬과는 다르구나
綠染千條柳 紅燃萬朶花 雄豪山雉性 奢麗野人家
녹염천조류 홍연만타화 웅호산치성 사려야인가
푸른 가닥 천 줄기 버들
만 송이 꽃이 붉고 환하다
웅장하고 호방한 산 꿩의 본능
화려하고 곱사한 시골집이 보인다
聾巖先生來臨溪堂 退一176
예안 토계 계상서당 농암선생이 계당에 왕림하시다
溪西茅屋憶前年 溪北今年又卜遷 第一光華老仙伯 年年臨到萬花邊
작년에는 시내 서쪽에 집을 지었고 (1550년)-한서암
금년에는 시내 북쪽에 또 지어 옮겼네(1551년)-계상서당
가장큰 영광은 농암(이현보)껫 해마다 오신일
길가의 꽃들이 곱게 되어 반기누나
十一夜陪聾巖先生月下飮酒杏花下用東坡韻 退一176
달 아래 살구꽃 밑에서 술을 마시며 동파의 운을 사용하다
暮春欲暮前年春 花開月缺愁殺人 暮春未半今年春 月滿花樹風生蘋
모춘욕모전년춘 화개월결수살인
황혼이 시작되기 전의 봄-/저물모,봄춘.하고자할욕.저물모.앞전.해년.봄춘.
달을 보내다-/꽃화.열개.달월.이지러질결.시름수.죽일살.사람인
황혼이 아직 반이 되지 않았다
월화생------------------------Kakao I 번역
臨溪對酒高興發 萬斛閒愁如沃雪 蘇仙一去幾今古 依舊杯中一片月
술을 높이다
눈처럼 울적하다
선일은 오늘 고대에 간다
컵한달 동안--------Kakao I 번역
唱徹瓊詞幔亭中 仙風浩氣如憑空 醉宿江樓香滿懷 夢魂不到東華紅
맨틀을 노래하다
선호는 마치 텅 비다
취숙강
혼이 나지 않다-----Kakao I 번역---번역같은 번역 해석같은 해석을 찾아도 없다
溪堂偶興十絶 退一177
계당우흥십절
四蔍唯紅錦 雙林是碧羅 豈知淳朴處 還被化工誇
사방의 산기슭은 붉은빛 비단이요
양옆의 깊은 숲은 푸른빛 비단일세
누군들 알았으랴 순박한 이곳이
도리어 조화옹의 자랑거리 될줄을
彴跨溪聲度 堂依壑勢開 從他笑深僻 素履足徘徊
시냇물 소리 타고 징검다리 건너면
골짝지세 의지하여 서당이 열려있네
너무 깊고 궁벽하다 남들은 웃지마는
내 본분에 이만하면 배회하기 넉넉해라
開鏡爲蓮沼 披雲作石門 和風吹澹蕩 時雨發絪縕 退一177
열어 놓은 거울처럼 연못을 만들고
구름을 헤치고서 돌문을 세웠네
실바람 불어 화창한 날인가 하면
때맞춰 오는 비는 봄기운 감도누나
石竇疏泉遠 山根卜宅幽 客來愁險絶 還往儘悠悠 退一178
바위틈에 솟는 샘물 멀리서 끌어 오고 / 石竇疏泉遠
산기슭 깊은 곳에 집 지으니 그윽해라 / 山根卜宅幽
손님이 오실 제에 험난한 것 걱정하나 / 客來愁絶險
오고 가는 그 길이 진실로 유유해라 / 還往儘悠悠
盡日雲含雨 移時鳥喚春 山村頗狎虎 溪路少逢人 退一178
하루가 다 가도록 구름은 비 머금고 / 盡日雲含雨
새들은 봄을 불러 쉬지를 않는구나 / 移時鳥喚春
깊숙한 산골이라 범을 저어 아니하니 / 山村頗狎虎
시냇길에 오가는 이 만나는 일 드물구나 / 溪路少逢人
已著游仙枕 還開讀易窓 千鍾非手搏 六友是心降 退一178
베개 베고 꿈속에서 신선되어 놀고 나선 / 已著游仙枕
주역을 읽으려고 창문 열어 두었노라 / 還開讀易窓
천종은 손으로 잡을 것이 못 되어라 / 千鍾非手搏
여섯 벗이 서로들 마음에 맞거니 / 六友是心降
<松竹梅菊蓮己爲友>
布穀催田務 提壺勸客愁 更憐雲外鶴 無語立松頭 退一178
뻐꾹새는 뻐꾹뻐꾹 농사일을 재촉하고 / 布穀催田務
사다새는 객에게 시름을 자아내네 / 提壺勸客愁
더더욱 어여쁜 건 구름 밖의 학이어라 / 更憐雲外鶴
소나무 꼭대기에 말도 없이 서 있구나 / 無語立松頭
爛熳堆紅紫 淸新遶綠靑 三杯偶獨酌 萬事本無營 退一178
붉은빛 자줏빛은 난만히 쌓여 있고 / 爛熳堆紅紫
푸른빛 초록빛은 청신하게 둘렀는데 / 淸新遶綠靑
우연히 혼자서 석 잔 술 먹고 나니 / 三杯偶獨酌
만사는 본래부터 경영할 것 없구나 / 萬事本無營
因病投閒客 緣深絶俗居 欲知眞樂處 白首抱經書 退一179
병든 몸을 구실 삼아 한가한 몸이 되어 / 因病投閒客
깊숙한 곳 찾아와서 세속 인연 끊고 사네 / 緣深絶俗居
참으로 즐거운 일 무엇인지 알고파서 / 欲知眞樂處
백수가 되도록 경서를 끼고 사네 / 白首抱經書
掬泉注硯池 閒坐寫新詩 自適幽居趣 何論知不知 退一179
샘물을 움켜다가 벼루에 따르고서 / 掬泉注硯池
한가로이 앉아서 새로 지은 시를 쓰네 / 閒坐寫新詩
그윽이 사는 취미 스스로 만족하니 / 自適幽居趣
남이 알고 모르고는 탓할 것이 없어라 / 何論知不知
次趙監司季任上聾巖先生韻 <席上> 退一179
조 감사 계임의 농암선생에게 올린 시에 차운하다 석상
次季任密陽嶺南樓和朴昌世詩二十二韻 退一180
계임이 밀양 영남루에서 박창세의 시를 화작한 이십이운에 차하다
乙未南遊嶺海秋 曾攀危檻眺雄州 紛綸世事千回轉 合沓天星兩匝周 退一180
을미년 가을 남쪽 영남의 바닷가 노닐 적에
곧 높다란 난간에 올라 웅장한 고을 바라보았네
엉클어진 세상 일은 수천 번 빙빙 돌고
겹겹의 하늘 별은 두 바퀴를 두루 돌았구려
夢化浪尋三島月 詩疆空憶萬家侯 病纏瘴水寧天意 詞賁滕王定鬼謀
꿈속에서 이리저리 삼신산의 달을 찾고
시에 힘써 만호의 제후를 하염없이 생각하네
병으로 漳水에 묶인 것이 정녕 하늘의 뜻이던가
옛적엔 거문고 하나에 학 한 마리 따랐다고 하는데
舊說一琴隨隻鶴 今聞長笛倚高樓 風雲入筆驅神變 海岳披眸豁遠幽
등왕각 멋진 글은 반드시 귀신이 꾀한 것이리라
지금은 긴 피리 소리 높은 누각에 기댔다고 들리네
風雲은 붓에 들어가 신묘한 변화를 구사하게 하고
바다와 산은 시야 넓혀 멀고 깊은 것을 뚫게 하네
鄂渚烟光荊樹外 長沙秋色楚江頭 霞觴艶海羞麟鳳 仙樂轟天詠瑟璆
鄂渚의 물안개 풍광은 荊州 숲 밖에 창창하고
長沙의 가을빛은 楚江 끝으로 아득하네
霞觴을 고운 바다에 띄우고 기린 봉황으로 안주삼고
仙樂을 하늘에 울리고 거문고와 옥경쇠로 읊조리네
吊古自成歌激烈 傷今尤覺語悲遒 風斤妙質逢宜少 白雪希音和豈稠 退一181
옛일을 슬퍼하니 스스로 지은 노래 격렬해지고
지금 일에 상심하니 깨달은 말이 더욱 슬퍼지네
風斤에 부합하는 묘한 상대는 만날 리 응당 적고
白雪의 드문 노래에 화답할 이가 어찌 많으리오
山澤癯形眞自笑 皇華佳什謬當酬 携來夜屋虹光貫 讀罷晨窓瑞色浮
山澤 살아 여위어진 형체 정말 스스로 우습고
임금 사신 지은 좋은 시에 그릇되이 화답했네
가져왔더니 밤중의 집이 무지개 빛으로 이루었고
읽고 나니 새벽 창 아래 상서로운 빛 떠오르네
熟路四方馳駿駕 洪流千里送颿舟 烟花滿目啼黃鳥 雲雨垂空舞翠
사방 익은 길에 준마 끄는 수레가 치달리듯
천리 너른 강물에 바람 따라 배가 빨리 달리듯 하네
봄 안개 꽃은 눈에 가득 꾀꼬리는 지저귀고
구름과 비 하늘에 드리우니 푸른 용이 춤추는 듯
達士離塵淸似蛻 凡夫徇俗窘如囚 觀風有愛留棠茇 食力何尤付橘州
達士는 속세를 떠남에 청렴함이 허물 벗는 듯하고
凡夫는 세속에 얽매여 군색함이 죄수와 같네
풍속을 살펴 사랑한 자취 감당나무 초막에 남겼으니
관리가 橘洲에 부쳐짐을 어찌 탓하리오
至敎幾人承化雨 浮名唯我去懸疣 凉凉獨見交如漆 落落休論得若丘
지극한 교화에 몇 사람이나 혜택을 받았나
헛된 이름은 나에게 있어서는 버려야 할 혹이로다
맑고 독창적인 견해로 사귐이 교칠처럼 긴밀하고
높고 훌륭한 의론으로 얻음이 언덕처럼 수북하네
荏苒光陰嗟易失 回環倚伏莽難求 悲傷觸事嬰深抱 感慨因公記壯遊
그럭저럭 세월은 안타깝게도 놓치기 쉽거니와
순환하는 禍福은 서로 숨어 있어 구하기 어렵도다
悲傷함은 사건에 연루되어 깊은 회포에 걸린 것이고
感慨함은 공의 덕분에 장대한 유람을 기억함이로다
安得樓居同吐納 仍看羽化脫喧啾 浮游汗漫出六合 臥閱蓬萊淸淺流
어찌하면 누각에 함께 살면서 기운을 뱉고 마시며
그리하여 신선되어 시끄러운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아득히 먼 곳을 유유히 떠돌다 우주를 벗어나서는
누워서 봉래산 맑게 흐르는 물이 얕아짐을 보리라
七月十三夜月 退一184
칠월 십삼일 밤 달에
次金惇敘讀書有感韻 退一185
김돈서의 「독서유감」시에 차운하다
次韻答新寧宰黃仲擧 退一186
차운하여 신령 고을 원 황중거에게 답하다
正月二日立春 <壬子> 退一188
정월 이일 입춘 임자
窓外東風料峭寒 窓前流水碧潺潺 但知至樂存書室 不用高門送菜盤
창외동풍료초한 창전류수벽잔잔 단지지악존서실 불용공문송채반
창밖의 봄바람 아직 쌀쌀하여 추운데
창앞의 흐르는 물은 푸른 빛 띠고 졸졸 흐르네
다만 알겠네 지극한 즐거움 서실에 있고
쓸모없다네 높은 대문에 나물 쟁반 보내옴도
黃卷中間對聖賢 虛明一室坐超然 梅窓又見春消息 莫向瑤琴嘆絶絃
황권중간대성현 허명일실좌초연 매창우견춘속식 막향요금탄절현
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
밝고 비인 방안에 초연히 앉아서
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되니
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
上元日遇李庇遠於溪路同行卽事 退一189
상원일에 이 비원을 시냇길에서 만나 동행하며 즉사를 쓰다
春氷破玉水漫溪 春日初暄野鳥啼 馬上相逢聯轡去 晩風無數草生蹊
춘빙파옥수만계 춘일초훤야조제 마상상봉련비거 만풍무수초생혜
봄에 옥수만계가 파열되다
봄날 초야에 울다
상봉을 하다
초생-------Kakao I 번역
上元夜溪堂對月 退一189
상원일 밤에 계당에서 달을 대하다
次韻答李靑松公幹二首 退一190
차운하여 이청송 공간에게 답한 두 수
壽樂園亭傍渚磯 銅章時來弄斑衣 我今獨抱無涯恨 寸草三春失報暉
수악원정방저기 동장시래농반의 아금독포무애한 촌초삼춘실보휘
人曰山中不可居 甑生塵土釜生魚 起來謝客無言說 但覺窮愁昔已除
인왈산중불가거 증생진토부생어 기래사객무언설 단각궁추석이제
滉將拜聾巖於臨江寺 其夜有雪 先生朝遣僧以一絶速之 謹奉和先以呈上 退一191
선생은 아침에 중을 보내어 절구 한 수로써 부름으로 삼가 봉화하여 먼저 올리다
天增絶致尋眞境 故作瓊瑤十里寒 但得寅緣參雪子 區區何必問袁安
하늘이 경치를 더하여 진경을 찾으니
짐짓 옥구슬이 십리에 깔렸네
다만 인연을 얻어 참설자(參雪子)가 되지
구구하게 하필 원안(袁安)을 물을 것인가.
