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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 원문보기 글쓴이: 윤재/프란치스코
本國方在危疑乖亂之際 無論某事 皇上有命 必不敢不從 乘此之時 敎宗致書皇上曰
본국방재위의괴란지제 무론모사 황상유명 필불감불종 승차지시 교종치서황상왈
吾欲傳敎朝鮮 而聞其國 屬在中朝 不通外國 故以此相請 願階下另勑該國 使之容接西士
오욕전교조선 이문기국 속재중조 불통외국 고이차상청 원계하령래해국 사지용접서사
101. 當敎之以忠敬之道 盡忠於皇朝 以報階下之德 如是懇請 則皇上素之西士之忠謹
당교지이충경지도 진충어황조 이보계하지덕 여시간청 즉황상소지서사지충근
可望其允從 是所謂挾天子以令諸侯 聖敎可以安行 未審中國時勢 可行此計否 願留意焉
가망기윤종 시소위협천자이령제후 성교가이안행 미심중국시세 가행차계부 원유의언
이 나라는 지금 불안하고 문란한 지경에 놓였으니 어떠한 일을 말론하고 황제의 명령이 있으면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때를 타서 교황께서 서한을 보내시어 “내가 조선에 성교회를 전하
고자 하는데 들으니 그 나라는 중국에 속해 있어서 외국과 통하지 아니한다 하므로 이렇게 청하는 것
입니다. 폐하는 그 나라에 따로 칙령을 내리시어 서양 선교사를 받아들여서 마땅히 충성하고 공경하
는 도리를 가르쳐 백성들이 황제의 조정에 충성을 다하여 폐하의 덕에 보답케 하시오” 하고 간청하
면 황제는 본래 서양 선교사의 충성스럽고 근실함을 잘 알고 있으므로 그것을 허락할 가망이 있습니
다. 이것이 이른바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는 것이니 성교회가 안전하게 행해질 수 있을 것입니
다. 중국의 정세가 이 계획을 실행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註
- 당시 청나라 황제는 7대 가경제(嘉慶帝,仁宗,1760-1820),건륭제(乾隆帝)의 15번째 아들,성은 아
이신교로(愛新覺羅)로 이름은 옹염(顒琰)
- 청나라 황제들의 천주교 정책(세종(擁正帝): 1724.2.11 천주교 금령발표,말살 정책 시행/고종(乾
隆帝):세종의 금령 미해제,3번의(1736년,1737년,1746) 박해/ 인종(嘉慶帝):철저히 천주교 탄압
主恩之於東國 可謂迴越尋常 初未嘗有傳敎者來 而主特擧斯道而親卑之
주은지어동국 가위회월심상 초미상유전교자래 이주특거사도이친비지
102. 繼又以授聖事者予之 種種特恩 指不勝屈 今年此罰 固知罪人等辜負之攸致 然主之仁慈
계우이수성사지여지 종종특은 지불승굴 금년차벌 고지죄인등고부지유치 연주지인자
猶未全棄 似此殘破之中 特留一線之路 明係肯敎東國之表証 主佑旣如此 若中西諸國事主之人
유미전기 사차잔파지중 특유일선지로 명계긍교동국지표증 주우기여차 약중서제국사주지인
合心全力而圖之 豈不能 化殃爲吉 救活此手掌之地耶 罪人等以此自慰而慰人 忍死延生
합심전력이도지 개불능 화앙위길 구활차수장지지야 죄인등이차자위이위인 인사연생
103. 願大爺承行主旨 速施申救
원대야승행주지 속시신구
이 나라에 있어서 천주의 은혜는 보통 정도를 훨씬 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전교하는 이
가 온 일도 없이 천주께서 친히 특별하게 교리를 가르쳐 주셨고 이어 성사를 베풀어 줄 이를 주신 갖
가지 특별한 은혜는 손가락으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 습니다. 금년(1801년)의 이 벌은 진실로 죄인
들이 은혜를 저버린 탓으로 일어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주의 인자하심이 아직도 아주 버
