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24. 10. 13. KCH 30기 동문들이 KCH나라지킴이의 열혈 애국 동지이기도한 30기 백옥남 회장의 초청으로 백회장의 예천 생가를 방문하는 경상북도 예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기수의 부러움을 사는 특별한 여행이기에 김승영 동문(30기)의 여행기를 4회에 걸쳐 전재합니다. |
✌️ 둘 - '모두 모여라' 특등급 한우잔치와 회장님의 특별한 선물(膳物)
【 유천국사골마을 - '죽안에 살어리랐다' 】
이제 설레임과 아쉬움으로 석송령의 친견을 마친 우리는 드디어 오늘의 주목적지인 유천면 죽안마을로 입성한다.
국사봉(國師峰:해발727.6m)과 그 산줄기 아래로 포근하게 둥지처럼 자리잡은 엄마의 품 속같은 죽안골 마을은 가운데 저수지를 품고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으로 40여 가구의 평화로운 산골마을이다.
병풍처럼 둘러싼 백두대간 국사봉의 보호 아래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게 자리 잡은 죽안저수지를 바라보며 오손도손 살아가는 산골 냄새 풍기는 정겨운 마을로 국사골 자락에서 자연과 동물,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순박한 농촌 주민들의 미소가 가득한 청정 지역이다.
아늑하고 정겨운 '전국 5대 귀촌 체험 마을'로 선정된 '유천국사골마을' 바로 그곳이다.
가뭄에도 절대 마르지 않는 죽안저수지는1967년에 축조되어 죽안마을 아래 평야에 농업 용수를 공급하여 기름진 옥토를 가꾸게 한다.
[사철 마르지 않는 '죽안저수지']
넉넉한 인심에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꾸고 있으니 약 육십년 전 어르신들의 혜안이 비보(裨補)의 풍수지리(風水地理)로 명당터를 이루고 있다.
한눈에 봐도 마을을 시원하게 감싸안는 태중(胎中)의 태아(胎兒)같은 죽안저수지는 제당 길이 282m, 제당 높이 17.7m, 만수 면적 188.3ha의 분지형(盆地型) 저수지로 수심은 최대 13m이다.
주변이 산과 숲으로 둘러쌓여 경관이 빼어나며 수질이 맑아서 토종 어종인 붕어, 잉어, 가물치, 빙어 등 예천의 대표적인 낚시터로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과 숲, 나무와 물이 한데 어울어져 수많은 생명을 생육하고 지켜주는 천혜(天惠)의 명당고을이다.
[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배수 수문 콘크리트의 누수 문제로 인하여 '한국농어촌(수자원)공사'에서 수리를 하기 위해 마침 농한기(農閑期)와 갈수기(渴水期)를 맞아 저수지(貯水地)의 물을 모두 뺀 상태였다.
60년동안 넘실거리던 맨 밑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의 꽁꽁 숨겨두었던 속살까지 직접 친견(親見)하는 행운이었으니, 이 비경(秘境) 또한 우연의 일치치고는 정말 기막힌 인연이지 않겠는가!
이곳 천혜의 명당 터에서 배포가 산같고 호수같은 여걸(女傑)이 70년 전에 태어나 오늘 우리를 아늑한 전원마을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유천 국사골 체험마을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마치 우리의 방문을 반기는 것처럼 살갑게 느껴진다.
전문 탐방객을 맞이하고 귀촌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다목적센터'에 다다르자 우리를 맞을 준비에 정신없던 백회장께서 꽃무늬 앞치마를 두른 채 도로까지 나와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애국자 백회장 생가]
백회장은 태어난 이곳 고향 마을을 어릴적에 떠나서 가족을 따라 강릉까지 올라와서 우리를 만났고,
수십 년을 돌고돌아 다시 고향을 찾아 어머님 생전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직접 모시면서 부양하고 보살펴 드렸다.
2년 전인 2022년 4월 6일 만 96세로 자당(慈堂)께서 소천(召天)하셔서 배웅해 드린 후 다시 부모님의 숨결이 가득 서린 생가를 홀로 보살피며 지키고 있는 것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터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매일매일 국사봉(國師峰)을 오르고 거북바위와 담소하고 죽안저수지의 안부를 물으면서 사시사철 산과 물과 바위와 하늘의 구름과 바람을 벗하며 일상을 함께 접하니 예가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니던가.
