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직업에 따른 차별인식이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과거보다는 완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등 흔히 사회적 명예와 소득이 높은 전문직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선망의 대상이 되는 반면 비교적 사회적 지위와 소득이 낮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들이 사회를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을지라도, 그들이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꼭 필요한 존재일지라도 말이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2019년 1월 13일, 한 사교육 수학 강사가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서 “수능 수학 가형 7등급은 공부 안 한 거다. 그렇게 할거면 용접 배워가지고 호주 가야 된다.”라는 발언을 하여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라는 논란이 일었다. 수능 수학 7등급과 용접이 대체 무슨 관련성이 있어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일까? 그렇다면 용접을 자신의 직업으로 하는 이들은 모두 공부를 안 해서 이런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는 것인가? 공부를 못하는 이들은 용접일을 해야만 한다고 잠재적인 결론을 내린 것인가? 또한 한국일보 기사 '의사는 선생님, 소방관은 아저씨, 초중등 교과서에 직업 차별 표현(2018. 02.26.)'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초, 중등 교과서를 모니터링하여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거나 차별적 호칭을 사용한 사례를 지적하였다. 소방관, 경찰관은 뒤에 아저씨를 붙여 소방관 아저씨, 경찰관 아저씨라고 부르고 의사는 뒤에 선생님을 붙여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며 소방관, 경찰관, 의사로 고쳐야 함과 동시에 직업에 대해서는 중립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겨레 기사 '중학교 밖에 못 나왔더니 한 달 급여가 최저생계비라니, 교과서가 학력, 직업 차별(2019.10.19.)'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고교 교과서 16종을 분석한 결과 사회문화 ㄱ 출판사 교과서에 실린 삽화에는 힘든 표정을 한 건설일용노동자 그림과 함께 “중학교밖에 못 나왔더니... 이런 일밖에 못하네.”라는 말풍선이 달려있었고 “한 달 급여가 최저 생계비라니... 역시 난 너무 가난해.”라는 공장노동자 관련 말풍선이 있었다. 이 부분은 모든 공장 노동자가 낮은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닌데도 학생들에게 ‘공장 노동자는 가난하다’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시아 경제 기사 '사자 직업 쏠림현상과 직업윤리(2024.04.08.)'에 따르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보고서'에 따라 한국인은 직업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1부터 5까지 직업에 대한 인식을 점수화해서 물어보았는데 미국과 일본은 제일 위세가 높다고 보는 직업과 제일 낮게 보는 직업 사이에 평균 점수 차가 1을 넘지 않은 반면 한국은 2.3에 달하였다.
극단적으로는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이라고까지 직업을 분류하며 차별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회는 힘이 있고 돈이 있어야 살아남기 쉽고 그들을 위주로 움직이며 각종 혜택을 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업과 위치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에 따라 사람이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연합 뉴스 기사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비정규직·하청노동자 실태 드러내(2016.12.14.)’에 따르면 한 청년이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업체 측은 보고를 하지 않은 청년의 과실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오히려 피해자에게 전가했다. 힘이 없는 사람은 철저하게 짓밟히고 무너지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도 현재 학생들이 철저히 남들보다 위에 설 수 있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열을 올리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자의건 타의건 말이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직업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사회의 양면성 때문에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직업 쏠림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특정 직종으로 인원이 몰리게 되면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들이 부족해지고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결코 특정 직업에 대한 선호, 더 나아가 존경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구성원이 성취한 것에 대해 존중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노력과 과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오히려 사회의 긍정적인 모습이 될 수 있다. 서로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사회 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잉 존경이 팽배할 뿐만 아니라 존경의 빈부격차 또한 극심하다. 일용직 노동자나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무자들을 보며 과거에 노력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현재의 상황이 그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면서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해 비판하거나 함부로 말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모니카 페트의 저서 ‘행복한 청소부(2000년. 풀빛)’에서는 독일에서 거리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청소부 아저씨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며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며 일을 한다. 그런 아저씨에게 많은 대학교들로부터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하지만 아저씨는 자신은 교수가 되고 싶지 않으며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거절한다.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어떤 일이든 열심히만 하면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개개인의 직업 자존감까지 매우 높은 사회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직업 차별의 원인이 사라져야 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제도 또한 필요하다. 두산 백과에 따르면 덴마크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른바 노르딕 모델(Nordic Model)을 사회경제시스템으로 가지고 있다. 모든 국민은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교육과 의료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기업은 여건에 따라 고용과 해고가 자유롭고, 노동자는 국가로부터 실업에 따른 경제적 지원과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재교육을 받는다. 덴마크의 사회보장시스템은 1960년대 확대 되어왔고, 그 뿌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기간 동안 모든 사람이 경제적으로 동등하다는 생각으로부터 직업에 따른 수입의 극심한 차이에 거부감을 갖는 문화가 형성되어 왔다. 또한 덴마크에서는 다양한 직업군이 모두 동등한 노동의 가치를 갖는다는 생각에서 직업에 따른 임금격차가 최소화 되어있다. 