리지 아니하시고 이처럼 잔혹하게 파괴된 가운데도 한 줄기의 길을 남겨 놓으신 것은 이 나라를 분명
히 보호하고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표증입니다. 주님의 도우심이 이와 같으니 만일 중국과 서양 여러
나라의 주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합심하고 전력을 다해 도모한다면 어찌 재앙을 변하여 경사스러운
일로 만들어서 이 손바닥만한 땅을 구원해 살리지 못하겠습니까. 저희는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고 또
남을 위로해 주면서 죽음을 참고 목숨을 늘리고 있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주님의 뜻을 받들어 행하시
어 속히 구원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伏聞近年中國 西賊猖獗 官軍屢敗 疆土日蹙 皇帝必有憂悶之心 倘有能言善謨 皇帝素親言者
복문근년중국 서적창궐 관군누패 강토일축 황제필유우민지심 당유능언선모 황제소친언자
乘此進言曰 不安忘危 存不忘亡 長久之道也 本朝起自東土 奄有海內 垂二百年于今矣
승차진언왈 불안망위 존불망망 장구지도야 본조기자동토 엄유해내 수이백년우금의
天下大勢 翻覆靡常 後世脫有不幸 當以寧古塔爲歸
천하대세 번복미상 후세탈유불행 당이영고탑위기
104, 而土地偏隘 不足以有爲 朝鮮之於寧古塔 只隔一水 烟火相望 呼應相聞
이토지편애 부족이유위 조선지어영고탑 지격일수 연화상망 호응상문
而地方三千餘里 東南則土地肥饒 西北則士馬精强 山蓮千里 材木不可勝用 海環三面
이지방삼천여리 동남즉토지비요 서북즉사마정강 산연천리 재목불가승용 해환삼면
魚鹽用之不竭 慶尙道之人蔘至賤 耽羅島之良馬極多 此亦天府之國 而李氏微弱 不絶如縷
어염용지불갈 경상도지인삼지천 탐라도지양마극다 차역천부지국 이이씨미약 불절여루
女君臨朝 强臣弄權 政事乖亂 民情嗟怨
여군임조 강신롱권 정사괴란 민정차원
105. 成以此時 命爲內服 混其衣服 通其出入 屬之於寧古塔 以廣皇家根本之也
성이차시 명위내복 혼기의복 통기출입 속지어영고탑 이광황가근본지야
開撫按司於安州平壤之間 命親王監護其國 厚樹恩德 固結人心 天下有變 割據遼瀋印
개무안사어안주평양지간 명친왕감호기국 후수은덕 고결인심 천하유변 할거요심인
保其巖阻 生聚敎訓 乘釁而動 則此固萬世之其也
보기암조 생취교훈 승흔이동 즉차고만세지기야
엎드려 듣건대 근년에 중국은 서쪽 지방에 도둑이 창궐해서 관군이 여러번 패하여 국토가 날로 줄어
간다고 하니 황제가 걱정하고 괴로운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말을 잘하고 좋은 계책을 세울 수
있고 황제가 평소에 신임하는 자가 있으면 이런 기회를 타서 이렇게 말씀 드리십시오. “편안할 때 위
급함을 잊지말고 안전할 때 패망함을 잊지 아니함이 오래오래 존속하는 길입니다. 이 나라가 동쪽 땅
에서 일어나 전국을 통치한 지가 200년에 가까워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천하의 대세는 뒤집어 엎어
지기가 그 일정한 때가 없습니다. 후세에 와서 일을 그르쳐 불행한 일이 있으면 마땅히 영고 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지만 그 지역은 외지고 좁아서 쓸만한 곳이 못 됩니다. 조선은 영고탑에서 다만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어서 인가가 서로 바라다보이고 부르면 서로 들리는데 지역의 길
