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쨋날(8월14일, 토요일)
어느덧 입추가 지나가고 8월 중순으로 막 접어들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불볓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다. 주말과 광복절을 맞이하여 낭만이 가득한 동해안으로 1박2일간(8.14-15일) 힐링 라이딩 투어 하기로 하였다. 여름철 여행은 바다가 제격이다. 햇볕이 뜨거워도 바닷바람은 시원하고, 푸른 바다를 보기만해도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고,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14일 05시 30분 벤차량에 우선 스머프 차를 픽업한 다음 람보 임종국부부,바이크 손 순으로 태우고 07시경에 강릉을 향해 출발하였다. 영동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에 들러 황태해장국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후 출발하였으나 피서객들의 차량이 도로를 꽉 메우고 있어, 강릉 남대천에 도착한 시간이 예정시간보다 1시간반 가량 늦게 도착한 오전 11시30분경 이었다. 강릉은 동해안을 대표하는 명소 이기도하다. 강릉 기온이 32도로서 바람 한 점 없이 맑고 투명한 하늘 이었다.
가마솥같은 뜨거운 햇살이 머리위로 내려 퍼붙고 있어 서있기만해도 온몸에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였다.
폭염속을 뚫고 갈대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남대천을 따라 서서이 이동하였다.30분쯤 지나서 안목해변에 도착하였다. 안목해변은 커피로 유명한 곳이다. 바다를 향해 커피 자판기가 수십개 줄지어 서있어 '길 카페'라고도 불린다. 수많은 인파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으며, 가족단위, 젊은 연인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띠었다.
미풍에 몰려오는 물결의 바다냄새는 언제 맡아도 신선하고 상쾌하였으며, 넓고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편안함이 파도와 함께 밀려와 절로 시원한 탄성이 흘러나온다. 인파와 차량의 물결을 헤집고 아크로바트처럼 곡예하듯 요리조리 피해다니느라 진땀을 흘렸다.그리고 일부 얌체족들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불법 점유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동해안 종주자전길을 따라 송정해변과 강문해변을 지나 경포대에 도착하였다.
경포대는 관동 8경중 하나로 경포호와 해수욕장으로 피서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경포호는 호수주위 소나무숲과 벚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있고,경포호를 동해로부터 분리시키고 있는 해안사주(海岸沙洲)는 경포대 해수욕장을 이루고 있다. 경포대는 해변과 호수,하얀 모래사장에 에메랄드 빛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바다와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맑고 깨끗한 푸른바다와 흰 모래밭,그리고 눈 부시게 빛나는 태양을 배경으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의 천진스런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았다.
끝없이 펼쳐지는 해변길, 곳곳에 나무데크와 소나무숲길로 조성되어있어 기분이 상쾌하였다. 영진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경 이었다. 어촌해물탕/찜 식당에서 성게비빕밥과 잡고기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바이크 손은 성게 비빕밥이 최고의 진미라고 손가락을 치켜든다. 톡쏘는 맛이 일품이었다.시원한 맥주와 소주도 곁들여서 주거니,권커니 하면서 들이켰다. 식사가 끝날즈음 요란한 천둥과 번개치면서 굵은 소나기가 1시간 가량 줄기차게 퍼붙고 있었다.
비가 멈추고나서 오후 4시경 다시 라이딩하기 시작하였다. 주문진 어시장에 도착할 즈음 또다시 천둥과 번개치면서 한바탕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렸다.주문진 어시장은 주문진항에 인접해있어 싱싱한 해산물, 포항에 정박해있는 어선,분주한 상인의 모습등 바다냄새가 물씬 풍기는 항구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동안 골뱅이를 시켜 먹었다.바이크 손과 람보 임종국이가 좋아하는 해산물이다. 쫀득쫀득한 맛이 진미였다.
