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철원 두 번째 : 두루미 머무는 길

[신명철]

평화누리길 열네 번째 길
철원 두 번째 : 두루미 머무는 길

 
 
2023년 01월 08일 일요일 맑음
글쓴이와 아내

 
 나락의 모음을 조금 덜해서 거둬들이니, 나락을 먹이로 하는 새들이 몰려오고 그들의 군무(群舞)가 장관(壯觀)을 이룬다. 도시와는 달리 사람이 뜸해서 여백의 미가 생긴다.

 
남한에서 가장 온도가 낮아, 추위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살기가 녹녹하지는 않지만, 땅이 기름져 나락이 잘 여물고 굽이굽이 한탄강의 물이 많아 살기는 괜찮은 동네다. 그 중에 두루미가 으뜸이다. 나락을 먹는 두루미가 멋있다.

 
 
 하얀 눈으로 모두를 덮은 한 겨울에 대위리 검문소를 출발한다.

 
 
길따라 가니 양 옆에 논밭이 온통 하얗다.

 
발 끝에 느끼는 쌓인 눈의 감촉 또한 좋다. 한 시간여를 걸어가니 한탄강 주상 절리길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

 지난 가을에 맞은편에 난 순담매표소에서 드르니 매표소까지 길이 3,6km, 폭 1,5m의 잔도를 주상절리와 한탄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관광객들과 부딪치며 걸은 적이 있는데, 그 때와는 풍광이 달라지고 반대편이다 보니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때와는 달리 오늘은 아내와 단 둘이다. 잘 닦인 주상 절리길을 따라간다. 강원도 평강의 추가령(秋哥領)에서 발원하여 철원과 연천을 거쳐 전곡에서 임진강과 합류한다. 특이한 점은 강의 발원지부터 합류점까지 모두 현무암으로 된 용암지대를 지나기에 곳곳에 절벽과 협곡이 있어 멋진 풍광을 이룬다. 하여 꼬꼬지부터 “한여울”로 불리는 한탄강(漢灘江)은 절경으로 유명했다.

 
 
잘 꾸민 공원을 잠시 들러보고 되돌아 나온다.

 
 
 드디어 함께했던 주상절리 길을 버리고 494번 지방도인 큰 길에 합류한다.

 큰길에서 금강산로 쪽으로 곧장 간다. 왼쪽은 제2 땅굴방향이다.

 
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한탄강 방향으로 간다. 여기부터는 농로가 이어진다.

 
농로를 역ㄷ자 방향으로 빙돌아 간다. 철새들이 노니는 평야를 왼쪽으로 끼고 오른쪽으로는  다시 한탄강을 따라간다

 
가다가 운좋게 독수리도 구경한다.

 
 
집중철새도래 보호지 거의 다 와서 왼쪽으로 꺾어 농로를 따라간다. 철새도래지 방향은 바리케이트로 막아놨다.

 
다시 큰 길로 나와 이길리 백골부대 22연대 검문소 쪽으로.

 
 이길검문소에서 도창검문소까지는 6.6Km 거리인데  걸어서 갈 수 없다.
 
참고로  철원군수에게  어느 서울 시민이 질의한 내용이다.

 질문 : 안녕하세요 우리는 2020년에 경기권 평화누리길(전체12구간)을 마치고 2021년에 강원권 평화누리길을 걷고 있는 서울시민 입니다.지난 토요일(1월9일) 1구간(역고드름~대위리검문소)는 추위 속에서코로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회원 4명이 무사히 걷기를 마쳤습니다. 우리는 2주일 간격으로 연말까지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강원권 평화누리길 전구간을 걸어야 하기에 1,2월에 철원군 4개 구간을걸어야 합니다.그런데, 지난 9일 1구간 걷기를 마치고, 1월23일 2구간 걷기를 위한코스를 차량으로 사전답사 하던중에 이길검문소에서 경비병이 "철원군민이 아니면 이길검문소에서 도창검문소는 통과할 수 없다" 고 하여
이길검문소에서 되돌아 왔습니다.

 
질문1. 이길검문소~도창검문소 구간 통제는 일시적인 조치입니까? (그러다면, 통제 제한 해제후 2구간을 다시 걸을 계획입니다.)
질문2. 상시 제한 지역이라면 평화누리길 2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 사전 신청과 승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까?
(철원지역 평화누리길 홍보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철원군수 답변 : 안녕하십니까 귀하께서 건의하신 평화누리길에 대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현재 평화누리길 2코스 이길검문소에서 도창검문소 통과는 2020년 7. 8월 집중호우에 따른 한탄강 제방 붕괴로 평화누리길이 유실되어 통과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 임시노선을 군부대와 협의 중이나 군부대 특성상 보안 관련 요청 사항이 많아 한정된 사업비 안에서 반영하기가 어려워 지속적으로 협의중인 사항임을 알려드립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구간은 굳게 닫혀 있다. 이번 여정의 실질적으로 마치는 곳은 여기다 하여 여기서 잠시 기념 촬영을 한다.

 
 철원군민이 아니라서  이길 검문소에서 도창 검문소까지는 다른길로 돌아 차량으로 이동한다, 파란색은 도보이동.
붉은색은 차량이동으로 건너뛴 구간.

 
도창검문소 앞

 
총 15km중 차량이동 6.6km 제외한 도보이동거리 8.4km
18,164보
2시간 52분 32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