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사>
화려하다고 해야 할까, 어지럽다고 해야 할까, 가지가지 행사의 잔여물로 경내는 빈 터가 없을 정도다. 사찰 자체가 위 아래 경사가 심한 곳에 위치해 있어 넓은 터를 한눈에 갖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 곳에 가득한 연등과 조명시설과 무대시설과 기타 행사시설, 조용한 사찰을 기대하고 왔다면 실망일 것이다.
그러나 산속 깊은 곳의 고요한 느낌보다 오늘날 불교의 모습을 보려고 왔다면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있는 사찰, 활기로 가득한 사찰, 우리 생활 속의 불교 모습을 보여주는 절이다.
불교 조계종 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연원이 오랜 절이다. 1284년 조인규가 사재를 투입 대찰의 모습을 만들었다. 탄압과 실화 등등으로 사찰의 운명은 부침을 거듭하다가 1955년 비구니 아연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뒤 중창을 시작하여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다.
극락보전 삼성각, 종각, 지장전, 와불, 수각, 봉향각, 대방 등이 있다.
청계산 자락에 자리하고 과천 서울대공원 등 도심에서 가깝고 진입하기 좋아 접근성이 좋다. 입구 아래 계곡이 좋고, 큰길을 조금 내려가면 동네에는 커피숍과 좋은 음식점이 많이 있다.
위치 : 경기 의왕시 청계로 475
방문 : 2019.10.16. / 2022.2.24.(아래)
#청계사 #의왕가볼만한곳 #우담바라 #삼성각 #산신신앙 #극락보전
*처음 정리 때 놓친 부분, 맨 아래 보완한다.
극락보전. 아미타불을 모신 불당이다.
절마다 대웅전, 적광보전, 극락보전 등으로 주요 불상을 어떤 부처님을 모시느냐에 따라 주전의 이름이 달라진다. 적광보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신 불당이다.
삼성각
극락보전 앞에 행사장이 꾸며져 있다. 경허, 만공, 보월, 월산 대선사 다례제다. 최인호의 소설 <길없는 길>에서 경허스님(1849~1912)을 다루고 있다.
조선 후기 척박했던 불교사에 빛나는 큰스님으로 만공, 혜월, 수월 등을 지도했다. 그러나 결국 경허는 다시 속세로 돌아와 서당 훈장으로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행기 조선 후기 불교 또한 뚜렷한 중흥의 흔적이 없으니 뜻이 실현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불교적 자세를 담은 시문으로 엮은 <경허집>이 있다.
종각
청계사는 올 때마다 행사장이었던 모습으로 기억된다. 아직 불교가 얼마나 활발한 종교인지 행사장의 모습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 불교를 배척한 조선 시대를 지나 아예 탄압을 했던 일제 치하를 벗어나 이제야말로 불교의 시대인지 모른다.
보통 절 입구의 전각에는 사천왕상이 서 있는데, 이곳은 전각도 없이 사천왕상이 현대적 모습을 하고 계단 가에 2열로 배열해 있다. 아래 전등 시설도 있는 걸로 보아 밤에는 바로 아래 불을 켜 놓는 듯하다. 밤에 보는 귀신 쫓는 무서운 사천왕상, 거기다 조명을 아래서 받고 서 있으면 공포 분위기일 듯한데, 가까이 보면 친근하고 세련된 모습의 사천왕상이어서 아저씨같은 할아버지같은 느낌을 준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불교의 유연한 모습, 포용성을 여기서도 본다. 불상은 누가 조각했을까. 불교의 고향 네팔에 가면 불상만 조각해서 세계에 수출하는 걸로 생업을 삼는 동네가 있다는데 혹시 그곳에서 온 건 아닐까. 한국 냄새는 별로 안 나기 때문이다.
최명희의 <혼불> 마지막권은 대부분 사천왕에 대한 서술로 채워져 있다. 최명희가 와서 보면 어떻게 묘사할까.
사찰 입구, 대형 표지석에는 '우담바라 핀 청계사'라고 씌어 있다.
극락보전 안에서는 아마도 천도제를 드리고 있는 듯하다.
삼성각 안의 탱화. 왼쪽부터 산신, 독성, 칠성의 순이다. 산신은 한국에서, 독성은 인도에서, 칠성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독성은 석가모니를 따르지 않아도 득도를 할 수 있다는 성인이다. 불교의 포용력이 갖는 확장성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칠성은 중국 도교를 배경으로 한다.
산신 신앙은 우리 나라의 오랜 민간신앙이다. 산악회 등에서는 시산제(始山祭)를 지내는데 산신령에게 산에 무사히 잘 오르게 해달라고 드리는 제사이다. 산신령은 등산객 보호에 그치지 않고 나라를 지키기까지 한다. 호국산신 신앙은 단군신화까지 올라간다. 단군은 군주 노릇을 하다가 아사달의 산신이 되었고 탈해 임금은 죽어서 토함산 산신이 되었다. ( <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 2017 참조)
금강산신은 <박씨전> 의 박씨 아버지 박처사로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산신이다. 우리의 산에 대한, 산신에 대한 신앙은 이처럼 문학작품에서도 등장하며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고, 이처럼 불교와도 습합되어 있다. 불교의 이와 같은 열린 자세가 민중 속에 더 깊이 살아 남는 종교로 남아 여전히 활기를 가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담바라는 못 찾았다. 대신 작아서 더 애틋해보이는 연꽃 한 송이를 발견했다.
삼성각에서는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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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