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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원 제 10 시집
장자의 하늘
저자 약력
✦정선 골지리 출생
✦고향이 셋인데
정선은 몸이 태어난 고향
태백은 문학이 태어난 고향
강릉은 문학 창작의 고향
✦「아동문예」에 동시 추천(77) 받아 등단
「월간문학」신인상 및 시조문학 시조 당선(80)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83)
✦계몽아동문학상 수상(83)
✦강원아동문학상 수상(84)
✦관동문학상, 강원문학상, 강원시조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강원도문화상 등을 수상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싸리울』,『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할아버지 이뽑기』
✦시집 『나비, 청산의 나비』, 『넘치는 목숨으로 와서』
✦시조집 『내 인생 밭을 매면』
✦대학 일반저서 『실용대학작문』, 『현대시 표현기법』 등
✦남진원글높이기 논술 저작
○머리글
천천히
자동차가 참 많다. 골목마다 들어차고 길마다 내달리고 …
차는 신나게 달린다. 나만 빨리 가고 목적한 것을 얻으면 된다. 달리며, 걸어가는 사람 코 앞에 검은 연기를 내뿜는다. 정말 저만 잘났다고 휑하니 달아나 버린다.
이게 세상이다. 환상이 사라지고 생존의 입을 벌린 마귀같은 아가리들만이 저 자동차처럼 즐비하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도 걸어 다니는 사람도 모두 파괴된 환경의 독가스의 제단 위에 서서히 목숨을 올려놓는 축제를 벌이려고 한다.
시를 쓰면서 만남의 실체들을 대면할 때에 나는 조용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두드려보기도 하고 때로는 숨기기도 하면서 함께 웃고 우는 맛이 들었다.
때로는 낮아짐의 고단함, 높아감의 어지럼증, 드러내고 숨기기의 적절한 호흡이 어색하지만 머리를 차갑게 하는 일에 게으름을 떨 수는 없다. 생활 속에 찾아오는 작은 부딪침을 화두(話頭)로 들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걸음을 옮길 뿐이다.
(2004년 새 봄에)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Preface
Slowly and steady
There are many vehicles which is full of each path and drive fast on each road....
Driven with a very pride by someone who wants only to get his or her interests.
The car that drive so pour out the black gas in front of the nose of passenger.
With a big pride, someone drive away with a very fast speed.
This is the world we live now. My illusion for the real life disappeared at last, there are many ghastly mouses for only his or her surviving like these cars on the road.
All of persons who drive on the road and walk on the street are having festival putting their lives on the platform of the environmental toxin gas
I am feeling happy and sad with looking into, tapping and hiding them when I meet the realities through the poems,
Though we am not accustomed to the tiring in the being modest, the dizziness in the pride or the proper breath in the revealing and concealing, we can not but making our brains.
We only walk silently and slowly, together with the ordinary topic finding in the small lives.
In spring, 2004
제1부
장자를 읽다가
*장자를 읽다가 / 10
*입춘 / 12
*미나리/ 14
*감 / 16
*별.1 / 18
*별.2 / 20
*별.3 / 22
*별.4 / 24
*강릉 / 26
*어허 / 28
*어머니 / 30
제2부
안개
*안개 / 34
*고기 / 36
*돌 / 38
*검은 털 / 40
*꽃 / 42
*달 / 44
*햇빛 / 46
*안개.2 / 48
*빛 / 50
*귀뚜라미 / 52
*까치 / 54
제3부
雪
*雪 / 58
*나무들 / 60
*새소리 / 64
*산 안개 / 64
*빗소리 / 66
*가을밤 / 68
*토굴 / 70
*이 뭐꼬 / 72
*나뭇잎과 연못 / 74
*맑은 날 / 76
*벗 / 78
제4부
주머니가 비었을 때
*주머니가 비었을 때 / 82
*여름날 / 84
*풀벌레 / 86
*돌밟기 / 88
*바람 / 90
*올 여름엔 / 92
*아침이면 / 94
*참한 빗방울 / 96
*나와 감, 둘 다… / 98
*아름다움의 의미 / 100
*재미 / 102
*사이 / 104
제1부
장자를 읽다가
*장자를 읽다가 / 10
*입춘 / 12
*미나리/ 14
*감 / 16
*별.1 / 18
*별.2 / 20
*별.3 / 22
*별.4 / 24
*강릉 / 26
*어허 / 28
*어머니 / 30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장자를 읽다가
윤재근의 ‘우화로 즐기는 장자’를 샀다.
심심해서, 무료해서, 아니 꼭 읽으려고 하니 人爲에 얽혔다.
처박아두었다.