이가 3,000리나 됩니다. 동남쪽 지방은 땅이 기름지고 서북쪽 지방은 장정들과 말들이 날쌔고 굳셉
니다. 산이 천리를 연해 있어 목재를 이루 다 쓸 수 없고 바다가 3면을 둘러 있어 생선과 소금을 쓰더
라도 떨어질 수 없습니다. 이곳도 역시 산물이 풍부한 나라지만 이씨가 미약하여 끊어지지 않음이 겨
우 실오리 같고 여군이 정치를 하니 세력 있는 신하들이 권세를 부리므로 국정이 문란하여 백성들이
탄식하고 원망합니다. 진실로 이러한 때에 내복을 명하시어 옷을 같이 입게 하고 서로 왕래를 터놓아
이 나라를 영고탑에 소속시킴으로써 황제의 조정에 근본이 되는 영토를 넓히고 안주와 평양사이에
안무사를 설치하고 친왕을 임명하여 그 나라를 보호 감독하게 하되 은덕을 후히 베풀어 인심을 굳게
단결시켜 놓으면 전국에 변란이 일어나더라도 요동과 심양 동쪽의 지역을 갈라 근거지로 삼아 그 험
한 산악 지대를 방위할 수 있고 장정들을 모아 훈련시켰다가 유사시에 움직이면 이것이 만대의 기초
를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註
- 귀주에서 일어난 묘족의 난(1795-1798) / 백련교도의 난(1796-1801)
- 영고탑: 청나라의 발생지.현재 흑룡강성 영안현.
- 女君: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순조가 즉위하자 수렴청정.
- 내복(內服): 천하의 왕기(王畿)를 중심으로 하여 주위를 순차적으로 나눈 다섯 구역이 오복(五服)
상고(上古)에는 전복(甸服),후복(侯服),수복(綏服),요복(要服),황복(荒服)으로 나뉘었고, 주대(周代)
에는 후복(侯服),전복(甸服),남복(男服),채복(采服),위복(衛服)으로 하였는데 한 복은 각각 5백리임.
내복(內服)이란 요복,채복 이내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과 똑같 이 여겼다는 것이며 의식주(문화)가 섞
이는 단계임.
又聞其國王年少 未及聚妃 若取一宗室女 名爲公主 嫁爲國后
우문기국왕년소 미급취비 약취일종실녀 명위공주 가위국후
106 則今王爲駙馬 後王爲外孫 自當盡忠於皇朝 亦足以牽制蒙古 失今不圖 一朝他人堀起
즉금왕위부마 후왕위외손 자당진충어황조 역족이견제몽고 실금부도 일조타인굴기
據而有之 國治兵强 則非徒不能爲我用 恐反爲肘腋之患 時至不幸 後悔莫追
거이유지 국치병강 즉비도불능위아용 공반위주액지환 시지불행 후회막추
願皇上斷 而行之 (以此大意遷就其說務期合於中朝時勢)
원황상단 이행지 (이차대의천취기설무기합어중조시세)
또 들으니 그 나라 왕은 나이가 어려 아직 왕비를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만약 종실의 딸 하나를 골라
공주라하여 시집을 보내서 왕비로 삼는다면 왕은 황제의 사위가 되고 그 다음 왕은 외손이 되므로 자
연 황제의 조정에 충성을 다할 것이며 또한 넉넉히 몽고를 견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를 놓치고
계획을 세우지 아니하면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불쑥 일어나 점거하고 그 나라가 안정되고 군사가
강해진다면 우리에게는 유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꿈치와 겨드랑이를 치켜 들리는 환난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때가 왔는데도 실행치 아니하면 나중에 후회하여도 어쩔 도리가 없으니 원
컨대 황제께서는 결단을 내리시어 행하시길 바랍니다.“ (대강 이런 뜻으로 말씀드리되 중국 조정의
정세에 알맞도록 조절 하시어 힘쓰시기를 기대합니다.)
