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에 사랑을 품다
이 영 열
삭정이와 솔잎을 주어다가
부지갱이로 토닥여 주던 유년의 시절
성난 연기가 서서히 잦아들어
장작에 불이 사정없이 내 뿜는다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썰렁했던 부엌은 온기로 가득 채우고
웅크리고 있던 내 마음도 평온해온다
새벽녘이 되니 아랫목도 식어간다
큰 가마솥에서 두부를 만들고
엿도 고던 어머니의 고단한 모습이 아른거린다
가족이 추울세라 새벽마다 군불을 지펴서
따뜻한 물을 끓여놓고 운동화를 부뚜막에
올려놓아 따뜻하게 데워놓던 지극한 사랑
어머니의 인내와 식지 않는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훨훨 타올랐다가 식어가는 아궁이 앞에서
당신의 삶과 내 삶을 반추해본다
퍼 즐
이 영 열
파란 봄을 하얀 손수건 위에 펼쳐놓고
퍼즐 맞추듯 하나 하나 붙여본다
살짝 올라간 눈 꼬리도 붙이고
조금 오뚝한 코도 붙이고
도툼한 하트 모양의 빨간 입술도 붙여본다
붙이고 뗴고 끼우고 밀치고 나면
누군가 희미하게 내 눈에 들어온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
아직은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직도 내 손에는 마지막 하나의
퍼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 을
이 영 열
곱디고운 단풍도 바람에 실려
겨울로 떠나간다
인생이란 단풍과 같은 것
바람에 실려 점점 사라져간다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십일월의 시작을
가을로 낙엽과 함께 저 만치
멀어져간다
보고픈 임은 저 멀리 있지만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맑고 높은 구름타고 임에게 달려간다
프로필
충남 보령 출생
시인 문예사조 등단(2006년)
여성문학 보령예지회 회원
보령예지회 15대 회장 역임
(사)한국문인협회보령지부 회원
보령낭송인회 부회장
성주산시낭송대회 우수상
현대문학전국시낭송대회 동상
심훈전국시낭송대회 장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