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괜찮아 보여요. 그런데 소통능력이 없다구요?

치유의 글쓰기 64 ㅡ 안녕? 오늘은 괜찮아 보여요. 그런데 소통 능력이 없다구요? (사소)  늦게까지 화분을 손보다가 밤 1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엘베라든지 건물에 취객이 난입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녀는 오늘 만은 무섭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삐리리! 현관문이 열리자 준은 냉큼 달려와 잔뜩 화가 난 채로 쏘아붙였다. "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지금 몇 시인 줄 알아요?" " 흥  미안!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된 줄 몰랐어" " 전화는 도대체 왜 안 받은 거예요? 지난번에 다시는 그렇게 연락 두절인 채로 늦게 퇴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무섭다면서 또 왜? 그런 거지요? " " 어? 전화했었어? 어~ 휴대폰 배터리가 나갔었네. 히!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또 흙을 담고 분갈이를 하다 보면 말이지... 너무 걱정마! 엘베로만 이동하면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구.  "  그녀는 잔뜩 채근하는 준을 두고도 오늘은 여유롭다. 씻고 나와서 새벽 간식을 챙겨 먹는 얼굴이 며칠 전과 다르다. " 화분을 몇 개나 만든 거예요?" " 음. 글쎄. 스무 개도 넘는 것 같네. 아직도 여섯 개는 주문한 화분에 담아 줘야 해. 금요일에 빈 화분이 도착한 댔거든 " " 그렇게 분갈이를 해서 누구한테 선물하고 나면 본인에게 도움이 되나요?" " 음.. 바로 그거야" " 그 시간에 무념무상이 돼.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걱정 근심이 사라지거든. 신기하단 말이야." " 흠. 그래요?. 그렇담 다행이네요. 음.. 그리고 그 문제의 찰리 일은 잘 해결돼 가나요?" 준은 뭔가 그녀를 믿지 못하겠고 그래서 한껏 시니컬해졌다. 근심거리를 가진 그녀가 준에게는 유일한 근심처럼 보였다. " 응 담임에서 클리닉 실로 재배치했어. 자꾸 애들이 그만두는 게, 애들은 싫다는 데 자기 탓이 아니라고 하는 걸로 봐선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첫사랑이었다는 여자가 그렇게 찰리에게 소릴 질렀을까? 내가 도와줄 수 없는 문제라 가엷긴 해. 그런데..." "흠.. 그런데요? " 채근하듯 준이 물었다. " 그런데 말이지 자원해서 보직 변경된 것처럼 사람들에게 보이게 해달라 해서, 그렇게 해줬더니 이제는 본인이 그걸 믿어. 스스로를 속이는 것 같아.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 " " 그러니까. 유경은 본인이 제일 가엷은 걸 모르네요. 휴! 결국 그렇잖아요. 소통이 안된다는 건, 바로 그 사람이 매우 이기적이라는 거라는 걸 모르시나요? "   준은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듯 그녀에게 쏘아 붙이고야 말았다. 찰리가 공감 능력이 없다는 건 그만큼 자기중심적이라는 거고, 타인의 생각이나 감각을 맞춰보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다시한 번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교육은 서비스인데 찰리는 보직을 바꿔도, 징계를 줘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 예언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암담했다. 그러나 준은 찰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그녀가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  1년 반이나 봤잖아요. 아픈 손가락 챙기다가 멀쩡한 손가락들이 다 아플 노릇이죠. 다시 문제는 반복되겠네요. " 준은 차갑게 말했다. 애먼글먼 바라보고 있을 그녀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준은 돌아서 뒤통수를 보이며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래 골머리를 앓았고, 그때마다 그녀는 준에게 호소했으니 준이 화내는 것도 일리가 있었다. " 음.. 자기중심적... 음.. 그래. 준 말이 맞아. 나도 순간 그걸 느낀 것 같아. 순해 보인 반면 아집이 무지 센 거지. " 그녀는 찰리가  이후 사고의 과정도 진척이 없었던것이 확연히 떠올랐다. 그리고 황당했던 그 순간이 되살아 났다. " 근데 찰리가 말야. 어제 어떤 계획있느냐 물었더니,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면서 나한테 답정녀라면서 하며 막 화를 내는 거야.  "   그때 찰리는 전혀 착하지 않았다. 꼬라지 부리는 모습 그거였다. 찰리는 그가 옳다는 생각밖에 없는것 같이 보였다. 그러더니 다음 날 급히 사과를 해야겠다고 찾아왔었다. " 헛! 찰리가. 그래도 불쌍해요? "준은 화가 끝까지났다. 그 파장에 또 그녀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됐기 때문이다. " 음.. 자기 문제를 죽어도 모르니깐... 그러니까 문제를 본인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아."  그녀도 괴로웠다. 찰리는 실제로 그랬다. 슬퍼한다거나 기분 나빠한다거나 화낸다거나 감정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니 해결이 보이지 않는 거다. 생각보다 외피가 두텁고 단단해 보였다. 그녀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 찰리에게 오늘 사지에 내던진다고 했으니... 찰리가 극한에 서게 되면 뭐라도 변화의 동기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 " 칫! 당신의 고집도 만만치 않네요. 아무튼 또 다른 사 대 남은 어떻게 할 건가요? " ㅡ계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