그렇게 나도 놓아버렸다.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Reading the Chuang Tzu(長者)
written in the fables
Bought the book, 'the Chuang Tzu enjoying through the fables'.
As being bored and tedious, but entangled in human behaviour when I tried to read it.
I threw it away and set myself free.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입춘
어제처럼
밥 먹고 차 마시는
날이지만
문틈에 스며드는
요놈,
봄 햇살처럼
오늘
귓볼이
붉어진다.
나무에 꽃눈이 트듯
내 귀에도
꽃눈이 트는 게야.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Onset of spring
Like doing so yesterday,
Though I eat meal and drink tea today.
Like the spring sunshine,
Which penetrate through the door crack
Today my earlobes get red.
Like flower buds' coming out in the trees,
Also in my ears,
Flower buds come out!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미나리
교신할 수 있게 열어놓은 곳이 모두 亂場이다.
탓하기는커녕,
다치지 않게 아주 조심스럽게 숨을 쉬며
밑바닥을 깨끗하게 한다.
푸릇푸릇함,
그만이 열고 닫는 언어를 본다.
할!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Parsley
At any confused and disordered scenes,
Anyone can communicate with others.
It never blame on others,
But breathes very carefully
Without doing harms to others,
And clean the bottom.
Blue and blue parsley
Only he can see the language
To be opened and closed.
Haak!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감
하늘에 감이 달렸다. 포옥 익었다.
2004년4월아침7시30분
둥둥 떠다니다가
땅에서 꽝하고
감이 터져버렸다.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Persimmon
A persimmon was hung in the sky.
It grew ripe completely.
At 7 : 30 a.m. in April, 2004,
The persimmon floats in the air,
Fell with a thud on the earth,
Got broken down.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별 1
비와 바람과 구름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고
별이 돋는다.
별은 이끼 덮인 청옥 빛
물너울처럼 너울너울
어둠의 벽을 흔든다.
흰옷 입은
사람아 사람아
풀잎 냄새 나는 사람아.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Star 1
In rain, wind and cloud,
The sound of a Korean harp is heard,
And stars appear in the sky.
Stars with the light of mossy sapphire,
Dancing like water waves,
Swing the wall of darkness.
Man with white clothes!
Man with the smell of grass!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별 2
밤마다 메밀꽃처럼 마늘과 쑥 냄새가 난다
맑고 곧은 잠이 흐른다.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Star 2
Every night,
Like a buckwheat flower,
It smell of garlic and mugwort.
Clear and honest sleep flows.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별 3
황토 빛 눈부신 함성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Star 3
Radiant outcry in the light of ocher.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별 4
뜨거운 기운을 흩뿌려놓고
은은하게만 보라고
아득하게
쏘아보내는
뽀얀 금속성
울림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Star 4
The hot energy was spreaded
To be seen only dimly,
Shooting in the remote distance,
Booming of misty metallic sound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강릉
강릉은 아름다운 곳
맞습니까?
누가 물으면
맞습니다.
경포대,오죽헌, 경포해수욕장…
무엇이 제일 아름다운가요?
누가 물으면
아닙니다.
이렇게 단박 대답하지요.
그러면 무엇입니까?
다시 물으면
이렇게 단박 대답하지요.
강릉
사람이라구.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Gangneung
If anyone ask me,
" Is Gangneung a beautiful place?"
Yes, it is.
If anyone ask me,
"Where is the most beautiful place of
Gyeongpodae, Ojukheon, Gyeongpo Beach?
"No." I answered instantly.
If anyone ask me,
"And, what is it?"
"Man in Gangneung."
I replied immediately.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어허
별이 뜬 하늘을 보다가
잠에서 깨어나니
하얀
눈뿐이다.
어허! 어허!
나는 멀거니, 이런 말만 늘어놓고 앉았다.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Oh!
When watching the sky with stars
And awaking out of sleep,
Only white snow is seen.
Oh! Oh!
Sitting absent-minded,
I mutter just the word repeatedly.
■訳:원병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어머니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
뒷모습을 지켜 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Reading the Chuang Tzu/A collection of poems Nam jin woan
Mother
With Love
Everything together
In my bookbag
Is given.
With every happiness
My lunch box
Is filled
But my mother
A voide.
I think I know
how my mother feels as she watches me
■訳:민경대
제2부
안개
*안개 / 34
*고기 / 36
*돌 / 38
*검은 털 / 40
*꽃 / 42
*달 / 44
*햇빛 / 46
*안개.2 / 48
*빛 / 50
*귀뚜라미 / 52
*까치 / 54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안개
새벽 산등성이
짙은 연기
자욱하고
막대 짚은
禪客
저도 잃었구나
이 산은 위 집인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고기
절 지붕 밑에서
나무 고기가
소리낼 때
물 속에서
물고기가
눈을 뜨고
가만히 있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돌
차가운
불
어느 날부터
스스럼없다
비가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고
바람이 된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검은 털
흰 개들은 검은 털이다.
