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5 이상진
제목: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자
요즘 길을 다니다 보면 길고양이가 참 많이 보인다. 귀엽다. 길고양이란 길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말한다. 흔히 도심지나 그 인근에 서식하는 고양이를 지칭한다. 이런 길고양이들에게 정을 붙여 보살펴주고 사료 등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먹이를 주거나 거주공간을 설치하는 사람들을 ‘캣맘’이라는 단어로 부른다. 그런데 최근 캣맘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강화되고 있다. 길고양이가 인근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캣맘들이 길가에 사료를 두어 그 인근에 고양이가 계속 모여들어 피해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양이를 털바퀴(털+바퀴벌레)라고 부르며 고양이에게 동물 학대를 일삼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어떤 피해를 주기에 길고양이들과 캣맘들에게 부정적인 시선이 향하게 되었을까?
도시에서 사는 길고양이들은 사람과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다들 늦은 밤 잠을 청하던 중 고양이가 울부짖는 소리에 잠이 달아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고양이들은 도시에서 소음 문제를 야기한다. 고양이가 야간에 울부짖어 휴식과 수면을 방해하며 이는 길고양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인근 거주민과 캣맘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고양이는 생활 사이클이 야행성 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면을 방해하며 발정기가 왔을 때 특유의 울음소리는 평소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가끔 씩 고양이들끼리 영역 다툼을 하는 경우 그 소음은 더 극대화된다. 소음 문제는 직접적으로 대처하기도 힘들다. 배설물, 음식물 찌꺼기 등은 치울 수라도 있지만 소음 문제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지속된다. 그 일대의 길고양이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기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들과 달리 피해를 입는 당사자들이 이를 통제하기가 매우 곤란하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길고양이들은 공중위생 문제를 낳는다. 길고양이는 엄연히 야생동물이고 위생관리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길고양이는 링웜, 광견병과 같은 잠재적 인수공통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된다. 특히나 길고양이들은 다른 야생동물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접촉이 쉬운 환경이기에 특히 위험하다. 이러한 질병들로는 고양이 할큄증(묘소증), 톡소포자충증, 흑사병, 체내와 체외의 기생충, 고양이 면역 부전 바이러스(FIV),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FeLV), 리케차 증들이 있다. 미국 질병 관리 본부에서 주최한 광견병 예방 회의에서도 길고양이와 들개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에서는 길고양이는 생태계와 공중위생을 더럽히는 해수라고 하였다. 더 가디언의 기사 ‘Oregon man recovering from rare case of the plague(2012.06.18.)’에서는 길고양이를 만졌다 흑사병에 감염되어 손가락을 절단한 사례를 다루었다. 게다가 길고양이들은 길 아무 곳에 분변을 배출한다. 차량 등이 오염되고 파손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그 냄새하며 분변의 병균은 누가 책임지며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또한 고양이들은 공공장소의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찢어서 헤집는 습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악취를 유발하고 파리 등이 꼬이기도 한다. 봉투를 수거하는 청소부 입장에서도 번거로우며 은근 거주민들의 위생에 악영향을 준다.