바로 백원사가 노래 부르는 백비어천가(白飛御天歌),
'죽안에 살어리랐다'이리라.
"죽안에 살어리랐구나~^^※"
드디어 백회장이 안내하는 너른 마당엔 이미 평상과 원탁 및 사각 테이블이 연이어 놓여져 있고 불판이 명품 예천한우를 구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점화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을 부녀회 회장님이신 고모님께서 우리들을 맞을 준비로 손발을 걷어부치고 종일토록 고군분투 자원봉사 중이시다.
생가를 방문해준 귀한 걸음에 감사하는 백회장의 인사 말씀에 이어 시장한 친구들을 위해 바로 선홍색의 A++ 특등급의 명품육회가 등장한다.
축협에서도 육회만큼은 선도유지를 위해 당일 아침에만 한정(限定) 출시(出市)하는데,
오늘 우리들이 맛볼 육회를 백회장께서 새벽같이 출동하여 직접 공수했다니 신선하고 감칠 맛나는 향미는 백회장이 우리 동기들에게 선물하는 특별한 우정이리라.
어디에서 세상에 없는 이런 미각을 맛춤할 수 있겠는가.
시장하던 참에 우리는 전쟁통의 고아마냥 너도나도 앞다투어 명품 시식에 좌충우돌, 허겁지겁이다. ㅎㅎ..
캬~~~
입에 넣자마자 아이스크림마냥 살살 녹아내리는 이것이 바로 에이투플러스(A++) 명품 예천한우육회의 위엄이로구나!
서울에도 예천한우 취급 전용 매장이 개설되었고 그 이름을 알린지도 오래라고 한다.
육회에 이어서 마블링이 선명한 꽃등심과 갈빗살, 차돌백이가 쉴새없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왕복하는 젓가락은 교통순경이 없어도 어김없이 제 입 속을 찾아간다.
옛날 휘장을 둘러치고 마당에서 벌어지던 시골 잔칫집 풍경이다.
각자 취향대로 주님을 영접하면서 건배 구호가 마치 가을 국화꽃이 만개하듯 터지면서 사방에서 저마다의 향과 개성을 뽐낸다.
웬만큼 허기가 가시자 포로수용소에서 잔칫집으로 분위기가 점차 상승하면서 주막집의 흥겨움과 정겨움이 교차하는 절묘한 화음이 고조된다.
황소 한 마리를 미리 매달아 놓았던가.
끝없이 제공되는 명품한우의 무한리필(無限 refill)에 우리는 급기야 두 손을 들고 항복을 선언한다.
니글니글한 기름기를 조금은 덜어줄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 된장찌개에다 그 유명한 골뱅이 농법으로 생산한 국사골 유기농 햅쌀밥을 말아서 마지막 개운한 입가심을 한다.
[땔나무로 청국장 된장찌개를 끓인 정겨운 화덕]
모처럼 접했던 입맛이 근래에 찾아 볼 수없는 정통(正統) 신토불이(身土不二) 국사골 밥상의 호사(豪奢)를 누린다.
민생고(民生苦)가 해결되니 다음 순서는 풍악(風樂)이 아니겠는가.
전문 악사가 미리 뜰 위에다 세팅해놓은 음향기기가 뉴트롯(New--Trot)의 발굴을 기다리고 있다.
어김없이 삼영회의 밴드마스터 대한항공 김사장께서 자진 출두하신다.
선곡부터 볼륨과 남녀 키까지 능숙한 솜씨로 미리 찜한 스타에게 맞추어 김마스터께서 세팅한 음향이 뜰위에서 데시벨을 높이자 드디어 무대(마당)에는 블루스 곡에 맞추어 강남8학군(방배) 김제비와 관악산(신림) 정꽃뱀이 과감하게 무대에 오르더니 함께 어불어져 화려(!)한 스텦을 밟는다.
경쾌하고 부드럽게 구름처럼 바람처럼 동서남북을 휘저으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춤선이 보통 스킬이 아니다.
장바구니 사모님들의 애간장깨나 태웠을 춤사위다.
전진 전진 후진 터언~ 돌리고 돌리고~~
(오메? 저러다 대형사고 터지는거 아닌겨~?)
아줌씨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경쾌한 스텦이 여간 예사롭지가 않다.
세상에나~
학창시절부터 그저 공부밖에 모르던 범생이로 소문났던 김사장이 바로 꽃뱀도 인정하는 천하의 강남 제비였다꼬?