萬一皇上聽從 則聖敎之人 於中取事 庶可望其漸次 大行
만일황상청종 즉성교지인 어중취사 서가망기점차대행
107. 至於莫遏之勢矣 中國敎友旣多 門路亦廣 豈無進 言之蹊逕耶 側聞前宣勑之英學士
지어막알지세의 중국교우기다 문로역광 개무진 언지혜경야 측문전선래지영학사
爲皇上椒房之親 亦與大爺相好 其家丁有敎友云 或可以夤緣行計也 若有如此人
위황상초방지친 역여대야상호 기가정유교우운 혹가이인연행계야 약유여차인
力主此論 則可期皇上之聽納矣
역주차론 즉가기황상지청납의
만약 황제가 들어서 따르고 성교회를 믿는 이들이 중간에서 일을 주선한다면 성교회가 차차 크게 퍼
져 금지 할 수 없을 형세에 까지 이를 가능성도 많습니다. 중국에는 이미 교우가 많고 접촉할 길도 넓
으니 어찌 황제께서 말씀드릴 길이 없겠습니까. 곁에서 듣건대 작년에 칙사로 왔던 영학사가 황후의
친척이고 또 주교님과 가까운 사이이며 그 집 하인 중에 교우가 있다고 하오니 혹시 그 인연으로 이
계획을 추진할 수 있지 않겠 습니까. 만약 이런 인물이 있어 이 계획을 힘써 주장한다면 황제의 받아
들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雖然不可無端而命爲內服 必有一兩件罪過 然後可以籍只而行計
수연불가무단이명위내복 필유일양건죄과 연후가이적지이행계
108. 本國有許多不公不法之事 而不敢盡說 惟私造時憲書 及私造常平通寶 此二事
본국유허다불공불법지사 이불감진설 유사조시헌서 급사조상평통보 차이사
則中朝之素知 而不問者 一經案覈 足以聲罪 此計固有益於皇家 亦無害於本國
즉중조지소지 이불문자 일경안핵 족이성죄 차계고유익어황가 역무해어본국
現今國勢危岌 決難久支 若爲內服 則奸臣之睥睨自息 李氏之聲勢倍勝
현금국세위급 결난구지 약위내복 즉간신지 비예자식 이씨지성세배승
109. 奚但聖敎之安 亦時國家之福 請勿以爲迂闊而 採納焉
해단성교지안 역시국가지복 청물이위우활이 채납언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이유 없이 내복을 명할 수는 없으니 반드시 한 두 가지 죄가 되는 허물이 있은
연후에야 이를 구실로 계획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나라에는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일이 매
우 많사오나 일일이 다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헌서를 사사로이 만든 일과 상평통보를 사
사로이 만든 일, 이 두 가지는 중국 조정이 평소에 알면서도 문책하지 아니한 일이오니 한번 조사해
보면 족히 죄목이 드러날 것입니다. 이 계획은 황실에도 유익할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도 해가 될 것
이 없습니 다. 현재 이 나라는 정세가 위급하여 결코 오래 지탱하기 어려운데, 만일 내복이 되면 간신
들의 눈 흘김이 저절로 그칠 것입니다. 따라서 이씨의 명성과 위세가 배로 커질 것이니, 어찌 이것이
성교회의 안정일 뿐이겠습니까. 이것은 또한 국가의 복이기도 합니다. 청컨대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
로 생각지 마시고 의견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註
- 시헌력: 1622년 아담 샬 신부가 명나라에서 만든 역법.1644년 북경에 갔던 관상감제조 김육이 가
져와서 10년 동안 연구하고 실험한 끝에 1653년 시행. 시헌력은 중국에서 상징적으로 내려 주 는 일
종의 외교적 관계.(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음)
去年論帖 獲承數年後差送大舶之命 今也則時勢已變 徒然以來 則難望有成 此有一策
거년논첩 획승수년후차송대박지명 금야즉시세이변 도연이래 즉난망유성 차유일책
可使朝鮮人 奈何不得 束手從命 而但行之頗難 雖然請細陳之 本國兵力 本來孱弱
가사조선인 내하부득 속수종명 이단행지파난 수연청세진지 본국병력 본래잔약
爲萬國最末 而況今昇平二百年 民不知兵 上無長君 下無良臣
위만국최말 이황금승평이백년 민불지병 상무장군 하무양신
110. 脫有不幸 土崩瓦解 可立而待也 倘得海舶數百艘 精兵五六萬 多載大砲等利害之兵器
탈유불행 토붕와해 가립이대야 당득해박수백소 정병오륙만 다재대포등이해지병기