暮歸馬上 退一191
저물녘에 돌아오는 마상에서
春風吹水雪初晴 候謁仙公野寺淸 去自欣然來自得 夕陽斜路馬蹄輕
춘풍취수설초청 후알선공야사청 거자흔연래자득 석양사로마제경
봄바람 강에 불고 눈이 처음 개었는데
신선을 뵙고감에 들절이 맑았어라
갈 때도 즐거웠고 올 때도 즐거우니
저물녘 비낀 길에 말발굽 소리 경쾌하구려
李大成來訪溪堂 退一191
이대성이 계당을 찾아오다
山花未發春强半 溪鳥閒飛客又來 淺酌高談忘我病 窮居苦節勉君才
산화미발춘강반 계조한비객우래 천작고담망아병 궁거고절면군재
淸吟石 退一192
청음석
亂披紅罽裏 閒擔綠波回 晩與溪童約 盤擎活玉來 退一192
난피홍계리 한담록파회 만여계동약 반경활옥래
붉디붉은 꽃떨기를 어지러이 헤치고서
노파주 맨 채로 한가히 돌아오니
아이들과 약속키를 이날이 저물거든
소반에 고기 받고 찾아오라 하였노라
<綠波酒名> 退一192
答友人<丁季晦時謫巨濟> 退一192
벗에게 답하다 정계희(丁季晦)인데 이 때에 거제(巨濟)로 귀양갔음
死者長辭生亦分 窮山藜藿瘴鄕雲 百年契分明霜義 千里心懷爛貝文
사자장사생역분 궁산려곽장향운 백년계분명상의 천리심회란패문
坐對鹿眠常戀友 臥看鳶跕尙思君 從來佩服皆蘭臭 莫爲摧傷少替芬
좌대록면상연우 와간연접상사군 종래패복개란취 막위최상소채분
四月初一日溪上作 退一193
사월 초하룻날 계상에서 짓다
澡神古書在 灌花淸泉賴 林居識鳥樂 地坐看蟻大 夏初品物流
조신고서재 관화청선뢰 림거식조악 지좌간의대 하초품물류
春後餘芳▒ 雲生泬寥間 日墮蒼茫外 休休已無恨 落落空多嘅
춘후여방▒ 운생혈료간 일타창망외 휴휴이무한 락락공다개
唯有千載人 襟期與我會 退一193
유유천재인 금기여아회
答黃仲擧 退一193
황중거에게 답하다
愚者常爲智所籠 非非是是巧相蒙 未知何事爲長策 唯覺隨人最下風 退一194
우자상위지소롱 비비시시교상몽 미지하사위장책 유각수인최하풍
萬紫千紅微雨後 白雲靑鶴故山中 明時會見憐衰疾 此樂何憂未占終 退一194
만자천홍미우후 백운청학고산중 명시회견련쇠질 차악하우미점종
<仲擧詩 但恐鸞書驚鶴夢 心親魚鳥愛難終> 退一194
중거시 단공란서경학몽 심신어조애란종
幽居示李仁仲金愼仲 退一194
유거를 들어 이인중, 김신중에게 보이다
幽居一味閒無事 人厭閒居我獨憐 置酒東軒如對聖 得梅南國似逢仙
유거일미한무사 인염한거아독련 치주동헌여대성 득매남국사봉선
세상을 피해 한적하게 사는 즐거움은 일 없음이다
사람들은 한가하게 사는 것을 싫어하나 나는 홀로 즐긴다
동헌에 술 담그니 성인을 대한듯 하고
남국에 매화 피니 신선을 만난듯 하네
巖泉滴硯雲生筆 山月侵牀露灑編 病裏不妨時懶讀 任從君笑腹便便
암천적연운생필 산월침상로쇄편 병리불방시라독 임종군소복편편
바위샘물 벼루에 떨구니 붓끝에 구름 피어나고
산 달은 침상을 비추고 이슬은 책에 스미네
병이라 무방하다네 글 읽기 게을리 함도
그대와 함께 멋대로 웃어보니 뱃속이 더욱 편하네
溪堂前方塘微雨後作 退一195
계당 앞의 네모난 연못에 가는 비가 지난 뒤 짓다
小塘雨絲絲 淸晨獨來憩 窓虛可坐臨 地淨無塵翳 靄靄雲氣垂
소당우사사 청신독래게 창허가좌림 지정무진예 애애운기수
微微波紋細 蒼苔濕滿嵌 碧草露委砌 餘霏洗水面 一鑑寒潑眥
미미파문세 창태습만감 벽초로위체 여비세수면 일감한발제
度鳥忽遺影 游魚新得計 夙昔抱沖素 生平不狎世 蒙泉有活源
도조홀유영 유어신득계 숙석포충소 생평불압세 몽천유활원
果育希晩歲 題詩豈夢占 觀書儻天契 何況後夜來 風月更光霽
과육희만세 제시개몽점 관서당천계 하황후야래 풍월갱광제
四月八日感事<國俗以是日釋迦生稱爲節日> 退一196
사월 파일 소감을 쓰다
국속(國俗)이 이 날에 석가가 태어났다 해서 절일로 삼고 있음
生賢生聖老天心 本爲斯人濟陸沈 待得半千猶苦罕 自從中古更難諶
么胡始降偏方蠥 異敎終飜萬國淫 最是無稽基福日 誇傳作節到如今
<福本作禍>
次韻寄題黃仲擧新構竹閣<夏赴都後> 退一197
차운하여 황중거의 새로 지은 죽각에 기제하다 여름에 서울에 온 뒤
肉食終難近臭銅 此君唯足友軒中 竿竿玉立非爭列 籜籜龍騰欲上空
고기를 먹는대서 돈냄새는 아니리니
다만당 차군과 함께 동헌에 벗이 도리
줄기마다 옥이서나 자리다툼 그 아니요
빼어난 순 용이 되어 공중에 오를 듯 하여라
瘦石寒溪團翠色 疎欞虛檻灑淸風 可憐人境俱新處 續舊題詩愧未工
여윈 바위 차가운 시내 푸른빛이 모여들고
성긴 기둥 빈 헌함에 맑은 바람 뿌리누나
어여뻐라 이 주위가 일제히 새로우니
예를 이어 시를 쓰되 변변찮음 부끄러라
.
※
黃俊良(1517,중종12~1563,명종18)은
자는 仲擧이고 호는 錦溪이며 본은 平海이다.
풍기의 錦溪에 살았다. 23세에 식년문과에 급제하고
퇴계선생을 따라 성리학에 정진하였다.
벼슬은 성균관 승문원 사헌부 등 내직을 거쳐 신녕현감,
단양군수와 성주목사를 지냈다.
신녕현감 재직 詩에 흉년에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고
전임관이 남긴 부체를 절약과 긴축으로 충당하고 그 문서를 불태워 없앴으며,
白鶴書院을 창설하여 백성들의 교육진흥에도 힘썼다.
백학서원은 화산면 가상리 백학산 아래 1555년(명종10)에 창설되어
임란때 소실되었으나 1612년(광해군4)에 복원하였다고 한다.
抗日詩人 李源祿(1904-1944, 號 陸史)이 19살에
영천의 백학서원에서 수학을 하였으니 일제강점기에는 신학문을 가르치며
항일의식을 교육하였을 것이나, 지금은 주춧돌과 기와파편만 남아 있다고 한다.
八月十五夜西軒對月二首 退一198
팔월 보름밤에 서헌에서 달을 대하여 두 수를 짓다
遙夜夢家山 起看梁上月 更愛西軒中 淸光滿疎樾
明月在天上 幽人在窓下 金波湛玉淵 本來非二者
명월재천상 유인재창하 금파담옥연 본래비이자
밝은 달은 하늘 위에 있고
도인은 창 아래 있네
달빛 어린 금빛물결은 옥빛 연못에 잠겼지만
본래 둘이 아니라네
次韻友人二首 退一198
벗에게 차운한 두 수
班馬聯鼇禁 蘷龍集鳳池 菲才忝魯泮 式 愧周詩
기룡집봉지
童頭退之嘆 便腹孝先眠 任逐桑楡煖 何時此計圓
次韻答林大樹四首 退一199
차운하여 임대수에게 답한 네 수
閒思雀網門前設 病畏儒冠座上峩 斂衽歸來秋又晩 菊花霜露一園多
門庭不掃蓬蒿沒 几閣無塵書籍峩 獨坐深思今古事 異同今古本無多
逝水靑年空恨怍 高山前烈尙巍巍 好風深院無餘事 誰信遺經餉我多
心欣吉善如蘭馥 氣湧奸兇似泰峩 莫把衰齡看古史 衰齡看史轉傷多
題周景遊遊淸凉山錄後 退一200
주경유의 『유청량산록』후면에 제하다
半世心腸未鐵剛 仙山宿債久難償 夢魂時復凌淸峭 形役今猶墮軟香
白入匡廬吟日照 韓登華岳撼天光 巨編何幸投來看 千仞還疑共振裳
次韻黃仲擧 <幷序> 退一201
황중거의 시에 차운하다 병서
仲擧曾求拙跡僕書晦庵廬山諸詩寄去
중거가 일찍이 나의 글씨를 요구하였는데 내가 회암이 여산에서 읊은여러 시를 써 보내었다
仲擧時得公山仙舟巖瀑布
중거가 이때에 팔공산에서 선주암 폭포를 발견하고
適得廬山詩帖以爲喜幸二絶見寄 次韻奉答
마침 여산 시첩을 얻었으므로 기뻐서 절구 2수를 지어 보내 왔으므로
차운하여 답시를 보낸다
.
新發雲泉勝 千尋想怒雷 遨牀來玩處 嵐翠幾重堆
신발운청승 천심상노뢰 오상래완려 남취기중태
새로 발견한 안개 속의 물줄기 빼어나니
생각건대 천길의 물줄기 성난 우레와 같으리라
태수가 방문하여 완상하는 곳에
푸르스름한 남기가 폭포의 언덕에 몇 겹이나 둘렀으리라
夢想廬山河落水 風塵三復紫陽詞 聞君訪得仙巖瀑 相逐何時攬絶奇
몽상여산하락수 풍진여부자양사 문군방득선암폭 상축하시람절기
꿈속에 여산의 은하 물줄기 떨어지는 것을 상상하며
티끌 세상에서 주자의 시를 여러번 다시 읽어보노라
듣건대 그대가 선암 폭포를 발견하였다 하니
어느 날에 그대를 쫓아가 절경을 구경할까
題靈川子墨竹 退一202
영천자의 묵죽에 제하다
舊竹飄蕭新竹長 林間奇石狀奇章 不知妙墨傳湘韻 唯覺風霜滿一堂
구죽표소신죽장 림간기석산기장 부지묘묵전상운 유각풍상만일당
옛 대나무 쓸쓸히 나부끼니 새 대나무 자라나
숲 사이의 기이한 돌이 기장의 모습이구나
알수 없는 묘한 먹으로 소상의 운치를 전하니
오직 바람과 서리만이 집안 가득함을 느끼네
贈韓上舍士炯 <甲寅> 退一203
한 상사 사형에게 주다 갑인
常愧吾行未透關 指南欣得子相扳 望中巇險聊宜戒 俗裏韜藏詎是孱
功到及泉無棄井 事同攻玉藉他山 會須黙契環中意 長占人間分外閒
贈金生伯獻 退一203
김생 백헌에게 주다
紛紛餘事豈相關 往軌知君力欲扳 得謗更須脩六蔽 將身何忍作三孱
畏途莫涉千層浪 平地終成九仞山 好去雲林究爻象 定應深契在幽閒
<時二君將入山讀啓蒙>
題徐處士花潭集後三首 退一204
서 처사 화담집 후면에 제한 세 수
末世天無改 吾東聖欲居 魯風猶可變 箕訓詎終虛 前輩文華勝
말세에도 천도는 틀림이 없고
우리나라는 성인이 살고자 했던 곳
앞사람들은 文華에만 勝했고
今人術業疎 有誰能自奮 躬道向經書 退一204
지금 사람들은 術業이 다 성글다
누가 있어 능히 스스로 분발해서
몸소 진리의 체득을 위해 경서에 파고들 것인가
嘆息花潭老 于今永我疎 抗身依聖哲 觀物樂鳶魚 不藉彈冠手 退一205
寧抛帶月鋤 當年如得見 勝讀十年書 退一205
獨厲頹波泳聖涯 林居如得鬼誰何 數窺億世猶看掌 學泝千年欲擅家 退一205
似董潛猶下帷讀 如曾狂不倚門歌 吾生又未斯人見 自恐平生虛擲過 退一205
三月三日與李大用上舍同登寓舍後岡 <李新自鄕來> 退一206
이(李)가 새로 고향에서 올라왔음
雲物凄迷日隱空 客愁無處展忡忡 何辭五五三三去 只恐紛紛擾擾同
아득한 구름속에 해가 숨은 듯 하네
屋後平岡臨萬瓦 園中細草散孤笻 數杯輕碧逢君醉 歸意渾忘苦向東
石江十詠爲曹上舍雲伯 <駿龍> 作 退一207
조 상사 운백을 위하여 석강 십영을 짓다 조씨의 이름은 준룡(駿龍)임
自讀石江詠 憐君同我情 園從塵外卜 家向水邊成
有趣孤棲樂 無求萬事輕 盃侯池館勝 爭比此間淸
爽地山光裏 虛亭水色中 拓窓分竹日 垂箔護蘋風
漁事鄰家共 農談野老同 人間豈無樂 此樂獨無終
絶壁千年地 淸江萬古流 留連無故迹 寂寞有閒洲 退一208
절벽천년지 청강만고류 유연무고적 적막유한주
석벽이 끊어진 듯 이땅에서 천년이라
맑은강물 앞에 있어 만고에 흐르누나
머물러 놀던곳엔 옛자취 뵈지 않고
고요코 쓸쓸할사 빈섬만 남았어라
隱士宜馴鶴 漁翁自伴鷗 從君吾欲老 肯借一磯頭
은사의순학 어옹자반구 종군오욕노 긍차일기두
학을 길 들임은 은사에 마땅하고
고기잡이 늙은이는 해오라기 벗하더라
그대를 따라가서 예서 나는 늙으리니
낚시터 한자리를 행여 빌려 주려므나
<麗王游幸處>
富貴渾酣夢 桑楡或買園 歡華舟夜失 悲恨草春繁
絶境無塵涴 畸人斷俗喧 任他分得喪 高臥且加餐
家僮携杖慣 春服試身輕 暖樹花爭發 晴洲草滿生 退一208
龍陽誇種橘 甫里詑虀橙 未識風雩樂 眞成浪得名 退一209
借地眞高義 臨江見野居 有時乘釣艇 無事課農書
渚下蓬萊鳥 潮通渤海魚 茅山肥遯客 況復近幽廬
<有人借地築亭與聽松隱居相近> 退一209
判不爲今重 居然與古違 愛山晨獨往 憐月夜忘歸
판불위금중 거연여고위 애산신독왕 여련야망귀
당연코 이 세상이 보잘것이 없거니와
거연히 옛과 서로 다름이 많았었라
푸른 뫼를 사랑하여 새벽에 홀로 가고
달빛이 어여뻐서 돌아올일 잊었노라
天籟自宮徵 野禽無是非 未須徵相法 當肉晩烹薇
천뢰자궁미 야금무시비 미수미상법 당육만팽미
공중의 자연소리 저절로 풍류되고
들새의 지져김은 시비를 못 가려라
관상법이 있다하나 구태여 볼게 없이
고기를 먹을때에 고사리를 삶으리라
山暝雲容合 江空雨脚斜 晩風吹桂楫 春水沒瓊沙
西塞閒飛鳥 桃源杳泛花 瓦甌蓬底酌 隨意不須賖 退一210
坐望遙空外 行吟積水傍 不辭勞杖屨 常恐浥衣裳
家釀泉槽潔 園蔬匕筯香 君看鷗浩蕩 不比燕巢梁
我作中年去 無端命再霑 似雲思返岫 如燕望開簾
更被淸詞發 從知遠意添 只緣謀病逸 非爲嘆郎潛
與李而盛韓士炯同登蠶頭因留宿 退一212
이이성·한사형과 함께 잠두에 올랐다가 유숙하면서
凌晨出郭形神暢 向晩登臺天宇明 王國地尊山有象 海門雲遠水無聲
不妨家釀千螺吸 暫借官奴一笛橫 鳥沒英雄今古地 何須扶醉問歸程
杏花效王梅溪次韓昌黎韻 退一213
행화로 왕매개를 본떠 한창려의 운에 차하다
漢陽賃屋園院空 年年雜樹開繁紅 墻頭小杏高出屋 春晩始替辛夷風
한양임옥원원공 연년잡수개번홍 장두소안고출옥 춘만시체신이풍
한양의 셋집에 동산 뜰이 비었더니 / 漢陽賃屋園院空
해마다 울긋불긋 온갖 꽃이 피어나네 / 年年雜樹開繁紅
담 머리의 작은 살구 집보다 높이 솟아 / 牆頭小杏高出屋
봄 늦어 꽃이 피어 목련 풍치 대신하네 / 春晩始替辛夷風
乃知王城地多寒 物候不與中州同 攢枝日萼香郁烈 一一刻剪含元功
내지왕성지다한 물후불여중주동 찬지일악향욱열 일일각전함원공
이제야 알겠도다 서울 땅이 너무 차서 / 乃知王城地多寒
물상이나 기후가 중국과 다른 것을 / 物候不與中州同
가지에 총총 박힌 꽃내음도 짙을시고 / 攢枝日萼香郁烈
한 잎 한 잎 아로새김 조화옹의 솜씨라네 / 一一刻翦含元功
我病三春不出門 杖屨時及閒園中 老眼猶知惜芳華 樂事難憑年少叢
아병삼춘불출문 장구시급한원중 노안유지석방화 낙사난빙년소총
병으로 봄 석 달을 문밖에 출입 않고 / 我病三春不出門
이따금 막대 짚고 동산 속을 거닐었네 / 杖屨時及閒園中
늙은이의 눈에도 오히려 꽃다움은 어여쁘나 / 老眼猶知惜芳華
즐거운 일 젊은이와 함께하기 어려워라 / 樂事難憑年少叢
罇前莫厭寂寥詠 猶勝楚客悲吟楓 明朝已約數同袍 風雨飜令四美窮
준전막염적료영 유승초객비음풍 명조이약수동포 풍우번령사미궁
술동이 앞에 두고 홀로 읊음 싫어 말라 / 罇前莫厭寂寥詠
단풍을 슬퍼하던 초객보다 나으리라 / 猶勝楚客悲吟楓
내일 아침 벗들과 이미 약조하였건만 / 明朝已約數同袍
비바람이 휘몰아쳐 사미를 방해하네 / 風雨飜令四美窮
世間萬事苦難諧 西飛白日江流東 對花一笑花有語 嗟爾合作耕田翁
세간만사고난해 서비백일강류동 대화일소화유어 차이합작경전옹
세상만사 뜻한 대로 되어지기 어렵나니 / 世間萬事苦難諧
해는 서로 날고 강은 동으로 흐르네 / 西飛白日江流東
꽃 대하고 한 번 웃자 꽃이 내게 말하기를 / 對花一笑花有語
아아 그대 밭을 가는 농부가 알맞구나 / 嗟爾合作耕田翁
遇宋台叟於途期夕回見過旣至小酌花下<用東坡月下飮杏花下韻> 退一214
동파(東坡)의 「달 아래 행화 아래서 마시다」라는 운자를 쓰다
그가 오자 꽃 아래서 가볍게 마시다.