고양이들은 도시 거주민들의 기물과 재산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외부에 적치된 물건들에 스크래치를 남기는 등 특히 차량에 이러한 사례가 많아 자동차/오토바이 운전자는 고양이에 대해 안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에는 특히나 자동차 운전자들이 골머리를 썩힌다. 겨울철 따뜻한 곳을 찾아 길고양이들이 자동차 엔진룸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다. 문제는 운전자가 이를 모르고 차의 시동을 걸었을 때다. 이때 고양이는 팬밸트에 몸이 그대로 끼여 갈려버리고 내장이며 뼈 할 거 없이 죄다 박살이 나 엔진의 열기에 구워진다. 구워지고 찢겨진 사체가 여기저기로 튀며 끔찍한 광경을 만들어낸다. 정신적 피해와 냄새는 차치하더라도 엔진을 다시 고치려면 말라 눌러붙은 고양이 사체를 일일이 다 떼어내야 하고 심하면 엔진을 다 들어내고 작업해야 한다. 이 끔찍한 광경을 누가 나서서 처리 해 주고싶을까? 역시나 공업사에서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도 많이 들며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무지 처참한 사체에 정비사나 차주나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고. 문제는 차주가 이를 알고 예방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흔히 알려진 경적 울리기, 승차전 본넷 두드리기는 오히려 고양이가 더 깊게 숨어버리게 하며 이른 아침 경적 울리기는 인근 주민들에게 민폐이다. 설령 위와같은 극단적 사례는 아니더라도 고양이가 먹다 남은 뼈 같은 것이 안에 방치되어 엔진의 고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고양이들은 일광욕을 즐기는데 이 때문에 차 지붕에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곤 한다. 차량의 도장면은 매우 매끈하고 미끄럽기에 고양이들은 발톱을 최대한 세우고 온갖 스크래치를 내며 지붕에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며 그 후 유유히 사라진다. 오토바이의 경우 안장 시트를 찢어놓거나 바퀴 등에 영역표시를 위해 대소변을 보기도 하고 발톱갈이에 희생되는 경우도 잦다. 아파트나 주택 지하실, 지하 주차장 등에서는 배관 보온재 등을 오르내리거나 스크래칭해 파손되는 경우가 잦다. 고양이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금전적 피해를 강요받는 것이다.
고양이는 인간 뿐 아니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서식지에서 고양이의 천적이라 부를만한 동물은 인간 뿐이지만 인간은 오히려 고양이에게 사료를 공급하며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고양이들은 사실상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지위를 누리며 살아간다. 문제는 고양이들의 번식력이 매우 좋다는 것. 생태 피라미드를 떠올리면 위로 갈수록 개체수가 적어야 생태계가 안정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번식력이 뛰어나 피라미드의 균형을 깨뜨린다. 작은 포유류, 양서류와 파충류 등 모든 소형 동물들이 고양이의 먹잇감이 된다. 고양이는 뛰어난 번식력과 사냥 능력으로 생태계를 파괴한다. 처음부터 고양이는 왜래침입종이며 어떤 생태계에서도 특정 종이 지나치게 번성한다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겐 별 위협이 아니더라도 생태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작은 동물과 쥐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구성원인 야생 새, 다람쥐 등의 소형 포유동물, 파충류들을 공격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몇몇 보호구역에 들어가 희귀한 철새들의 번식을 방해하거나 보호종을 잡아먹고 생태학적 보존 가치가 높은 국립 공원등의 생태계를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논문 <The Impact of free-ranging domestic Cats on wildlife of the United States(2013)>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연간 13~40억 마리의 조류, 63~223억 마리의 포유류, 0.8~3.2억 마리의 양서류, 2~8억 마리의 파충류가 고양이에 의해 사망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인간 다음으로 많은 피해를 준 수치이며 위의 결과는 과소평가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충분한 양의 사료를 공급받는 고양이들 또한 지미를 위해 사냥을 한다는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본다면 굶어 죽을 길고양이을 거두어 10년동안 먹이만 주면 평균 1500마리의 새와 5000마리의 포유류, 100마리의 양서류, 250마리의 파충류가 희생된다. 그 고양이가 번식까지 한다면 그 피해는 배가 될 것 이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배가 부르더라고 재미를 위해 사냥을 하며 이 경우에는 사냥감을 먹지도 않고 시체를 아무렇게나 방치해 2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많은 개체수의 고양이가 생태계를 망치는데 인간들의 먹이공급 행위가 고양이 번식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고양이의 개체수를 줄이려면 인간들의 먹이 공급행위가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견들도 나온다. “ 길고양이들을 잡아서 중성화를 시킨 후 다시 방생해주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TNR(Trap-Neuter-Realease 포획-중성화-방사)이라고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후 방생하는 사업을 진행중이다. 1950년대부터 시행되던 사업이며 살처분보다 인도적이고 비슷한 개체 수 조절을 기대할 수 있다고 누군가는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다. NCBI에 기재된 논문 <A case of letting the Cat out of the bag-why TNR is not an ethical solution for stray cat management (2020.).> 에서는 TNR로 개체 수 감소를 기대하려면 길고양이의 75% 이상을 중성화 한 상태로 수년간 유지해야 겨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덧붙이기를 이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길에서 사는 고양이 10마리 중 6마리를 TNR을 했다 하더라도 남은 4마리의 고양이가 3마리씩 새끼를 낳으면 원상복구가 된다. 고양이는 계절 무관 연중 4회까지 번식이 가능한데다 한 번에 평균 5~7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을 감안해보자. 심지어 사람들의 풍부한 사료 공급은 번식 성공률을 더한다. TNR로 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한다는 것은 마치 우산으로 폭포를 막는 것과 같다.
