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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제5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8.15 해방>에 이어 <6.25 전쟁>, <4.19 혁명>, <5.16 군사정변> 등의 굴곡진 영욕을 뒤로 한 채 이 땅에 제3공화국이 수립되는 역사적인 날이 밝았다.
1년 6개 월 간의 군정(軍政)을 끝내고 온 국민들의 뜻을 모아 새로 민정(民政)이 시작되는 1963년 12월 17일 오후 2시, 청명한 날씨 속에 중앙청 광장에서 제5대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식이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3부요인과 각계인사, 그리고 스코트 미국 상원의원을 비롯해 우방국에서 파견된 26개국 80여명의 경축사절 등 모두 3,400여명이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하였으며, 중앙청 광장 밖의 세종로 거리에는 수많은 군중들이 운집해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이날 처음으로 예복(서양식 연미복)을 입고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한 후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취임사에서 “자주와 자립과 번영의 내일을 향하는 민족의 우렁찬 전진의 대오 앞에 겨레의 충성스러운 공복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이어 “정치적 자주와 경제적 자립, 사회적 융화와 안정을 목표로 하는 일대 혁신운동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정부는 취임식 당일을 전국적으로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각 가정마다 태극기를 게양하여 경축하였다.
이날 제5대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경축만찬과 리셉션이 각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청 중앙홀에서 열리고, 서울시민회관에서는 종합예술제가 열렸으며, 꽃단장을 한 전차 운행과 도심 곳곳에 홍보탑을 세워 경축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제5대 대통령 취임관련 행사 주요 일정】
<12월 17일>
14:00 대통령 취임식
15:00 신임 각료 임명장 수여식
— 국무총리 최두선(崔斗善), 부총리 김유택(金裕澤) 등 신임 각료 임명장 수여 및 기념촬영
16:00 제6대 국회 개원식(국회의장 이효상李孝祥)
17:30 경축 리셉션(3,000여명의 국내외 인사 참석, 중앙청 중앙홀)
18:50 불꽃놀이(중앙청광장, 남산)
<12월 18일>
아침 국립묘지 참배(국무총리, 국무위원 대동)
09:00 첫 국무회의 개최
이후 제3공화국 건국공로자에 대한 건국공로훈장 수여식
외국 신임대사 신임장 제정 및 환담
<12월18~20일>
종합예술제(3일간 매일 2회)
【제5대 대통령 취임식 개요】
◇ 일시 : 1963년 12월 17일 오후 2시
◇ 장소 : 중앙청 광장
◇ 진행순서
— 대통령내외분 식장 입장
— 개식선언
— 국민의례
—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식사(式辭)
— 취임선서
— 무궁화대훈장 수여(국회의장)
— 취임사
— 꽃다발 증정(국민대표)
— 축가(진명여고 합창단)
— 폐식선언
❙제5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세부 진행순서
1. 대통령내외분 식장 입장
— 박정희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에서 출발해 중앙청 광장의 취임식장에 도착, 입장하자 참석자들 일동 박수로 환영
2. 개식선언
3. 국기에 대한 경례
4. 애국가 제창
5.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에 대한 묵념
6.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김현철(金顯哲) 내각수반] 식사(式辭)
— 김현철 준비위원장이 연대 앞에 서서
대통령 각하!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군사혁명이 당초 중외(中外)에 공약하였던 대로의 중요과업을 대체로 성취하고, 두 차례의 선거를 통해서 표시된 국민들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기틀이 마련된 민정(民政)으로 복귀하는 역사적인 시발점에서, 제3공화국 초대 대통령의 취임 식전(式典)을 거행하게 된 것을, 전 국민과 함께 충심으로 경축해 마지않습니다. 군사혁명은 세계의 진운 속에서 그 시점에 드높여진 우리민족 중흥의 거화(擧火)이었습니다. 