偶然期賞芳園春 市橋南頭逢玉人 歸來最憶聾巖仙 花月淸宵詠採蘋
如今更覺淸興發 桃花初動杏飜雪 一尊迎暮地勢高 霞色纔沈薄籠月
人間萬事酒杯中 得喪毁譽俱成空 他年嶺海儻咨詢 物外肯訪源花紅
紅桃花下寄金季珍二首 退一215
홍도화 아래서 김계진에게 보낸 두 수
栽花病客十年回 樹老迎人盡意開 我欲問花花不語 悲歡萬事付春杯
재화병객십년회 수노영인진의개 아욕문화화불어 비환만사부춘배
꽃 심었던 병든 객이 십년만에 돌아오니
늙은 나무 나를 맞아 마음껏 꽃 피웠네
꽃을 향해 물었으나 꽃은 잠잠 말 없으니
비탄스런 모든 일을 봄 술잔에 부치노라
晩雨廉纖鳥韻悲 千花無語浪辭枝 何人一笛吹春怨 芳草天涯無限思
만우렴섬조운비 천화무어랑사지 하인일적취춘원 방초천애무안사
저녁 비는 보슬보슬 새소리는 슬픈데
온갖 꽃들 말없이 어지러이 떨어지네
어느 누가 피리로 봄시름을 부는가
향긋한 풀 하늘가에 한없는 생각일세
答仲擧二首 退一215
중거에게 답한 두 수
昨夜松岡話竹軒 朝來書到意欣欣 遙憐節迫風雷噫 亂眼龍蛇百萬羣
작야송강화죽헌
騰踔龍蛇氣勢豪 任敎蒼翠入雲高 淸貧莫學湖州守 千畝胸中似太饕
次韻趙松岡見寄十五首 退一216
조송강으로부터 보내온 시에 차운한 열두 수
南山終日望 詩到想淸塵 宿昔遊仙洞 尋常記病人
남산종일망
倦閒從髮散 愁醉尙眉顰 長者無來轍 關門動涉旬
夏木風飜幕 春華雨洗塵 公爲城隱客 我作旅停人
迭唱諧金石 傍觀錯笑顰 卻憐沈痼在 漳臥每連旬
俛仰成今古 紛綸遣俗塵 那堪爲病客 未始作陳人
賈誼明時哭 陳摶隱處顰 靜中看易理 深感贊雖旬
淸朝容末士 泰岳一微塵 學劣常慙古 交疎不怨人
衰成飯山瘦 老作醋翁顰 又發流年嘆 春歸忽已旬
淸和好天氣 庭院屛囂塵 草靜看如我 山高望似人
嗜書酣豢悅 嘗世忍蔥顰 莫效湘纍賦 浮遊造宿旬
碌碌成何事 徒悲鏡蝕塵 但令神守宅 無俾氣撓人
至道寧容攬 閒愁不上顰 何時隱仙嶽 環卦鍊循旬
風雨奄春盡 芳菲落後塵 靑山空入夢 白髮不饒人
罇酒追餘賞 烟霞慰淺顰 因思花裏醉 惆悵只前旬
荏苒無留景 徘徊尙在塵 莫嫌春後境 猶對意中人
葉裏陶餘憾 罇前邵不顰 明春遊此地 定約幾番旬
經濟無籌策 謳吟只蠹塵 伐檀慙厚祿 移谷嘆愚人
睍睆愁邊囀 濃蛾夢裏顰 鄕程時黙數 跋涉僅周旬
達士觀中夏 毫端集一塵 無拘眞樂事 有累卽凡人
衆綠迎時吹 同雲帶晩顰 病中存攝理 不必待休旬
朱紱儻來事 淸標非世塵 興酣柯爛客 情屬下簾人
攄素那禁寫 憂饑獨自顰 爲公吟偪側 顔色阻盈旬
盡日憑烏几 薰風遠市塵 眼中忻節物 林下憶高人
法豈維摩喜 慵因褦襶顰 最難堪熱濕 長夏奈纔旬
次韻松岡 退一223
송강의 시에 차운하다
求田問舍肯嫌遲 賃屋聊從棘作籬 每歡昌黎志能復 深懲司馬坐成馳
구전문사긍혐지
堆庭赤葉仍無事 滿眼黃花亦一時 衰暮未成眞個業 病中排悶强裁詩
寓舍西軒早起卽事 退一224
우사 서헌에 일찍 일어난 즉사
夜枕浪浪徹雨聲 朝霞明滅弄陰晴 無氈坐上仍無客 有蘀園中亦有英
宿鳥自營飛散早 家僮雖懶掃涓淸 讀書契意忘安飽 相勵何人共日征
숙조자영비산조
.
宿鳥(숙조)..잠을 자려는 새
病中有客談關東山水慨然遠想復和前韻 退一224
병중에 손이 와서 관동 산수를 이야기하므로 개연히 멀리 상상하며 다시 전운에 화작하다
賃屋深坊遠市聲 端居秋末愛新晴 風前挺挺杉翹幹 霜下鮮鮮菊秀英
깊숙한 곳에 집을 세얻으니 저자 소리 멀고
늦가을의 단아한 모습 맑고도 사랑스럽네
삼나무 줄긴 바람앞에 우뚝하고
곱디고운 국화 서리 아래 꽃피웠네
散地身閒如不病 凶年家空似眞淸 邇來夢想仙遊地 何日投簪獨遠征
한직(閒職)에 몸 한가하니 병든 것 같지 않고
흉년이라 텅빈 집은 眞淸(참으로 맑음)인 듯
요즈음 그대 놀던 仙境이 꿈에도 그리워
어느 날 벼슬 버리고 홀로 멀리 가볼고
宋台叟雪中見訪 退一225
송태수가 눈속에 찾아오다
雪裏來敲羅雀門 一尊淸座笑相溫 耽看玉海飜空勢 不覺銀城帶暮痕
周同知景遊挽詞 退一225
주동지 경유 만사
自是東南美所鍾 文如山斗氣豪雄 早登臺閣名聲藉 中典州城頌詠渢
三入成均垂睿想 一分陝右動民風 銀臺草敎能宣旨 玉署陳圖最見忠
闢佛封章士爭誦 尊賢祠宇世初崇 谹言間出如傾漢 傑句時傳似搏龍
進進誠心在君父 沈沈身疾感蛇弓 人間斷斲唯應我 地下修文定是公
千里哀榮恩典下 一生事業汗靑中 竹溪遶舍流千載 誰識先生意不窮
送韓士炯往天磨山讀書兼寄南時甫五首 退一227
천마산에 가서 글을 읽을 한 사형을 보내면서 겸하여 남 시보에게 부친 오수
風烟都掃舊繁華 尺五天磨翠不磨 滿載遺經相逐入 三冬奚啻得三多
石劍天紳掛海東 人言奇勝競爐峯 此身尙墮醯鷄甕 何日雄觀一盪胸
憂患從來玉汝身 動心忍性境還新 不須更向玄玄覓 精義尋常自入神
<時甫重遭患難後養疾于此山> 退一228
扶病來京歲屢除 此行眞箇愧心初 細思未必非天幸 多見平生未見書 退一228
舊聞宗聖戒淵氷 今悟程門印去矜 歲暮王城深巷裏 掩關孤坐若無憑 退一228
台叟來訪云 夢中得句 相思成鬱結 幽恨寄瑤琴 覺而足成四韻 退一229
깨고 나서 사운을 주성하다』라 하며 써어 보이기에 차운하다
「상사에 겨워 답답증이 생겼으니 깊은 한을 거문고에 부치노라」하였으므로
깨고 나서 사운을 주성하다』라 하며 써어 보이기에 차운하다
書以示之 次韻 退一229
踏雪來相訪 題詩笑復吟 夢中神感激 書裏意沈淫
눈길을 밟으며 그대가 찾아왔네
시를 지어 웃다가 다시 읊으니
꿈속에 넋도 감격 하였다네
글속 의미는 침통함이 잠겼지
得失難齊指 艱虞更勵心 何妨無世用 願作沒絃琴
얻음과 잃음은 마음 가리기 어렵고
간우엔 더욱 마음 쓰기 힘들다네
세상에 쓰임 없음이 무슨 상관있으랴
줄이 없는 거문고가 되고 싶구나
得金厚之寄詩次韻卻寄 <乙卯> 退一230
김후지가 보내준 시를 얻어보고 차운하여 부치다 을묘
東觀雲蹤散幾年 相思千里每依然 只今世事勞人甚 羨子行遲更覺仙
<厚之患脚痺因以爲戲>
病慵 退一230
병용
我素抱痾長坎坎 民今思食政喁喁 訂頑不奈憐同體 尊性還須警己慵
題金季珍所藏蔡居敬墨梅三首 退一230
김계진의 소장인 채 거경의 묵매에 제한 두 수
古梅香動玉盈盈 隔樹氷輪輾上明 更待微雲渾去盡 孤山終夜不勝淸
고매향동옥영영 격수빙륜전상명 갱대미운혼거진 고산종야부승청
매화옛 가지에 옥이 가득 향기 품고
가지 밖 둥근 달이 휘황하게 맴도네
얇은 구름도 이윽고 벗어지길 기다려서
맑은 기운 못내 겨워 외로운 산에서 밤을 새네
瓊枝疎瘦雪英寒 縱被緇塵不改顔 可惜詩翁眞跌宕 枉將調戲比端端
경지소수실영한 종피치진불개안 가석시옹진질탕 왕장조희비단단
구슬가지 성글고 봉오리 차가운데
검은 먹을 머금어도 본색이야 변할 손가
애석토다 이 늙은이 풍류에 못 이겨서
잠시 그대를 이단단에 비기었네
※,李端端(이단단)...중국 당나라 때의 이름난 기생/李端端(이단단)검색분
黃昏不語不知行, 鼻似煙窓耳似鐺.
황혼에는 말하지 않으면 사람 가는 줄 모르고,
코는 들창코에 귀는 솥과 같네.
獨把象牙梳揷鬢, 崑崙山上月初生
귀밑에 하얀 상아 빗만이
곤륜산의 초승달처럼 떠있구나.
*****
李端端(이단단)검색분
唐(당)나라 때 楊州(양주)에 사는 崔崖(최애)는 詩名(시명)이 높아서
그가 지어주는 시의 내용에 따라 기녀들의 인기가 달라지곤 하였다고 한다.
최애가 한 번은 기녀인 李端端(이단단)을 조소하는 시를 이렇게 지었다.
*****
覓得黃騮鞁繡鞍,善和坊裏取端端.
비단 안장 황류마 고삐 잡고서,
선화방의 단단을 찾아가네
楊州近日渾成差, 一朶能行白牡丹.
근래의 양주 미색 모두 수준 떨어지지만,
그녀만은 한 송이 걸어 다니는 하얀 모란 같다네.
*****
李端端(이단단)가 이 시를 보고서
상심하여 병이 들어 최애를 찾아가 울며불며 애원하자
이에 감동하여 다음과 위와같이 고쳐 지어주었다.
東湖留別閔景說參議三首<仲春將歸嶺南> 退一231
동호에 민 참의 경열을 유별한 두 수 중춘에 영남으로 돌아가려면서
二月東湖風雪天 感君追送意拳拳 因思丙午湖船別 倏忽如今已十年
이월 동호에 바람 불고 하늘에서 눈 내리는데,
감사한 그대 좇아 배웅하는 뜻 정성스럽네.
병오년 호수에서 배로 이별함을 생각하니,
빠르게 지나니 이미 십년이 지났구나.
往事追思已惘然 別詩猶記五三篇 如今別語尤堪荷 歸管烟霞五百年
지나간 일 좇아 생각하니 이미 멍하여지는데,
이별시 오히려 몇 편을 기억하네.
지금과 같은 이별하는 말 더욱 견딜만 한데,
돌아가 이내와 노을을 주관하여 오백년 보내라 하네
※,
拳拳 : ①참마음을 다하여 정성(精誠)스럽게 간직함 ②또는 그 모양(模樣)
倏 : 갑자기, 매우 짧은 시간 숙
惘 : 멍하다 망
<景說謂余此歸當與聾巖老仙齊壽故云>
金佐朗<顯卿>自湖堂攜酒來夜話 退一232
김 좌랑 현경이 호당에서 술을 들고 찾아와 밤에 이야기하면서
東觀仙遊記昔年 一生辛苦坐沈綿 東行又被詩仙款 手校雲編夜不眠
동관에서 신선처럼 노닌 것 기억하니 옛적이고,
일생의 고통 솜자리에 잠기어 앉았네.
동쪽으로 가 또 시선의 정성을 받으니,
손수 운편을 교정하며 밤에도 잠들지 못하네.
