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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27. 월. 비 바람 불던 날
집에서 2시 30분에 출발, 지하철을 타고 아영교역에 내려 401반 버스 환승 후 대구공항에 3시 30분에 도착해서 현주네를 기다려 합승 17: 35분 대구 출발 제주도에 한 시간 걸려 도착. 현주네 김서방이 구해놓은 모슬포 집으로 출발 – 버스로 한 시간 걸려 도착했다. 비바람이 불어 환기가 들어 집에 두고 온 따스한 옷들이 그리워졌다. 김서방은 집에 가서 5분안에 차를 가져오겠다며 모슬포종점(운진항)에 우리를 세워두고 가서 차를 가져왔다. 집에 도착해 보일러를 틀어두어 환기를 녹였다. 집에서 팩에 든 된장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었다.
2019. 5.28. 화요일
① 김정희 추사관-정난주 마리아 묘소. 대정성지-수월봉-해안지질노도 트래킹- 차귀도 선착장까지-
② 한림항 비양도(배로 20분. 배삯 9000원씩 4명 36,000원) 들다
비양도에서 나와 늦은 점심 먹다: 갈치 조림(64,000원)-
③ 협재해수욕장 금릉해변-용수동 혼자 성당(길위에서 묻다) 좁은문 성당에 들러 우림이 장가 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④ 김대건 신부 제주도 표착 기념관-
⑤ 돌고래 노니는 해변을 달려 산방산 탄산 온천에서 온천욕 즐김-
⑥ 산방산 들러 4.3 추모공원으로 가 앙뜨르 격납고를 둘러보고
사계해안도로로 해서 모슬포항 부두 횟집에서 회로 저녁 먹고 돌아옴(저녁 식사 78,000원)
2019. 5.30. 수요일
아침 먹고
①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을 두 시간 정도 걷다.
날씨는 쨍쨍 더운 날인데 길 양편에 늘어선 니무가 숲을 이뤄 시원한 숲길을 걸으며 상쾌한 공기와 피톤치든을 들이킴
제주어로 수풀을 뜻하는 곳과 돌이나 자갈이 모인 곳을 뜻하는 자왈 합성어로 일반적으로 나무와 덩굴 따위가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 도는 용암의 풍화로 돌이나 바위가 중력에 의해 쌓여있는 곶과 화산 분출시 화산력 비산에 의해 운반된 지역으로 관목과 야생초가 자생한 곳을 말함
② 전복죽을 점심으로 먹고 마라도 들어가는 배(9000원인데 김정수 박경선 두명은 경로 배삯 6800원 왕복 일인당 13600원)타고 노곤한 몸으로 한숨 자고 배에서 내림-마라도를 한 바퀴 돌며 자연경관을 보며 힐링함
③ 송악산을 돌며 편안하게 걸음. 어제도 2만보 넘게 걷고 오늘도 2만보 넘게 걸음.
2019. 6.26. 수
저녁 8시 제주공항 도착
2019. 6.27
쇠소깍 폭포를 구경하고 돌아 올라가다 소라의 성을 찾았다. 북카페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며 그림책을 열권 정도 골라 읽었다. 리기아의 정원, 꽃들에게 희망을 등. 그 중 <꽃들에게 희망을> 책소개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왔다.
2019.6. 28. 목.
올레길 7-1코스 15킬러미터. 4~5시간 소여
고근산 숲길로 해서 고근상 정상으로 올라가 들날 숲길로 해서 엉도폭포로 갔다. 비가 오지 않아 폭포에 폭포수는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찾는 사람도 몇 안 되었다. 폭포 옆 정상에 무인카페를 만들어 둔 사람이 있었다. 느린 우체통도 만들어 두고 차종류랑 과자 종류를 준비해두고 대형화면으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장면이 보이도록 준비해두었다. 오늘은 비가 안 와서 폭푸가 흘러내리는 모양을 직접 못 보지만 사진으로나마 대신 볼 수 있어 좋았다.
2019.6. 29. 토
올레길 14-1코스. 9.3킬로미터. 3~4시간 소요. 저지오름에서 서광.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서 오설록 녹차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제부 김서방이 모슬포항 버스 종점 가까운데 집을 얻어두어서 출발이 쉬웠다. 집에서 한 5분 걸어 나오면 버스 정류장이었다.
