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겨울산 능선 위에서 멀리 보이는 정경은 시심이 절로 솟게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문을 여니 앞이 병풍처럼 넓게 펼쳐진 주인장 정원이다
새삼스레 다시 봐도 절경이네
방은 4면이 전부 글을 써 넣을 수있도록 배려된 낙서판 벽이다
나도 글을 하나 써야겠다
여태 느껴보지 못한 시심이 용솟음친다
처음 느켜보는 마음이다
벽에 글을 적기 시작한다
백만평 넓은 정원 살고있는 박서방
저 많은 소나무들 어이다 가꾸는고
밤마다 신선들이 안개뿌려 도운다오
2012. 2.28 이른아침
김천동갑내기 行村
출발 전 동갑내기 주인장에게 벽에 낙서한 것 보여주니 입에 미소가 한 바가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오래 즐겁다
산행을 시작하니 월경산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숨은 가뿌지만 생각은 이어진다
삼성 이건희회장은 엄청난 부자다
부자인 만큼 큰 근심 걱정거리도 연이어 많은 듯하다
중기민박 박사장은 가난해도 마음이 넉넉하다
높은 산에 사는 신선이 내려보면 누가 더 부자일까 ?
벽면 낙서판에 시심을 적어본다
산길 객들이 적은 방을 메운 낙서들
동갑내기 부자친구 박덕열사장(011-578-0949, 055-963-0948)
나도 한 장 박아 달란다
한 장 더 찰칵 Plese !
들머리 가까이 까지 태워주고 배웅해 주는 동갑내기
하룻 밤 정든 사인데 헤어지기가 저리 섭섭 한가?
정이 그리운가?
정이 많은 건가?
나도야 그러킨하고만 !
멀리보이는 중재 이정표!
어제는 날머리, 오늘은 들머리
요즘은 7시면 날이 밝아지는데 오늘은 산행 출발 시간이 많이도 늦었다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이 이어지며 계속된 오르막길
오르다 보니 어느덧 월경산이네
월경산 능선길을 조금 지나니 강한 바람에 휘날리는 이정표 리본이 장관이다
왼쪽은 약초재배단지다
광대치 팻말
936 무명봉
무명봉 870고지에서
경상남도와 전라북도를 도계로 나누며 남진하던 백두대간이
이 봉에서 부터 전라북도 남원으로 완전히 우측으로 휘며
시계바늘 반대방향으로 둥근원을 그리며
성삼재 노고단으로 빠저들어 천왕봉으로 달린다
경치 좋은 무명봉에서 사면을 사진에 담다
드디어 봉화산이다
왼쪽 멀리 높은산이 천왕봉이고
천왕봉을 가까이 당겨서도 찍어본다
치재 가까이서 부터는 온통 철쭉나무 천지다
혼 자 가는 좁은 길도 보안경 끼고서도 눈을 다칠까
한 손으로 안면을 가리며 조심스레 헤쳐 나간다
서울이 4월5일이 만개한다니 여기는 3월말 정도 일터인데
지금의 나무에는 꽃봉오리 따윈 전혀 틈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이 곳 남원의 오늘 일기예보가 최저기온이 영하 8도라니
이곳은 더욱 추울테니 약한 꽃잎은 아직 나무 어딘가 깊숙한 곳에 숨어 일을 듯하다
이곳의 봄의 철쭉이 만개하면 장관이겠다
내년 봄에는 이 곳 철쭉구경 한 번 와 봐야겠다
드디어 오늘 점심 예정지인 복성이재다
아침 출발이 늦어 부지런히 왔는데 예정시간 보다 늦다
오늘 온 길은 12.1Km이고 갈길은 10.2Km이다
평소보다 시간이 많이 더 걸린 듯한데
얼음길 아이젠과 베낭무게 때문인 듯하다
혹 오늘 목표인 유치재가 무리라면 상황을 보아
직전의 사치재로 수정해야 할 듯한 생각이 든다
저녁 무렵 상황보아 결정키로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한다
역시 메뉴는 김밥 2개인데 1개도 다 못먹고 다시 포장한다
아마 산행 중 오면서 이것저것 군것질 때문이다
짐을 얼른 꾸리고 출발이다
치재를 많이 벗어낫지만 여전히 중간중간 철쭉군락지가 나타난다
새목이재
88고속도로 지날때면 들리던 지리산 휴게소가 보인다
산행 중에 들리던 곳을 보니 많이 반갑다
대간꾼들은 저 곳에 들려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는데
난 시간이 바빠 들릴 시간이 안난다
88고속도로를 건너는 개구멍 터널(사치재)
언젠가는 백두대간 능선길이 복원되어 자동차가 터널로 지나고
사람이 복원된 능선길을 여유롭게 건널 날을 기약해 본다
유치재까지 3Km 남았다 날은 아직 밟아있다
목적지인 유치재까지 가기로한다 얼른 출발한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인 유치재 날머리
처음엔 이 곳이 목적지 유치재인 줄 몰랐다
복성이재서 부터 이곳까지 시간 계산을 잘 못하여 아직 도착할 시간이 아닌 것으로 착각했다
다음에 진입 할 들머리를 확실히 알아둔다
잠잘 곳을 정하지 않아 이리저리 알아보는 사이 땀이 식어 추워온다
마침 마음씨 좋은 버스기사가 차가 지났는데 뒤에서 손 흔드는 것 보고 세워준다
승객은 나 혼자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얘기 나누다보니 동갑내기다
어제 민박집 주인도 동갑이고 여하튼 반갑다
우선 가까운 운봉읍내에서 내리란다
친절히 다시 유치재 갈때 타야할 버스정류장 위치와 출발시간 그리고 음식점과 여관까지
알려준다 동갑내기 신세 또 한 번 진다
민박과 식당을 같이 한다는 식당에들려
어제 저녁 맛있게 먹은 돼지고기김치찌게 부탁하고
고기만 2,000원 어치 더 넣어 달라 주문한다
오늘 여기서 자고 이제 지리산 국립공원 바로밑 고기리까지
하루 더 산행(약19Km)을 하기로 결정한다
반주로 소주 1병을 시켰으나 실내지만 땀이 식어 추워서
찬 소주는 못 마실 듯하여 병도 따지 않고 반납한다
민박집을 가려 식당을 나오니 유치재에서 안개비처럼 간혹 내리던 비가
줄기비로 계속 내린다
내일 산행은 안되겠다 하룻밤 건넛지만 집도 그립다
함양에서 막차타면 김천 오늘 저녁 늦게라도 도착하겠다
식당 아줌마에게 택시를 불러 달란다
곧 도착한 운봉개인택시를 타고 함양까지 달린다
막차표를 끊고나니 시간 여유가있다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니 몸이 개운하고 상괘하다
오는 길에 버스기사끼리 얘기 나누는 소리다
오늘 이렇게 비가 많이오면 내일 길이 얼어 붙을텐데 큰일이네
걱정을 태산같이 들한다
나는 참 다행이네
당일 21.4Km 들머리접속 0.5Km 총 21.9Km
12차 구간 총누계 171.8Km 접 속 20.2Km 알바 14.5Km 206.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