정치적 부정과 부패의 연쇄에 항거하는 국민의 분노가 마침내 <3.15 부정선거>에서 돌파구를 찾아 폭발되어 <4.19 의거>에 일단 성사하였지만, 새로운 부정과 부패의 악순환에 사회적 혼란과 용공(容共)사상의 대두까지 겹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백척간두의 위국(危局)으로 몰아넣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일발에서 우리 민족사의 방향을 급선회시켜 놓은 것이 군사혁명이었습니다. 혁명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공의 국시(國是) 제1의 자유우방과의 유대강화, 부패와 구악(舊惡)의 일소, 자주경제의 재건, 국토통일을 위한 실력배양은 새로운 민족의 진로로 제시되어 이 길을 성실하고 정확하게 지금까지 줄달음쳐 왔습니다. 다시 군사혁명은 국민혁명으로 확대, 승화되어 졌습니다. 국민의 공명(共鳴)이 없이 혁명은 그 지표로 하는 과업을 완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풍토를 형성하고 세대교체를 구현하여 내핍을 생활화하는 등 혁명주체와 국민들의 호응으로 착실하게 결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제2차 대전의 종언과 함께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자유해방과 더불어 새 시대의 새로운 길이 열리어진 우리의 민주정치사가, 집권층의 독주와 정쟁의 반복으로 견제되었던 답보에서 헤어나서 과감하게 전진하지 못했던 것을 애달파하면서, 희망에 차있는 내일의 민족적 약진을 기약하고 최선의 노력을 쏟아 정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좀 더 일찍부터 위정자와 국민들의 대국(大局)적인 각성이 있었던들 우리 민족은 빈곤과 낙후에서 벗어나서 민생고의 번뇌를 모르고 어느 정도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을 것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사의 시간적인 공백을 만회하려는 것이 국민들의 진지한 숙원이었고, 그러한 국민들의 심리가 군사혁명을 국민혁명으로 손쉽게 받아들이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혁명이념이 그대로 계승되어 제3공화국이 새 출발하게 된 것은 지극히 다행한 일입니다. 이번 군정(軍政)에서 민정(民政)으로 이양되게 되는 것을 전기점으로 해서, 만일 혁명이념을 몰각하고 혁명과업을 중단하게 되는 사태가 있었더라면, 전공(前功)은 허무하게 되고, 국정(國政)은 혁명이전으로 다시 후퇴될 수 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돼서 용공(容共) 사상이 다시 대두되어, 간접침략을 끌어 들이고 경제적 무질서와 사회적 혼란과 국민도의의 퇴폐가 재연되어 구악이 난무하는 전(前) 세대로 되돌아간다고 하면, 우리 민족의 기구한 운명은 다시금 명멸(明滅)의 위험선으로 함입(陷入)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시종(始終) 유례없는 공명선거로 결실을 봄으로써 평화적인 정권수수(政權授受)의 빛나는 전통을 세우게 된 것은, 비단 선거관리내각의 수반으로서의 본인에게 긍지를 갖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축복할 일입니다. 구세대의 대소(大小) 선거가 부정과 협잡의 사이비(似而非) 선거로 시종되다가 마침내는 <4.19 의거>까지 유발하게 된 것은, 우리 민주정치사에 불식할 수 없는 오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정치의 순수한 원칙 그대로 자유와 비밀이 보장된 선거를 통해서 주권자인 국민이 표시하는 의사대로 정권이 평화적으로 수수(授受)되는 확고한 전통을 세운다는 것은, 우리 연륜 얕은 민주정치의 커다란 과제였던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의 민주선거사상에 새로운 전통이 세워졌으므로, 앞으로 부질없는 정쟁(政爭)이 지양되고 정책상의 선의의 경쟁만을 하게 된다면, 우리의 민주정치는 건전하게 신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제3공화국이 정국의 안정과 함께 첫 걸음을 내어 디딜 수 있게 된 것은 앞으로의 전망을 명랑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양당 정치체제에 대한 희망이 일시 깨어지고 십 여의 대소 정당이 난립해서, 새 국회의 의석분포가 사분오열되어 정치적 불안정 상태가 초래되지 않을까하는 세론을 여지없이 전복(顚覆)하고 여당이 절대 과반수선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강력한 정치와 능률 있는 행정을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게 하여 놓았습니다. 이제 제3공화국은 전 국민의 절대적인 여망 속에서 이 대통령 취임과 함께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정(前程)이 필시 순탄할 것이기는 하지만 국운의 비약을 위해서는 수다한 난제가 눈앞에 산적되어 있습니다. 밖으로는 자유우방들의 우호협조, 그리고 안으로는 여야동조와 국민의 단합이 있어서 거국적으로 협심육력(協心戮力)해서 총역량을 집결해야만 새 세대의 기적으로서의 빛나는 금자탑을 쌓아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성스러운 <5.16 군사혁명>이 국민혁명으로 승화되고, 다시 혁명이념을 그대로 계승하는 제3공화국의 앞날에, 하느님의 축복과 영광이 길이 있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제5대 대통령취임준비준비위원회 위원장 김현철 |