舟行示宏姪寯兒三首 退一232
배로 가면서 조카 굉과 아들 준에게 보여준 세 수
春陰漠漠水悠悠 去國孤臣一葉舟 好待晩天晴日景 水禽多處玩芳洲
봄 구름은 아득하고 물결은 길고 긴데 / 春陰漠漠水悠悠
서울 떠난 외론 신하 일엽편주 올랐노라 / 去國孤臣一葉舟
늦게나마 맑은 날의 정경을 얻게 되면 / 好待晩天晴日景
물새 모여 노는 섬에 꽃다움을 구경하리 / 水禽多處玩芳洲
虛興倉江上 退一233
허흥창 강 위에서
春水船頭綠潑油 晩來貪看戲羣鷗 不知萬類中何物 更有閒情興汝儔
봄 강물은 뱃머리에 푸른 기름 내뿜는데 / 春水船頭綠潑油
해 저문데 갈매기 떼 희롱함을 바라보니 / 晩來貪看戲群鷗
모를레라 만물 중에 그 어느 것이리오 / 不知萬類中何物
너희들과 짝할 만한 한가한 정 가진 것이 / 更有閒情與汝儔
.
검색자와 틀린 부분이 있다 ....羣..무리군/群...무리군
黃江舟中喜晴 退一233
황강 배 안에서 갠 날을 반기다
今日天晴暖始生 歸舟搖蕩白鷗輕 何須更待桃花浪 綠漲仙源正好行
寓龍壽寺聾巖先生 寄示蟠桃壇唱酬絶句 奉和呈上二首 退一233
반도단에서 창수한 절구를 보내어 보여주므로 봉화하여 올린 두 수
擬結蟠桃子 于今第幾年 花前看一局 浮世日過千
小臣辭病日 大老樂閒年 未到桃源界 塵愁已洗千
初歸陪家兄與諸人會淸吟石 退一234
돌아오자 처음으로 가형을 모시고 여러 사람과 함께 청음석에 모이다
躑躅春猶閟 邯鄲夢始回 淸吟無盡藏 從此百千來
知中樞聾巖李先生挽詞二首 退一235
지중추 농암 이 선생 만사 두 수
逸樂三朝貴 聰明大耋年 都門追漢傅 香社紹唐賢 世自多飜覆
身誠享具全 誰知憂國淚 臨化尙漣漣
寵眷三朝厚 風流一代尊 浮名同草芥 勝事極林園 幾幸籃輿擧
俄驚鶴夢騫 羊曇無限慟 不忍過西門
答季珍 退一236
계진에게 답하다
力耕多餒笑農憨 榮啓終誇樂有三 脚下豈應無實地 人間誰定是眞男
역경다뇌소농감,영계종과락유삼 각하기응무실지,인간수정시진남
힘껏 갈고도 굶주리니 농사는 어리석어라.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영계기가 자랑했었지.
밟는 땅마다 어찌 실지가 아니랴만,
인간세상 참된 사내 그 누구던가.
秋回澗樹生凉籟 雨過山堂滴翠嵐 獨坐吟詩無與聽 悠然回首憶終南
추회간수생량뢰,우과산당적취람 독좌음시무여청,유연회수억종남
시냇가에 가을 드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산장에 비 지나자 푸른 기운 드는 구나
홀로 앉아 시를 읊어도 듣는 이가 없기에,
유연히 머리 돌리고 종남산을 생각하네
宋企村<純>俛仰亭二首 <公居在潭陽時爲善山將辭歸寄書索題> 退一237
(題詩)를 청하였음
이 때에 선산(善山) 고을 원이 되었다가 사직하고 돌아가려면서 서한을 보내어 제시
(題詩)를 청하였음
七曲高低控二川 翠鬟無數逈排前 縈簷日月徘徊過 匝域瀛壺縹緲連 退一237
七曲高低控二川 일곱 구비가 높고 낮으며 두 냇물을 끌어당기니
翠鬟無數迥排前 푸른 비단 빛같이 앞에 둘렀네.
縈簷日月徘徊過 처마에 매인 해와 달 머뭇거리며 지내고
匝域瀛壺縹緲連 좌우로 보이는 영과 호는 아득하게 보이네
村老夢徵虛宿昔 使君資築償風烟 傍人欲識亭中樂 光霽應須別有傳
村老夢徵虛宿昔 늙은이의 꿈이 희미하니 옛일이 허무하고
使君資築償風煙 그대의 도움이 쌓였으니 경치가 값지네.
傍人欲識亭中樂 사람마다 이 가운데 즐거움을 알려 할진대
光霽應須別有傳 청량한 바람과 상쾌한 달빛이 같이 전할 것이네.
<夢徵資築皆亭之實迹> 退一237
꿈의 징조니 건축의 자원을 댔다느니 하는것은 모두 정자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松竹蕭槮出徑幽 一亭臨望岫千頭 畫圖隱暎川原曠 萍薺依俙樹木稠
松竹蕭槮出徑幽 소나무 대나무 소소하고 산길은 깊은데
一亭臨望岫千頭 정자에 올라보니 산봉우리가 난간에 비꼈네.
畫圖隱映川原曠 그림 같은 그림자 은근히 비치며 냇가와 언덕 광활하고
萍薺依俙樹木稠 마름과 냉이는 군데군데 수목은 울창하네.
夢裏關心遷謫日 吟邊思樂撫摩秋 何時俛仰眞隨意 洗却從來局促愁
夢裏關心遷謫日 꿈속에도 깊은 관심은 꾸지람을 당하던 날이요
吟邊思想撫摩秋 읊으며 생각나는 것은 무마된 때이네.
何時俛仰眞隨意 어느 때에 굽히고 우러러보며 내 뜻을 따라서
洗却從前局促愁 그 전에 사무쳤던 수심을 떨쳐버리는가?
琴聞遠東溪惺惺齋二首 退一238
금문원의 동계 성성재 두 수
東溪深闢小齋新 苔徑柴門逈絶塵 爲問主人何事業 寸膠功力自珍身
河南門下謝先生 百聖心傳一語明 妙用深源都在熟 瑞巖稊稗不須評
次韻 黃新寧 仲擧 退一239
황신녕 중거의 시에 차운하다
君詩如共我神謀 蕭灑淸眞儘有由 嚮道讀書新得契 虛心看竹屢經秋
군시여공아신모 소쇄청진진유유 향도독서신득계 허심간죽루경추
雲山石室須紬匱 世路風波莫掉舟 老病自嗟精力退 如君何待隱居求
운산석실수주궤 세로풍파막도주 노병자차정력퇴 여군하대은거구
운산석실에서 깊이 연구에 힘쓰고
세상 길 풍파에 노 젓지 말라
十月四日遊月瀾庵二首 退一239
시월 사일 월란암에 노닐며 두 수를 짓다
一葉扁舟度碧流 來尋叢桂小山幽 寺門白日臨哀壑 臺石蒼松戴凜秋
掃迹免同逋客返 傷心無復老仙遊 箇中趣味無人共 淸夜寒燈意轉悠
<聾巖屢遊此> 退一240
莫道林林我最靈 靈源才汩等昏冥 雖當老境兼衰齒 只在眞知與力行
伯子後時懲獵習 文公早歲驗鍾聲 君看動靜相循理 隨處隨時豈暫停
十一月入淸凉山 退一241
십 이월에 청량산으로 들어가다
休官處里閭 養疾頗相梗 仙山不在遠 引脰勞耿耿
휴관처리려 양질파상경 선산부재원 인두노경경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마을에 살면서
병을 다스리려하나 자못 도움이 통하지 않네
신선의 산이 멀리 있지 않기에
목 늘여 마음에 잊지않고자 노력하였네
夜宿孤山庵 晨去越二嶺 俯看積曾氷 仰視攢疊穎
야숙고산암 신거월이령 부간적증빙 앙시천첩영
고산의 암자에서 밤을 지새고
새벽에 나서 두고개를 넘었네
숙여 바라보니 이미 얼음이 쌓였고
잇닿아 모인 빼어남 우러러보네
跨木度奔川 凌兢多所警 深林太古雪 白日無纖影
과목도분천 능긍다소경 심림태고설 백일무섬영
나무를 넘고 빠른 내를 건너서
두려움이 심하니 많은 곳을 조심하네
깊은 숲에는 아주 오랜 옛날의 눈이요
밝은 한낮에도 가는 그림자도 없구나
側徑滑以阽 其下如坑穽 行行力已竭 上上心愈猛
측경활이점 기하여갱정 행행력이갈 상상심유맹
비뚤어진 지름길은 미끄러워 위태롭고
그 아래의 구덩이는 함정 같구나
가고 가다보니 힘은 이미 다하고
오르고 오르니 마음은 갑자기 유쾌하네
山僧笑且勞 延我西寮靜 安神八九日 閉戶藏頭頸
산승소차로 연아서료정 안신팔구일 폐호장두경
산속 스님 우선 웃으며 위로하고
나를 서쪽의 조용한 집으로 인도하네
팔 구일을 마음을 편안히 하고
출입구 닫고는 머리와 목을 감추었네
不見滕六怒 焉知屛翳逞 今朝愛日姸 策杖巖路永
불현등륙노 언지병예령 금조애일연 책장암로영
물 솟듯한 기세를 죽이며 보이지 않으니
숨어 은퇴한 즐거움 어찌 알리오
오늘 아침 아름다운 해를 사랑하여
지팡이 짚고 바위 길 가려니 요원하구나
陟彼揷天嶺 宇宙雙眼騁 衰筋畏峻極 此願未遽幸
척파삽천령 우주쌍안빙 쇠근외준극 차원미거행
저 중첩한 산은 하늘에 산봉우리 꽂고
우주에 견주어 회포를 풀며 본다네
쇠한 힘이 두려워 조심하여 높이 다다르니
이 염원에 어찌 은혜를 베풀지 못할까
躋攀猶少試 顧眄雲千頃 妙意祗難言 佳處每獨領
제반유소시 고면운천경 묘의지난언 가처매독령
더위잡고 오르니 오히려 살필것은 적고
다만 천 이랑의 구름만 바라보네
오묘한 정취 다만 말하기를 삼가고
아름다운 곳 탐내어 홀로 차지하네
歲律行欲窮 不恨身幽屛 懷哉平生友 使我心怲怲
세율행욕궁 불한신유병 회재평생우 사아심병병
세월의 법은 행하길 다하려 하는데
몸을 가두어 감춘것을 후회하지 않네
평생을 가까이 비롯하며 생각하니
나로 하여금 마음에 근심하고 근심하네
珍諾未成踐 遐蹤又難請 安得此同來 努力造絶境
진락미성천 하종우난청 안득차동래 노력조절경
진귀함 따라 밟기를 아직 다 이루지 못하니
멀리 좇아 다시 청하기가 어렵구나
편안함 얻어 이에 함께 와서
힘을 다해 멀리 떨어진 땅을 성취할까
遊山書事十二首<用雲谷雜詠韻> 退一243
산에 노닐며 만나는 대로 쓴 열두 수 운곡잡영(雲谷雜詠)의 운자를 씀
登山 退一243
등산
尋幽越濬壑 歷險穿重嶺
심유월준학 력험천중령
그윽한 곳 찾아서 깊은 골을 넘고
험한데 지나서 겹재 올랐네
無論足力煩 且喜心期永
무론족력번 차희심기영
물론 다리는 피로하지만
오랜 기약 이루어 즐거웁구나
此山如高人 獨立懷介耿
차산여고인 독립회개경
이산은 마치 고인 같으니
곧은 절개 품고서 홀로 서있네
値風(치풍) 退一243
바람을 만나다
今日大塊噫 簸撼百圍木
금일대괴희 파감백위목
오늘은 큰 땅덩이가 탄식을 하며
모든 나무를 에워싸고 흔들며 까부르네
聲雄萬馬驅 勢劇九溟覆
성웅만마구 세극구명복
소리는 웅장하여 만마가 달리는듯
기세 대단하여 남쪽 바다를 엎어놓네
笑我爲病軀 牢關自縮恧
소아위병구 뇌관자축뉵
우습구나 나는 병든 몸을 위하여
우리를 닫고 스스로 물러나니 부끄럽구나
翫月(완월) 退一244
달 구경
千巖雪嵯峨 月出愈淸肅
천암설차아 월출유정숙
많은 바위에 눈이내려 우뚝솟은 산에
달이 솟아 점점 맑아져 엄숙하구나
幽人坐不寐 寒鏡低梵屋
유인좌불매 한경저범옥
그윽한 이 잠들지 못하고 앉았으니
차디찬 명월이 깨끗한 집에 머무는 구나
夜久香寂寂 眞成媚幽獨
야구향적적 진성미유독
밤이 오래되니 향기마저 사라져 쓸쓸하고
다만 그윽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이루네
謝客(사객)<適有此事> 退一244
손님을 사절하다 마침 이런 일이 있었음
山人亦款人 酒食要餉夕
산인역관인 주식요향석
산 사람도 역시 사람을 좋아하나
술과 음식을 모아 저녁에 보내왔네
我云子休矣 後者情難極
아운자휴의 후자정난극
내가 이르길 당신은 그만 두어라
뒷 사람 사정이 극진하기 어렵네
山人笑而去 日墮遠山黑
산인소이거 일타원산흑
산 사람은 웃으며 가버리니
해는 지고 먼 산이 어두워지네
勞農(노농)<同上> 退一244
농사꾼을 위로하면서 동상
山農住山城 沃土耕非緩
산농주산성 옥토경비완
산중의 농민들 산성에 거주하며
기름진 땅 밭가는걸 늦추지 않았네
如何捨此去 町疃荊棘滿
여하사차거 정탄형극만
어찌 이같이 돌보지 않고 버려두어
남새 밭에도 가시 나무만 가득하네
欲反畏里胥 非關生理短
욕반외리서 비관생리단
돌아가고자 하나 마을 아전이 두려워
짧게 다스려 사는것 관계하지 않는구나
講道 退一245
강도
聖賢有緖言 微妙非玄冥
성현유서언 미묘비현명
성현의 말씀 차례가 있으니
섬세하고 오묘하여 검거나 어리석지 않구나
源流有所自 毫末有所爭
원류유소자 호말유소쟁
근원의 흐름이 차례로 있었으니
털 끝만한 곳의 차이도 알수있네
講之欲何爲 志道求其寧
강지욕하위 지도구기녕
강론함은 장차 무엇을 하기 위함인가
도리의 뜻을 구하여 이에 편안하리라
懷人(회인) 退一245
사람을 생각하다
孤蹤在世間 常恨少朋遊
고종재세간 상한소붕유
외로운 발자취 세상 사이에 있으니
늘 한함은 사귀는 친구가 적음이라
有如鶴鳴陰 和者何悠悠
유여학명음 화자하유유
마땅히 학이 몰래 우는것 알기에
화답할 사람 얼마나 멀리서 그리워 할까
空山歲暮時 獨詠無相猶
공산세모시 독영무상유
빈산에 한 해 저무는 때에
홀로 노래하니 마땅히 따름이 없구려
倦遊(권유)<松岡欲擬我按江原令遊金剛山余辭之> 退一246
금강산에 노닐게 하려 하므로 나는 사양한다
故人欲薦我 勸我遊丹丘
고인욕청아 권아유단구
옛 친구가 나를 추천하여
내게 권하길 단구에서 즐기라네
此意固已厚 此事寧非愁
차의고이후 차사녕비수
이 뜻이 대단히 두텁고 완고하니
이일이 어찌 근심스럽지 않으리오
焉有受方面 爲謀方外遊
언유수방면 위모방외유
어찌 한 지방을 맡아 다스리면서
지방 밖에 노니는걸 꾀할수 있나
修書 退一246
수서
我讀啓蒙書 一管窺玄關
아독계몽서 일관규현관
나는 계몽서를 이해하고
대롱 구멍 하나로 심오한 관계를 살펴보았네
傳疑自備忘 不托麻衣姦
전의자비망 불탁마의간
전의로 몸소 소홀히 함을 예방하고
마의의 간사함에 의지하지 않으리라
靜中聊一修 得處非世間
정중료일수 득처비세간
깨끗한 마음으로 애오라지 한결같이 익히니
깨달아 은거하니 세간의 틈새가 아니로다
宴坐 退一246
편안히 앉아서
朝市竟何裨 山林久無厭
조시경하비 산림구무염
조정이나 저자가 도리어 무슨 도움이 될까
산속 숲엔 오래 머물러도 물리지 않는구나
身羸好燕養 質愚須學砭
신리호연양 질유수학폄
몸은 고달퍼도 편안히 가르치니 좋고
어리석은 품성 반드시 경계하며 배우네
禪窓白日靜 不用珠數念
선창백일정 불용주수념
좌선하는 창은 밝은 낮에도 조용하니
구슬을 써서 세는것 생각치 않으리라
下山 退一247
산을 나려오면
移棲萬仞崖 其下臨無底
이서만인애 기하림무저
매우 높은 경계에 거처를 옮기고
그 아래 내려다보니 바닥이 없구나
抱病畏處險 頗妨寄衰齒
포병외처험 파방기쇠치
병을 안고있으니 험한 곳이 두렵고
쇠한 연령에 의지하니 자못 거리끼네
翛然下山去 雲林杳幾里 退一247
유연하산거 운림묘기리
빠른 듯이 산 아래로 내려가니
구름 숲이 몇리나 아득한지
還家(환가) 退一247
집에 돌아오
遊山何所得 如農自有秋
유산하소득 여농자유추
산에서 즐기며 얻은 것이 무엇인가
농부와 같이 진실로 넉넉한 가을이라
歸來舊書室 靜對香烟浮
귀해구서실 정대향연부
예전의 서실로 돌아 오길 마치고
향불 연기 떠도는 고요함 마주하네
猶堪作山人 幸無塵世憂 退一247
유감작산인 행무진세우
오히려 산 사람이 된듯 즐기니
다행히 속세의 근심이 없구나
往在乙亥春叔父松齋遊山寓居淸凉庵滉與諸兄弟侍今來不 退一248
두 수의 시를 지어 보이다.
