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황태구이>
황태구이와 산나물 요리로 잘 알려진 맛집이다. 황태 생산의 본산지에 제철에 와서 맛보는 황태구이는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누이 많이 온 데다 저녁이어선지 식당은 한산했다. 여러 나물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것도 좋다. 마른 산나물을 팔기도 한다. 순두부가 향그럽고 좋다.
1.식당대강
상호 : 백담황태구이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백담로 24 (용대리
전화 :
주요음식 : 황태구이, 산나물
2.먹은날 : 2024.2.28.저녁
먹은음식 : 황태구이정식 15,000원
3. 맛보기
저녁이어선지 산사의 고즈넉함이 음식에서도 느껴진다. 게다가 집에서는 먹기 힘든 산나물류와 황태여서 멀리 떠나온 여행의 맛과 심신의 온전한 휴식을 제대로 누리는 것 같다. 밖에 펼쳐진 설경은 눈바람에 수없이 마르고 젖고를 반복하며 만들어진다는 황태 건조 덕장을 보는 거 같다.
표고버섯나물, 목이버섯나물, 취나물, 도라지나물, 무청나물, 고사리나물 등등, 갈수록 귀해지는 손맛 깃든 나물류가 상을 채운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남의 손으로 만든 음식'이라든데, 채취해서 말리고 씻고 불리고, 볶고의 수많은 단계를 남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 나물 밥상은 그야말로 선물같은 밥상이다. 나물의 향까지 덤으로 준다.
식당에서 마른나물반찬을 만날 때마다 황송한 기분으로 먹는다. 이런 음식을 먹는 나라는 세계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희말라야 기슭의 네팔에서는 산나물을 먹는다 한다. 그러나 이런 나물찬은 아니다. 귀한 찬, 많은 손으로 준비해준 찬, 감사의 상이다. 큰상을 받았는데 뭘로 세상에 갚아야 하나?
도라지황태구이. 굳이 구이를 하지 않아도 맛있었을 두툼한 황태맛이 고소하다. 겨울 제철에 황태 본산지에서 맛보는 황태구이는 사치의 끝이다. 도라지에 곁들이니 황홀한 맛이 난다. 산과 바다의 진미, 거기다 인간의 손과 바람을 빌려 만든 신인 합작의 식품에는 단백질도 최고로 함유되어 이래저래 최상의 건강음식이 된다.
겨울철에 눈과 찬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바람 잘 드는 곳에서 명태를 건조시킨 것이 황태이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바로 이곳은 황태 덕장으로 유명하다. 이곳 북면이 바로 황태의 원산지다. 요즘은 수온의 변화로 명태가 나지 않아 주로 러시아산을 사용한다는 것이 안타까운 변화다.
황태는 그 자체로 술안주가 되고, 성묘 시 진설되는 단골 식품이다. 동해에서 더 이상 명태가 나지 않아도 황태는 여전히 우리 음식이다. 우리가 건조하여 우리식 전통조리법으로 만들면 우리 음식이다. 영광굴비가 영광에서 나지 않아도 영광에서 건조하면 영광굴비가 되듯이 말이다. 영광의 바닷바람이 영광굴비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인제 북면의 덕장이 황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순두부. 고소한 두부향이 진하다. 자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산골의 텁텁함도 같이 느껴진다.
황태무국. 시원한 국물에 졸깃한 황태의 식감이 좋다. 두툼한 육질에 묻힌 인제 겨울바람이 입안으로 들어온다.
청국장. 진한 맛이지만 고소한 맛은 아니다. 청국장, 참 어려운 음식이라는 걸 다시 확인한다. 천안과 아산에 가면 맛있는 청국장을 먹을 수 있다. 그만 못하지만 진한 맛은 나름 원색적이어서 좋다.
4. 맛본 후
오다가 미시령 톨게이트에서 찍은 울산바위 설경. 이곳을 통과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황태구이집에 이른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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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깔끔하고 맛깔스런 음식이 먹음직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