출발- 운진항(모슬포)버스 종점에서 7인승 리무진(제주시에서 여행객이 잘 안 다니는 길의 교통을 위해 운전기사의 급료를 보조해준단다)을 1인당 1150원식 내고 타서 저지리(40분 소요)에서 내려 올레길 14-1 코스로 접어들었다. 비가 소록소록 내리는데 동생들은 우의(비옷)를 입고 나는 우산을 썼다. 아침 8시에 모슬포항에 산책을 나왔을 때는 비가 안 왔는데... 총 10킬로미터 중 7킬로미터 쯤 걷자 정자가 나타났다. 1시 가가워 점심을 먹을 장소가 닥이었다. 김밥, 시루떡, 만두로 점심을 먹었다. 푸른 숲길을 바라보며 정자에 앉아 맛있는 점심을 먹는 이 여유에 형제를 있게 해주신 부모님과 우리에게 휴식의 시간을 축북해주신 오늘에 감사했다. 오슬록 녹찻집에서 케익 한 조작, 오렌지 쥬스 한 잔, 녹차아이스크림 세트를 17500원에 사서 먹고 3시 40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셋이 화장실에 한꺼번에 들어가 합동 목욕, 합동 빨래를 하고 쉬면서 오늘 코스를 돌아보니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 버스 내려 출발-강정 동상-저지곶자왈-문도지오름-저지상수원-오설록녹차밭을
2019. 6. 30. 일
주일이라서 모슬포 성당 새벽 미사(6시 30분)에 참석했다. 젊은 신부님이 “쟁기에 손을 대는 자는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를 성경을 풀이하셨다. 작별 인사를 하고 와서 다르겠다느니 장례를 치르고와서 따르겠다느니는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부터 하고 주님을 찾겠다는 말이니 그렇게 하지 말라라는 이야기였다. 우리도 성당 미사를 빼 먹고 올레길을 걸으려고 했는데 오길 잘했다. 성당 다녀오는 길에 김서방은 산에 점심으로 가져갈 떡과 김밥을 사러 갔다. 오늘 걸을 올레길은 12-1코스. 17.5킬로미터. 5~6시간 소요
무릉- 용수 올레길로 용수 포구 걷기였다. 바다를 따라걸을 때 나무 숲 없는 길은 밋밋하고 덥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나무 숲을 만나면 어지나 반가운지.
2019. 7.1. 월. 비
오전- 박물관은 살아있다. 인터넷으로 미리 한 시간 전에 예매했더니 13000원 입장권이 20%씩 할인 되어 9300씩 네 명이 37200원
오후- 탄산온천 온천탕.12000원인데 김서방 50% 할인 카드 가져가서 6000원씩에.
저녁 먹고 모슬포항 산책
2019.7. 2. 화.
대구로 순우와 둘이 오다. 순나는 혼자 서울로
다시 7월 8일부터 16일까지 제주 살이 떠날 날을 기약하며
2019.7.4. 목. 맑음
전라남도 곡성에 소광회가 떴다. 가톨릭임원회 이순옥 회장님, 이선영부회장님, 나, 그리고 택시를 운전해주는 김진수선생님 넷이. 아침 8시 30분에 경북여고 앞에 모여 출발했다.
곡성 기차 마을에 들러 느린 열차를 타고 옛 추억 속으로 떠나보았다. 김진수 선생님은 우리가 편도로 기차 끝지점 역까지 갈 동안 반대편으로 차를 몰고 와 기다려주었다. 기차가 서자 달려와 차안의 셋 사람을 찍어주었다. 고마웠다. 우리 세 사람은 모두 경로라 4000원(편도 요금)씩을 내고 탔다.
기차에서 내려 곡성성당으로 갔다. 미사는 없어도 성당에 들어가 성모님 동산에서 사진을 찍었다. 성모님 앞에 새월호 참사를 기리는 노란 리본들이 나비떼처럼 소목히 달려 앉아 있었다. 잠시 묵념하고. 사진을 찍는데 김진수 선생님은 하늘의 뭉게구름을 넣어 찍기를 좋아해 하늘을 잡아 화면으로 들여놓고 찍어주었다.
