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대학 스턴경영대학원의 바티아 위젠펠드 교수와 박사과정에 있는 사라 휠러 스미스 연구원, 일리노이 대학의 나오미 로스먼 조교수,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의 애덤 갤린스키 교수 등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공평한 관리자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을지언정 강한 리더십은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내 자원에 대한 통제력과 부하직원에 대한 상벌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 결국 고위 요직을 맡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관리자는 공포의 대상이 돼야 할까. 관리자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 받는 가운데 이들에게 강력한 인상까지 심어줄 수는 없을까.
연구진은 지난 1990년대 제약업체 화이자에서 떠오르는 별로 각광 받던 행크 매키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캐런 케이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대조적인 예로 들었다.
화이자의 해외사업까지 총괄했던 매키넬 CFO는 단호한 협상 스타일,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빚곤 하는 태도로 유명했다. 반면 케이튼 COO는 부하 직원과 동료들을 점잖게 대하며 이들로부터 존경 받았다.
그러던 중 2001년 화이자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택해야 할 때가 왔다. 화이자가 택한 인물은 매키넬 CFO다. 당시 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터프가이' 매키넬 CFO가 화이자의 CEO로 적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연구진이 여러 기업을 조사해본 결과 사내 승진에서 중시되는 것은 관리자의 강한 리더십이지 공평성이 아니다.
연구 결과 관리자들은 공평성과 강력한 이미지를 양립할 수 없는 두 요소로 본다. 따라서 상당수가 후자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택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후자를 택할 경우 조직에 큰 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
앞서 예시한 화이자에서 매키넬 CFO가 CEO로 등극한 뒤 케이튼 COO를 따르던 유능한 많은 관리자들이 사직했다.
그렇다면 공평성과 강력한 리더십은 정말 양립할 수 없는 걸까.
연구진은 윤리와 도덕을 중시하고,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는 기업 분위기라면 공평성을 중시하는 관리자들이 강한 파워까지 겸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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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뛰었다… '평창 유치 주역' 스포츠 스타들
유창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홍보 만점… 더반 최고 스타
'피겨 여왕'
김연아(21)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남아공 더반의 최고 스타였다. 처음 도착한 지난달 30일부터 최종 결정이 나온 6일까지 일주일 동안 매일 100명이 넘는 국내외 기자들이 따라다닐 정도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였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때 김연아의 이름이 호명될 때 휘파람 소리가 나왔고, IOC 위원들은 앞다퉈 기념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평창 유치위 홍보대사 김연아는 지난 5월 본격적으로 평창 유치전에 합류했다. 유치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의 유명세를 활용해 IOC 위원들의 호감을 얻자는 전략을 세웠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김연아는 총회에 앞서 진행된 두 번의 브리핑에서 유창한 영어로 평창 올림픽의 필요성을 역설해 IOC 위원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있었던 테크니컬 브리핑에 참석한 영국의 크레이그 리디 IOC 위원은 "김연아가 평창올림픽 유치활동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며 "그녀의 발표는 환상적이었다. 평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피겨 여왕’김연아가 6일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 평창의 2018 동계올림픽 유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AP 뉴시스
더반 현지에 와서는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인 아프리카에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펼치며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케이트를 신고 남아공 피겨 꿈나무 20여명을 만나 동작 하나하나를 가르쳤고 자신을 찾아온 남아공의 피겨 선수 타마라 제이콥스를 만나 "열심히 하라"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또 남아공 현지 신문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소외지역에 올림픽의 가치가 전파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의 기고도 했다.
밴쿠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이상 스피드스케이팅)와 함께 유치위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절박함 때문에 유치위에서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만 감돌았는데, 김연아의 합류로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다.
투표에 바로 앞서 진행된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잠시도 쉴 틈이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후 숙소에 돌아와 매일 2시간씩 전문 컨설턴트의 지도를 받으며 손짓과 시선 처리까지 연습한 결과였다.
88올림픽·2002월드컵… 스포츠 외교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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