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어차피 피차 여태까지 떨어져 있던 사람들끼리 잠시, 단 이틀을 함께 있었을 뿐인데 이별이란 참 사람들을 슬프게 만든다. 김경옥과 임은숙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경옥이도 은숙이도 눈물을 훔친다. 서로 포옹하며 또다시 긴 이별을 준비하는데, 왜 그리 가슴이 서늘해 지는가. 그나마 하나님께서 <망각>이라는 큰 상비약을 우리에게 하사하지 않으셨더라면 우리는 모두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끝낼 수밖에 없는 상사병 환자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 간에 말이다. 사람들은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하고 싶지 않은 이별을 격어 내야만 하는가. 어떨 때는 잠시, 어떨 때는 아주 오랫동안, 또 어떨 때는 영원히......
어제 밤의 바베큐 파티장 바로 앞에서 중국인 기사아저씨가 운전하는 삼호관광의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팬션처럼 지어진 Torrance Marriot 호텔..... 이틀동안 머물렀던 각자의 예쁜 집들을 다시 한번씩 쳐다보고는 라스베가스를 향해 달린다. 환희의 도시, 환락의 도시, 전기라는 이름의 발명품을 최대한으로 잘 활용해, 원없이 맘껏 쓰고 있는 화려한 도시. 미친 짓인줄 알면서도 누구든 한번쯤은 그 미친 짓을 해보고 싶어하는 도시.
어차피 오늘은 라스베가스(푸른 목초지라는 뜻)만이 목적지이기 때문에 여유있는 시간을 또 한번의 Shopping으로 보낸다. 라스베가스로 가는 도중에 있는 Outlet인데 한 건물안에 양쪽으로 쇼핑몰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L.A.의 Palm Spring Outlet보다는 shopping하기가 좀 더 편한 곳이었다. 친구들의 짐 보따리는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 이따금씩 죠수아(여호수아라는 뜻)tree만이 오둑하니 서 있다. 농작물도 없는 사막과 차도 사이에 철망이 길게 쳐져있다. 동물들이 이따금 씩 도로로 뛰어들어 사고를 내기 때문에 동물도 사람도 함께 보호하기 위한 철망이다.
가이드 조이사의 설명으로는 라스베가스가 최근에 1~2년 단위로 계속 바뀌어 지고 있다고 한다. 신시가지라는 곳에 새로 생긴 호텔들이 대거 투입되었고 건축 중에 있는 호텔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라스베가스라는 도시의 규모가 많이 넓혀진 것 같고, 10년전에는 각각의 호텔이 내뿜는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라스베가스의 상징물이었던 반면에 요즘 신축된 호텔들은 내부에 각자가 추구하는 컨셉들을 표현한 것이 라스베가스의 모습이었다. 여하튼 전체를 하나로 본 라스베가스의 모습은 그 화려함이 훨씬 더 시들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버스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 말고는 별 하는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난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몸은 피곤하다고 아우성친다. Rivera Hotel에 Check-In 하자마자 옵션으로 80불씩 내고 뮤지컬의 일종인 <쥬빌리 쇼>를 보러 갔는데, 자느라고 제대로 못 본 친구가 태반이었다. 여러 번 본다면 식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수없이 바뀌는 무대장치와 의상들이 감동적이라 나는 80불도 너무 싸다는 느낌이라고 했더니 나보다 더 제대로 잔 어떤 친구는(사실, 내 눈꺼풀도 틈틈이 스스르 내려앉아 눈을 부릅뜨느라 혼이 났음)80불이 아깝다고도 말한다.
같은 여자끼리이긴 하지만 쭉쭉빵빵한 매력적인 여자들의 몸매와, 멋진 젊은 남자들의 늘씬한 몸매에 화려한 의상까지 실컷 구경했는데 80불이 뭣이 그리 아깝노?
하기사.... 좀 많이 잤으면 아깝긴 하지.
모두들 피곤에 늘어졌는데 어제 L.A. City Tour 제끼고 하루종일 푹 쉬어서인지 정련이 혼자 생생하여 호텔 아래층으로 내려가 한번 땡겼다 하네. 친구들아. 뭘 땡겼단 말인지 잘 알제?
소주? 양주? 부르스?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기계를 댕겼다 이 말이다. 친구들이 아무도 내려오지 않아 5불만 잃어주고 방으로 얼른 올라와 버렸다네. 잘했지, 잘했어. 다음날 내가 해 보니까 25불 들어가는데 20분 밖에 안 걸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