김진수선생님은 시인의 눈으로 바위틈에 핀 풀꽃 하나,
조용히 머무르고 있는 먼데 철로길 등을 사진으로 모셔와 갈무리하기를 좋아했다.
‘그래, 저게 시인의 마음이요. 시인의 눈이거늘... .’
시인의 자세에 대해 가르침을 얻었다.
<노란 바구니>
오늘도 언니는 노란 바구니를 들고 나섰다.
저번 소풍 때
밥 비벼 먹을 양푼이랑 숟가락 담아 들고 오던
눈에 익은 바구니다.
노란 바구니 속에서 복수박 네 덩이가 동실동실 들어앉아
초록줄무늬 웃음을 살살 흘리고 있었다.
복수박 파먹을 숟가락 네 개도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내 참!’
외국 사람들 소풍 갈 때 들고 다니던 그런 느낌이다.
얼마나 여유롭고 간편하고 품격있는지 몰라.
나는 등산 가방에 유부초밥, 달걀, 삶은감자를 담아 따라갔다.
옛 소풍길 소풍 가방에 담아가던 것들!
그나마 ‘소광회 창단식’이라고 도시락껍질을 빨간 종이로 감싸 꾸며보긴 했다.
조금 가다가 초록 담장이 잎들이 들러리 서주는 벤치에 둘러앉았다.
맑은 하늘이 뭉게구름 미소를 벙실벙실 띄워주는 가운데
소광회 창단식 이벤트를 했다.
초밥 도시락위에 꽂은 촛불 네 개에 불 붉혔다.
이순옥, 이선영, 김진수, 박경선
이름 네 개를 모아 ‘훅’ 바람말이해서
‘짝짝짝!’ 박수로 뭉쳐보고
유치하게 놀며 유부초밥을 먹었다.
숟가락으로 복수박도 파먹었다. 여유를 즐기는 복맛이었다.(2019.07.04.)
곡성 가며 들은 이야기
1. 이순옥님의 어린 시절 귀신 본 이야기
하얀 바람이 돌돌 말리면서 내게로 다가왔다. 앞집에서 약 먹고 죽은 춘희 언니 같았다. 실연해서 자살한 춘희 언니 같았다.
2. 김진수님의 죽었다 살아난 이야기
백화점에서 일하다 사고사로 죽었는데 심폐소생술을 하는 걸 내가 지켜보았다.
보통은 서른 번 정도하고 깨어나지 않으면 단념하는데 회사에서 서른 살 청년의 돌연사라서 회사에 문제가 되겠다싶어 모두 살려내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오십 번까지 심페소생술을 했다. 그러는 중에 내가 깨어나 나를 살리려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또렷하게 보였고 빛이 환한 세상을 보고 있는데 이때껏 그렇게 환하고 기쁨이 그득했던 느낌은 느껴보지 못했다.
참 귀한 이야기들이었다.
2019.7.4. 목. 맑음
어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남편이 고령가서 서둘렀다. 10시쯤 되어 출발했다.
출발 전에 수박 두 덩이를 샀다. 한 덩이는 어제 우리 집 대문을 좀 열어두라고 이장님께 부탁드린 것이 미안해서 한 덩이 갖다 드릴려고 준비했고 한 덩이를 옆집에 감자를 한 박스 얻어먹어서 준비했다. 가면서 옆집에 전화하니 안 받아서 이장님 사모님께로 막바로 갔다. 수박 한 덩이를 드리고 옆집에 한 덩이 들여놓을 테니 나중에 이야기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집 작은 대문이 열려있어 들어갔다. 이장님께 어제 대문을 다시 닫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역시나 안 닫혀있어서 와보길 잘했다 싶었다.
남편은 오자마자 텃밭으로 가서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깻잎, 고추를 따왔다. 나는 서장에서 책들과 앨범들을 둘러보았다. 다음번에는 ‘바람새’와 ‘아기 반달곰 친구 불곰’ 책을 좀더 갖다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베르베르가 쓴 나무1권과 2권을 집어들었다. 대구에 가져가서 다시 읽어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대구로 가져오려고 보따리에 넣어두었다.