황이 여러 형제들과 함께 모시었었다.
지금 와보니 감창의 눈물을 누를 길 없으므로 여러 조카 손자들에게
두 수의 시를 지어 보이다.
勝感涕示諸姪孫二首 退一248
淸凉寺裏憶陪遊 丱角如今雪滿頭 鶴背幾看陵谷變 遺詩三復涕橫流 退一248
청량산이 쑥절에 옛일을 추억하니
총각이 이제 와선 머리에 눈이 가득해라
학등에 굽어보니 산천 몇번 변했던고
끼친 시를 거듭 외며 눈물 짓곤 하옵니다
重尋唯覺我爲人 流水桃花幾度春 汝輩他年知我感 當時同汝少年身 退一248
이곳을 거듭 찾아 난 오히려 사람되었네
흐르는 물 복사꽃 몇 봄이나 지났던고
다른 날 너희들도 나의 느낌 알 것이니
그 당시엔 나 역시 너와 같은 젊은이였다네
次黃仲擧元日韻 <丙辰> 退一248
황중거 원일시에 차운하다 병진
拙朴由來得自天 追尋芳躅每欣然 聰明此日非前日 習氣今年似去年 退一248
이날은 예전의 그날이 아니지만 此日非前日
올해나 작년이나 다름이 없어 今年似去年
透得利關聞上蔡 驗來學力說伊川 吾儕更勉躬行處 莫向人前枉執鞭 退一248
與仲擧論圖書二首 退一249
중거와 더불어 도서를 논한 두 수
京國三年笑絶癡 病中辛苦學希夷 可憐所得如窺管 林下猶堪樂聖時 退一249
邵傳羲易絶人知 香瓣雲臺百世師 可惜梅巖親指授 終身不悟啓蒙微 退一249
寄李而盛之蕃<時以司評棄官來隱于島潭> 退一250
이이성 지번에게 부치다 이때에 사평(司評)으로서 벼슬을 버리고 도담(島潭)에 은거하였음
我曾爲吏隱丹丘 幾挾飛仙夢裏遊 聞說島潭今有主 想應多我舊風流 退一250
나도 일찍 관리 되어 단구에 은거할 때엔
수도 없이 신선을 따라 꿈속에 놀았었네
듣자니 지금 도담에 주인이 있다는고야
아마도 내가 즐기던 옛 풍류보다 많으리
立秋日溪堂書事三首 退一250
입추일 계당에서 쓴 세 수
宿霧初收曉日鮮 寒溪幽壑共蒼然 病中軀體纔溫攝 窮裏田園半廢捐 退一250
滿壁圖書常獨樂 一庭烟草爲誰憐 秋來又約同襟子 明月淸風上釣船 退一250
霈澤蘇枯綠滿疇 石溪淸漲碎琳璆 火雲赫日渾如昨 淸樾寒蟬颯已秋 退一251
種菊盈庭存晩計 觀魚在沼得天游 聖朝微物如蟣蝨 鐫罷深祈協所求 退一251
小屋欹斜風雨餘 石牀蒲席自淸虛 書生有約來山寺 田父無求近野廬 退一251
養疾偶成三徑趣 愛閒倂罷一竿漁 何因得向瑤琴裏 聽取希音邃古初 退一251
滉近再蒙召命一以僉知一以副提因病甚再上辭狀仍乞致仕 退一251
有旨遞玉堂又有安心在閒之旨不勝感激之至 然不許辭樞府 退一251
不報致仕之請再用前韻三首 退一252
다시 앞의 운자를 써서 시 세 수를 짓다
병이 심한 까닭에 두 번 사직장을 올리고 따라서 치사를 빌었던 바
『옥당으로 체직하라』는 분부가 내리시고 또 『안심하고 한가한 데 있으라』는 분부 있어
너무도 감격됨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러나 추부의 사임을 허하지 않고 치사의 청도 들어주지 아니하므로
다시 앞의 운자를 써서 시 세 수를 짓다
積雨新晴物色鮮 淸風幽澗政泠然 羣公見愛宜深責 聖主包荒不頓捐 退一252
天上神仙非骨法 眼中丘壑自心憐 何能身世渾無累 萬頃沿洄不繫船 退一252
凡夫自合老田疇 瓦釜難堪厠戛璆 馬倦欲辭天廐日 魚游將轉海波秋 退一252
綸音枉作山巖賁 偏性猶諧水石遊 感激至恩無以報 直將心事古人求 退一252
圖名誰肯食吾餘 乞丐微誠竟墮虛 納祿要明臣子義 爲官寧在野人廬 退一252
深蒙物議歸逋慢 曲被君恩與釣漁 古道卽今雖未遂 且欣心事入閒初 退一252
次韻金應順秀才 退一253
김응순 수재의 시에 차운하다
永慨難追古 多慙未副名 君來眞自誤 我勸亦徒誠
영개난추고 다참미부명 군래진자오 아권역도성
고인을 따르기 어려워 길이 개탄하고
이름에 걸맞지 않아 많이도 부끄럽네
그대가 찾아온 것은 자신에게 잘못이요
내가 권면할 것도 성실뿐이로세
百練絲能白 千磨鏡始明 老夫猶有意 年少肯虛生 退一253
백련사능백 천마경시명 노부유유의 년소긍허생
백번 삶아야지 명주실도 희어지고
천번 갈아야지 거울도 밝아지네
늙은 나조차도 배움에 뜻 두었거늘
젊은 그대가 헛되이 살려는가
贈別應順 退一254
응순에게 작별하다
昧道龍鍾我可吁 君今年少莫功疎 來窮象數雖臻妙 去入宮牆恐落虛 退一254
매도용종아가우 군금년소막공소 내궁상수수진묘 거입궁장공락허
도에 어둡고 늙고 병든 내 모습 가련하나
그대 지금 나이 젊으니 공부에 소홀하지 말게
상수를 궁구하여 비록 묘한 경지에 이르렀지만
궁장에 들어가면 떨어지고 빌까 두렵네
千聖源流閩洛學 六經堦級魯鄒書 由來此事難容躐 萬里行從一步初 退一254
천성원류민락학 육경계급추로서 유래차사난용렵 만리행종일보초
천년 성인의 원류 정주의 학문이라면
육경의 계단은 공맹의 글일세
예로부터 이 일은 뛰어넘기 어려우니
만리의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네
奉酬南時甫見寄 退一254
남 시보의 부쳐보낸 시에 봉수하다
與君不相見 時序去堂堂 綿延各抱病 寂寞兩韜光 所希在往躅 退一254
所服曾迷方 解牛有餘地 揠苗斯自傷 相思欲相勵 關嶺阻風霜 退一254
緘辭寄歸雁 悵望西雲蒼 退一254
秋懷十一首讀王梅溪和韓詩有感仍用其韻 退一255
추희 십 일수. 왕 매계가 한 퇴지 시에 화답한 것을 읽고 느꺼움이 있어 그 운자를 사용하다
吾衰學老圃 種瓜瓜薿薿 瓜成一再摘 摘勢殊未已 退一255
오쇠학노포 종과과의의 과성일재적 적세수미이
내 늙어서 노련한 채마지기 일 배워
오이 심으니 오이 덩쿨 날로 우거져 가네
오이 익어 한개 두개 따내더니
따내는 기세 유달리 그치지 않네
秋風動園林 蟪蛄鳴側耳 瓜畦有宿萎 瓜蔓無新起 退一255
추풍동원림 혜고명측이 과수유수위 과만무신기
가을 바람 동산의 숲 흔드니
스르라미 울음소리 측은하기만 하네
오이밭 어젯밤부터 시들어 가더니
오이 덩쿨 뻗었어도 새로 돋아나지 않네
萬物天壤間 其變盡相似 天道自有常 人情已難恃 退一256
만물천양간 기변진양사 천도자유상 인정이난시
천지간의 모든 만물도
그 변화 모두 비슷하네
하늘의 도 스스로 일정함 있으나
사람의 마음은 이미 믿기 어렵네
感物隱幽衷 撫迹追前軌 浮榮儻來去 何足爲悲喜 退一256
감물은유충 무적수전궤 부영당내거 하주위비희
사물에 감응되니 그윽한 속마음 가엷어
옛일 생각하며 선인의 모양 따르네
헛된 영화 오고 가고 한들
어찌 슬퍼하고 기뻐할수 있으리
庭前兩株梅 秋葉多先悴 谷中彼薈蔚 亂雜如爭地
정전양주매 추엽다선췌 곡중피회울 난잡여쟁지
뜰앞에 서 있는 매화나무 두 그루
가을 들자 잎이 먼저 우수수 떨어지네
골짜기에 무성하게 우거진 저 잡초들
어지러이 떨기이뤄 서로 땅을 다투는 듯
孤標未易保 衆植增所恣 風霜一搖落 貞脆疑無異
고표미이보 중식증소자 풍상일요락 정취의무이
고고한 그 모습은 보전하기 어렵고
잡다한 초목들만 멋대로 뻗는구나
바람서리 한 차례만 불어와 뒤흔들면
굳세고 약한 것이 다를 것이 없는듯
芬芳自有時 豈必人知貴 秋山景色好 朝霽雲曼曼 退一256
분분자유시 기필인지귀
꽃답고 향기로움 저 나름의 때 있거니
어찌 남이 알아야만 귀하다 하겠는가
가을산 경치 좋은데
아침에 개어 구름 길게 늘어져 있네
身上一布衣 盤中一簟飯 逍遙絶外事 俛仰適素願 退一256
몸에는 한 벌 베옷 걸치고,
소반에는 한 대밥그릇에 밥 있네
한가로이 거닐면서 바깥 세상의 일 끊어버리고,
소원(素願) : 평소부터 품어 오던 소원을 말함.
如何故人書 使我發浩歎 是非久乃一 情僞初相萬 退一256
어찌하여 옛 사람의 책은,
有技覆國售 有寶戕身獻 人苟昧大道 天公未可怨 退一257
.
白雲不可贈 靑雲不須凌 富貴等浮烟 名譽如飛蠅
부귀등부연
부귀는 뜬 연기와 같고, 명예는 나르는 파리와 같다
安能强衰疾 終日受嫌憎 秋澗下淸泚 寒崖露稜層 退一257
어찌하여 쇠약하고 병든 것 무릅쓰고
종일토록 혐오와 미움을 받는가
猿來窺果園 兒去省魚罾 萬戶人所要 一壑吾猶能 退一257
만호인소요
만 호를 다스리는 땅에 봉해지는 것은 사람들이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悽悽抱秋懷 懍懍追古警 有恨不可窮 有嘆亦已永 退一257
슬프디 슬프게 가을 회포 안고서
조심조심 옛사람들이 경계한 것 따르네
한스러움 있으면 끝 다할 수 없고
탄식함 있으면 또한 길이 이어지네
辨惑誠不易 媢技胡乃猛 針心無寸鐵 斷榦有極綆 退一257
침심무촌철 단간유극경
晨坐讀宋史 當時眞不幸 已矣可奈何 牀頭書且屛
새벽에 일어나 앉아 송나라 역사를 읽으니
그때는 정말 불행하였었네
그만 두자꾸나, 어찌할 수 있으리오
침상가의 책 또한 물리쳤다네
秋霖開久鬱 喜見曬晴景 忽復雲埋空 書室黯虛冏 退一258
가을장마 오랜만에 답답함 걷히어
개인 경치 쏟아짐 기쁘게 보네
별안간 또다시 구름 하늘을 메우니,
원래는 「囧」이라 하였으며 창문이 환하게 열린
悄然無與語 心事何多梗 安得豁天宇 登高遐眼騁 退一258
쓸쓸하게 더불어 말할 이 없으니,
마음속 생각 어찌 그리도 많이도 막히는지?
천우(天宇) : 하늘이란 뜻도 있고 임금이 살고 있는 서울이란 뜻도 있다
어찌하면 하늘 활짝 트임을 얻어
높이 올라 멀리 시선 내달을 수 있을런지?
溪山多勝處 意行不待請 山日隱雲暮 溪邊路稍暗 退一258
시내와 산에 빼어난 곳 많으니
산의 해 저녁구름 속으로 숨으니
시냇가의 길 조금씩 어두워져 가네
屐響鳥不驚 衣霑我無憾 環堵誠蕭條 且免鬼窺瞰 退一258
환도성소조
옷 젖어도 내게 유감 없다네.
귀규감(鬼窺瞰) : 한나라 양웅(揚雄)의 〈조소하는 말에 변명함
以士托農圃 分甘麤與淡 君子貧而樂 小人窮則濫 退一258
농포(農圃) : 농사하는 밭과 채마전 및 아울러
그 곳에서 하는 경농 등의 일을 말하기도 하고 또 농가라
추(麤) : 《퇴계잡영》에는 「추」로 되어 있음.
「추」는 「麤」의 속자임. 거칠고 싱거워도 분수에 달갑네
宮牆窺豈髣 日月至未暫 治病艾猶蓄 涉世舟初纜
궁장규기방 일월지미잠 치병애유축 섭세주초람
세상을 건너는 배 이제 닻을 내렸네.