이처럼 모든 직종에 대해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존재해야 한다. 직업 차별의 원인으로는 삶의 질과 관련한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 울타리 안에서 사람들은 조금 더 발전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비교적 기존 세금보다는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을 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이롭다. 이와 함께 직업 간 소득격차도 줄일 필요가 있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임금 격차는 너무 벌어진 상태이다. KBS 뉴스 기사 ‘능력이 부족해서? 임금격차 이유 따로 있었다(2023.02.19.)’에 따르면 중소기업과 대기업만 비교해 보아도 미국은 1.2배, 일본은 1.5배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3배의 차이가 난다. 임금 차이로 인해 특정 직업을 선택하면 적은 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차별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사람과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사람의 임금이 최대한 적은 차이가 나도록 해야 한다. 서울신문 기사 ‘캐나다는 교수, 학생, 청소부 친구 가능한데... 한국은 직업에 귀천 있는 것 같아요(2019.04.23.)’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서울대로 교환학생을 온 태 씨는 캐나다에서는 배관공과 교수의 임금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한다. 또한 교수, 학생, 청소부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것 같다고 하며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또한 임금 차이의 문제를 해결하여 직업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임금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면 한 편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올 것이다. 직업마다 들인 비용과 시간이 각기 상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업을 얻기 위해 투자한 가치가 큰 집단일수록 반발이 더욱 심할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체 직종에 대한 직업 시험 수준 상향 평준화를 제안한다. 현재 특별한 자격이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직업들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험을 도입하여 임금 격차 감소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만들자는 것이다. 더불어 ‘쉽게 될 수 있는 직업’과 ‘어렵게 될 수 있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구별을 없애자는 것이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 런던에는 ‘블랙캡’이라고 불리는 택시가 있다. 이 택시를 운전하는 런던 택시 운전사들의 연봉은 평균 1억 원이다. 커리어넷에 따르면 한국 택시 운전사들의 평균 연봉은 2,800만 원이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런던 택시 운전사들의 연봉이 매우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 바로 런던의 택시 운전사 시험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블랙캡 운전사가 되기 위한 지식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2만 5,000여 개의 거리와 건물의 순서, 공사 구간, 일방통행이나 막다른 골목을 포함해 모든 걸 완벽하게 암기해야만 한다.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은 전통에 따라 내비게이션이나 GPS 등을 사용한 운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격에 필요한 학습 시간이 무려 4년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에 택시 운전사들은 런던 사람들의 존경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영국의 사례와 같이 모든 직업에 대해 충분한 가치를 부여해 줌으로써 서로의 일을 진정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 기사 ‘직업 차별은 시대착오…좋아하는 일 하는 분위기 만들자(2022.06.13.)’의 오종남 서울대 과학기술최고과정 명예 주임교수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당당함으로 임하면서 직업과 무관하게 서로 존중할 때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 차원의 행복 지수도 높아지고, 국가 발전의 동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는 사회가 바뀌어야 할 때이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회는 오래 갈 수 없다. 그것은 바퀴가 하나 없는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다. 일시적인 이동은 가능하겠지만 머지않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존중을 뿌리로 삼아 우리 사회는 뻗어나갈 수 있고 더 큰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현재의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중인 이유는 각 직종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을 기억하며 우리의 사회가 지속 가능한,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첫댓글 <수행평가 감상>
이 수행평가를 하면서 평소에 관심있던 주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나의 생각을 더욱 정돈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다양한 사례들을 조사하며 알지 못했던 세상의 일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둠별 피드백을 하며 문단 정리를 더욱 깔끔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용한 표현 전략>
이중부정: 직업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사회의 양면성 때문에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비유: 그것은 바퀴가 하나 없는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생각하려 하지만 실제로 그러기는 함든데 글을 읽으며 다른 국가의 예시 같은 걸 보니 한 번 더 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외국 같은 인식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글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또렷하게 말 해줘서 글의 내용 이해가 빨라서 좋았다
본인의 별명을 염두한 제목인가요? 너무나 인상적인 제목이라 웃으며 들어왔습니다. 직업의 귀천에 관한 논쟁은 직업과 함께 태어나 수만년간 뜨거웠던 감자지요. 이렇다할 정답이 없기에 어려운 문제입니다. 적당한 구별은 필요하지만 우리사회는 구별을 넘어 차별에 가까운 형태인게 문제지요. 무작정 직업차별에 반대하지 않고 이러한 점도 집어준것이 좋았습니다
주변에서 의사, 검사, 변호사 같은 직업들을 띄워주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직업에 대해서 편향적인 시선으로 봐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지 않은 직업이 없이 모든 직업들은 각자 한 방면, 혹은 여러 방면으로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직업들도 충분히 많은데 좋은 직업과 안 좋은 직업을 나눈다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유지우 :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직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주장하여 더 몰입하여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다른 국가의 예시를 통해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깊게 할 수 있었다.
평소에 의사선생님, 소방관아저씨라고 부른 적이 많은데 이런 호칭이 차별적 호칭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비유적 표현을 잘 사용해서 글을 더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