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bs생생정보통에서 김치찌개 끓이는 법을 소개하는데,
묵은지로 김치찌개를 끓이는 것이 아니고 생김치를 냉장고에서 2주동안 숙성시킨 김치를 돼지고기 기름에 볶은후 여기에 생돼지고기와 두부, 다시마 파뿌리 무 북어머리로 만든 육수를 넣고 여기에 설탕, 파, 막걸리식초, 고추가루를 넣어 십분만 끓이면 맛있는 김치찌개가 된다고 나왔다.
쉽게 말하자면 굳이 묵은지 없이도 생김치로 김치찌개는 맛있게 끓일수 있다는 것이다.
이음식에 대해 좋다나쁘다 평가하기전에,
묵은지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묵은지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묵은지는 우리 선조들이 가을에 자란 배추로 겨울이 시작되기전 김장을 하여 이것을 이듬해 봄이나 여름까지 먹었던 음식문화이다.
채소를 길러먹을수 없었던 겨울철을 위해서 김장을 하였고 이것을 땅속에 묻어두어 이듬해 봄, 여름까지 먹었던 것이다. 냉장고가 없었던 과거에는 저장기간에 있어서 일정정도 한계가 분명했으리라 본다.
과거 어머니께서 김장을 하시면서도 여름에 먹을 김장은 별도로 하셨던 것이 지금도 생각난다. 속이찬 배추로 김장을 마치시고는 흔히 여기말로 도사리가 된 배추, 즉 포기가 차지않아 파랗게 된 배추를 소금에 아주 짜게 절여 최소한의 젓갈과 고추가루를 이용하여 담그시고는 땅에 묻어두었다가 여름에 꺼내 씻어내고 다시 고추가루와 참기름등으로 묻혀서 주셨던 여름묵은지의 맛! 정말 잊을수 없다. 속이 노란 배추는 쉽게 물러져 여름까지 견딜수 없기에 속이차지 않는 파란잎의 배추를 이용하셨던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이맛을 알까?
요사이 서울 사람들도 파란배추김치를 찾는다고 한다. 섬유질이 훨씬 풍부하고 칼슘등의 영양가가 높기때문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추는 노란속잎만을 배추로 인식하고 있다.
요즘은 냉장기술이 발달하여 2,3년을 냉장고에서 저장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방송에서 보도되면서 사람들은 묵은지는 무조건 2,3년이 되어야 하는걸로 인식하기도 한다.
묵은지의 의미중 단연 최고는 제철채소를 이용한다는 점에 있는것 같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와 농약기술의 발전, 냉장고를 통한 보관기술의 발전으로 사시사철 언제든지 채소를 구할수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을채소가 갖는 장점을 알게 되었다. 남부지방에서는 8월 중하순에 배추모종을 쳐서 9월 초순에 본토에 이식하여 11월 중순이면 배추가 결구가 완성된다. 이시기에 배추에 병해충발생이 가장 적어 어떤해에는 아예 농약이 없이도 농사가 가능한 시기이다. 또한 날씨가 계속 추워지는 과정에서 배추의 조직이 튼튼해져 저장성이 높아진다. 이때 또한 배추의 당도가 높아져 좋은 맛이 난다.
일년중에 농약이 거의 없이도 배추농사가 가능한 시기가 있는데 3월 초중순에 이식하는 봄배추와 9월 초에 심는 가을배추이다.
이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배추는 특히 엄청난 벌레들의 피해를 감당해내기 어렵다. 당연히 막대한 농약이 투입될수밖에 없어진다. 특히나 한여름철의 고냉지배추는 3일에 한번 약을 한다고 할정도로 농약에 의존해서 성장하게 된다. 제철채소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농약으로부터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들며 맛과 저장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김장은 담는 지역과 마을, 가정에 따라 각기 담는 방법이 다양하다.
우리민족문화의 우수성 또한 이다양성에 존재한다고 본다.
내가 사는 이곳 전라도 사람들은 영산강 유역의 풍부한 젓갈을 이용하여 김장에 잡젓을 걸걸하게 담기를 좋아한다. 이는 아마도 따뜻한 지역이기에 오래도록 묵은지를 필요로 하지않는 지역의 특수성에서 비롯된것 같다. 예전에는 3,4월 이상 묵은지를 먹지 않았다. 여름 묵은지는 별도로 담았다. 또는 잡젓대신 새우젓에 명태포나 조기포를 넣어 개운한 맛을 내는 방식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잡젓보다는 생명태포를 넣은 김장을 좋아한다. 어머니가 그렇게 해주셨다. 명태살이 녹으면서 특유의 개운한맛이 나는데 이맛을 잊지 못한다.
윗지방에는 멸치액젓과 새우젓을 이용한 김장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내가 발품이 부족해 각지방의 묵은지를 다직접적으로 먹어보지 못했다. 강원도지역의 묵은지맛이 가장 궁금하다. 강원도 사람들은 지역적 특성상 오랜기간동안 묵은지를 먹었을 것이고 자연상태에서 오랫동안 보관시키기 위한 김장방법이 있을것 같아서 이다.
묵은지에 대한 나의 경험에 의하면 묵은지 맛을 결정하는 요인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배추, 소금, 고추가루, 젓갈, 기타양념 순인것 같다.
이상기후는 매년 배추맛을 바꾸어가고 있다. 가히 충격적이다.
몇해전만 해도 가을김장배추의 맛과 품질은 거의 비슷했다. 좋은 품종을 심었을 경우.