점심을 하며 냉동실에서 돼지고기 두 조각을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해동을 시켰다. 그런데 돼지고기가 바비큐처럼 익어서 그대로 먹어도 좋게 되었다. 앞으로는 프라인펜에 넣어 굽지 않고 전자레인지를 간편하게 이용해야 겠다. 깻잎에 돼지고기를 사서 점심을 먹었다. 왕비의 소풍나온 식사치고 꿀맛이었다.
“집에 언제 가요?”
점심 먹고 밭으로 가려고 나서는 남편에게 한 마디했더니 밥맘 먹으면 가자는 어린애같다고 한바탕 웃는다. 함께 웃고 난뒤 나도 일 좀 하려고 다라이와 칼을 들고 텃밭으로 따라갔다. 취나물 새순을 따고 부추밭에 앉아 칼로 부추를 두 줄 잘랐다. 부엌으로 와서 부추를 다듬으며 어제 들은 <사라의 테마> 노래를 틀어놓고 들었다. 가사. 노랫말이 너무 좋은데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다.
3시 40분쯤 되어 대구로 돌아왔다. 삼성 래미안 105동 804호에 사는 임성호선생님 집에 오이,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부추를 나눠주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부추를 씻어 생콩가루와 맛소금을 뿌려 턽털이 저녁 반찬을 준비하고 저녁을 해먹었다.
‘불가사의 세계 문화유산’ 책을 조금 보다가 베르베르가 쓴 ‘나무’ 1권 두 차트를 읽는데 잠이 왔다. 잠자리로 와서 <사랑의 테마> 가사를 외우려고 동영상 노래를 틀어놓고 잠들었다.
<사랑의 테마 . 가수 성악가 박인수, 이수용 시. 조운파. 작곡 김용년>
사랑 그것은 정녕 그리움 노을빛처럼 타는가
가슴 가득히 설레는 바람 잠들지 않는 물결
사랑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네. 사랑 보내지 않아도 떠나가네
사랑 혼자서 이룰 수 없는 오오오 오 사랑이여
사랑 그것은 오랜 기다림 강물과 같이 흘러
마음 가득히 넘치는 기쁨 멈추지 않는 행복
사랑 그것은 정녕 외로움 채울 수 없는 바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꽃잎 남몰래 타는 촛불
2019.7.8. 월요일.
오후에 비행기로 한 시간 날아 제주도에 내렸다.
제주 살이는 한 마디로, 자연주의자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제주 공항에 내려 땅을 밟으면서 나는 인디언의 기도문을 제주도에서의 기도문으로 바꾸어 중얼거렸다.
<제주도에서의 기도문>
당신의 목소리와 숨결이 있는 이곳에서
아름다움 안에 걷게 하시고
날마다 해뜸과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세삼 모든 것에 내 눈과 귀를 열어
이슬방울도 들여다보고 풀꽃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밥보다 시를 씹으며 늘 시를 품게 하소서
올레길을 걸으며 내 삶에 영향을 주었든 사람들에게
엽서 한 장 써 보내는 여유와 멋도 즐기게 하소서.
내가 딴 꽃에 모여든 벌의 붕붕거리는 소리, 새가 물속에 들어갔다 나와서 날개를 퍼덕거리는 소리, 냇물이 조약돌 위로 찰랑거릴 때의 약한 떨림 들이 느껴진다. 계속 바스락거리고, 윙윙거리고, 붕붕거리고 퍼덕거리고 찰랑거려서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공기에는 생명의 향기와 파괴의 악취가 똑같이 들어 있다.
·소나무 아래로 흔들리는 그늘 속에 몸을 담근다. 소나기가 그치면 소나무 아래 공기가 시원해지리니 기운 찬 꼬마 친구 다람쥐는 꼬리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무성한 잎사귀에서 잎사귀로 뛰어다니다가 내 손에 놓인 아침을 먹으려 돌아온다. 우리는 즐거워하며 공감을 느낀다. 다람쥐는 깡충 뛰어다니고 나의 맥박도 춤을 춘다. 나는 충만한 생명의 행복에 기뻐한다. 식물초차도 맑은 날과 비오는 날에 서로 다른 향을 발산한다. 백합 향은 슬쩍 한 번 맡으면 그윽하지만 가까이 맡으려 하면 어찌나 향이 약하고 인색한지, 갓 베어낸 풀밭에서 나는 냄새를 맡으면 상쾌하고 편안해진다. 숲과 산에 가득한 차분하고 한결같은 향은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한다. 지나갈 때마다 다정하게 인사하듯 많은 좋은 향을 뿜어주는 것들도 있는데 그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없어 느끼는 공허감을 달랠 수 있다.