蕩蕩已無疑 紛紛何足勘 里社共勞勉 新穀見盈甔 退一258
탕탕이무의 분분하족감 리사공로면 신곡견영담
넓디 넓으니 이미 의혹 없고
얽히고 설킨 것 무엇 족히 생각해보리
昔遊蓬萊觀 古道追羲軒 圖書萬軸藏 日月雙輪奔 退一259
석유봉래관 고도추희헌 도서만축장 일월쌍륜분
희헌(羲軒) : 중국 고대의 전설상의 임금인 복희씨
(伏羲氏: 包羲 또는 包犧라고도 함)와 황제(黃帝)인 헌원씨
다만 도서의 만권이 장서되어 있도다
당나라 유우석(劉禹錫)의
〈어떤 중이 나부산에서의 일을 말하여 그것을 시로 지어쓰다
多病負國恩 事業安足言 同游衆才彦 斂衽皆盧前 退一259
다병부국은 사업안족언 동유중재언 렴임개로전
병 많아 나라의 은혜 저버렸으니
나라 바로잡는 사업이야 어찌 말할 수 있으리?
《퇴계잡영》에는 「衆」자가 「盡」자로 되어 있음.
당나라 한유의 〈강릉으로 부임해가
염임(歛衽) : 「斂衽」이라고도 하며, 옷깃을 단정하게 정리하여 여미는 것을 말하며,
공손의 뜻을 표시할 때 쓰인다
退歸非好事 誠恐刺素餐 猶堪夙志諧 林下事塵編 退一259
퇴귀비호사 성공자소찬 유감숙지해 림하사진편
물러나 돌아옴이 좋은 일은 아니나
素餐(소찬) : 尸位素餐(시위소찬), 곧 놀고서
밥을 먹는 탐탐욕스러운 자를 풍자한 내용을 담고 있음
실로 놀고 먹는다 풍자됨이 걱정되었다네
숙지(夙志) : 평소부터 지니고 있던 바램. 권1의 〈196〉―49)를 보라.
心悅味芻豢 力愧功百千 凉風撼庭樹 肝膽自生酸
추환(芻豢) : 풀을 먹는 소와 양, 곡식을 먹는 개와 돼지 같은 가축을 말함.
공백천(功百千) : 《중용․20장》
「남들이 한번에 할 수 있으면 나는 백 번에 하며,
남들이 열 번에 할 수
서늘한 회오리 바람이 뜰의 나무를 흔들어대니
마음 속에서는 절로 걱정 생겨나네.
玄晏一生痾 孝先晝日眠 但願遂此意 泉石送餘年 退一259
효선주일면
황보밀(皇甫謐)은 한 평생을 병들었다 하였고
효선은 후한 때 사람인 변소(邊韶)의 자임.
변소(邊韶)는 한낮에도 잠만 잤다네
다만 원컨대 이뜻 이루어
자연에서 여생을 보냈으면
我硯磨不出 龍蟠泓海乾 我腹詩書空 欲呈非琅玕 退一259
아복시서공
당나라 한유의 〈아들 부가 성남쪽에서 글을 읽다
獨來巖下居 松桂愛團團 天恩未敢承 怵惕久靡安 退一260
홀로 바위구멍 밑으로 와 거처하니
소나무와 계수나무는 사랑스럽게 옹기종기 모여있네
천자의 은혜 감히 받들지 못하여
伐檀寘河干 河水淸且瀾 秪爲食其力 誰信甌臾丸 退一260
박달나무 베어 황하의 가에 버려두니
황하의 물은 맑고 또 물결 이네
다만 자신의 힘으로 밥 먹는 것이니
嶺路阻且長 躑躅停秋鞍 曉枕不成寐 空階秋雨聲 退一260
효침불성매 공계추우성
고개마루 길 험하고 또 머니
머뭇머뭇 가을 말 멈추네.
새벽에 베개베고 누웠으나 잠이룰수 없고
빈 뜨락에는 가을비 소리 들리네
悲蟲襍四壁 攪耳到天明 因時感物變 撫事省己誠 退一260
비충잡사벽 교이도천명 인시감물변 무사성이성
슬픈 벌레들은 사방 벽으로 와 섞이어
귀 어지럽히더니 날 밝아오네
때에 따라 만물변해감 느끼오니
지난 일 더듬어 성실했는가 살피네
世運迭隆替 天道更虛盈 邯鄲故酣夢 蠻觸幾爭兵 退一260
세운질융체 천도결허영 한단고감몽 만촉기쟁병
세상의 운수 흥망성쇠 번갈아 찾아들고
하늘의 소리는 비었다가 또 찬다네
한단에선 옛날의 달콤한 꿈 꾸었고
만씨국과 촉씨국에서는 몇번이나 전쟁 일으켰나
惟知金石堅 不願錦繡榮 回車及未遠 幸矣天所令 退一260
유지금석견 불원금수영 회차급미원 행의천소령
다만 쇠와 돌 굳음 알겠으니
비단에 수놓은 듯한 영화를 원하지 않네
아직 멀리 가지 않아 수레 돌렸으니
다행이구나 하늘이 시키신 것
美人隔天涯 宿昔同所好 相思不能忘 爾來胡不早
그리운 이 하늘가 저편에 있는데
옛날에는 즐기는 것 함께 했었다네
너무나 그리워 잊을 수 없는데
그대 어찌하여 빨리 오지 않는가?
我有一畝園 松菊幽貞保 亦有梅與竹 並我形癯槁 退一261
내게 한 마지기 동산 있는데
솔과 국화 그윽하게 은자의 곧음 지키네
또한 매화와 대나무 있는데
나와 함께 형체는 야위고 매말랐다네
悵望無與晤 誰哉肯此道 退一261
창망무여오
슬피 바라나 함께 만날수 없으니
次韻權生好文 退一263
권생 호문의 시에 차운하다
適洛人皆走越如 應緣澆薄喪眞餘 吾心正似天開鏡 古學還同日照書 退一263
博約淵源寧有雜 明誠宗旨不容疎 可憐才力能馳騁 只恐當前本領虛 退一263
答權生應仁二首 退一264
권생 응인에게 답한 두 수
白首心猶壯 靑雲氣始降 爲農仍在磵 結社改臨江
蓬觀謝金櫃 玉堂違霧窓 何須高隱事 更擬鹿門龐 退一264
汩汩悲流俗 滔滔混逝川 眼中生險地 頭上有高天
事忌爭雄長 詩難突過前 古來懷至寶 不必在誇傳 退一264
<應仁言及華使唱酬事> 退一265
黃仲擧求題畫十幅 <丁巳> 退一265
황중거가 십 폭 그림에 화제를 청하다 정사
陋巷簞瓢/누항단표 退一265
陋巷端居獨闇然 輝光烈烈照窮天 當時不有鑽堅力 至敎誰明萬世傳 退一265
舞雩風詠 /무우풍영 退一266
童冠春游亦偶然 何能感聖極稱賢 若知箇裏眞消息 蓋世功名一點烟
동자와 관자의 봄소풍은 우연한 일이지만
성인을 무엇을 느껴 어질다고 극찬하였는가
성인을 무엇을 느껴 어질다고 극찬하였는가
온 세상 功名도 한 점 연기가 되리
桐江垂釣 /동강수조 退一266
故人相見動星辰 歸釣桐江自在身 致世少康渠已辦 不須要我試經綸
옛친구만나는밤, 별자리움직이고
동강으로돌아와낚시하는자유의몸
세상은이미소강시절태평세를이루었으니
내경륜빌리려고기다릴게없지않소
栗里歸耕 /율리귀경 退一266
卯金竊鼎勢滔天 擷菊江城有此賢 餓死首陽無乃隘 南山佳氣更超然
묘금절정세도천 힐국강성유차현 아사수양무내애 남산가기갱초연
묘금도 유씨가 나라를 훔쳐 기세가 하늘에 넘치는데
강마을에서 국화를 따는 이 어진 이가 있네
수양산에서 굶어죽은 백이숙제는 너무 속이 좁지 않은가
남산의 좋은 기운이 더욱 초연하거늘
濂溪愛蓮. 退一267
염계애련
牧丹傾世菊鳴賢 千載無人解賞蓮 感發特深無極老 花中君子出天然 退一267
오랜 세월 연꽃을 알아주는 이 없더니
느낀 바를 잘 표현하는 무극 노인이
평범한 꽃에서 군자로 뽑았네
孤山詠梅. 退一267
고산영매
一棹湖遊鶴報還 淸眞梅月稱盤桓 始知魏隱非眞隱 賭得幽居帝畫看 退一267
그윽한 그곳그림 황제가 훔쳐 보았으니
맑은 매화 밝은 달에 마음껏 노닐었네
魏野의 은둔한곳 참 숨은 곳 못되노니
그윽한 그곳그림 황제가 훔쳐 보았으니
洛社獨樂. 退一268
낙사독락
五畝荒園四海春 澆花剖竹㧾經綸 可知此樂能兼濟 終轉乾坤樂及民 退一268
武夷九曲. 退一268
무이구곡
憫世難從聖浮海 隱屛嘉遯且優游 晨門豈識當時意 只有寒溪萬古流 退一268
민세난종성부해 은병가둔차우游 신만기식당시의 지유한계만고류
孔明草廬. 退一269
공명초려
龍德深藏自養珍 茅茨不剪僅容身 誰知一奮天旋轉 噓起炎光四十春 退一269
康節兒車. 退一269
강절아거
至人生遇太平天 宇宙兒車樂事全 莫道無心經一世 淸風千古足人傳 退一269
遊太子山盤石. 退一270
태자산 반석에 노닐다
數層瑩淨石成窪 寒水粼粼縠漾波 綠樹兩邊遮白日 幽香時度隔溪花 退一270
遊孤山. 退一270
고산에 노닐다
十年重到訪孤山 綠水蒼▒照眼寒 惆悵主人何處去 空餘基築白雲間 退一270
<李上舍庇遠卜居遺址宛然.> 退一270
書孤山石壁. 退一270
고산의 석벽에 쓰다
日洞主人琴氏子 隔水呼問今在否 耕夫揮手語不聞 悵望雲山獨坐久 退一270
<琴聞遠.> 退一270
.
尋改卜書堂地得於陶山之南有感而作 二首. 退一271
서당 지을 땅을 가리다가 도산 남쪽에서 얻었으므로 느낌이 있어 두 수를 짓다
風雨溪堂不庇床 卜遷求勝徧林岡 那知百歲藏修地 只在平生採釣傍 退一271
풍우계당부비상 복천구승편림강 나지백세장수지 지재평생채조방
계상서당에 비바람 부니 침상조차 가려주지 못하여
거처 옮기려고 빼어난 곳을 찾아 숲과 언덕을 누볐네
어찌 알았으리 백년토록 마음 두고 학문 닦을 땅이
바로 평소에 나무하고 고기 낚던곳 곁에 있는줄이야
花笑向人情不淺 鳥鳴求友意偏長 誓移三徑來棲息 樂處何人共襲芳 退一271
꽃은 사람을 보며 웃는데 그 정이 얕지 않고
새는 벗 구하면서 지저귀는데 뜻 매우 깊네
세갈래 오솔길 옮겨와 거처하고자 다짐했더니
즐거운 곳 누구와 함께 향기 맡으랴.
陶丘南畔白雲深 一道蒙泉出艮岑 晩日彩禽浮水渚 春風瑤草滿巖林 退一271
도산이라 남녘 언덕 흰 구름 서린 곳에 陶丘南畔白雲深
한 가닥의 몽천이 간잠에서 솟아나네 一道蒙泉出艮岑
석양이자 파랑새는 물가를 떠다니고 晩日彩禽浮水渚
봄바람에 고운 풀은 바위 숲을 메웠구나 春風瑤草滿巖林
自生感慨幽棲處 眞愜盤桓暮境心 萬化窮探吾豈敢 願將編簡誦遺音 退一271
깊숙히 깃을 드니 감개가 절로 일고 自生感慨幽棲處
늙어막에 수양하기 참으로 적합한 걸 眞愜般桓暮境心
온갖 조화 탐구야 내 어찌 바라리오 萬花窮探吾豈敢
경전의 유훈이나 외우기 원이로세 願將編簡誦遺音
.
再行視陶山南洞 有作示南景祥 琴壎之閔生應祺 兒子寯孫兒安道. 退一271
두 번째 도산 남동을 가보고서
이 시를 지어 남경상·금훈지·민생 응기와 아들 준·손자 안도에게 보이다
再行視陶山南洞 有作示南景祥夢鰲·琴壎之應壎·閔生應祺·兒子寯·孫兒安道
다시 나가서 도산 남쪽 골자기를 살펴보고 이를 읊어 남경상 금훈지와
민응기 와 아들 준과 손자 안도에게 보이다
卜居退溪上 年光幾流邁 寒棲屢遷地 草草旋傾壞 雖憐泉石幽 退一272
복거퇴계상 년광기류매 한서루천지 초초선경괴 수련선석유
계상에 물러나 거처를 정하여
세월이 덧이 없어 얼마나 흘렀던고
허술한 한서암은 여러 차례옮겼으나
튼튼치 못하여서 얼마 안 되어 쓰러졌네
비록 샘과 돌은 그윽하나
形勢終嫌隘 喟焉將改求 行盡高深界 溪南有陶山 近秘良亦怪 退一272
형세종혐애 위언장개구 행진고심계 계남유도산 근비량역괴
형세는 좁은 것이 흠이었네
탄식하며 옮길 곳을 찾아보아도
높고 깊은 데를 안다닌 곳 없었네
시내 남쪽 도산이 있었으니
가까운 곳에 숨었으니 괴이한 일일세
昨日偶獨搜 今朝要共屆 連峯陟雲背 斷蔍臨江介 綠水遶重洲 退一272
어제 우연히 혼자서 찾아두고
오늘 아침 함께 이르렀네
이어진 봉오리는 구름위에 솟아있고
끊어진 기슭은 강가에 다다랐네
푸른 물은 섬을 에워 둘러 있고
遙岑列千䯰 窺尋下一洞 宿願茲償債 窈窕兩山間 晴嵐如入畫 退一272
아득한 멧부리는 상투들을 늘어놓은 듯하네
그 아래 한 골짝을 살펴보니
오래 바라던 빚을 갚은 듯하네
고요하고 그윽한 두산 사이에
맑게 갠 아지랑이 그림 속에 드는 듯하네
衆綠靄霧霏 紛紅絢罽曬 鳥鳴思雅詩 泉靜玩蒙卦 躊躇足佳賞 退一272
온갖 푸름은 아지랑이와 안개와 가랑비 같고
어지러운 꽃들은 비단 방석 펼쳤네
새 소리에 옛 시가 생각나고
샘물이 고요하니 몽괘를 완상하네
머뭇거리며 아름다움 감상은 만족하고
辦此感大瑰 我今置散逸 朝衣舊已掛 藏修詎無所 地薄輕買賣 退一272
힘쓰는 이 마음은 하늘과 땅 사이 일세
나는 이제 여기서 흩어져 없어지니
조복을 높이 건지 오래되었네
장수할 곳이 진실로 없지 만은
땅값이 헐해선지 매매가 쉬웠네
荒榛有頹址 古迹爲今戒 何人曾占此 漫滅譽與責 亟謀營環堵 退一273
거친 숲속에 허물어진 터 있으니
옛 자취 오늘 위해 알려주네
어떤 사람이 이곳을 일찍 차지하여
칭찬과 책임은 흩어져 없어졌네
서둘러 도모하여 울타리를 둘리고
窓戶看蕭灑 圖書溢庋架 花竹映楥砦 日月警遲暮 身心勉疲憊 退一273
창가에서 맑고 깨끗함 살피네
시렁에는 책들을 가득 채우고
꽃과 대나무는 울타리에 비치네
세월은 나이 많아짐을 경계하고
몸과 마음은 피로를 더하네
中誠望三益 外慕忘一芥 此樂如壎篪 夫仁匪稊稗 爲君歌弗告 退一273
진실로 이 중에 삼익을 바람이요
바깥 생각이란 초개처럼 잊었노라
이러한 즐거움은 연주와 같아서
어진 일일 뿐이고 잡초는 아니어라
그대를 위하여 옛 노래를 부르노니
썩은 흙덩이가 이지러젔다고 말아다오
無令虧一簣 退一273
<責音債 誚也 見韻會.> 退一273
.