* 중외(中外) : 국내와 국외, 협심육력(協心戮力) : 마음과 힘을 한 군데로 모음
*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한자를 병기하였음. <편집자>
7. 대통령 취임선서
— 박정희 대통령은 연설대 앞에서 <헌법 제68조> 규정에 따라 오른손을 들고서 취임선서를 행함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선서>
“선서,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1963년 12월 17일 대통령 박정희 |
— 선서가 끝난 후 일동 박수
8. 무궁화대훈장 수여
— 제6대 국회의장에 선출된 이효상(李孝祥) 씨가 국가원수와 우방국 원수 등에게 관행적으로 수여하는 우리나라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박정희 대통령의 목에 걸어주고 악수를 나눔
9. 대통령취임사
—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사
<제6대 대통령 취임사 전문>
단군(檀君) 성조(聖祖)가 천혜의 이 강토 위에 국기(國基)를 닦으신 지 반만년, 연면히 이어온 역사와 전통 위에, 이제 새 공화국을 바로 세우면서, 나는 국헌(國憲)을 준수하고 나의 신명(身命)을 조국과 민족 앞에 바칠 것을 맹세하면서, 겨레가 쌓은 이 성단(聖壇)에 서게 되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3,000만 동포들이여! 나는 오늘 영예로운 제3공화국의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나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보람 있는 이 날의 조국을 보전하기에 생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공산 침략에서 나라를 지켜 온 충용(忠勇)스러운 전몰(戰歿)장병, 그리고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한 영웅적인 4월 혁명의 영령(英靈) 앞에 나의 이 모든 영광을 돌리고자 합니다. 한편 나는 국내외로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대통령의 중책을 맡게 됨에, 그 사명과 책무가 한없이 무거움을 깊이 통감하고, 자주와 자립과 번영의 내일로 향하는 민족의 우렁찬 전진의 대오(隊伍) 앞에 겨레의 충성스러운 공복(公僕)이 될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아세아의 동녘에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불리우는 한반도에 선조의 거룩한 창국(創國)의 뜻을 받아,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배달의 겨레가 5,000년의 역사를 지켜 온 이 땅이 우리들의 조국입니다. 한 핏줄기 이 민족의 가슴속에 붉은 피 용솟음치는 분발의 고동과 약진의 맥박은 결코 멈추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반세기의 고된 역정(歷程)은 밟았으되, 일본 제국주의에 항쟁한 3・1 독립정신은 조국의 광복을 쟁취하였고, 투철한 반공(反共) 의식은 6・25 동란에서 공산 침략을 분쇄하여 강토를 보위하였으며, 열화 같은 민주적 신념은 4월 혁명에서 독재를 물리쳐 민주주의를 수호하였고, 이어 5월 혁명으로 부패와 부정(不正)을 배격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되찾아, 오늘 여기에 우람한 새 공화국을 건설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결코 목적지 도달의 안도가 아니며, 험준(險峻)한 노정(路程)에의 새 출발인 것입니다. 4월 혁명으로부터 비롯되어 5월 혁명을 거쳐 발전된 1960년대 우리 세대의 한국이 겪어야만 할 역사적 필연의 과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 걸쳐 조국의 근대화를 촉성(促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우리는 조성된 계기를 일실(逸失) 함이 없이 성공적으로 이 과업을 성취시키는데 범(汎)국민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여기에 3・1 정신을 받들어 4・19 와 5・16의 혁명이념을 계승하고 당위적으로 제기된 바 민족적인 모든 과제를 수행할 것을 목표로 나는 오늘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 일대 혁신운동을 제창하는 바이며, 아울러 이에 범국민적 혁명 대열에의 적극적 호응과 열성적인 참여 있기를 호소하는 바입니다. 