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ROSARIUM VIRGINTS MARIAE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의 교서 2002. 10. 16. 평화를 위한 기도, 가정을 위한 기도 6. 지금의 역사적 상황이 묵주기도의 부흥에 커다란 효과를 더해 주 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 평화의 은총을 간청하여야 할 절 박한 필요가 있습니다. 선임 교황들과 저 자신이 묵주기도는 평화를 위 한 기도라고 거듭거듭 밝혔습니다. 2001년 9월 11일의 저 가공할 재앙으 로 시작되고 거의 날마다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폭력과 유혈 사태를 목격 하는 이 천년기의 벽두에, 묵주기도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우리의 평 화’이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관상하는 일에 몰입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 도께서는 “우리 둘을 하나로 만드시고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 을 헐어 버리셨기”(에페 2,14 참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화 증진을 자 신의 의무로 여기는 사람은 틀림없이 묵주기도를 명백한 의무로 알고 바 치며,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땅, 아직도 극심한 고 통을 받고 있는 나자렛 예수님의 땅인 성지의 평화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현대의 또 다른 위기와 관련해서도 투신과 기도가 요구됩니다. 바로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의 위기입니다. 가정은 이념과 실제에서 날마다 점점 더 붕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 시대의 필수적 근 본 제도인 가정의 미래는 물론 사회 전체의 운명이 위험에 빠져들고 있습 니다. 가정 사목이라는 폭넓은 영역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에 묵주기도를 되살린다면, 파멸로 치닫는 이 시대의 위기를 막아내는 데에 효과적인 도 움이 될 것입니다.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 7. 수많은 표징이 가리켜 주듯이, 오늘날에도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녀께서는 바로 이 묵주기도를 통하여 어머니로서 우리를 끝까지 돌보고 자 하십니다. 구세주께서는 돌아가시는 그 순간 가장 사랑하시던 제자를 가리키며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하 고 말씀하심으로써 교회의 모든 자녀를 당신 어머니의 보호에 맡기셨습니 다. 그리스도의 어머니께서 하느님 백성이 이러한 형태의 관상 기도를 권 고하시는 당신의 목소리를 똑같이 깨닫게 하시고자 당신의 현존을 보여 주셨던 19세기와 20세기의 여러 사건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지 금까지도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교회 권위의 인 정을 받은 루르드와 파티마의 발현을 그 이름을 들어 기억하고자 합니 다.11) 이들 순례지에는 위안과 희망을 찾는 수많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증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8. 묵주기도 안에서 성덕에 이르는 참된 길을 찾은 수많은 성인들의 이름을 다 열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묵주기도에 관한 훌륭한 책을 쓴 루도비코 마리아 그리뇽 드 몽포르 성인12)과, 우리에게 더욱 친 근하고 최근에 제가 시성의 기쁨을 누렸던 피에트렐치나의 비오 신부는 특별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바르톨로 롱고 복자는 묵주기도의 참된 사도로서 특별한 은사를 지녔습니다. 그분 성덕의 길은 “묵주기도 를 전파하는 사람은 누구든 구원을 받는다!”13) 하는 마음 속 깊이 깨달 은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분은 기원 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의 폭발로 매몰되어 오랜 세기 뒤에 그 잿더미에서 고대 인류의 명암을 보여 주는 증거가 발굴되는 폼페이에, 그 전에 그리스도의 소식이 가닿지 도 못한 이 고대 도시의 폐허 위에 거룩한 묵주기도의 성모님께 성전을 봉헌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깨달았습니다. 바르톨로 롱고는 평생의 모든 활동을 통하여, 특히 ‘15주간 토요 묵주기도’를 실천함으로써 그리스 도 중심적이고 관상적인 묵주기도의 정신을 증진하였으며, ‘묵주기도의 교황’이신 레오 13세의 커다란 격려와 후원을 받았습니다. (Ave Verum Corpus KV618) / 앙상블 플라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