憑家飮歸詠溪月二首. 退一274
빙가음귀영계월
빙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면서 시냇달을 읊은 두 수
帶醉歸來信馬行 一鉤新月照溪明 縈回屢渡溪中月 溪月相隨曲曲淸 退一274
대취귀래신마행 일구신월조계명 영회누도계중월 계월상수곡곡청
술이 거나해 돌아오면서 말만 믿고 가노니
갈고리 같은 초승달이 시내를 밝히도다
구불구불 물속의 달을 여러번 건너노라면
시냇물과 달이 어울려 구비구비 맑아라
踏月歸時霜滿天 衣巾餘馥菊花筵 箇中別有醒心處 水落鏘鏘太古絃 退一274
답월귀시상만천 의건여복국화연 개중별유성심처 수악장장태고현
달을 밟고 돌아올때 서리는 하늘에 가득한데
옷에서 풍기는 남은 향기는 국화꽃 자리였네
이 가운데 한결 마음 깨우는 곳 있으니
물음악 맑게 울리는 태고의 현악이라
.
琴上舍夾之淸凉山韻. 退一275
금상사 협지의 청량산 시의 운자로
빙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면서 시냇달을 읊은 두 수
仙嶽今年子獨尋 我閒芒屩病凌侵 空吟美句霞飜眼 尙想高臺月滿襟 退一275
선악령년자독심
抗志不將雲作贈 讀書唯擬鶴知音 丁寧好在匡山勝 頭白須昇最上岑 退一275
.
秋日登臺. 退一275
가을날 대에 오르다
出世能無友善才 索居恆恐壯心頹 靑山嶷嶷終難狎 白髮森森漸不猜 退一275
세상에 나가서는 훌륭한 인재 사귈 능력없고
쓸쓸히 거처하며 항상 씩씩한 마음 무너질까 걱정되네
푸른 산은 삐죽삐죽 끝내 가까이하기 어렵고
흰머리는 성성하니 차츰 얼마 되지 않네
樂事只應尋處得 愁腸那復念時回 天開絶勝滄浪境 風月襟懷付釣臺 退一275
즐거운 일 다만 찾는곳 있는데 답할 뿐이니
근심스런 마음 어찌 다시 때 되돌릴 것 생각하겠는가
하늘이 물 찰랑찰랑하는곳 훌륭한 경지 열었으니
자연 속에서 내 마음을 낚시터에나 부치려네
.
歲終琴聞遠琴壎之金子厚將歸 示詩相勉 亦以自警警安道 三首 退一276
시를 지어보여 서로 권면하고 또한 스스로 깨우치며 아울러 안도를 깨우친 세 수
翰墨爭名已喪眞 那堪擧業又低人 可憐往日如奔駟 來歲工夫盍日新 退一276
문장으로 이름 다툼은 참된 뜻을 잃으니
학업이 낮아서야 견딜 수 있으랴
어여뻐라 지난 날은 말 달리 듯 하였으니
새해는 공부하고 어찌 새롭지 않으랴 라고 하였다
科目焉能累得人 學通諸理可兼伸 如何滿世英才美 一落終身未轉身 退一276
生爲男子不訾身 此事何須讓別人 齷齪無成應坐懦 從今努力競時辰 退一276
.
成上舍運隱居俗離山下.黃仲擧就訪有詩見寄次韻. <余少時望見此人於試場中. 退一277
상기도 그 의표(儀表)가 기억됨
황중거가 찾아가서 시를 지어 그 시를 부쳐왔으므로 차운하다
무오○나는 젊었을 적에 이 사람을 시장(試場)안에서 바라보았으므로
상기도 그 의표(儀表)가 기억됨
尙憶其標致.> 退一277
昔日專場秀 如今遯世翁 終南非捷徑 谷口信遺風 岸潤龍藏裏 退一277
山輝玉韞中 誦君相和句 高興激人▒ 退一277
李秀才叔獻 見訪溪上 退一278
이수재 숙헌이 계상을 찾아오다
從來此學世驚疑 射利窮經道益離 感子獨能深致意 令人聞語發新知 退一278
종래차학세경의 사이궁경도익리 감자독능심치의 영인문어발신지
예로부터 이 학문을 모두 놀라 의심하고
이익 좇아 글 읽으면 도는 더욱 멀어지네
고마워라, 자네 홀로 그 뜻 깊이 두었으니
그 말을 듣고 나서 새 지각이 생기누나
.
滄浪詠懷 退一278
창랑에서 회포를 읊다
風埃顚倒幾逡巡 尙喜林泉見在身 若水不應忘聖主 羲之何必誓尊人 退一278
屛山宴坐看飛雨 洛水閒臨玩躍鱗 二樂安能知妙趣 眼前光景只今新 退一278
.
和趙上舍士敬 五首 退一279
조 진사 사경에게 화답한 오 수
漁父滄浪喩濁淸 陶公歸去願藏聲 非才食力何須問 只自端居愧聖明 退一279
千頃黃陂豈濁淸 由來形大自宏聲 我無美質兼深學 空覺前言皦日明 退一279
澒洞奔流不解淸 簷聲晝夜亂渠聲 何因上抉浮雲積 六合褰開輾大明 退一279
八表同昏誰與淸 蠅蚊圭蓽殷雷聲 小齋賴有醒心處 綠竹紅葵映案明 退一279
誰分重濁與輕淸 此理何曾有臭聲 欲識羲文千古意 雲臺眞箇牖人明 退一280
<嘗與士敬論啓蒙> 退一280
.
答李仁仲 退一281
이인중에게 답하다
何時洞壑積陰淸 可試尋山屐齒聲 黙坐虛堂看變化 才明還晦晦難明 退一281
.
甚雨有感 <次李大用韻 大成所和> 退一281
비가 하 많이 내리어 느낌이 있으므로
이대용(李大用)의 운(韻)으로 대성(大成)의 화작에 차함
去年夏旱秋大熟 穀斛贏三匹布換 故知渴澤禾乃盛 倍見天功人事半 退一281
今年夏潦跨秋月 長似黃河百川灌 直恐天瓢瀉不停 無乃月畢離無筭 退一281
后土瘡痍田卒萊 農夫輟手相吁嘆 皆言水災甚旱災 靡孑非徒若雲漢 退一281
日復日兮夜復夜 但見四野洪流漫 明禋百祀在黍稷 闕賦將何供執爨 退一282
怒潰波濤陵谷變 驚改窟穴魚龍竄 近聞秔稻獨峻茂 地痺嘉成亦難判 退一282
山翁未測天人理 易範誰能管窺玩 曰暘之咎應有由 龍戰之傷坐不斷 退一282
由來天戒本昭昭 大號何難施渙汗 蠥陰薄正陽寑微 古聖丁寧慮治亂 退一282
可令陽勝莫陰勝 此理正待伊周贊 一身羸癃百疾纏 閉門飢臥愁眉攢 退一282
<去聲 見韻會> 調息尤難値愆候 防微遏盛理一貫 兩君吟嘆類壎篪 退一282
欲和思乾屢挶腕 雕鐫肝腎聊自强 寄處何妨發一粲 退一282
.
七月旣望 久雨新晴 登紫霞峯作 二首 退一284
칠월 십육일에 오랜 비가 새로 개어 자하봉에 올라 두 수를 짓다
野曠天高積雨晴 碧山環帶翠濤聲 故知山水無涯興 莫使無端世累攖 退一284
綠野新秋色 滄江乍霽天 高峯霞外逈 蕭寺壁中懸 歷歷汾川樹 退一284
녹야신추색 창강사제천 고봉하외형 소사벽중현 역력분천수
초록들판 새롭게 가을 빛 띠고
푸른 강에 갑자기 하늘이 개네
산봉우리 아득히 노을밖섰고
쓸쓸한 절 벼랑에 우뚝 놓였네
분천의 나무숲은 훤히 보이고
依依牧谷烟 偶來成獨樂 莫遣俗人傳 退一284
의의목곡연 우래성독락 막견속인전
목곡에 덮인 안개 어렴풋하다
우연히 찾아 와서 홀로 즐기니
세속의 사람에게 이르지 말라
.
九月 如京卄五日 始出險 抵惟新 退一285
구월에 서울로 향해 가 이십오일에 비로소 험로를 벗어나서 유신에 당도하다
一路迢迢接玉京 多山多水儘難行 他鄕到處厭機巧 逆客逢時知物情 退一285
霜氣曉侵喬嶽冷 雁行遙帶片雲橫 向來丘壑風流事 回首無言倚驛亭 退一285
<時自京來者 皆傳說物論> 退一285
.
冒雨入用安驛 退一285
비를 무릅쓰고 용안역에 들어가다
山巖情性鹿麋同 自分年來天放翁 白髮紅塵曾不意 畏途羸馬若爲衷 退一285
烟波舊伴愁孤釣 松竹新居望畢功 撥雨衝泥投野館 歸雲落照思無窮 退一286
.
初入城 松岡餉松酒 侑以二絶 次韻謝之 退一286
처음으로 성에 들어가자 송강이 송주를 먹여주며 두 절구로써 권하므로 차운하여 사례하다
鹿走山林歲月深 魚窮不解嘆蹄涔 豈知今夜思鄕夢 驚破晨鍾長樂音 退一286
我匪麤豪索酒郎 忽擎松酒滿甁香 歲寒風味松岡韻 一擧何辭累十觴 退一286
.
寄南時甫 退一287
남시보에게 부치다
急雨顚風撼夜牀 蘧然驚破夢還鄕 平生不恨儒冠誤 末路深知世事妨 退一287
漠漠橋山成久別 蒼蒼肅寺定何藏 嗟君欲識余心事 請誦衡門第一章 退一287
<時甫爲獻陵參奉 欲讀書於山寺> 退一287
.
趙松岡挽章 退一287
조송강 만장
서울 서소문건천동 우사 조송강에 대한 만장
望斷高標慘士林 松岡蕭瑟月空臨 黔妻不願餘斜被 震客曾慚却餽金 退一287
망단고표참사림 송강소슬월공림 검처불원여사피 진객증참각궤금
높은풍모못보게돼온사림이애통한데
쓸쓸한솔언덕엔속절없이달은떴네
검루아내비스듬히덮어주길원치않고
양진손님뇌물 거절 부끄러워하였노라
天上豈容辭作記 人間難復遇知音 白頭握手仍成訣 長憶平生淚滿襟 退一288
천상기용사작기 인간난부우지음 백두악수잉성결 장억평생루난금
하늘에올라가서 문장 짓기 사양하랴
세상에선 더 이상 지음찾기 어려워라
백두로손을 잡고길이 이별하였으니
평생의일생각하면눈물이옷깃가득
.
次韻鄭靜而所和朴和叔 二絶 退一288
정정이가 박화숙에게 화답한 두 절구에 차운하다
隱君城市圖書靜 <靜而> 才子江湖歸夢長 <和叔> 我自江湖到城市 退一288
一身長伴病吟牀 退一288
不是羽金靜作重 寧能鳧鶴短爲長 白頭臥病長安雪 慙愧當年讀易牀 退一289
덕(德)은 가볍기가 깃털 같아서 누구나 닦을 수 있다 하나
내 재능의 깃털 같은 가벼움으로 쇠의 무거움을 만들 수 없는 법인데
어찌 오리처럼 짧은 내 다리를 학처럼 긴 다리 만들 수 있겠는가
백두에 병들어 누웠네 타처에는 눈만 내리고 부끄럽기만 하도다
늙은 몸 앞에 두고 주역 읽는 서안(書案)을 마주하고 앉았음이
.
寄月川趙上舍士敬 退一289
월천 조 상사 사경에게 부치다
一第平生幾誤身 素衣今復化緇塵 月川歸去盤旋客 莫恨年來到骨貧 退一289
.
舟中 示南時甫<己未.春 東歸 時甫追及於大灘 同舟而行> 退一290
시보가 대탄(大灘)에까지 전송나와서 배를 함께 탔음
曉靄濃仍晩 春山遠欲無 江湖生錦浪 林野著屛圖 物理何曾隱 退一290
효애농잉만 춘산원욕무 강호생금랑 임야저병도 물리하증은
人情自未符 歸舟深載病 白日照襟孤 退一290
.
三月三日 退一290
삼 월 삼 일
三月三日驪江上 桃李半落梨花開 蓬萊五雲屢回首 浩蕩烟波歸興催 退一290
삼월 삼짇날 여강 위에
복사꽃은 반만 지고 배꽃은 활짝 폈네.
봉래궁 아롱진 구름 자주 머리를 돌려보고
내낀 물결은 넘실넘실 돌아가는 흥을 재촉하네.
.
可興江上 別南時甫 退一290
가흥강 위에서 남시보와 이별하다
此後重逢知幾秋 舟中今日別離愁 還將白髮三千丈 去入仙源獨泝流 退一290
.