인간사회에는 피땀 어린 노력의 지불 없는 진보와 번영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격동하는 시대, 전환의 시점에 서서, 치욕과 후진(後進)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오늘의 세대(世代)에 생존하는 우리들의 생명을 건 희생적 노력을 다하지 않는 한, 내 조국, 내 민족의 역사를 뒤덮은 퇴영(退嬰)의 먹구름은 영원히 걷히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적 자주와 경제적 자립, 사회적 융화안정을 목표로 대혁신운동을 추진함에 있어서 우리는 먼저 개개인의 정신적 혁명을 전개하여야 하겠습니다. 국민은 한 개인으로부터 자주적 주체 의식을 함양하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자립・자조의 정신을 확고히 하고, 이 땅에 민주와 번영, 복지사회를 건설하기에 민족적 주체성과 국민의 자발적 적극 참여의 의식, 그리고 강인한 노력의 정신적 자세를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 불의(不義)와의 타협을 배격하며, 부정부패의 소인(素因)을 국민 스스로가 절개(切開) 청산 해야 하겠습니다. 탁월한 지도자의 정치적 역량이나 그의 유능한 정부라 할지라도 국민 대중의 전진적 의욕과 건설적 협조 없이는 국가사회의 안정도 진보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들의 최대의 적(敵)은 선거 과정에서의 상대 정적(政敵)이나 대립정당도 아니며, 바로 비(非)협조와 파쟁으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불안정 그 자체인 것입니다. 나는 여기에 대혁신운동의 정치적 목표의 일환으로 정치적 정화(淨化) 운동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정치활동 양상을 시현(示顯)하고 국가 공동 목적을 위한 협조의 전통을 세워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중단도 후퇴도 지체(遲滯)의 여유도 없습니다. 방관과 안일, 요행과 기적을 바라며, 공론(空論)과 파쟁으로 끝끝내 국가를 쇠잔케 한 곤욕(困辱)의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 운용의 역사가 얕다거나, 시행착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막중한 부담과 희생을 지불한 우리들이기에, 여기에 또다시 강력정치를 빙자한 독재의 등장도, 민주주의를 도용(盜用)한 무능, 부패의 재현(再現)도 단연 용납될 수 없는 것입니다. 여하한 이유로서도 성서를 읽는다는 명목 아래 촛불을 훔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새 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나는 국민 앞에 군림하여 지배하려 함이 아니요, 겨레의 충복(忠僕)으로 봉사하려는 것입니다. 시달리고 피곤에 지쳐 가는 동포를 일깨워 용기를 돋우며, 정의(情誼) 깊은 대중의 벗으로 격려와 의논과 설득으로 분열과 낙오 없는 대오의 향도(嚮導)가 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민이 지워 준 멍에를 성실히 메고 이끌어 나감으로써, 고난의 가시밭을 헤쳐 새 공화국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패배한 소수자(少數者)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그를 보호하는 데 더욱 의의(意義)가 있는 것입니다.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당이 평면적 종다수의결(從多數議決) 방식을 근거로 만능・우월 의식에서 독선과 횡포를 자행하거나 소수의 의사를 유린할 때, 이 나라 민주주의 전도(前途)에는 또 다른 비극의 씨가 싹트기 시작할 것입니다. 또 일방 진부한 관록이나 허망한 권위 의식에서 대국(大局)을 망각한 소아병적(小兒病的) 도발로 정쟁(政爭)을 벌이고, 정국(政局)을 어지럽히며, 사회를 혼란시킨다면, 이 나라는 또다시 역사의 뒤로 후퇴하는 슬픈 결말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제와 책임을 수반하는 민주적 정치 질서를 확립해 가면서, 대중의 이익에 벗어나는 시책이나, 투명치 못한 정치적 처사에 대하여는 정당한 비판과 당당히 반대할 수 있는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본인과 새 정부는 정치적 행동양식에 있어서, 보다 높은 윤리 규범을 정립하여, 극렬한 증오감(憎惡感)과 극단적 대립의식을 불식하고, 여야의 협조를 통해 의정(議政)의 질서와 헌정(憲政)의 상궤(常軌)를 바로잡을 것이며, 유혈 보복으로 점철된 역사적 악(惡)유산을 청산하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한 복수 정당의 발랄한 경쟁과 신사적 정책대결의 정치풍토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20세기 초로부터 시작된 험난한 역정과 살벌한 시류(時流), 일제(日帝)에의 병탄(倂呑)과 40년의 식민지 통치, 종전(終戰)과 더불어 밀려온 퇴폐한 외래 풍조의 급격한 침윤(浸潤), 6・25 전란과 혼돈, 궁핍 속에 두 차례의 혁명, 이 오욕(汚辱)된 반(半)세기는 이 나라 사회의 전통적 미풍(美風)과 양속(良俗)을 짓밟아 도의(道義)는 타락되고, 사상 분열과 정치적 대립, 그리고 사치와 낭비, 허영과 안일, 반목과 질시 속에 사회는 만성적으로 불안하며 민심은 각박해지기만 했습니다. 