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처럼 왜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해요?
난 나이도 많고 아이도 있고...
여자가 말하자
남자가 대답한다.
당신은 왜 날 좋아하죠?
난 나이도 어리고 아이도 없는데...
영화 [정사]에 나오는
이미숙과 이정재의 대화다.
독설가로 유명한
영국의 버나드 쇼는
머리는 명석하지만 외모는 못 생겼는데
어느 미모의 여인이 프로포즈를 했다.
저의 미모와 선생님의 머리를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버나드 쇼는 이렇게 대답했다.
불행이지요.
나의 못생긴 외모와 당신의 돌머리를
닮은 아이가 나온다면 말이오.
이 대화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대답에 기/막/힌/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야기의 반전(反轉)을 좋아한다.
{세계가 반전(反戰)을
실천한다면 더 행복하겠지만}
반전은 다시 말하면
[기대에 대한 배반]인데
이런 글을 쓴다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읽힐 수 있다.
드라마 작가 김수현 씨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을 배반한다.’
앞 글에서 나는 Dramatized된
글을 쓰라고 했다. 드라마가 있는 글에서
마지막에 반전의 맛이 있으면
더욱 재미있고 감명 깊은 글이 될 수 있다.
몇 번만 보면 결말이 뻔한
드라마는 얼마나 식상한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게임처럼
마지막에 반전이 숨어 있는
글이나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 끈다.
반전은 그러나 무조건 이야기의 흐름을
뒤집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허점과
정곡을 찌르는 맛이 있어야 한다.
독자의 상상을 사정없이 배반하는 반전!
그런 것이 묘미다.
반전의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이야기 구성을 잘 해야 한다.
이야기 문학인 소설의 예를 보자.
소설의 구성은 보통
발단-전개-위기-절정-대단원의
다섯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대단원의 순간에 반전이 있으면
좋은 구성이 된다.
평이한 흐름이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위기가 있고
절정의 순간을 지나
대단원에서 반전으로 막을 내리면
완벽한 구성이 된다.
한시에서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흐름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여기서 [轉]이 꼭 극적인 반전은 아니지만
전개상 반전에 해당된다.
한번 뒤틀거나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독자의 심리를 꿰뚫는 안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근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므로 늘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반전이 있는 글이나 이야기를
많이 읽고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훌륭한 소설이나
유명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인간학이며
우리에게 소중한 간접경험이 된다.
여기 몇 가지
예문이 있다.
전구를 발명할 때 토마스 에디슨은
무려 2천 번의 실험 끝에 성공했다.
한 젊은 기자가
그토록 수 없이 실패했을 때의
기분이 어땠느냐고 묻자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실패라니요?
난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난 단지 2천 번의 단계를 거쳐서
전구를 발명했을 뿐입니다".
95세가 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에게
젊은 기자가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이제 95세이고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는데
왜 아직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이나 연습하십니까?
그러자 카잘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나의 연주 실력은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죠"
반전이 있는 소설을 추천하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O Henry를 권할 것이다.
오 헨리의 소설은 모두
기막힌 반전의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수십 년 전에 나는 그의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직 그의 작품에
감탄해본 적이 없다면
오늘 당장 그의 작품집을
구입하여 탐독하길 권한다.
병에 걸려 누운 소녀를 위해
마지막 잎새를 그리고 죽은 화가의 이야기인
그의 대표작 [마지막 잎새]는
기막힌 반전의 대표사례다.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위해
시계를 팔아 빗을 산 가난한 남편과
남편의 시계 줄을 사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판 아내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은
가슴 찡한 반전의 스토리이다.
가난한 청년이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감옥에 가려고 애를 쓰지만 뜻대로 안되었는데
마음을 고쳐먹고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경찰에게 잡혀 감옥으로 간다는 이야기 등등...
반전이 있는 에피소드와
소설 등을 메모해두고
이를 응용하여
반전의 글을 쓰는 훈련!
그리고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반전의 묘미를 살린 멋진 글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경험!
그 훈련과 경험을
반드시 해보길 바란다.
http://kr.blog.yahoo.com/picco51
(최병광 카피 연구실) http://www.choicopy.com/
(최병광 교수)
광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청운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공짜성공은 없다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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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는 이야기의
반전(反轉)을 좋아한다.
그러나 반전은 무조건 이야기의 흐름을
뒤집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허점과
정곡을 찌르는 맛이 있어야 한다.
반전의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이야기 구성을 잘 해야 한다.
독자의 심리를 꿰뚫는
안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늘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반전이 있는 글이나 이야기를
많이 읽고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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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화에서도 재치 있는 반전은
대화에 생명을 불어넣지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으니 문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