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信經)
※ 예비자교리 가운데 가장 어려운 ‘삼위일체(三位一體)’입니다. 그냥 한번 천천히 읽어보시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1. 신경이란?
“나는 믿나이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신앙의 일치는 모든 이에게 규범이 되고 동일한 신앙 고백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주는 신앙의 공통 언어를 요구하고 있다. 예수님의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초창기부터 자신의 신앙을 모든 사람을 위한 간결하고 규범적인 신앙 조문들을 통해서 표현하고 전달해 왔다. 또한 매우 일찍부터 교회는 신앙의 핵심을 유기적인 조문 형태로 결집 요약하고자 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세례를 원하는 예비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신앙의 종합은 인간적인 생각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신앙의 유일하고 완전한 가르침을 위해서, 성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모은 것이다. 아주 작은 겨자씨가 그 안에 많은 가지들을 간직하고 있듯이 이러한 신앙의 요약은 몇 마디의 말속에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 포함된 참된 신심의 모든 지식이 들어있다.
이러한 신앙의 종합들을 “신앙 고백”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고백하는 신앙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크레도”(Credo)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종합적인 기도문들은 보통 “나는 믿나이다”(Credo)라는 말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신경”(Symbolum de fiede) 이라고 부리기도 한다.
보통의 경우 첫 “신앙 고백”은 세례 때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신경”은 무엇보다도 예비자들의 세례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세례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베풀어지므로, 세례 때 고백하는 신앙의 진리들은 성삼(聖三)의 세 위격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먼저 하느님의 제1 위격이신 성부와 그분의 놀라운 창조 업적에 대해서, 다음에는 하느님의 제2 위격이신 성자와 인간 구원의 신비에 대해서, 끝으로 우리들 성화(聖化)의 원천이며 원리이신 하느님의 제3 위격 성령에 대해서 고백한다.
시대가 흐르면서 다양한 시대적 필요에 따라 많은 신앙 고백 또는 신경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신경은 크게 2가지이다.
① 사도신경
사도들 신앙의 충실한 요약이라는 하여 이렇게 불린다. 사도 신경은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이다. 보통 주일미사 때나 묵주기도 등을 바칠 때 사용된다.
②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초세기에 있었던 두 번의 세계 공의회(니케아 공의회,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서 나온 신경이라는 의미에서 큰 권위를 가진다. 이 신경은 오늘날에도 동방과 서방의 양대 교회에 공히 간직되어 있다. 전례 중에는 보통 이 신경을 바치도록 하고 있다.
2. 삼위일체
우리의 신앙 고백은 하느님으로 시작된다. 하느님께서는 “첫째이시며 마지막”(이사 44,6)이시고, 모든 것의 시작이시며 마지막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도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하고 말한다. 이 기도를 성호경이라고 하는데, 즉 하느님의 정확한 이름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느님이 세 분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지만, 그러나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위격으로 존재하시고, 그 본성과 영광은 온전히 하나로 일치를 이루고 계신다. 이를 가르켜 ‘삼위일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神祕)이다. 이는 하느님 자신의 내적 신비이므로, 다른 모든 신앙의 신비의 원천이며, 다른 신비를 비추는 빛이다. 오직 하느님께서만이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로 당신을 계시해 주심으로써 이 신비를 깨닫게 해주실 수 있다. 그래서 삼위일체는 엄밀한 의미에서 ‘신앙의 신비’이다. 즉, 이는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어 저 높은 곳에서 계시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신비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각각의 위격은 우리 인간이 구분해 놓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성부, 성자, 성령의 하느님 안에의 관계라고 해서 이를 ‘위격’이라고 부른다. 즉, 성부는 성자와 성령에 의해서만 성부의 위격을 지닐 수가 있으며, 성자는 성부와 성령에 의해서 성자의 위격을 지니시고, 성령은 성부와 성령에 의해서 성령의 위격을 가지신다는 뜻이다.
성자의 강생은 하느님께서 영원한 성부이시라는 것과, 성자께서는 성부와 본질이 같은 분이시라는 것, 즉 성자께서는 성부 안에서 성부와 함께 한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성자의 이름으로 성부께서 보내주시며, 성자께서 “성부께로부터 보내주시는”성령의 파견은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한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흠숭과 같은 영광을 받으신다.
성령께서는 첫 근원이신 성부께로부터 그리고 성부께서 성자에게 주신 영원한 선물을 통해서, 성부와 성자께로부터 똑같이 발출하신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의 은총으로 우리는 이 세상의 불완전한 신앙 안에서 그리고 죽음을 넘어 영원한 빛 안에서 복되신 삼위일체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가톨릭 신앙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은 것이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삼위일체로, 삼위일체를 한 분의 하느님으로 흠숭하되, 각 위격을 혼돈하지 않으며, 그 실체를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성부의 위격이 다르고 성자의 위격이 다르고 성령의 위격이 다르다. 그러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천주성은 하나이고, 그 영광은 동일하고, 그 위엄은 다같이 영원하시다.
이처럼 그 실체가 분리될 수 없는 성삼위께서는 그 하시는 일에서도 결코 분리될 수가 없다. 그러나 하느님의 유일한 활동 안에서, 특히 성자의 강생과 성령의 은혜 안에서 각 위는 삼위일체 안에서의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
※ 1. 「매일미사책 」앞부분에 있는 “미사통상문”, 「가톨릭 기도서 」등에 앞에서 언급한 2가지의 신경이 있습니다. 천천히 그 내용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 주님 부활과 승천, 성령에 대해서는 카페 [전례게시판]에서 해당 주일 강론(파스카 성야, 주님 부활 대축일,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등을 참고하시면 보다 이해에 도움이 되십니다. 성부-성사-성령의 삼위일체에 대해서는 오는 주일(6월 7일) 강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신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