이에 대혁신 운동은 대중사회의 저변으로부터 사회적 청조(淸潮) 운동의 새 물결을 이끌어 들여, 이 모든 오염과 악풍(惡風)을 세척하고, 선대(先代)가 평화 속에 이루었던 전원적(田園的) 향토(鄕土)를 되찾아 선린(善隣)과 융화의 새 사회건설을 촉진시킬 것입니다. 그리하여 신의와 ‘건전한 상식’이 지배하며, 노력과 대가가 상등(相等) 하는 균형 잡힌 사회, 성실한 근로만이 명예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할 것입니다. 민주정치는 몇 사람의 지도자나 특수계층의 교도(敎導)에 의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각과 책임, 그리고 상호의 타협과 관용을 통한 사회적 안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국민은 질서 속에 살며, 정부로부터의 시혜를 기대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며, 때늦은 후회 이전에 현명하고 용감하게 권리의 자위(自衛)를 도모하기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또한 대국적(大局的) 안목과 이성적 통찰(洞察)로써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리는 우(愚)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질서와 번영 있는 사회에 영광된 새 공화국 건설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다시는 퇴영과 빈곤이 없는 내일의 조국을 기약하면서, 나는 오늘 사랑하는 동포 앞에 다시 한번 ‘민족의 단합’을 호소하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는 조국의 근대화라는 막중한 과업을 앞에 두고, 불화(不和)와 정쟁(政爭)과 분열로 정체(停滯)와 쇠잔(衰殘)을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친화와 협조와 단합으로 민족적인 공동의 광장에서 새로 대오를 정비할 것인가의 기로에 선 것입니다. 또한 한 핏줄기의 겨레, 우리는 이미 운명을 함께한 ‘같은 배’에 탄 것입니다. 파쟁과 혼란으로 표류(漂流)와 난파(難破)를 초래하는 것도, 협조와 용기로써 희망의 피안(彼岸)에 닻을 내리는 것도 오로지 우리들 스스로의 결심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의 현명한 결단과 용맹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애국 동포 여러분! 오늘 역사적인 새 공화국 탄생의 성전(盛典)에 임해, 이날의 환희를 함께하지 못하고, 자칫 우리의 뇌리에서 소원(疎遠)해 가기 쉬운 북한 1천만 동포의 노예 상태에 대해, 이 땅에서 자유를 향유하는 우리들의 경각(警覺)을 높이고자 합니다. 본인과 새 정부는, 안으로는 조속히 견실한 경제・사회적 토대를 이룩하고, 현 군사력의 유지와 발전을 포함한 단합된 민족의 힘을 결속할 것이며, 밖으로는 UN과 자유우방, 그리고 전 세계 자유 애호 인민들과의 유대를 공고히 하여 여하한 상황과 조건하에서도 공산주의에 대항, 승리할 수 있는 민주적 역량과 민족진영의 내실을 기하여, 우리의 숙원인 민족통일의 길로 매진할 것입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당면한 현실적인 모든 문제를 일일이 언급(言及)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경제문제를 비롯한 난국 타개의 숙제는, 이미 공약을 통해 자청(自請)한 바 있으며, 신 정부는 이를 위하여 능률적 태세로써 문제 해결에 임할 것입니다. 시급한 민생문제의 해결, 그리고 민족자립의 지표(指標)가 될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합리적 추진은 중대한 국가적 과제로서 여야(與野) 협조와 정부, 국민 간의 일치 단합된 노력으로써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향하여 인내와 자중으로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아나가는 근로정신의 소박한 생활인으로 돌아가, 항상 성급한 기대의 이면에는 허무한 낙망이 상접(相接)함을 명심하고, 착실한 성장을 꾀하는 경제 국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여기에 우람한 새 공화국의 아침은 밝았습니다. 침체와 우울, 혼돈과 방황에서 우리 모든 국민은 결연히 벗어나, ‘생각하는 국민, 일하는 국민, 협조하는 국민’으로 일어서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정신, 새로운 자세로서 희망에 찬 우리의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갑시다. 끝으로 하느님의 가호 속에 탄생 되는 새 공화국의 전도(前途)에 영광이 있기를 빌며, 이 식전에 참석하신 우방 여러 나라의 친우들에게 충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함과 아울러, 애국 동포 여러분의 건투와 행운 있기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63년 12월 17일 대통령 박정희 |