兼帶能文 解事之中士三四人 直抵海濱 致書國王曰 吾等卽西洋傳敎舶也 非爲子女玉帛而來
겸대능문 해사지중사삼사인 직저해빈 치서국왕왈 오등즉서양전교박야 비위자녀옥백이래
受命于敎宗 要救此一方生灵 貴國肯容 一介傳敎之士 則吾無多求
수명우교종 요구차일방생령 귀국긍용 일개전교지사 즉오무다구
111. 必不放一丸一矢 必不動一麈一草 永結和好 鼓舞而去 倘不納天主之使 則當奉行主罰
필불방일환일시 필부동일주일초 영결화호 고무이거 당부납천주지사 즉당봉행주벌
死不旋踵 王欲納一人 而免全國之罰乎 抑欲喪全國 而不納一人乎 王請擇之 天主聖敎
사불선종 왕욕납일인 이면전국지벌호 억욕상전국 이부납일인호 왕청택지 천주성교
以忠孝慈愛爲工務 通國欽崇 則實王國無疆之福 吾無利焉 王請勿疑
이충효자애위공무 통국흠숭 즉실왕국무강지복 오무이언 왕청물의
지난해 내리신 편지에 수년 후에 서양 선박을 보내시겠다는 분부를 받았습니다만, 이제 는 정세가 이
미 변하였으므로 무턱대고 와서는 성공을 바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하는 수
없이 손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명령에 복종 시킬 수 있는 계책이 있습니다. 다만 그대로 실행하기
는 대단히 어렵습니다만, 자세히 말씀 드리기를 청합니다. 이 나라의 병력은 본래 잔약하여 모든 나
라 가운데 맨 끝인데다가 이제 태평세월이 200년을 계속해 왔으므로 백성들은 군대가 무엇인지 모
릅니다. 위에는 뛰어난 임금이 없고 아래로는 어진 신하가 없어서, 자칫 불행한 일이 있으면 흙과 같
이 무너져 버리고 기왓장같이 흩어질 것을 가히 서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만일 할 수 만 있다면 군
함 수백 척과 대포등 날카로운 무기를 많이 싣고, 글을 잘하고 사리에 도 밝은 중국 선비 3, 4명을 데
리고 곧바로 해안에 이르러 국왕에게 서한을 보내어 “우리는 서양의 전교하는 배입니다. 여자와 재
물을 탐내어 온 것이 아니고 교황의 명령을 받고 이 지역 산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려고 온 것입니
다. 귀국에서 전교하는 한 선비를 기꺼이 받아들이신다면 우리는 이상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도 없
고, 절대로 대포 한 방이나 화살 하나도 쏘지 않으며 티끌 하나 풀 한포기 건드리지 않을 뿐만 아니
라, 영원한 우호 조약을 체결하고는 북치고 춤추며 떠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천주의 사신을 받
아들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천주의 벌을 집행하고 죽어도 발꿈치를 돌리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한 사
람을 받아들여 나라의 벌을 면하게 하시려는지, 아니면 나라를 잃더라도 그 한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
으시려는지, 왕은 그중 하나를 택하시기 바랍니다. 천주의 성교회는 충효와 자비를 힘써 행할 의무로
하니, 온 나라가 흠숭하면 실로 이 왕국의 무한한 복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없습
니다. 왕께서는 부디 의심치 마십시오.“ 라고 하시기 바랍니다.
註
- 군함 수백척, 정병 5, 6만 명 : 정부가 겁을 먹고 천주교를 박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허장성세를
부린것 임. 교회의 재건을 넘어서는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한 것으로 황사영은 정치적 목적을 부정
(황사영 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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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 원문보기 글쓴이: 윤재/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