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는 변하지 않지만 상권은 변한다.’
현재 서울 명동, 강남, 종로, 신촌, 동대문, 잠실, 노원 등은 누가 보더라도 좋은 상권을 갖추고 있어 이런 곳에 점포개설을 하려는 수요자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1급 입지는 대도시 뿐 아니라 인구 20만명 이상 지방도시를 비롯해 서울지역 내에서 상권이 변화하는 지역을 잘 선택한다면 상기 지역에 버금가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상권 변화요인과 변화하면서 뜨는 상권을 눈여겨 봐야한다.
왜 상기 지역들을 좋은 상권을 갖춘 곳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상기지역은 ‘많은 유동인구+업종의 다양성+높은 수익성’ 세 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곳이다. 셋 중 하나라도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1급 상권이 아닌 그 보다 못한 상권으로 취급받아 권리금, 임대료가 낮아지며 그 만큼 수익도 줄게 된다.
간단히 말해 상기 지역들은 사람들을 ‘불철주야(不撤晝夜)’ 끌어 모으는 힘 갖춤→상권 내에서 웬만한 모든 것 해결 가능(One-stop)→높은 수익 창출 ⇒ ‘좋은 상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대형 상권의 경우 그 안에서 등급이 나뉜다. 1급 상권은 계속 유지하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수요자의 트렌드에 잘 맞는 업종으로 변화가 계속되며 하위 상권은 그 상위 상권변화에 맞게 업종변화가 계속된다.
이러면서 1~3급 상권의 순위가 바뀐다. 하지만 해당 등급별 상권이 위치한 입지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즉, 강남지역 이면도로 상에 형성된 B, C급 상권보다 지방도시 대로변에 위치한 A급 상권이 훨씬 더 낫다는 얘기다.
상권변화요인과 뜨는 상권
① 대규모 택지개발, 재개발, 재건축되는 지역
대규모 택지개발의 예로 대전 은행동에서 대덕테크노벨리, 둔산동 지역으로 변화한 것, 중동 신도시에서 부천 상동지구 내 중심상업지역으로 이동된 것, 전북 군산시 영동 상권에서 택지개발사업으로 신시가지가 형성된 나운동 상권으로 변화된 것 등을 들 수 있으며,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의 예로 강남구 저밀도 재건축(역삼, 도곡동), 길음뉴타운, 은평뉴타운, 상도동, 공덕동 일대 재개발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기존 중심상권의 경우 신도시 개발이 된다 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단지 내 상가나 유효구매 수요가 이동되는 상권의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신도시 내 단지 내 상가도 있지만 대부분 중심상권에 많은 수요를 빼앗기기 때문에 단지 내 상가의 경쟁력이 약화된다.
단지 내 상권은 3천명당 하나의 상권으로 본다. 하지만 분당이나 일산지역은 상업, 업무용지가 전체 면적의 8.8%나 상가 공급량이 과다해 수도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상권으로 취급받지 못한다. 통상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좋은 상권이 갖춰지려면 전체 면적의 3% 이하여야한다.
②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 건립되는 지역
대표적인 예로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국철 가리봉역 인근에 조성된 구로동 디지털산업단지를 들 수 있다. 아파트형 공장이라 지칭하긴 하지만 사실 오피스다. 강남의 테헤란로에 들어서 있는 건물을 생각하면 된다.
오피스 수요는 유효 구매력을 가진 수요자가 대부분이다. 아파트형 공장의 연면적이 많아 인구밀도 또한 높아 좋은 상권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런 지역은 식당, 사무용품매장, 커피숍, 은행, 편의점 등의 업종이 좋다.
③ 지역 개발(ex : 청계천 복원, 서초 삼성타운건설 등) 지역
언론에 많이 언급됐지만 청계천 복원 효과로 동대문~광화문까지 이르는 청계천 주변의 상가 임대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기대치도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그 만큼 관광객 등 많은 사람이 몰렸고 구매활동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평화시장이나 두타 건물 내에 위치한 1~4평 정도의 의류매장이 큰 폭으로 상승됐는데 지난달에 비해 매매가, 권리금, 임대료 모두 15~20%가량 상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목 좋은 한 구좌 당(1.2~2평 기준) 권리금 1억~2억원, 보증금 2천만원, 월 1백20만~1백50만원이다. 매매가는 2억~2억5천만원(평당 9천만~1억2천만원 안팎)까지 형성돼 있다.
④ 교통체계변화(ex : 버스중앙차로, 지하철 9호선 개통, 신분당선 개통 등) 지역
상권변화의 요인 중 하나는 교통체계의 변화다.
한 예를 들면, 편의점이나 슈퍼 앞에 버스정류장이나 신호등이 있는 경우 버스를 이용하려거나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리는 사람이 늘게 돼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반면, 이곳이 버스 중앙차로가 시행돼 버스정류장이 없어지고 신호등도 옆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면 이 주변을 머무르는 인구가 줄어 매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지하철 개통에 따른 환승역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 유동인구가 증가한다. 이는 유효구매고객이 늘어 매출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 이런 곳이 뜨는 상권이긴 하지만 이런 지역이라 할지라도 업종선택이 잘 못된다거나 상권분석을 잘 못하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몇 가지 유의 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
첫째, 고려하고 있는 업종이 기존 상권 내 업종과 경합 여부
예를 들어
* 할인점 : 인구 15만명 당 1개 상권(유동인구 포함)
* 찜질방 : 인구 3만~5만명 당 1개 상권(유동인구 포함)
* 편의점 : 인구 4천~8천명 당 1개 상권(유동인구 포함)
* 단지 내 상가 : 인구 3천명 당 1개 상권(유동인구 포함)
* 약국 : 처방전 1백50개 당 1개 상권
이 정도 수준이 돼야 변화요인이 적어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될 수 있다.
둘째, 상권과 업종의 궁합
만약, 대학가 주변 상권에 가든, 오피스 물품 매장, 골프용품 전문매장, 룸싸롱, 변호사 사무실 등으로 창업하거나 임대를 놓는다면 상가의 가치 뿐 아니라 운영수익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셋째, 상가 공급량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세대당 0.5평이하여야 일정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통상 세대당 1평 정도 유지해도 좋긴 하지만 주변 중심상권이나 동네 소규모 점포를 이용하는 수요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신규 택지개발사업지 역시 상가 및 업무용지 공급면적이 전체면적의 3% 이하여야 좋은 상권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분당이나 일산 등은 8% 이상 공급돼 공급과잉의 여파로 유사업종이 많아 수익률이 높지 않다.
넷째, 인터넷쇼핑, TV홈쇼핑, 할인점 등과의 경합도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발달로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명심하자. 이들은 광고기술이나 노하우, 수요자의 구매심리, 마케팅 기술 등이 더 뛰어난데다 배달까지 가능하다. 이런 매체나 시설을 이용하는 수요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매출증가가 어려운 만큼 가급적 동종 업종을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