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의 맥을 어어가는 광이원
(2011. 11. 17)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그고 유기농식당도 겸한 경기도 양평 농가맛집 광이원이란 곳에 다녀왔습니다.
전통장을 담그는 곳은 메주빚는 첼리스트 도완녀 씨가 운영하는 강원도 정선의 "메주와 첼리스트",
경기도 안성의 서일농원 등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전국 각지에 많이 생겨났습니다.
광이원의 장독대
1990년대 첼리스트 도완녀씨가 운영하는 강원도 정선의 "메주와 첼리스트"에
간 적이 있는데 도완녀 씨의 얘기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침대광고 카피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었죠.
그때 도완녀 씨가 그러더군요
"된장은 단순한 식품이 아닙니다. 된장은 약입니다."
그러면서 된장이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이고 학술적인 연구결과를 얘기할때
된장의 가치를 새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그 분의 열정에 감동도 받았었구요.
그리고 청국장을 환과 가루로 상품화시킨 아이디어도 좋았었구요.
다만 국산콩으로 재래 방식대로 만들다보니 된장의 가격이 비쌌다는게 아쉬웠지요.
저희 식구들은 저만 빼고 식빵에도 된장을 발라서 먹을 정도니 비싼 된장은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시래기를 말리는 풍경이 어느 시골집에 와 있는 듯합니다.
광이원이 자랑하는 된장입니다.
전통방식은 된장 위에 소금을 뿌리는데 그러면 된장이 짜게 되므로 광이원에서는 비닐을 깔고
그 위에 굵은소금을 뿌리는데 그 이유는 곰팡이나 구데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랍니다.
소금의 이점을 취하는 전통방식과 소금의 해로움은 버리는 현대적인 방식의 결합이군요.
소금은 잡균, 세균이나 미생물이 번식할 틈을 주지 않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된장 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한여름에 생선 위에 소금을 뿌려 놓으면 생선이 상하지 않는 이치와 같습니다.
광이원 항아리의 속살인 된장입니다.
이보배 실장의 지론으로는 된장이 오래되면 수분이 빠져 딱딱해지고
색이 검게 변하기에 2년 숙성된 된장이 가장 맛이 좋을 때라고 하더군요.
이곳 광이원 원장의 따님이자 실장인 이보배 씨가 7년 전인 20살때 담근 간장입니다.
이보배 실장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하고 여러가지 조리사와 산업기사의
자격증을 취득한 재원으로 전통방식에 전공의 지식을 입힐 꿈을 가진 당찬 여성이더군요.
참고로 "보배표 간장"은 담근지 50년 후인 이보배 실장이 70세가 되면 개봉하겠답니다.
그런데 개봉했습니다.
실은 개봉한 것이 아니구요.
간장은 묵힐수록 검게 변하면서 단 맛을 띄게 되는데 수분이 증발하면서 양도 점점 줄어들게 된답니다.
10L의 간장을 담그면 3년 정도 경과한 후에는 3L로 줄어들게 된다네요.
그러면 씨간장에 3년 숙성된 덧간장을 채워서 보충해 준답니다.
그래서 종택에 100년된 간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군요.
이번에는 고추장인데 빛깔이 참 곱네요.
고추장 역시 된장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소금을 뿌려놨습니다.
이렇게 된장을 담가 놨다가 2년 후에 찾아가면 된답니다.
참고로 2년 전에는 절대로 가져가지 못함이 원칙이라네요.
된장은 매년 2월에 장담그기 좋은 날을 받아 담그는데
콩 한말을 기준으로 25만원의 비용을 내면 된답니다.
단, 체험비용을 내고 장담그기 체험을 한 경우에는
광이원에는 2년 전에 담가두었던 장을 가져가면 된답니다.
장소를 옮겨 저희 일행이 밥을 먹은 식당입니다.
일반식당과는 사뭇 다른 전통찻집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 곳은 그날 사용할 식재료를 그 날 아침에 준비하기 때문에 최소 하루 전에는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답니다.
식당의 운영방식이 일반 음식점 같지 않고 아는 친지집에 가서 대접받는 느낌이라고나할까요?
광이원에서 만든 제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로 만든 와인인 물베리와인입니다.
주 소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덕촌리 12-4
예약전화 : 031)771-8800, 010-9214-0014
최소 하루전에는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하답니다.
첫댓글 맛난 음식들은 장독대가 말해줄것 같은 집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