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 월요일
14일째인 오늘은 18코스 일부와 19코스를 걸었다.
숙소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일출 광경을 감상하였다. 지금까지 14일간의 일정 중에서 가장 선명한 모습의 일출이었다. 요구르트와 커피를 마신 후, 월포해변에서 어제에 이어 18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어제보다 풍랑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고 기온도 올라갔다. 몸이 어제보다도 더 가벼웠고, 6~7kg의 배낭 무게도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걷는 속도를 조금 높여서 걸었다.
겨울철이라 해파랑길 코스를 여러 개 길게 걷는 여행자들이 거의 없어서 내 모습을 제대로 찍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휴대폰케이스를 이용해서 폰을 세운 다음,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이용하여 바다를 배경으로 어렵사리 사진을 몇 장 찍어뒀다.
18코스 종점인 화진해수욕장에 도착해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19코스를 시작하였다.
장사해수욕장에 있는 장사상륙작전전승기념관을 지나 점심을 먹었다. 바닷가에 있는 횟집에서 1인 주문이 가능한 것은 회덮밥이나 회비빔밥뿐이었는데, 값도 비싸고 내게는 양이 많아 많이 남기곤 했다. 그래서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서 그곳 주민들(주로 노동자들이었음)이 이용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봤다. 값도 쌌고 맛과 양도 좋았다.
밥을 먹으면서 오늘 묵을 숙소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내일 시작될 20코스 시점과 주변의 음식점 등을 고려하여….
구계항, 남호해수욕장을 지났다. 삼사해상공원 입구에서 귀 진료를 받기 위해(진료 마감시각이 오후 5시여서) 해파랑길 코스 대신 지름길로 갔다. 열흘 전쯤부터 오른쪽 귀가 막힌 느낌이 들고 소리도 아주 약하게 들리기 시작했는데, 걷는 일정 중간에 진료받을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귀지를 한참 파냈다.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썩 좋아지지는 않았다.
진료받은 후 강구항으로 가서 오포해수욕장까지 걷다가 예약해 둔 숙소로 들어갔다.
저녁을 먹고 시내 야경을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빨래를 해서 널고, 오랜만에 몇 군데 통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