그래, 검은 털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개털을 젊은 여자가 참빗으로 벗긴다.
하얀 서캐가 쏟아지고
졸음이 수북히 쌓인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꽃
가만히
네가 나를
먼저 보면
난 숨어버리지
네 속에
숨어버리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달
하늘에 구멍을 내고
들어낮았다
해처럼 튀지 않아서 좋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햇빛
엿가락을 빨아먹은 후에는
손가락에 눌러붙었다.
끈적거림이 구물거린다.
햇빛이 엿가락처럼 휘어져서
몸 속에 눕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안개. 2
말랑말랑한
연기
숲에서 나오는 하얀
숨구멍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빛
이쪽에서
소용돌이쳤다.
저쪽
나무들,
가지로 뿌리로
흘러든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귀뚜라미
귀뚜라미
우는
사이
사이
바람
슬렁
달빛도
입 다물고
나두 입 꼭 다물고.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까치
까치가 날아와
짖었다
우는 소리가 하두
반짝여서
쳐다보았다.
멍하니
그 뿐이었다.
제3부
雪
*雪 / 58
*나무들 / 60
*새소리 / 64
*산 안개 / 64
*빗소리 / 66
*가을밤 / 68
*토굴 / 70
*이 뭐꼬 / 72
*나뭇잎과 연못 / 74
*맑은 날 / 76
*벗 / 78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雪
밤
사이
귀한 손님이
오셨구나
종일 마주하는
黙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나무들
나뭇잎이 흔들린다
주고받는 이야기가
싱거운 거야
상관없다
그들에겐
함께 있다는 확인이 중요하다
말이 없어도 좋은 밤에
서로가 서로를
흔들고 있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새소리
빗줄기
사이 사이
톡톡
터진다.
청머루
일곱 알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산 안개
보이기
전이다
뭉클뭉클
나무 태우며
밥 짓는 연기가 난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빗소리
바람이
한 점도 섞이지
않은가 부다.
올 곧게
들리는
은가락지 같은
빗소리
내 귀만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한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가을밤
눈 감고
있으니
둥근 달, 요놈
뱃속에서
볼록볼록
훤히
보이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새소리와 나
토굴에 앉아있으면
새소리가 나무 사이로
날아다닌다. 혹 나뭇가지에
앉기도 한다.
나는
엉덩이를 좀 들썩이며
앉는다.
한 참 만에
새소리가 내 마음에 앉는다.
나도 그냥 나무에 앉는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이 뭐꼬
이것을
다듬는 날은
늘 낯설다.
울퉁불퉁한
요놈을
녹이고, 갂아보지만
자구
살이 찌는
이 놈!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나뭇잎과 연못
나뭇잎들이 물 위에 사분히 내려앉았어.
아아무 소리 없이
바람이 무엇을 했느냐구?
가만히 나무 뒤에 숨어 구경만 했대
연못이 나뭇잎을 가만히 놓아두고
나뭇잎도 연못을 가만히 놓아두고
서로 틈을 두고 편안하게 있는 걸 구경만 했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맑은 날
아주 천천히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그렇게 풀잎을
뒤적이다가,
풀벌레 소리 맑아,
나도,
가을 햇빛이 되어
깨다가 졸다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벗
2003년 2월 5일
천지가
하얀 눈이다.
새소리가 슬며시 찾아온다.
얌전히 앉아 있는 눈과
따뜻한
커피 한 잔
반쯤 열어놓은
문(門)
모두
벗이다.
제4부
주머니가 비었을 때
*주머니가 비었을 때 / 82
*여름날 / 84
*풀벌레 / 86
*돌밟기 / 88
*바람 / 90
*올 여름엔 / 92
*아침이면 / 94
*참한 빗방울 / 96
*나와 감, 둘 다… / 98
*아름다움의 의미 / 100
*재미 / 102
*사이 / 104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주머니가 비었을 때
눈이
맑아진다.
이제사 나무 한 그루 바로 보고
물길 하나 마주하는 구나
주머니가 비었을 때
그제사
귀가 부드러워진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여름 날
건너 편 숲이 꼼짝하지 않는다.
푸르고 푸른
滅
이윽고
매미소리
강
이쪽으로 건너오며
잠 속에 든
돌을 깨운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풀벌레
자루 같은
귀 안으로
또르 또르
돌 똘 똘
벌레 소리가
풋나물 같은 밤을
자꾸
자꾸
자루 같은
귀 안으로.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돌밟기
나이가 들면서 단 것보다는 無맛인 것이 좋다.