또한 TNR 사업은 다소 제한적이다. 2kg 미만인 개체는 시행이 불가하며 장마철, 혹서기, 혹한기에도 수술을 못 하게되어 있다. 잡는 것부터 까다롭다. 포획틀을 이용해 보통 포획하는데 잡고보니 임신한 개체이면 풀어주고, 2kg 미만인 개체는 풀어주고 하다보니 이 고양이들은 트랩을 학습해 이후엔 포획이 어려워진다. 이처럼 TNR은 효율이 굉장히 떨어지고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활동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내 활동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혹여 불편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씩 체크해 보는게 좋다”-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 발췌- 이처럼 고양이들은 사람과 생태계 모두 악영향을 준다. 많은 개체 수가 주된 문제이며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들의 먹이 공급이다. 길고양이들은 정말 귀엽고 필자도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길고양이들을 입양하는 것이다. 도로의 위험한 환경보다는 따뜻한 집이 더 안전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책임을 질 용기가 없다면 한 발짝 떨어져 마음으로만 고양이들을 이뻐하는 것이 고양이와 인간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수행평가를 하면서 여러 논문을 찾아보고 사례도 찾고 신문 기사도 읽고 했는데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 나름 재미있었다. 글 하나 쓰는 것이 시간이 꽤나 걸려서 고생했다. 글을 쓰던 중 친구들이 쓸모없는 말을 줄이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그 당시에는 이해가 잘 안됐는데 좀 쉬다가 다시 읽으니까 문맥이 이상하거나 이 말을 굳이 왜 썼지?하는 글들이 많이 보였다. 확실히 남에게 글평가를 부탁하는 것이 좋은 글을 쓰는데 중요한 것 같다.
우산으로 폭포막기이다(비유)
따뜻한 집이 더 안전하지 않은가? (설의)
누가 나서서 처리 해 주고싶을까? (설의)
첫댓글 고양이가 귀여웠는데 이제 안귀여울 거 같아요 ㅠㅜ
그럼냥코하먼되겠네
고양이 진짜 귀여운데…
길고양이를 많이 봐왔었는데, 이렇게 피해를 많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엄마도 엄마 사무실 근처에 있는 길고양이들한테 밥주는데..
TNR 사업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고, 그렇기에 더욱이 수습 보다는 예방을 택해야 한다는 필자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
길고양이한테 내가 직접 밥을 준 적은 없지만 그런 사람들을 가끔 봤는데 그러면 안된다는걸 깨달았고 길고양이가 이렇게 문제인줄 몰랐다
근거를 제시하면서 우리가 읽으면서 궁금해 할 수 잏는 부분까지 샹각해 그에 대한 답을 해줘서 좋앟다(중성화수술을 하면 개체수를 조절~)
츳
밥 안 주면 공격성이 사나워져서 사람이나,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을 공격할거 같다. 차라리 잡아서 안락사 시키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