재야에 숨은 고수가 많은 줄 짐작은 했지만 바로 턱밑에서 이렇게 상상도 못한 전과자(?) 제비와 꽃뱀이 똬리를 틀고 암약하고 있었다니 가히 등하불명(燈下不明)이로다.
과연 세상은 넓고도 좁구나.
그러나 이또한 우정을 위해 망설임 없이 무대를 누비고 과감히 정체를 드러낸 선수(選手)의 용기백배가 아니겠는가.
다 친구들의 우정에 답하는 헌신(獻身)이고 분골쇄신이다.
김사장과 정마담의 감칠 맛나는 작품 발표에 우리 모두는 탄성과 함께 폭풍같은 경탄과 응원의 박수 세례를 퍼붓는다.
이어지는 언필칭(言必稱) '나는 카수다'의 경연이 무대를 휘젓고 남녀 대표 선수까지 등장하자 분위기는 갈수록 고조되면서 '유천(죽안)국사골마을'은 즉흥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어울어져 한껏 흐느적거린다.
음풍농월(吟風弄月)에 빠져 그저 넋을 놓은 채 우리는 한없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나 다음 일정이 또 기다리고 있으니 집행부의 일침에 잠시 풀려버린 제 정신을 가다듬는다.
집행부에서는 오늘 우리를 위해 종일토록 헌신하신 부녀회장님(고모님)에게 금일봉(金一封)을 전달한다.
베풀어 주신 수고에 비하면 턱없이 소찬(素饌)한 답례이나 삼영회가 다녀간 기념으로 부녀회에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끼 식사라도 대접하라는 조촐하지만 따뜻한 정성을 담았다.
종일 백회장을 도와 수고를 아끼지 않고 솔선수범 하셨으니 그 노고를 어찌 계산으로 셈하랴.
이또한 우리를 향해 베푸시는 무한한 작복(作福)이리라.
'유천(죽안)국사골마을'의 진한 향기는 천리마에 가득 실려져 천리 먼길 서울에도 그대로 전달되리라.
드디어 백회장은 우리 모든 참석자들을 위해 미리 준비한 기념품을 하사한다.
[예천 토산품 참깨로 손수 내린 신토불이 참기름 세트 - 백회장의 특별한 선물]
'국사골마을' 터줏대감 고모네가 금년에 생산한 참깨를 사전에 수매하여 직접 방앗간에 가서 내린 신토불이 수제(手製) 참기름 한 병과 볶음참깨 한 봉지를 세트로 담은 정성 가득한 귀한 선물이다.
참석한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손수 일일이 전달한다.
비록 체구는 아담한 모델(?) 사이즈이지만 배포는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대' 같은 여걸(女傑)인 줄은 익히 전해지는 귀동냥으로 흘려 듣고는 있었지만,
70여 만냥을 자비투척(自費投擲)하여 직접 마련한 그 정성과 배려를 어디에다 비견하랴.
[직접 참기름을 내린 방앗간 모습]
하나하나 포장하는 틈새마다 국사봉의 청정한 바람과 사철내내 꽃피우는 저수지의 들꽃향기로 가득 채웠으리라.
깨소금같은 참기름 향(香)을 폴폴 풍기며 사랑하는 옆지기와 알콩달콩 황혼의 블루스를 추라는 우리 동기들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이 참기름 선물세트에다 차곡차곡 눌러 담았으리라.
천리마 홍보대사 젊은 오빠까지 챙기는 넓은 오지랖에 우리는 그저 감동 먹을 뿐!
'유천(죽안)국사골마을'의 바람은 과연 소문처럼 고소하고도 청량하구나!
예천의 참깨는 전국에서 최고 상등품(最高上等品)으로 그 위명(威名)을 떨치고 또 유명 집산지(集産地)이니 귀하게 준비한 선물세트는 친구들에게 열배, 아니 백배의 가치로 짝지기에게 전달되었을 터이다.
[백회장의 파안대소(破顔大笑)!]
'쪼그라든 남친 바지씨들아,
제발 마나님께 기(氣) 좀 펴고 살라'는 응원도 담았겠지. 헐~
유행처럼 난무하는 가리지날 시대에 어디에서 이런 오리지날 진상품(進上品)을 친견(親見)할 수 있겠는가.
우리 삼영회 가족이 뿌리는 '진품명품' 백원사표 참기름 향이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구석구석마다 그 고소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리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