화려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좋다.
그렇지, 아픈 것을
지긋이 느끼는 게 이제는 기쁜 것보다 좋다.
맨발공원에서 돌을 밟는다.
늘상 돌을 밟으면
아픔을 느끼는 건 나다.
내가 용감하게 돌을 밟지만
뾰족한 돌에게 찔리기만 한다.
돌에게 찔리는 아픔이 좋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바람
강릉시 월드컵 다리 밑에
바람이 뱀 모가지처럼 들여민다.
자리를 펴놓은 젊은 부부는
구겨놓은 양말처럼 누워있다.
그들을 눕히게 한 그늘이
피로한 얼굴이다.
한낮이 되자,
무중력 상태가 되었다.
잠자리가 둥- 둥-
떠다니고
잠이 동굴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눈부시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올 여름엔
비오는 날은 지겹더라.
폐유처럼, 물귀신이 찐득거리는 날이야.
어때, 나하고
안 볼라는가? 여름 아침, 나팔꽃 말이여.
작년엔 루사 때문에 조졌지만
올 여름엔 겁나게 무서운 소(沼) 한가운데, 물빛처럼
진한 나팔곷
말이여.
푸릇푸릇 구름 걷히고 나면,
몇 날…….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아침이면
아침마다 감나무에서 까치가 부른다.
99년 3월 옥천동 감나무 아래 이 집
허름한 목조 건물로 이사온 후
아침이면 녀석이 찾아와
깔깔깔 목청을 돋운다.
나도 그 소리가 반가와
감나무 아래에 서서
녀석을 쳐다보며
눈 인사를 보낸다.
까치가 내게 보내는 것은 사는 재미이고
내가 까치에게 보내는 것은
돈 안드는 웃음뿐이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참한 빗방울
비가 내린다
구부정한 허리 서둘러 걷던 걸음
거무스름한 구름 휘어진 강 벌레 먹은 사과
그것들을 통과한 이곳에서
낮으막한
소리를 낸다
고마운 분을 찾아오듯
두 손을
내밀고
반듯하게
비가 내게로 와서
참한 물방울이 된다
언 듯 언 듯 풀벌레 소리가
물방울에 섞여 말갛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나와 감, 둘 다
볕살이 죽은 듯 고요할 때 털썩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감나무에 붙어있던 감이 내게 수작을 부렸지.
아예 모른척했다.
아는 체 하면 복잡해져……
내가 부린 개수작에 저도 어쩔 수 없이 모른 척 하고
심심하게 맛든 하늘만 쳐다봤어라.
둘 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아름다움의 의미
세상살이가
무시로
억울함에 취해 울고 있나니
더러는 시름에 겨워
잠들다 깨다가 하거니
인생은
나무 옹이 같은 것
가슴에 박힌 옹이를
쓰다듬는 사람아
슬퍼하지 마라
우리는 완행 열차의 흔들림처럼
그렇게 흔들리며 가는 거라네
그렇게 흐르며 가는 거라네
거, 아름다운 일 아닌가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재 미
옥천동 목조 건물 단층 집에 세들어 사는데, 심지도 않은 나팔꽃은 제풀로 자라 제법 집이 환해졌다. 늘 문은 열어두고 올 봄에 박꽃을 두어 포기 사서 심었더니 실하게 자랐다. 집 뒤에 있는 폐가(廢家) 뜰에서 솔솔 줄기가 뻗더니 지붕 위로 슬슬 기어올라갔다. 아침에는 나팔꽃이 눈여겨보고 밤이면 박꽃이 내려다본다. 나도 저들을 슬쩍 째려보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남진원 시집/장자를 읽다가
사 이
봄과 여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가을과 겨울 사이, 겨울과 봄 사이, 아빠와 엄마 사이, 강과 산 사이……
사이에 낀 것은 춥지 않다.
사이에 낀 것들은 무서움을 모른다.
하늘과 땅 사이에 낀 사람들은……
봄과 여름을 뒤바꾸어놓고 여름과 가을 사이를 구부려놓고 가을과 겨울 사이를 없애고 겨울과 봄 사이를 건너뛰게 한다.
화성에 가서 살 준비를 하는지, 화성 사진을 연일 찍어대고 달에 있는 땅을 미리 팔아먹는 놈도 있다.
남진원 영어. 중국어 번역 시집
장자의 하늘
2004년 6월 30일 인쇄
2004년 6월 30일 발행
지은이: 남진원
연락처:강릉시 옥천동 22-1. 1/3
전화 (033) 647-5783
인쇄처:태원출판사(033-255-0277)
정가: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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