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표적인 장기 방치 건축물인 울주군 삼남면 장백아파트가 이번엔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공사 재개까지 기대된다. 지난 1월 경매에서 장백아파트를 낙찰받았던 초정개발(주)이 막대한 경매대금을 완납했기 때문이다.
16개동 1540가구 규모의 장백임대아파트는 지난 1월19일 울산지법의 경매를 통해 부산의 초정개발에 132억5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업체는 당시 낙찰금액의 약 30%인 37억원을 입찰보증금으로 납부했다.
당시만 해도 남은 경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워낙 어마어마한 액수의 잔금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주)아민과 중수산업개발이 잇따라 물건을 낙찰 받았지만, 엄청난 규모의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경매가 무산됐다. 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주장하는 이권이 난마처럼 얽힌 사업장을 보고 금융권이 선뜻 돈을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들이 납부한 입찰보증금은 각각 12억1800만원과 36억5000만원인데, 재경매가 이뤄지면서 이들 보증금은 모두 몰수됐다.
그러나 초정개발은 지난 13일 95억여원의 잔금을 울산지법에 모두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경매대금이 완납돼 이제 채무 변제와 근저당 해지 등을 위한 배당절차가 진행된다. 일부 이의신청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가 없다면 경매는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건물 뼈대만 남은 장백아파트가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한 공사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모아지고 있다.
이미 초정개발은 현재 유치권을 주장하는 업체들과 과거 계약금을 납부했던 수분양자 500여명에 대한 확인에 들어간 상태다. 유치권 주장 업체 가운데 실제로 권한이 있는 업체를 가려내고, 수분양자들에게는 약 15억원으로 예상되는 계약금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면 소유권이전등기, 사업주체 변경 등 후속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초정개발 관계자는 “자금력 있는 시공업체도 확보한 상태여서 관련 절차가 끝나면 올 하반기에는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장이어서 불신이 많은 줄 알지만, 이번에는 장백아파트의 환골탈태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