냄새는 일상의 소소한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친구 같다. 나는 냄새를 통해 비가 오는지, 풀이 베였는지 자동차가 거리를 지나는지 밥 때가 됐는지 안다.
· 행복한 삶은 고난이 없는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다.
<사랑하는 미선이 고모에게> 제주에 왔어요. 올레길을 걸으며 삶의 여정들을 돌아보고 고마웠던 사람들 이름도 떠올려봐요. 미선 고모! 광희 키워줘서 고마워요. 그때 고모 발목이 얼마나 가늘던지 곧 부러질 것만 같고 애처러워서 보약 한재 지어먹인 게 다였어요. 기억할런지? 고모 생각하면 애처롭고 고마운 마음!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늘 행복하시길...... 제주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2019년 7월 어느 날. 경선 |
<사랑하는 미분아씨에게> 제주에 왔어요. 올레길을 걸으며 삶의 여정들을 돌아보고 그리운 사람들 이름도 떠올려봐요. 미분이 아씨! 우리 나이에는 추억을 먹고 살 나이에요. 고모부랑 정답게 살았던 추억 먹으며 씩씩하게 삽시다. 늘 고모 생각하면 애처롭고 고마운 마음!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늘 행복하시길...... 제주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2019년 7월 어느 날. 경선 |
<사랑하는 재건도련님과 윤송현 동서에게> 제주에 왔어요. 올레길을 걸으며 삶의 여정들을 돌아보고 그리운 사람들 이름도 떠올려봐요. 도련님! 그리고 동서! 두 분 생각하면 늘 건강이 걱정되는 식구에요. 고랑거리는 사람들이 더 오래산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건강 제일 주의로 건강에 모든 것을 투자하며 삽시다. 늘 두분 생각하면 애처롭고 고마운 마음!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늘 행복하시길...... 제주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2019년 7월 어느 날. 경선 |
<사랑하는 미분아씨에게> 제주에 왔어요. 올레길을 걸으며 삶의 여정들을 돌아보고 그리운 사람들 이름도 떠올려봐요. 미분이 아씨! 우리 나이에는 추억을 먹고 살 나이에요. 고모부랑 정답게 살았던 추억 먹으며 씩씩하게 삽시다. 늘 고모 생각하면 애처롭고 고마운 마음!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늘 행복하시길...... 제주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2019년 7월 어느 날. 경선 |
<사랑하는 재건도련님과 윤송현 동서에게> 제주에 왔어요. 올레길을 걸으며 삶의 여정들을 돌아보고 그리운 사람들 이름도 떠올려봐요. 도련님! 그리고 동서! 두 분 생각하면 늘 건강이 걱정되는 식구에요. 고랑거리는 사람들이 더 오래산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건강 제일 주의로 건강에 모든 것을 투자하며 삽시다. 늘 두분 생각하면 애처롭고 고마운 마음!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늘 행복하시길...... 제주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2019년 7월 어느 날. 경선 |
2019. 7.9.화, 제주 올레길 9코스
구름이 있어 해변 걷기 좋은 날 올레길 9코스 해변길을 걸었다. 대평포구-박수기정(절벽)-화순 금모래 절벽을 걸으며 선사 유적지에 남겨진 유물도 보고 복분자도 따먹으며 걸었다.
걸으며 순우가 이야기를 잘했다.
· 자식을 키울 때는 지킬 것이 있어서 불안했는데 자식 다 키우고 나니 지킬 것도 없어 자유롭더라는 이야기가 울림을 주었다.
