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올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저의 어린 시절, 어느 날 우연히 예쁜 원피스를 입고 성당에 갔는데 주일학교 교감 선생님께서 저에게 커다란 미사 보와 꽃 화관을 씌우며 성모님께 꽃 봉헌을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떨결에 뭔지도 모르고 사람들 앞에서 예쁜 꽃다발을 안고 성모님께 다가갔을 때, 어머니는 “사랑하는 내 딸 카타리나”라고 하시며 저에게 미소짓고 기뻐하셨지요.
그 뒤로 성당을 가면 항상 성모님과 얘기하듯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름다운 성모님 발밑에 있는 뱀이 너무나 징그럽고 끔찍해서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엄마, 저는 저 뱀이 싫어요. 제가 잘못해도 엄마의 발톱만큼 만 될 수 있게 해주세요. 발바닥은 싫어요.”라고 기도했지요.
같은 기도를 몇 번이나 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성모님께서 눈을 감고 기도하는 저에게 손을 내밀며 “이리 오렴. 아가야, 내 발등에 올라서 봐.”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엄마 손을 잡고 발등에 올라서서 인자하게 미소 짓는 엄마를 한참 올려다보며 너무나도 행복하고 좋아서 엄마의 다리를 양손으로 꼭 껴안고 있는 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 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 저를 뱀의 유혹과 세상의 모든 악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켜주시며,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행복과 감사한 삶 속에서 이제는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어머니를 닮고 싶어요. ‘사랑하는 내 딸 카타리나’라고 불러 주세요.”
오늘도 눈을 감고 기도합니다.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제 발로 서서 걸어가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성모님의 사랑하는 딸 카타리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