10. 꽃다발 증정
— 전 국민을 대표해서 미스코리아 김명자 양이 박정희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에게 취임 축하의 꽃다발을 드림
11. 축가
— 진명여고 합창단
12. 폐식선언. 퇴장
❙제5대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
( ※이 취임식 이모저모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운영자가 내린 평가입니다)
가. 취임식에서 달라진 <대통령 선서문> 사용
— 이전 헌법에는 ‘나는 …… 엄숙히 선서한다.’로 되어 있었으나, 새로 개정된 제6차 헌법 제68조에 따라 ‘나는 …… 엄숙히 선서합니다.’로 된 존댓말 선서문을 사용하였다.
— 또한 이전과는 달리 대통령취임사도 새 정부의 국정비전과 포부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오늘날 새로 취임하는 기관장/단체장 취임사의 전범이 되었다.
☞【대통령취임관련 헌법규정】[헌법 제6호, 시행 1963. 12. 17.]
제68조 ①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② 전항의 선서에는 국회의원과 대법원의 법관이 참석한다.
나. 국회 개회와 관계없이 대통령취임식을 독자적으로 거행
— 제헌헌법에서부터 3차 개정헌법까지는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국회 개회 중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 1963년 제6차 헌법 개정 때 이러한 규정을 삭제하고 ‘취임선서에는 국회의원과 대법원의 법관이 참석한다.’로 수정하였다. 이에 따라 제5대 대통령취임식부터 국회 개회와는 무관하게 거행할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취임관련 헌법규정】[헌법 제6호, 시행 1963. 12. 17.]
제68조 ①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 (생략) …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② 전항의 선서에는 국회의원과 대법원의 법관이 참석한다.
다. 대통령 행사 복장
— 제5대 취임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처음으로 ‘예복’(서양식 연미복)을 입고, 취임식 도중에 받은 무궁화대훈장을 목에 걸고 행사에 임했다.
— 그 이전의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한복’을, 제2․3대 이승만, 4대 윤보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모두 ‘양복’을 입은 바 있다.
라. 정부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해 검소하게 거행
— 취임식은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게 거행하였으며,
— 취임식 관련 행사의 방침을 명문화하고 그 준비를 정부기관별로 체계적으로 분담하는 등 성공적인 거행을 위하여 각별한 노력을 하였다.
예를 들면, 취임식과 경축연회는 총무처, 경축만찬은 외무부, 경축예술제는 문화공보부가 각각 맡아 준비하였다.
Ⅳ. 취임관련 경축행사
제3공화국 수립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제5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이를 축하하는 행사를 다음과 같이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실시하였다.
◇ 당일은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저녁에 통행금지를 전국에 해제하였다.
◇ 경축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전국 도시의 시가지에 가로기와 각 가정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서울과 부산 시내에 꽃전차를 운행하였으며, 전국 주요도시에 장식차량을 운행하였다.
◇ 전국 재소자에 대한 특별급식을 하였다.
◇ 고궁 무료공개 : 창경원, 창덕궁, 덕수궁, 경복궁 등
◇ 기념담배 발매 : 아리랑 5백만 갑, 파랑새 1천만 갑
◇ 기념우표 발행
— 구성 : 박정희 대통령과 중앙청 건물(군정에서 민정으로 전환되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
— 발행 : 4원 권 500,000매
▲제5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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