· 슬옹이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슬옹이가 바닥에 떨어뜨린 사탕에 개미가 몰려들었는데 슬옹이는 개미에게 그 사탕 먹으라고 들여다보고 있는데 개미가 사람이 겁나서 사탕 먹으러 못 온다고 하자 슬옹이는 눈만 가리고 개미를 불렀단다. “개미야, 사탕 먹으로 와!” 눈만 가려도 내가 안 보면 안 보인다고 믿는 슬옹이의 귀염
· 래아의 시장 놀이도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유치원에서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유치원으로 가져와 시장 놀이의 팔 물건들로 내어놓았단다. 레아가 갖고 싶은 건 캉가루 인형이어서 캉가루 인형을 사가지고 유치원 버스에서 내렸다. 레아 유치원반 남자 아이 이산이도 여동생 솔이에게 주려고 핑크색 둘리 인형을(원래는 초록색)사와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여동생에게 너 줄려고 사왔어 하면서 동생 손에 쥐여 주는 걸 본 레아! 누나답게 자기가 갖고 싶어 샀던 캉가루를 엉겁결에 슬옹이에게 쥐여 주며 “자자. 너 거야.”
하지만 슬옹이가 원한 건 인형이 아니었기에 누나의 다른 손에 무엇이 들려있나(과자봉지라도 들려있나) 싶어 자꾸 살폈다. 그러나 레아는 이산이처럼 다른 어른들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 동생 슬옹이에게 자꾸 캉가루 인형을 쥐여 주며 “네 것 선물!”을 외쳐대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는 애벌레가 반쯤 따 먹은 유기농 상추도 아빠 씻어 드리겠다고 몇 잎 가져와서 슬옹이에게 그것도 주면서 산이는 동생한테 인형만 줬는데 레아는 상추랑 과자를 동생한테 줬다고 칭찬을 두 배로 받았단다. 그레도 슬옹이는 누나 손에 다른 먹을 것이 들려 있어야하는데 싶어 눈이 사탕 봉지에 가 있어서 결국 ‘같이 먹자’하며 레아가 사탕 봉지를 들이 밀어줬단다.
2019.7. 11. 목
차귀도-천연기념물 제 422호다.
세계 유네스코 지질고원으로 선정되었다는 섬이다. 한림읍까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사람이 살지 않는 섬. 차귀도로 갔다. 배로는 육지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배삯은 경로 할인 3000원 받아 13000원. 섬에 10시 10분에 내려 섬 둘레를 걷는데 한 시간 10분이 걸렸다. 차귀도 가는 길에 독수리 바위 쌍둥이 바위. 독수리 바위, 장군 바위가 함께 있었다. 등대와 갈대숲과 전망대 밖에 없는 섬이지만 어느 섬에나 있는 하얀 등대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라서 인지 더 오도마니 서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오랜만에 찾아온 사람들을 반기는 얼굴을 하고 있는 듯 ‘참 외로웠어요. 내곁에 쉬다 가셔요.’ 하는 듯, 바람결에 들려오는 섬의 소리가 들렸다. 무성한 풀 사이로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향긋한 향내가 바람에 실려 왔다. 차귀도란 설문 할망대라 불리는 어머니가 죽을 끓이다가 죽솥에 빠져죽은 걸 알고 엄마를 찾아 울며 떠난 막내아들의 원혼이 머문 섬이라는 전설이 있어서인지 어머니를 그리는 막내 아들의 애절한 마음이 원혼 속 그리움의 향기로 남아 향기가 불어오는 곳이었다. 애절한 그리움의 향기를 코로 받으며 등대길을 내려왔다. 다시 10분 걸리는 거리를 배로 돌아오는데 고래 떼가 배를 따라왔다. 묘기를 부리며 자기네 묘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같이 놀자는 듯 따라왔다. 어쩌면 차귀도 가는 유람선에 고래가 뛰어오르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그림 속 고래랑 놀고 싶어 배를 따라오는가? 어쨌든 공중 점프하는 묘기에 사람들이 몰려가 괴성을 지르며 감탄을 하였다.
