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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창작민화대작전을 개최하며....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가 되는 창작민화대작전이 1차로 서울 정품관 갤러리 초대전으로 열리고, 이어서 2차로는 전시 규모를 더 확장하여 대규모로 강원도 삼탄미술관에서 역시 초대전으로 열리게 된다. 어언 여덟 차례를 맞도록 우리 기획자들이 창작민화대작전을 이렇게 공들이며 관심 가지는 이유는 단 하나, 오늘날 우리 민화 화단의 균형 잡힌 발전을 얻고자 함이다. 그 균형이란, 우리 민화 화단에 재현민화와 창작민화가 고르게 발전하여 반 듯한 위상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창작민화의 발전은 재현민화의 존속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 다. 그건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민화는 미술 중에서 우리 민족의 뿌리에 해당할 미의식이며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 전통 예술이다. 여기서 전통(傳統)이라 는의미가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기능적 소통이라는 뜻이라면, 미술이 과거의 습성적 양상을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습 성적 양상을 근거로 하면서 태어나는 새로운 창조의 모습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덕목이다. 이렇듯 두 경향이 분명하고 견고하며, 튼실한 상태로 드러나야 그 전통(傳統)은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 중 어느 한쪽으로라도 기울어지다가 결국은 편향적 오류를 맞아 올바른 미래지향적 발전을 보지 못하고 도중 좌절되는 모습을 우리는 다른 장르의 예술이나 문화에서 여러 차례 경험했다. 창작과 재현 어느 한쪽만이 옳다는 견해는 전체 화단의 균등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가 된다. 사정이 그럴 지라도 우리 기획자들은 창작의 기운이 너무나 필요하다는 인식 속에 창작만을 내놓는 중이니 우선은 창작만을 말하고자 한다. (물론 이는 화단 발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한시적일 수도 있다)
우리 모든 민화 화가들은 지금 양어깨에 재현과 창작 두 날개를 단 멋진 민화새(民畵鳥)를 세상 창공에 날려 올리라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어느 한쪽만의 날개로는 온전한 비상(飛上)을 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 꿈꾸며 가꿔가는 민화의 창작 논리는 지극히 명확하다. 우리는 지금 종적(縱)으로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민족적 뿌리 의식을 품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횡(橫)으로는 지구촌 시대 속에서 첨예한 현대문화 양태의 기호(嗜好)를 다방면으로 즐기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종적 입장과 횡적 입장이 교차(Crossing)되는 지점을 찾아서 표현하려 한다. 다시 말해 민화의 전통 적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표현 어법은 이 시대 문화 속에서 잘 어우러지도록, 즉 범 세계적인 입장에서 우위가 될만한 요인을 연구하고 현대미술론적 친화력을 가진 작품을 그리는 것이다. 위에 말한 민화의 전통적 맥락은 두 가지 양상을 띤다. 한 가지는 정신적인 것으로 추상이며, 또 한 가지는 기법적인 양상으로 구상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는 바와 같다. 기법 적인 양상에만 치중하면 아무리 새롭게 구도 잡은 창작이라 해도 꼭 옛날 분위기가 나거나 새롭게 느껴지질 않는다. 요즘에 종종 저작 권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창작민화 작품들은 거의 다 여기에 속하는 걸 본다. 사람은 본래 태어날 때부터 제각각 다른 생김새로 이 세상에 온다. 신기한 것은 작품 또한 자기에게 가장 솔직한 자세로 파고 들면서 찾게 되면 어느 누구와도 다른 모습이었을 작가의 환영인 듯 전혀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진다. 이웃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그것을 참고해서 그리면 별수 없이 유행사조의 깊은 늪에 빠진 모습이거나 이웃의 것을 흉내 내는 유약성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창작은 모든 사람의 것이 제각각 다 달라야 한다.
배 아프지 않고 낳는 자식 없듯이 이번에 참여하는 24인이 제각각 달리 경험했을, 창작을 위한 고뇌와 고통의 모습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보는 일은 참으로 큰 감동이다. 이 감동을 맛보면서 우리 민화 화단이 균등 발전을 갖춰 가는 걸 단계적으로 지켜본다면, 창작민화대작전의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에 또 다른 맛을 보충하여 보는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 한 철을 참아내며 고통스럽게 작업했을 참여작가님들에게 심심한 격려와 함께 성심을 다해 축하드린다.
2019년 초가을 <공동 기획자 운봉 이규완, 설촌 정하정> |
제8회 한국민화창작대작展
김용권 교수(문학박사/겸재정선미술관 관장)
운봉 이규완, 설촌 정하정 작가가 공동기획, 진행한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이 어느덧 8회를 맞이하였다. 19세기 후반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인상주의 미술을 추진한 화가들이 8번의 전시회를 개최, 파란을 일으키며 전통으로부터 큰 변화를 이끌어 냈듯이, 〈한국민화창작대작展〉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재현민화 일변도의 분위기에서 일탈, 창작민화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 내었다. 이렇듯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 그 동안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처음 약속했던 것처럼, 참여 작가들은 100号 또는 50号 2개의 현대인의 취향에 맞는 창작민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와 관련한 주제를 스터디와 함께 작품을 제작, 출품해 왔다. 또한 현대공간에 잘 어울리는 조형언어로 표현해 왔으며, 어떠한 치우침 없이 전국의 주요 창작민화 작가들을 대상으로 선별, 참여시키면서 격조 높은 전시회를 보여 왔다. 이와 같은 전시회 목적과 방향 그리고 참여 작가들의 열의와 수준에 의해,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어느 단체의 전시회보다도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우리 민화분야뿐만 아니라 미술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른바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오늘날의 요구되는 공예적 회화 즉, 현실공간에 어울리는, 그러면서도 오늘날의 사건, 희망사항 등을 담아 장식적이면서도 회화적 느낌까지 풍부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그 위상을 크게 높여 놓았다. 특히 여주시 시립박물관이 기획한 제4회 〈한국민화창작대작展〉과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이 기획한 제5회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모두를 만족시킨 전시회로, 자타가 인정하는 창작민화의 시대를 활짝 열게 한 동력원이 되었다. 이에 제8회 〈한국민화창작대작展〉 역시 더욱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제8회 〈한국민화창작대작展〉은 1부와 2부로 구분되어 전시되는데, 1부는 울시 정품관(초대전, 9월 18일부터 24일), 2부는 강원도 삼탄미술관(초대전, 10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이규완, 정하정, 박복자, 김용기, 김애자, 김부완 등 24인의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독창적이고 실험적이며 그러면서도 민화적인 생명력이 넘치고 삶에 대한 의지를 환기시켜 주는 대작들을 내 놓았다. 이에 참여 작가들의 개인적 위상은 물론 그룹차원에서의 보다 확실한 성과가 드러날 것이며, 특히 일반 대중들에게 더욱 확실하게 주목받는 소중한 전시회가 될 것으로 믿어진다. 끝으로 성격상 창작민화는 끊임없이 개척해 나아가야 할 외로운 길이지만, 참여 작가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사명감을 가지고 화단에서의 창작민화가 보다 안정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주길 바라며, 그 동안 수고한 이규완, 정하정 공동위원장과 참여 작가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