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2월 27일 오후 큰스님께서 조용히 열반에 드실 때 저는 이곳 죽산에서 부산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문간에서 숨막히는 그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사 종무소 큰방에 모셔진 큰스님의 법체에 절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까지의 삶은 참으로 찬란한 빛 그 자체였습니다. 다만 한 자루 촛불 같으셨던 큰스님 육신의 한계를 생각할 때 안쓰러움과 뼈를 도려내는 아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제사 큰스님의 육신은 흙과 물과 불 그리고 바람으로 흩어져가고 모든 기관은 공으로 돌아갔습니다. 삼계의 번뇌를 끊으셨고 무위의 세계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을 뵙게 되셨고 성불하셨습니다. 그날로부터 정신없는 며칠이 가고 3월 3일, 음력 정월 열엿샛날 선찰대본산 범어사에서 치루어진 문도장은 참으로 여법하게 치루어졌습니다. 녹음된 큰스님의 육성이 금정산 골짜기에 울릴 때 저희들은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큰스님의 법체를 연화대까지 모셔가는 길고 긴 행렬이 움직였을 때 저희들은 붉고 푸른 만장을 들고 앞만보고 뒤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스님의 연화대는 푸른솔로 장엄되어 솔향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여법하게 진행된 의식이 끝나고 오후 2시가 조금 지나 거화된 후 큰스님 법체와의 영원한 이별의 시간은 다음날 새벽을 지나 아침 8시를 지날 때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음력 정월 엿샛셋날 냉기 어린 겨울밤을 별들은 서럽게 반짝이고 푸른 솔에 걸쳐진 만월을 보시면서 잔잔한 미소 머금으신 채 큰스님께서는 해탈해 가셨습니다. 타고 타서 백옥같이 탈골된 하얀 골편들이 큰스님을 따르는 상좌스님들에 의해 습골될 때 조용히 큰스님께 절하고 저희들은 하산하였습니다. 아! 이제는 진리 생명과 하나되신 우리 스님 光德 큰스님 돌아오소서. 다시 돌아 오소서. 빛으로 돌아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