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1월 25일자 「뉴욕타임스」에 파타고니아 기업은 “Don’t Buy This Jacket!”(이 재 킷을 사지 마세요!)이라는 도발적인 광고를 냈다. 의류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을 발생시키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역설적으 로 당시 자사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던 재킷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한 것이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의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매년 3억 4,200만 배럴의 석유가 소비된다. 그리고 흰티와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물의 양은 각각 2,700ℓ 와 7,000ℓ에 달한다. 세탁하는 과정에서는 미세섬유(미세플라스틱)가 배출되는데, 이는 전체 해양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약 30%에 이른다. 게다가 합성섬유는 500년 가까이 썩지 않기에 매립될 때 또 다른 환경오염을 발생시킨다. 결과적으로 옷을 생산, 세탁, 폐기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 이상이 배출된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생산되는 1,000억 벌의 옷 가운데 약 330억 벌은 생산된 그해 폐기 처리된다. 더 큰 문제는 ‘패스트패션’ 흐름으로 의류기업들은 최신 유행을 반영해 빠르게 제작 유통하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옷을 구매한 후 폐기한다. 일부 헌 옷들은 인도, 가나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데, 이 또한 재활용되 지 못하고 폐기 방치되어 결과적으로 심각한 환경 오염을 떠넘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불명예스럽게도 한국은 헌 옷 수출국 세계 5위이다.
의류 폐기물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쓰레기 문제는 단순히 배출된 결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아니라, 처음부터 배출되지 않도록 그 원인에 주목하여 생산과 소비에서부터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폐기물 발생 이후 소각, 매립이라는 사후 관리 위주의 정책에서 생산-유통-소비-재활용으 로 이어지는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도리어 2,000만 수도권 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서울, 인천, 경기도 지자체간 대립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인천시 관내 소각장 신규 건설 문제도 각 구군별 주민과의 갈등으로 여전히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는 우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이런 측면에 서 자원순환은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대량생산과 소비속에 서 무한히 배출되는 폐기물의 처리라는 낡은 제도와는 이제 결별하자. 이에 새해를 맞이하여 다음 과 같은 자원순환 캠페인을 해보면 어떨까?
“Don’t waste it, Wear longer!”(버리지 말고 오래 입으세요!)
조강희 프란체스코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2024년 1월 14일┃연중 제2주 교구주보 <빛과 소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