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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꼴미가든 2) 전화 : 031-672-0085 3) 주소 : 안성시 고삼면 봉산길 291(봉산리 370-7) 4) 주요 음식 : 잉어통구이, 매운탕 |
2. 맛본 음식 : 잉어찜(6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잉어통구이’는 전문잉어구이기에 양파, 시래기 등 부재를 깔아 놓고 잉어를 통으로 담아 쪘다. 우선 철로 된 대형 찜기가 놀랍다. 잉어 조리만을 위해 개발된 특별한 도구다. 옛날 같았으면 당연히 진상음식이었을 터다. 천하기물을 먹는다는 느낌만으로도 우선 좋다. 왕이 된 기분으로 특별하고도 귀한 음식을 즐겨보자.
2) 주요음식 :
구이는 잉어구이기에 그대로 열을 가했다는 점에서는 구이이다. 실제로 구이기는 뚜껑을 열지 않아서 잉어에 그대로 불이 닿지는 않으므로 찜과 같다.
전용찜기를 사용하여 잉어는 통째로 그대로 나온다. 이런 통요리는 제사음식에 많이 쓰이는데, 특히 중요한 신에게는 통돼지, 통생선 등으로 통째로 희생물을 바쳤다. 중국에서 통요리는 부귀의 상징이기도 하다. (김경은 <한중일 밥상문화> 참조) 신이든 인간이든 존귀한 대상에게 통요리를 올렸다는 점에서는 같다. 통요리를 받았으니 손님은 모두 귀빈이 된다.
찜기의 크기가 너무 커서인지 한 마리가 2인이 먹기에는 많고, 4인도 먹을 수 있을 듯하다. 그릇이 아예 잉어크기를 확정하고 있어서 양을 조절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큰 잉어를 항상 어디서 구할까, 걱정이 될 정도다.
또 잉어가 너무 큰 탓인지 맛이 속살까지 배어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곁반찬과 시래기가 그래서 더욱 긴요하다. 다행히 시래기와 함께, 곁반찬과 함께 하면 간을 맞출 수 있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고기가 크니 가시도 크다. 목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 가시가 등 가시처럼 굵고 억세다. 조심조심 헤쳐 가며 먹어야 한다.
새로운 체험은 맛을 잊을 정도로 신기한데 정신을 차리면 토속적인 반찬에 맛있는 찜을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뱃속에 한약재를 넣고 쪄서 살풋 한약냄새가 살에 배어 있을 뿐, 흙냄새도 비린내도 없고 고기는 제법 쫄깃거린다.
3) 반찬 특기사항
시금치, 호박무침, 물김치, 깍두기, 오이장아찌무침 등이 나온다. 어느 거 하나 허술하지 않아서 잉어찜의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토속적이며 정갈한 느낌에 시골냄새, 밭 냄새가 묻어난다. 싱그럽고 탄력이 있다.
한국이 어디서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가 날씨와 토양에 있다는 일반론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보편적인 식재료는 맛있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재료의 특성을 잘 살리면 그대로 맛있는 반찬이 된다. 식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조리방식이 덕분에 시금치는 줄기와 잎의 통통한 살이 풋풋한 마늘맛과 어우러져 육질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금방 밭에서 따온 듯한 신선함이 음식에 그대로 담겨 있다. 실제로 모두 농사지어서 내 놓는단다.
4) 김치 등
물김치는 많은 양념 아니어도 재료의 싱싱함과 개운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깍두기는 시지 않으면서 풍미가 있다. 오이장아찌는 탱글탱글한 오이살맛이 좋다.
음식 전체가 재료의 본래맛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식약동원 음식의 대표적 사례다. 약인지, 음식인지, 잉어인지, 약재인지 모르겠다. 생선살이 건강보양식이란 믿음을 준다. 병든 노모를 한숨에 일으켜 세우는 음식 아니었던가.
4. 맛본 때 : 2018.7.
5. 음식 종류 : 잉어통구이, 메기매운탕, 잡어매운탕
6. 맛본 후
잉어는 전통적으로 효자의 음식이다. 앓는 노모가 하필이면 한겨울에 먹고 싶다는 잉어를 아들이 얼음을 깨고 잡아다 봉양한다. 그 겨울 얼음 속에서 뛰쳐나오는 잉어는 아들이 하늘이 낸 효자임을 입증하는 물증이 된다.
효행 입증은 제철 아닌 음식의 봉양 이외에 흉년 기아에 허벅지를 베어 봉양하는 것, 손가락을 잘라 수혈을 해서 병을 낫게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효자 입증물은 대개 약재나 음식이다. 음식과 약이 충분하지 않은 시절에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이런 이야기가 바로 효행설화이다.
앓는 부모가 찾는 비철 음식은 잉어만이 아니고 수박, 복숭아 등의 과일도 있다. 그러나 과일보다 생선이, 생선에서는 잉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잉어는 음식이자 약재이므로, 기아도 면하게 하고 영양 보충도 해주며 병도 낫게 해주기 때문이다.
잉어찜은 효자에게 봉양 받는 느낌, 백성에게 진상 받는 느낌이 들어서 음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봉양식이 되어 당신을 귀인으로 만들어 준다. 거기다 통으로 진기한 찜기에 들어 있는 찜은 특별한 음식체험을 하게 할 것이다. 더 만족스러운 것은 재료가 특별함을 넘어 맛도 특별하다는 것이다. 맛과 영양을 쫓는 식생활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행위로도 쫓을 만한 체험이다.
*‘할고공친(割股供親)’ 설화는 ‘단지공친(斷指供親)’ 설화 및 ‘효감생물자래(孝感生物自來)’ 설화와 아울러 가장 보편적인 효행설화 유형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8. 식후정담, 주변 볼거리
식당이 끼고 있는 고삼호수[古三池]는 김기덕 감독의 <섬>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좀 끔찍한 내용이지만 호수는 처연하게 아름다운 영상미로 화면을 채웠었다. 영화의 주인공도 낚시꾼이지만, 실제로도 이 호수는 낚시꾼들의 세상이다. 잉어와 붕어가 가득한 곳이어서 낚시 풍광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곳곳이 낚시터여서 강태공들이 낚시수상좌대 위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고삼저수지>
꼴미는 꽃뫼의 다른 이름. 청송의 축소판이라는 꼴미는 수중의 버드나무가 일품으로 주산지를 생각나게 한다. 꼴미낚시터 또한 유명한데 2Km 가량의 주위 산책로는 걷기에도 그만이다. 연꽃이 많은 것도 이곳 특성이어서 볼거리, 놀거리, 운동거리가 다 갖추어져 있다.
*<꽃뫼마을>
꼴미가든의 잉어구이를 먹고 저수지를 끼고 한 바퀴 돌면 어렵게 커피숍을 찾을 수 있다. <카페도레>. 점심 후 저수지를 낀 아름다운 마을을 돌아보다 이곳에서 맛좋은 커피를 한잔하고 저녁을 먹고 다시 꽃뫼에서 맥주를 한잔하면 더 이상의 천국이 없다. 하루 일정이 화려하다.
안성은 경기도의 전주라 할 만큼 음식도 상당하고 바우덕이축제등 다양한 전통볼거리가 많다. 부꾸미, 누룽지 등을 기본음식으로 하여 2004년부터, 2010년 토종음식축제를 6회 개최했다. 서울의 주변성을 벗어나 제 색깔을 내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