차귀도에서 나와 제주도립공원 곶자왈에 들어가 만두, 떡, 귤, 복숭아로 풀밭 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고 전망대에 올라갔다. 사람들 발길 없는 한적한 구석 전망대에 가져간 자리를 깔고 정채봉 산문집<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를 한 권 다 읽고 오수, 낮잠을 즐겼다. 그런데 뱀이 전망대를 오르고 있단다. 멀리서 지켜보는데 뱀의 몸 길이가 1미터는 넘어 보였다. 쇠로 된 전망대 네 구석을 몸으로 칭칭 감으면서 그 높은 3층까지 올라와 계속 오르는 중이었다. 풀숲을 기고 있어야 할 뱀이 왜/어떻게 전망대까지 기어 올라왔을까? 시공을 초월하려는 뱀의 사연, 목표. 야망을 가늠하기 어려워 숙제로 남기며 곶자왈을 나왔다.
오는 길에 추사 김정희 유배지에 들러 추사가 머물던 방에 들어갔다. 목요일 오후마다 차 봉사하는 직원이 기다리고 있어 청보리순차를 얻어 마셨다. 옛날 보릿고개에 즐겨먹던 그 보리밥 짓던 보리 청순을 끌여 만든 차라는데 그저 단백한 맛이었다.
2019년 7.12. 금 서귀포시 자연휴양림
편백나무 숲에 텐트를 치고 책 읽고 낮잠도 자고 ‘아, 내 인생에 이런 여유와 운치와 행복이 남아 있었다니’ 싶어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2019.7. 13. 토 비
비 땜에 찜질방 갔다가 문화생활, 영화 <진범>을 보았다. 스토리 구성을 따져보니 평소 내 동화에서는 스토리 구성을 너무 평범하게 헐겅하게 짜온 것이 반성되었다. 독자가 진범이 누굴까 추윽하도록 하는 추측, 추적을 끝부분에 가서 에상 밖으로 뒤엎어 버리는 트릭(기술)이 기발하였다. 보통 나 같으면 내 동화에서는 독자들이 뒤로 갈수록 어느 정도 범인을 추측해내도록 느슨하게 짯는데 이 영화 구성에서는 끝부분에 가서 우리가 추측하던 쪽의 반대쪽에서 진범이 드러나도록 심리를 설정하였다. 내 동화의 구성법에 깨달음이랄까? 일격을 가한 영화여서 좋은 공부가 되었다.
2019.7. 14. 일 맑은 날
금요일에 가려다 못간 추자도를 향해 7시 20분에 집에서 나가 승용차로 8시에 제주해운터미널에 도착 차자도 가는 배를 9시 30분에 탔다. 4시 30분에 돌아오는 배였다. 한 시간을 타는 뱃길인데 갈 때는 13400원, 올때는 11900원이었다. 왜 배삭이 갈때랑 올때랑 다른가 물었더니 나갈때는 해운터미널 이용요 1500원이 붙지 않아 그렇단다. 날이 더워 햇빛 받고 18-1 춪바도 올레길 걷기가 힘들어 쉬며 쉬며 올랐다. 사람이 살ㅈ비 않는 차귀도를 다녀온 뒤라서인지 추자도는 배에서 도착할 섬을 바라봤을 때부터 집들이 다닥다닥 늘어져 있는 풍경일아 읍정도 인구가 살듯했다. 추자도가 이렇게 넓었던가? 하긴 상추자는 한 바퀴 걷는데 두 시간 정도 걸리고 하추자는 버스타고 한 시간을 돌아봐야 한다니. 거기다 상추자, 하추자뿐 아니라. 추포도, 황간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니 그 넓이나 세로 봐도 꽤 넓은 섬이다. 추자도는 단단한 바위 밭에 해류가 거칠게 흘러들어오는 섬이라서 힘이 약한 고기들은 살수가 없단다. 각종 고급 어종들이 바위 틈에서 거센 물살과 씨름하며 사는 곳이라 생선 맛이 일품이며 추자도 굴비맛은 알아준단다. 글서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기간에 추자도컵, 전국바다낚시대회를 추자도에서 개최하는 낚시꾼이 모이는 섬이란다. 상추자는 17.7킬로미터다. 최영장군 사당과 황경한이 묘와 추자등대와 일몰이 아름다운 다무래미와 봉글레산, 묵리고갯길, 나비론절벽 등이 절경이었다. 처녀당 전설도 머금고 있는 섬이었다. 에날 물질하러온 해녀 어머니를 따라온 처녀가 아기를 돌봐주다가 묵리 바다에 빠져죽었단다. 그날 밤 꿈에 처녀가 타나 지금 당 자리에 앉아 꼼작도 하지 않아 이를 불쌍히 여긴 사람들이 이곳에 처녀당을 세워 바다에서의 안전과 자녀들이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해오고 있단다. 한 마디로 추자도는 이야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섬이었다.