曉發北倉江入峽 寄時甫 退一291
새벽에 북창강을 출발하여 산협으로 들어가면서 남시보에게 부치다
曉日蒼涼積水空 緣崖躑躅爛蒸紅 卻隨漁棹桃源入 難與仙舟力角同 退一291
關塞極天君向北 家山迎眼我歸東 定知此後長相憶 努力無虧一簣功 退一291
退溪先生文集卷之三 退二1
詩 退二1
秋日 遊陶山夕歸 <己未> 退二1
秋懷憀慄蕙蘭腓 水落天空雁欲飛 不係窮通憂與樂 何知今古是兼非 退二1
天淵臺逈閒吟坐 柞櫟遷長帶醉歸 但使淵明終老地 衣沾夕露願無違 退二1
天淵臺 退二2
高臺臨眺敞無儔 萬事如今付釣洲 綃幕悠揚雲翼逸 金波潑刺錦鱗游 退二2
風雩得處難名▒ 壽樂徵時詎外求 老我極知蹉歲月 遺編何幸發潛幽 退二2
東齋感事十絶 退二2
聲利紛挐俗尙驅 古今英傑幾遷渝 無人▒把楊朱淚 灑向千岐萬轍衢 退二2
少小林泉有好懷 中間心事太相乖 若非前哲回吾駕 逆旅茫茫詎有涯 退二3
貪榮深愧老無聞 百病歸來性命存 始覺詩人言有味 一江明月亦君恩 退二3
多病無能白髮翁 一身長伴▒書蟲 ▒魚食字那知味 天賦▒書樂在中 退二3
雞鳴而起各孶孶 觸手無非善利幾 莫只攻人忘自責 斯須不戒小人歸 退二3
古人何事惕淵冰 從善如登▒似崩 美質尙難無悔吝 吾今安得不兢兢 退二3
滿壁圖書一炷香 曉▒風雪隔燈光 極知細字妨昏眼 癡坐心存夜氣章 退二4
打鐵成鍼欲作醫 作醫那▒問黃岐 十分鍼法從康節 刺得人心百疾夷 退二4
鄕里▒君不乏賢 一時聯璧映山川 近來消息知何似 一度興懷一悵然 退二4
歲寒山谷雪霜深 溪上梅花尙閟心 叵耐故人千里外 相思難與共幽襟 退二4
觀朱子大全書 ▒稱陸放翁之▒人 放翁終未聞一來問道 有感而作 退二5
退二5
木鐸千年振考亭 達材成德幾豪英 可憐當日蓮花老 終詫詩狂自絶聽 退二5
梅花 <庚申> 退二6
溪邊粲粲立雙條 香度前林色映橋 未怕惹風霜易凍 只愁迎暖玉成消 退二6
林居十五詠 <李玉山韻> 退二6
早春 退二6
臘酒春光照眼禮 陽和初覺適形神 晴簷鳥哢如呼客 雪▒梅寒似隱▒ 退二6
初夏 退二7
田家相賀麥秋天 雞犬桑麻任自然 縱使年來窮到骨 免敎匍匐井螬邊 退二7
早秋 退二7
切切陰蟲聽到明 不平何事訴聲聲 極知搖落來無奈 深▒叢筠護節莖 退二7
初冬 退二7
役車休了靜門庭 卒歲豳風事爾馨 羸骨土▒宜煖熨 卻須朝夕問樵靑 退二8
樂時 退二8
屈伸變化都因數 爻象推遷各有時 獨飮太和湯一盞 長吟安樂百篇詩 退二8
幽居 退二8
不用交情問越壇 風塵難與抗衰顔 撥貧近日移三徑 前對淸江後碧山 退二8
暮春 退二9
單裌衣輕物象新 尋花問柳坐陽濱 不知舍瑟人非後 東魯何人見得▒ 退二9
觀物 退二9
芸芸庶物從何有 漠漠源頭不是虛 欲識前賢興感處 請看庭草與盆魚 退二9
喜雨 退二10
陰興靈氣鬱繽紛 一雨農郊慶喜聞 總是龍公神用力 免敎▒望失霓雲 退二10
溪亭 退二10
年登何必問家啼 泌樂忘飢有此溪 ▒把小亭安一曲 可憐猶勝樹▒棲 退二10
觀心 退二10
靜中持敬只端襟 若道觀心是兩心 欲向延平窮此旨 冰壺秋月杳無尋 退二10
存心 退二11
同醉昏昏儻有醒 最難操守驗鍾聲 直方工力皆由我 休遣微雲點日明 退二11
樂天 退二11
聞道樂天斯聖域 惟顔去此不爭多 我今唯覺天堪畏 樂在中間可詠歌 退二11
記夢二絶 退二12
蟣蝨微臣病置閒 耿光圭竇不違顔 太平愧乏河汾策 芹▒懸誠一夢寒 退二12
寤寐天門幾許深 蘧蘧下墮只驚心 箇中憂國無餘事 長願年豐普得霖 退二12
溪上偶吟 退二12
把釣閒吟坐石磯 不知林表掛斜暉 歸來一室淸如水 身上猶看半濕衣 退二12
東齋月夜 退二13
暑雨初收夜氣淸 天心孤月滿▒欞 幽人隱几寂無語 念在先生尊性銘 退二13
夏日 林居卽事 二絶 退二13
窄窄柴門短短籬 草庭苔砌雨新滋 幽居一味無人共 端坐翛然只自怡 退二13
薄雲濃日晩悠悠 開遍川葵與海楹 始覺遠山添夜雨 前溪石瀨響淙流 退二13
陶山雜詠 <幷記> 退二13
靈芝之一支東出 而▒陶山 或曰 以其山之再成 而命之曰陶山也 或云 退二21
山中舊有陶▒ 故名之以其實也 ▒山不甚高大 宅曠而勢絶 占方位不偏 退二21
故其旁之▒▒溪壑 皆若拱揖環抱於此山然也 山之在左曰東翠屛 退二21
在右曰西翠屛 東屛來自淸涼 至山之東 而列岫縹緲 西屛來自靈芝 退二21
至山之西 而聳▒巍▒ 兩屛相望 南行迤邐 盤旋八九里許 則東者西 退二21
西者東 而合勢於南野莽蒼之外 水在山後曰退溪 在山南曰洛川 退二21
溪循山北 而入洛川於山之東 川自東屛而西趨 至山之趾 則演漾泓渟 退二21
沿泝數里間 深可行舟 金沙玉礫 淸瑩紺寒 卽所謂濯纓潭也 退二21
西觸于西屛之崖 遂並其下 南過大野 而入于芙蓉▒下 ▒卽西者東 退二21
而合勢之處也 始余卜居溪上 臨溪縛屋數間 以▒藏書養拙之所 蓋已三遷其地 退二21
而輒▒風雨所壞 且以溪上偏於▒寂 而不稱於曠懷 乃▒謀遷 退二21
而得地於山之南也 爰有小洞 前俯江郊 幽夐遼廓 巖麓悄蒨 退二21
石井甘冽 允宜肥遯之所 野人田其中以資易之 有浮屠法蓮者幹其事 退二21
俄而蓮死 淨一者繼之 自丁巳至于辛酉 五年而堂舍兩屋粗成 可棲息也 退二21
堂凡三間 中一間曰玩樂齋 取朱先生名堂室記樂而玩之 足以終吾身而不厭之語也 退二21
東一間曰巖栖軒 取雲谷詩自信久未能 巖栖冀微效之語也 退二21
又合而扁之曰陶山書堂 舍凡八間 齋曰時習 寮曰止宿 退二21
軒曰觀瀾 合而扁之曰隴雲精舍 堂之東偏 鑿小方塘 種蓮其中曰淨友塘 退二21
又其東▒蒙泉 泉上山脚 鑿令與軒對平 築之▒壇 而植其上梅竹松菊曰節友社 退二21
堂前出入處 掩以柴扉曰幽貞門 門外小徑緣澗而下 退二21
至于洞口 兩麓相對 其東麓之脅 開巖築址 可作小亭 而力不及 退二21
只存其處 有似山門者曰谷口巖 自此東轉數步 山麓斗斷 正控濯纓 退二21
潭上巨石削立 層累可十餘丈 築其上▒臺 松棚翳日 上天下水 退二21
羽鱗飛躍 左右翠屛 動影涵碧 江山之勝 一覽盡得曰天淵臺 西麓亦擬築臺 退二21
而名之曰天光雲影 其勝▒當不減於天淵也 盤陀石在濯纓潭中 退二21
其▒盤陀 可以繫舟傳觴 每遇潦漲 則與齊俱入 至水落波淸 退二21
然後始呈露也 余▒苦積病纏繞 雖山居 不能極意讀書 幽憂調息之餘 退二22
有時身體輕安 心神灑醒 俛仰宇宙 感慨係之 則撥書攜笻而出 退二22
臨軒玩塘 陟壇尋社 巡圃蒔藥 探林擷芳 或坐石弄泉 登臺望雲 或磯上觀魚 退二22
舟中狎鷗 隨意所適 消遙徜徉 觸目發興 遇景成趣 至興極而返 退二22
則一室岑寂 圖書滿壁 對案嘿坐 兢存硏▒ 往往有會于心 退二22
輒▒欣然忘食 其有不合者 資於麗澤 又不得則發於憤悱 猶不敢强而通之 退二22
且置一邊 時▒拈出 虛心思繹 以俟其自解 今日如是 明日又如是 退二22
若夫山鳥嚶鳴 時物暢茂 風霜刻厲 雪月凝輝 四時之景不同 退二22
而趣亦無窮 自非大寒大暑大風大雨 無時無日而不出 出如是 返亦如是 退二22
是則閒居養疾 無用之功業 雖不能窺古人之門庭 而其所以自娛悅於中者不淺 退二22
雖欲無言 而不可得也 於是 逐處各以七言一首紀其事 退二22
凡得十八絶 又有蒙泉冽井庭草澗柳菜圃花砌西麓南沜翠微 寥朗釣磯月艇鶴汀鷗渚魚梁漁村▒林雪徑櫟遷 退二22
漆園江寺官亭長郊遠岫 退二22
土城校洞等 五言雜詠二十六絶 所以道前詩不盡之餘意也 嗚呼 余之不幸晩生遐裔 退二22
樸陋無聞 而顧於山林之間 夙知有可樂也 中年妄出世路 退二22
風埃顚倒 逆旅推遷 幾不及自返而死也 其後年益老病益深 行益躓 退二22
則世不我棄 而我不得不棄於世 乃始脫身樊籠 投分農畝 而向之所謂山林之樂者 退二22
不期而當我之前矣 然則余乃今所以消積病 豁幽憂 退二22
而晏然於粢老之域者 舍是將何求矣 雖然觀古之有樂於山林者 退二22
亦有二焉 有慕玄虛 事高尙而樂者 有悅道義 頤心性而樂者 由前之說 退二22
則恐或流於潔身亂倫 而其甚則與鳥獸同▒ 不以▒非矣 由後之說 退二22
則所嗜者糟粕耳 至其不可傳之妙 則愈求而愈不得 於樂何有 雖然 退二22
寧▒此而自勉 不▒彼而自誣矣 又何暇知有所謂世俗之營營者 退二22
而入我之靈臺乎 或曰 古之愛山者 必得名山以自託 子之不居淸涼 退二22
而居此何也 曰 淸涼壁立萬仞 而危臨絶壑 老病者所不能安 且樂山樂水 退二22
缺一不可 今洛川雖過淸涼 而山中不知有水焉 余固有淸涼之願矣 退二23
然而後彼而先此者 凡以兼山水 而逸老病也 曰 古人之樂 得之心而不假於外物 退二23
夫顔淵之陋巷 原憲之甕牖 何有於山水 故凡有待於外物者 退二23
皆非▒樂也 曰 不然 彼顔原之所處者 特其適然而能安之▒貴爾 退二23
使斯人而遇斯境 則其▒樂 豈不有深於吾徒者乎 故孔孟之於山水 退二23
未嘗不▒稱而深喩之 若信如吾子之言 則與點之歎 何以特發於沂水之上 退二23
卒歲之願 何以獨詠於蘆▒之巓乎 是必有其故矣 退二23
或人唯而退 嘉靖辛酉日南至 山主老病畸人記 退二23
十八絶 <七言> 退二23
陶山書堂 退二23
大舜親陶樂且安 淵明躬稼亦歡顔 聖賢心事吾何得 白首歸來試考槃 退二24
巖栖軒 退二24
曾氏稱顔實若虛 屛山引發晦翁初 暮年窺得巖栖意 博約淵冰恐自▒ 退二24
玩樂齋 退二24
主敬還須集義功 非忘非助漸融通 恰臻太極濂溪妙 始信千年此樂同 退二24
幽貞門 退二25
不待韓公假大龜 新居縹緲映柴扉 未應山徑憂茅塞 道在幽貞覺坦夷 退二25
淨友塘 退二25
物物皆含妙一天 濂溪何事獨君憐 細思馨德▒難友 一淨稱呼恐亦偏 退二25
節友社 退二26
松菊陶園與竹三 梅兄胡奈不同▒ 我今倂作風霜契 苦節淸芬儘飽諳 退二26
隴雲精舍 退二26
常愛陶公隴上雲 唯堪自悅未輸君 晩來結屋中間臥 一半閒情野鹿分 退二26
觀瀾軒 退二26
浩浩洋洋理若何 如斯曾發聖啓嗟 幸然道體因茲見 莫使工夫間斷多 退二26
<幸手本作縱> 退二27
時習齋 退二27
日事明誠類數飛 重思複踐趁時時 得深正在工夫熟 何啻珍烹悅口頤 退二27
止宿寮 退二27
愧無雞黍嫚留君 我亦初非鳥獸▒ 願把從師浮海志 聯床終夜細云云 退二27
谷口巖 退二28
東躡江臺北入雲 開荒谷口擬山門 此名偶似前賢地 耕隱風聲詎易論 退二28
天淵臺 退二28
縱翼揚鱗孰使然 流行活潑妙天淵 江臺盡日開心眼 三▒明誠一巨編 退二28
天光雲影臺 <或只稱天雲臺> 退二28
活水天雲鑑影光 觀書深喩在方塘 我今得意淸潭上 恰似當年感歎長 退二28
濯纓潭 退二29
漁父當年笑獨醒 何如孔聖戒丁寧 我來叩▒吟風月 卻喜淸潭可濯纓 退二29
盤陀石 退二29
黃濁滔滔▒隱形 安流帖帖始分明 可憐如許奔衝▒ 千古盤陀不轉傾 退二29
東翠屛山 退二29
▒▒▒▒左翠屛 晴嵐時帶白雲橫 斯須變化成飛雨 疑是營丘筆下生 退二30
西翠屛山 退二30
嶷嶷▒▒右翠屛 中藏蘭若下園亭 高吟坐對▒宜晩 一任浮雲萬古靑 退二30
芙蓉▒ <趙上舍士敬家在▒下> 退二30
南望雲▒半隱形 芙蓉曾見足嘉名 主人亦有▒霞癖 茅棟深懷久未成 退二30
二十六絶 <五言. 逐題又有四言詩一章> 退二30
蒙泉 <書堂之東 有泉日蒙 何以體之 養正之功> 退二30
山泉卦▒蒙 厥象吾所服 豈敢忘時中 尤當思果育 退二31
冽井 <書堂之南 石井甘冽 千古▒▒ 從今勿幕> 退二31
石間井冽寒 自在寧心惻 幽人▒卜居 一瓢▒相得 退二31
庭草 <閒庭細草 造化生生 目擊道存 意思如馨> 退二32
庭草思一般 誰能契微旨 圖書露天機 只在潛心耳 退二32
澗柳 <澗邊垂柳 濯濯風度 陶邵賞好 起我遐慕> 退二32
無窮造化春 自是風流樹 千載兩節翁 長吟幾興寓 退二32
菜圃 <節友社南 隙地▒圃 下帷多暇 抱甕何苦> 退二33
小圃雲間靜 嘉蔬雨後滋 趣成▒自得 學誤未全癡 退二33
花砌 <堂後衆花 雜植爛爛 天地精英 莫非佳玩> 退二34
曲砌無人跡 幽香發秀姿 風輕午吟處 露重曉看時 退二34
西麓 <悄蒨西麓 堪結其茅 以藏以修 雲霞之交> 退二34
舍西橫翠麓 蕭灑可幽貞 二仲豈無有 愧余非蔣卿 退二34
南沜 <石之揭揭 樾之陰陰 于江之沜 納涼蕭森> 退二35
異石當山口 傍邊澗入江 我時來盥濯 淸樾興難雙 退二35
翠微 <翠微翠微 書堂之東 九日故事 感慨余衷> 退二35
東隴上翠微 九日攜壺酒 卻勝陶淵明 菊花空滿手 退二36
寥朗 <寥朗寥朗 精舍之西 仰眺俯瞰 孰知其倪> 退二36
西隴上寥朗 矯首望▒霞 安得陵八表 仍尋羽人家 退二36
釣磯 <臨江苔石 一絲颺風 貪餌則懸 冒利則訌> 退二36
弄晩竿仍裊 來多石亦溫 魚穿靑柳線 蓑帶綠▒痕 退二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