바이크 손과 람보 임종국은 여기서 라이딩을 종료하자고 한 반면 스머프 차와 오벨로(임종국부인)는 강행하는것으로 밀어붙였다.결국은 스머프 차와 오벨로의 손을 들어주었다. 비가 그치고나서 오후 5시30분경 수산항을 향해 출발하였다.주문진 수산시장에서 남애항까지는 약 9km로 45분이 소요되었다. 남애항은 동해안에서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3대 미항중의 하나로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다. 동해안 일출의 최고 명소이기도 하다.
방파제와 등대,괴암과 청송으로 뒤덮인 양아도와 작은 돌섬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항구의 풍경을 뽐내고 있다. 남애항은 386세대에게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고래사냥의 촬영지다. 남애항 양쪽에는 서로 마주보고있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는 남애항의 운치를 더해준다. 남해항을 벗어나 죽도해변과 동산포 해수욕장을 지나 기사문항에 도착하였다. 기사문항은 38선 바로 북쪽에 위치한 항포구로 유명하다.송이버섯 모양의 작은 등대가 있는 기사문항과 조도라 불리는 작은 섬이 밋밋할것 같은 바다 풍경을 아름답게 꾸며준다.
조도와 고깃배, 푸른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동해안은 크고 작은항구와 해변이 즐비해 발길 닿는곳 어디든 경치가 수려하다. 오늘의 라이딩 종착역인 수산항을 향헤 라이딩을 재촉하였다. 기사문항에서 하조대를 경유하여 동호해변을 지나 수산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7시 30분 이었다. 하조대는 조선시대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은거하였던 장소로 두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라'불린다.
하조대는 기암절벽이 우뚝솟고 노송이 어울려서 절경을 이루는 명소로 드라마 태조 왕건을 촬영한 곳이다.설악산 줄기와 동해안의 남대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수산항은 양양 국제공항과 인접하고 있는교통의 요충지로서 세력권어선의 어업근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어느새 석양 햇빛이 저물기 시작하자 낙조가 핏빛에서 어둠으로 물들어가고 파도도 차랑차랑 흔들리고 있었다.수평선 너머로 지는 일몰은 바다를 온통 금빛으로 물들여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다.
동해안의 절경을 즐기며 장시간의 지루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비록 찜통더위로 온몸에 땀방울로 홍건히 젖었지만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 라이딩은 여기서 종료( 총 이동거리;52km)하고 숙박을위해 차량에 탑승, 속초로 향하였다.숙박비( 17-20만원)가 만만치않아 속초시내를 벗어나 삼포해수욕장 주변 민박촌에서 1박(방세 7만원)하였다. 시설이 보잘것없고 비품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우선 저녁식사부터 하기로하고 음식집을 찾았으나 밤10시가 다된지라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바지락 칼국수로 저녁을 마치고 샤워한뒤 피곤한 몸을 풀었다.
둘쨋날( 8월15일, 월요일)
아침 6시에 기상하고 ,송지호 해변 조개구이 식당에서 갈치,고등어등 생선구이로 아침식사를 하였다.,짭잘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송지호 해수욕장은 이른 아침시간이라 피서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 최종 목적지는 대진항이다.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으며 8시정각 출발하였다.송지호 해수욕장을 지나자 바로 송지호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송지호는 고성의 문화명소로 손꼽힌다. 맑은물과 소나무숲이 잘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푸른바다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소나무숲길을 따라 한참 이동하니 가슴에 맑은 기가 가득하여 기분이 날아갈듯 상쾌하였다. 송지호 오토캠핑장을 지나 10분정도 가다보면 공현진항에 다다른다. 공현진항은 옵바위로 유명하다. 깨끗한 백사장이 펼쳐있는 해변앞에 2개의 바위섬이 있는데 이 바위를 옵바위라 불린다. 섭(홍합과조개류)이 바위에 많이 서식하여 '옵바위'라고 한다.옵바위를 배경으로한 일출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공현진항에서 2km이내에 가진항이 위치하고 있다.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가진항으로 수산물이 다른 어항보다 많다고 한다. 잔잔함과 조용함이 이 항구의 특징이다. 가진항에서 반암해수욕장과 거진해수욕장을 지나면 바로 거진항에 이른다. 대략 15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있다.자전거길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안내병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있다. 나무데크와 소나무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기이한 바위가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오랜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예술품이다. 바다는 강렬한 태양빛 아래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해변을 제외한 해안가에는 철조망이 쳐져있어 분단의 아픔을 실감케 하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유난히도 뚜렷하게 보였으며,너무 아름다웠다. 거진항은 태백산맥 줄기의 구름이 해안을 둘러싸고있어 천헤의 어항으로 불리며, 명태 주산지로 유명하다. 맑은 초록빛 바닷물과 아담한 항구에 고깃배들이 둥둥 떠있어 마치 그림엽서 처럼 아름다웠다.
