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다섯 개의 ○ 점 과 다섯 개의 ● 점
사흘째 날! 젊은 巫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그림을 보자마자 말했다.
"이것은 數를 세는 도구입니다."
나는 물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느냐?"
"○과 ● 점이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건을 셀 때 돌을 놓습니다. 곡식 한 자루를 셀 때도, 제물 한 마리를 셀 때도 돌을 놓습니다. 그러니 이 그림은 하늘에 존재하는 것들을 점으로 나타내어 기록한 표식일 것입니다."
일면 “하도의 점들을 수의 기록으로 해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본래의 의미일까?”
그 점들은 어떤 사물의 수량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었고, 제사에 바칠 제물의 수를 정하는 표시였을 수도 있었으며, 곡식을 거두거나 저장할 때 그 양을 구분하기 위한 표식이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왜 점들을 한곳에 모아 놓지 않고 서로 다른 자리에 두었을까?" 젊은 제관은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흙바닥에 그림을 옮겨 그렸다.
"수량을 헤아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다섯 개의 돌을 한곳에 놓으면 된다. 열 개의 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그림은 수를 흩어 놓았다. 마치 각각의 수가 자기 자리를 가져야 하는 것처럼."
젊은 巫가 물었다.
"그렇다면 자리는 무엇을 뜻합니까?"
나는 한참 생각했다. 점들이 놓인 자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점과 점 사이의 관계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림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림이 말하는 것과 내가 알고 싶은 것을 구분해야 했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점의 수와 배치였다.
그다음부터는 해석이었다.
흰 점이 하늘의 씨앗이라는 생각도 해석이었다.
검은 점이 죽은 자의 눈이라는 생각도 해석이었다.
점들이 계절이나 제사의 차례를 나타낸다는 생각 역시 해석이었다.
나는 젊은 巫에게 말했다.
“신의 뜻이라 말하면, 사람들이 우리 말을 따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는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림을 가리켰다.
"이 그림이 신의 말이라면, 우리는 아직 그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다."
그날 우리는 점들을 하나씩 세고, 무리별로 나누고, 위치를 기록했다.
흰 점이 몇 개인지. 검은 점이 몇 개인지.
어떤 수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어떤 무리가 다른 무리와 마주 보는지. 우리는 같은 그림을 여러 번 그렸다.
점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것이 내게는 첫 번째 계시였다.
신의 뜻을 묻기 전에, 먼저 신이 남겼다고 믿는 흔적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제5장. 동쪽의 나무와 남쪽의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