그러나 지금은 해마다 같은 품종의 배추를 심어도 배추의 품질이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2년전에는 10,11월이 마치도 5,6월 봄처럼 따뜻하여 배추가 품질이 저하되고 저장성이 매우 낮았었다. 작년에는 가을이 너무 추운탓에 배추가 자라지 않고 배추에 매운맛이 강해 오랬동안 이매운맛이 지속되었다. 묵은지의 맛을 결정하는 첫째 요인은 배추인데, 이배추가 이상기후로 매년 달라진다는 것은 충격 그자체이다.
소금은 간수를 잘뺀 천일염이 좋다.
2,3년 동안 간수를 뺀 소금이면 금상첨화겠지만 7,8월 여름소금이면 좋다고 본다. 문제는 중국산이다. 중국산 소금은 김찌를 담았을때 짠맛이 오래 남는 특징이 있다. 요즘에는 소금포대에 생산자이력이 잘 표기되어 있다. 생산자이력이 표기되지 않은 소금은 거의 중국산으로 보아야 한다. 이곳 무안은 신안과 인접하여 소금이 흔하다. 그러나 양심을 속여파는 소금업자도 많다. 특히 중국산 소금을 포대갈이해 파는 업자들이 상당하다. 염전에서 소금을 구입할때 상호가 다르면 포대갈이를 의심해야 한다.
올해처럼 중국산고추가루가 흔한해가 없는것 같다.
정부에서 가격을 잡기 위해 막가져다가 풀었다. 중국산에 속지 않는 방법은 최대한 생산농민과 직거래를 하는 것일것이다. 몇해전 김치가공업자를 만난적이 있는데 이사람의 말이 가히 충격적이다. 국내산 고추가루는 빛깔이 중국산에 비해 못해 김치에 중국산을 절반이상 섞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산 고추가루는 실제 국산 고추가루보다 빛깔이 더 빨갛다. 고추가루 빛깔이 지나치게 붉은색을 띠는것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묵은지는 일반적으로 영상1도씨 보관시 약 10개월 후에 가장 좋은 맛이 난다고 한다.
단 쓰는 젓갈에 따라 좋은 맛을 내는 시기가 달라질수도 있다. 10개월을 정점으로 맛은 사실상 떨이지게 된다. 기호에 따라 맛을 달리 느낄수도 있다고 본다. 2,3년된 묵은지가 맛이 좋다고 느낄수도 있다고 본다. 보편적 일반적인 얘기이다. 묵은지는 보관온도에 따라서 보관기간이 결정된다. 즉 상온에서 보관하는 묵은지는 몇개월을 못버티며 온도가 낮을수록 보관기간이 길어진다. 헌데 얼리는 경우가 있는데 김치가 얼었을때 최대문제점은 배추조직내 수분의 강제이탈이다. 이렇게 되면 숙성후에 질긴식감이 난다.
어릴적 설을 앞두고 어머니가 두부를 손수 만들어 여기에 김장김치와 참기름을 얹어 먹었던 그맛을 어찌 잊을수 있을까? 김이 모락모락나는 두부에 묵은지를 감아먹는... 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나는 머지않아 우리조국이 통일된 자주국가가 된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족문화유산인 김치가 세계 최고의 음식으로 등장하는 날이 오리라 본다. 물가잡는다고 중국서 출처불명의 김치를 갖어다 국민을 먹이는 놈들은 분명히 민중의 힘으로 심판을 받으리라!
첫댓글 강원도에서는 짠지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얼매나 짠지 한 잎사귀면 밥 한그릇을 비울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그것도 옛날 이야기고
지금은 강원도 지방에서도 액젓을 이용한 김치를 많이 담그지요.
과거에는 물산이 귀해 거의 젓갈을 이용한 짠지를 못담궜는데
지금이야 뭐...ㅎㅎ
아~그리고 강원도 영동지방은 짠지에 생 명태를 많이 넣었습니다.
젓은 오징어도 넣고 취향에따라 생선 이것저것 넣드라구요...^^:
저는 강원도에 가본적이 없습니다. 머지않아 놀러가서 거기 김치와 음식을 맛보고 싶습니다.
저는 전라도 태생인데요... 어머니가 김장담글때 찬밥에 새김치 거기에 생굴을 얹어서 자식들 입속에 넣어주셨지요... 최고의 밥상이었습니다...
예 김장때 생굴 참 좋지요. 굴 구워 먹어도 참 맛있는데요. 소주한잔 생각나네요.
가입과 동시에 눈팅족이 되어 항상 게시판 뒤에 숨어지내다가 묵은지 글과 만나 커밍아웃 하게 되는군요. ㅎㅎ 공감 가는 정겨운 글 잘 읽었습니다. 경기김포에선 김장 때 속이 안 찬 배추를 이듬 해 봄까지 두고먹을 수 있도록 한 것(우적동님 지역과 방식은 같음)을 일러 `소금김치`라 불렀습니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어릴 적엔 한 독 씩은 꼭 담곤 했던 것 같아요. 김치 얘기로 소통하니 참 친근해서
좋습니다
... 농사, 농업과 관련한 다른 글들도 꼬박꼬박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금김치 맛도 맛있을것 같습니다. 농업이 제자리를 찾는것은 또한 전통의 우리문화가 다시 복원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김치는 이미 세계 최고의 음식이 된지 10년은 된거 같은데요
외국살람들도 김치좀 먹고 싶어서 한국살람만나면 어네 김치있냐고 묻고
좀 얻기를 바래요.
그런데 문제는 젊은 애기엄마들이 못담근다는게 이게 문제야입니다.
머지않아 김치담그기 열풍이 부리라 봅니다. 학교에서 정규적으로 김치담그기 교육을 갖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만들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