2019년 7월 15일 월.
아침에 저번에 갔던 서귀포시 자연휴양림을 다시 찾아 텐트를 치고 한잠 자고 놀았다. 2시쯤텐트를 걷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영실, 한라산 1100고지로 가는 길에 비오고 안개가 모기약차를 따라가는 것처럼 가득했다가 걷혔다가하는 변화무상한 날씨 속에 1100고지 전시실에 닿았다. 1층은 선물 파는 매점. 2층에 사진만 전시되어 있는 전시장이었다. 에델바이스를 닮은 솜다래 사진이랑 사진만 몇 장 담아내려오다 청색나는 모자를 하나 골랐다. 남편이 하나 사줬다.(현금으로 3만원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집에 그냥 오기는 아쉬워 수국 축제를 한다는 카페를 찾았다. 마르노 블링이란 카페인데 ‘리기아의 정원’ 동화가 생각나는 정원이었다. 수국 핀 곳을 구경하려면 카페로 들어서야 하는데 들어서는 카페 문을 걸어 잠그고 뒤쪽으로 들어가며 차 주문을 해야 구경할 수 있도록 해둔 구조가 리기아의 정원처럼 인간미 풍기는 구조와는 거리가 멀어서 마음이 어두었지만 차 한 잔(카푸치노 5천원, 블루베리 슈무디 7천원, 한라봉 8천원) 마시며 군데 군데에서 수국 향기 마주치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핑크뮬리도 심겨져 있는데 꽃 활짝 피는 4월에 왔으면 참 보기 좋았겠다. 카페 주인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평범하지 않는 꽃들을 선정해 가꾸며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다. 사업술이랄까? 아이디어가 뛰어났다.
이번 제주도 여행을 돌아보았다.
5월 27일부터 5월 30일까지 3박 4일, 순나랑 순우랑 제부랑 넷이서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7일간, 순나랑 순우랑 제부랑 넷이서
7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순우랑 제부랑 남편이랑 넷이서. 꼭 20일을 있었는데
달로 치면 5월, 6월, 7월, 한 달에 한 번씩 제주도에 들렀다.
제주도에 있을 때마다 날마다 여행이었고 날마다 그 다음날이 최고의 날이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짬짬이 순우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유익했다.
1. 여흥 자리에서 노래 한곡씩 부르며 돈을 찬조하는 이야기 중에 멋있는 재치를 남긴 남자 이야기를 순우한테 들었다.
“우리 어머니가 말입니다. 92세인데 아직도 살아계시는데요. 우리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니는 어데가서 노래 부르지 말라. 니 노래가 쪼게 이상하거든.’ 하셨는데요. 오늘 여기 우리 엄미가 안 계셔서 노래 한 곡 부를랍니다.”하며 다른 사람들은 푼돈을 내는데 자기는 노래를 못 불러 벌금으로 이십만원을 낸다며 거금을 걸고 노래를 불렀다. 모두들 정말 음치인가하고 듣는데 노랫가락이 얼마나 구성진지 장사익의 <꽃구경>처럼 구성진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2. 현주랑 캐나다. 오스트리아를 여행할 때 이야기
병든 딸을 데리고 떠난 어머니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떠난 딸을 만난 이야기.딸을 보살펴야 하는 어머니의 입장과 어머니를 보살펴야 하는 딸의 입장에서 세상을 달리 볼 수 있겠다. 정담도 깊이 나눌 수 있겠다. 좋은 관찰자 구성 시점을 얻은 것 같다.
3. 고드름 이야기-강사가 박수를 유도하면서 박수가 나올만한 곳에서 청취자들이 가만히 있으면 얼음 얼었다며 피아노에 가서 고드름 노래를 연주해대면 그제야 사람들이 또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돋워가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