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워킹(이하 레킹)2 - 계속되는 이야기.
레킹에 대한 교과서적 이야기는 인터넷에 넘쳐난다.
때문에 여러분 상식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좌충우돌 레킹 썰을 풀기로 한다.
몇 년 전 알려지지 않은 개봉 영화가 있었다.
‘걷기왕’.
혹시라도 경보 대중화에 도움 될까 관심을 가졌다.
역시나였다.
이도 저도 아닌, 레킹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갖게 할 뿐이었다.
내용을 잠깐 언급하면, 레킹선수에게 가장 힘든 것이, 뛰고 싶은 욕망을 참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 여러분! 레킹선수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걷고 싶어 한다.
절대로 뛰고 싶은 욕망은 갖지 않는다.
그럼 언제 뛰고 싶나?
이 질문에 답할 동영상을 한편 소개한다.
https://youtu.be/Zxqlg0HMOa0
영상에 나오는 페레즈란 선수는 현역 선수 시절 동상이 세워질 정도인, 에콰도르의 국민적 영웅이다.
몇 년 전 은퇴하였지만 레킹계 ‘메시’다.
위 동영상은 일본을 방문한 페레즈를 예능 방송에서 촬영한 몰카이다.
사무라이가 칼을 들고 달려가면 페레즈는 달릴까?
이 영상이 답한다.
레킹선수는 절대로 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단, 목숨이 위험할 경우는 예외다.
레킹은 달리기와 걷기의 경계라고 말한다.
걷는다고 하기에는 빠르고, 달리기에 비해 느리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들 간 스피드를 비교하는 것이다.
걷기는 한 발이 지면에 닿은 채 전진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폭에 한계가 있다.
달리기는 착지 후, 다음 발 착지까지 두 발이 지면에서 뜬 채 이동한다.
훨씬 보폭이 넓다.
그런데 레킹 또한 시속 13킬로 이상이 되면, 두 발이 지면에서 자연적으로 뜨게 된다.
그래서 레킹 룰에서 심판 판정 시,‘naked eyes’즉, ‘맨눈으로 보았을 때’라고 되어 있다.
사진이나 영상 캡처로는 떠 있을지라도, 맨눈으로 선수를 보는 각도에서 떠 있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깨뜨리는 심판 판정으로 레킹계 큰 논란이 있었다.
베이징에서 열린 2015 세계육상연맹 챔피언십 레킹 20킬로 영상이다.
https://youtu.be/LCrOMV4jA_c
중국 여자 선수들은 레이스 워커 대신 레이스 조거란 오명을 갖게 되었다.
여러분도 확실히 두 발이 지면에서 뜬 것을 볼 수 있다.
100% 실격임에도 심판들의 외면으로 1, 2위를 한다.
이 영상대로면 레킹선수는 달리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는 게 가장 힘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니다.
두 다리가 뜰지언정 달리는 것과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레킹은 육상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로 알려져 있다. 예전 IOC 위원장의 멘트가 생각난다.
‘레킹은 출산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경기 종목이다’.
왜 레킹은 고통스러울까?
이유는 동작 메커니즘에 있다.
레킹은 워킹으로 시간과 순위를 다투는 경기다.
보폭을 최대한 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때문에 골반을 이동시키고, 더욱 효율을 높이기 위해 허리를 회전시킨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요추 탈골 증세로 고생한다.
또한 레킹은 워킹 시 발바닥이 지면에 닿으면 뒤축부터 머리까지가 곧아야 된다.
이 말은 지면에 닿은 발의 무릎 뒤쪽을 끝까지 당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행하는 관성에 의해 무릎을 굽힌 채 레킹하게 된다. 실격이다.ㅋ
이처럼 룰을 지키면서 팔 다리, 상하체를 리드미컬하고 조화롭게, 지속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러닝은 관성의 도움을 받지만, 워킹은 순수 다리근육 힘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훨씬 더 많은 근육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2011년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세계적인 레킹선수들 경기를 보려고 대구에 갔다.
구릿빛으로 그을린 데이비드 리의 하체 피지컬을 보고 선수로 착각한 시민들도 많았다. ㅎ
30도를 넘은 찜통 속에 경기가 진행되었다.
대한민국은 김현섭 선수가 6위를 함으로써 개최국 체면은 유지하였다.
그런데 작년 1, 2위 5위를 한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테스트에 적발되어, 김현섭 선수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육상의 쾌거였다.
이 날 출전한 선수 몇 명을 소개한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레킹 주법으로 가장 멋있는 선수가 중국의 왕준 선수다.
경기 전 왕 선수가 멋진 폼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많은 취재진 및 관중들이 모이자 관중 빨(?)에 취해 워밍업 스피드를 엄청나게 오버하였다.
결국 20km 경기 중 복통과 구토로 고생하여 메달과는 멀어졌다. ㅋ
또 한 명의 선수는 데이비드가 가장 좋아하는 레킹 선수다.
30분의 황태자로 불리는 스즈키 유스케 선수다.
20km 1시간 16분대 세계기록 보유자이다.
출발부터 엄청난 스피드로 30분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다. 인간이 아니다. 바람개비다.
하루 30km 레킹 연습을 하는 엄청난 노력파다.
그러나 레킹에 가장 존경하는 선수를 물어본다면 대한민국 국가대표 레킹 선수들이다.
누구도 알아 주지 않는 비인기 스포츠 경보, 현역 때도 은퇴 후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스포츠 경보,
이를 알면서도 묵묵히 한 걸음씩 세계무대에서 전진하는 그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육상계 빛나는 영웅들이다.
김현섭, 박칠성, 최병광…. 대한민국 경보 선수 여러분! ♡♡!
해운대라이프 독자 여러분들도 앞으로 오리걸음 레이스워킹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레킹에 관심과 재미를 위해, 1964년 동경 올림픽을 기록한 이치가와 곤의 대작 중, 생생한 racewalking 경기를 소개한다.
https://youtu.be/tA2K5iUoM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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