거진항에서 아름다운 해변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내륙으로 접어들어 15분 가량 지나면 거대한 화진포 호수가 시야에 들어온다. 화진포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이며, 동해와 인접하여 자연 풍광이 수려하고 광활한 호수 주위에는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경관이 압권이다. 주변에는 유명한 별장(이승만 대통령, 이기붕 부통령, 김일성)이 들어서 있어 고즈넉한 정취를 풍긴다. 현재는 안보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어, 여름철 되면 피서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양켠에 하늘을 찌를듯 쭉쭉뻗은 소나무들이 기품을 토해내고 있어 보기에도 너무 아름다웠다. 에어컨 바람 못지않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차가운 냉기가 가슴을 타고 내려갔다. 답답한 가슴이 뻥 뿛리는 기분이었다. 화진포 해수욕장은 대부분 군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는 민간인에게 개방하였다.수심이 얕고 해저가 청아하여 주옥같은 백사장이 명사십리(明沙十里)를 이루고 있어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 불린다.
특히 모래빛이 하얗기로 유명하고 모래에 모나즈(monaz)이 많아 모래를 밟으면 감촉이 부드럽다. 1980년 1군사령부 참모장 보좌관 재직시, 여름철에 화진포 김일성 별장에서 3일간 피서를 즐긴적이 있다. 바닷가 맞닿은 절벽위에 세워져 있어 경치가 빼어나고, 울창한 나무 숲속에 들어앉아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김일성 별장을 '화진포의 성' 이라고도 한다. 화진포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울창한 소나무숲 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수십년에서 수백년생인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장관을 이룬다. 여름철에 삼림욕으로 안성마춤 이다.화진포 해수욕장에서 김일성 별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발길을 돌렸다. 그당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감회가 새로웠다.정말 좋은 시절이었다. 화진포를 벗어나 마지막 목적지인 대진항을 향해 힘차게 질주하였다. 화진포에서 초도항을 경유하여 초도 해수욕장을 지나면 대진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3.2km로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눈 부신 태양이 짙푸른 바다위로 폭발하고 있었다.푸른 바다를 보니 가슴이 좀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대진항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아담한 항구로서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였다. 잠시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빨리 통일이 다가와 오기를 간절이 염원 하였다. 오늘 라이딩은 35km,오전 11시 40분, 시계가 멈췄다. 대진 수산시장 활어회 센타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사서 "오!! 가다네" 식당에서 요리를 해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주매뉴는 전복치, 광어, 돌참치,마르미회와 홍합(섭)이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천하제일의 진미였다. 바이크 손이 다시마를 구입하여 각자 선물로 주었다. 항상 베푸는 손대장의 훈훈한 인정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연휴라 차량이 막힐것을 고려하여 서둘러서 출발하였다. 진부령과 미시령을 통과하여 인제,신남, 홍천, 양평방향으로 이동하였다 .
차량이 가끔 혼잡하였으나 고속도로보다는 빠른편 이었다.양평 대복 불고기식당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면서 야채 불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이 밤 9시경 이었다. 다음에 만날 기약을 하면서 서로 반갑게 악수하고 웃으면서 헤어졌다.오늘 라이딩을 함께한 바이크 손과 람보 임종국 부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성동16회 bikeholics 부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