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은 설렘입니다.
준비하는 마음이 더 들뜹니다.
소풍 전날 과자를 사고 김밥 재료를 사러 엄마랑 슈퍼에 갔을 때가
소풍 날 보다 더 신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어린왕자에 나온 글귀인데 참 공감이 됩니다.
기다리는 마음만으로도 벌써 행복하다지요.
오늘은 리허설하는 날입니다.
신림동 주민 모임 첫 모임으로 요리 모임을 하기로 했고,
아직 참여 주민분들이 온라인 방법이 낯설기 때문에
모임을 진행하시는 강인숙 선생님과 사전 점검을 해보기로 한 날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뵙습니다.
주방을 반짝반짝 윤이나게 청소해 두셨습니다.
아마도 카메라에 찍히고 보인다고 하니 더욱 신경을 쓰신 듯합니다.
아주 깨끗하고 잘 갖춰진 주방이었는데 지칠 정도로 청소를 해두셨습니다.
이럴까 저럴까 생각하시며 준비하셨을 선생님 모습을 상상하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결해 보고 내일 배울 요리를 다시 점검합니다.
뭇국, 무생채, 무나물 3가지를 배웁니다.
강인숙 선생님 레시피에 따라 필요한 재료들을 기록합니다.
온라인 모임에 3분이나 참여하고 싶다고 하셔서 내일 모임은 더욱 풍성합니다.
선생님께서 오늘도 어김없이 맥심 오리지널 커피를 대접해 주십니다.
“ 커피 한 잔씩들 하고 가세요~”
“ 선생님 저번에 주신 그 맛있는 맥심 오리지널 커피요?”
“ 이거 아무 데나 안 판다니까~~~”
눈웃음이 오고 갑니다.
처음 만남에는 타인에서, 두 번째 오늘 만남은 우리도 정겨운 이웃이 됐습니다.
마스크를 벗은 선생님의 얼굴을 잠깐 뵀는데 미모가 정말 아름다우셔서 또 놀랬습니다.
사람들이 눈만 보이는 것과 얼굴이 다 보일 때 인상이 참 다릅니다.
강인숙 선생님은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선한 눈매가 아름답습니다.
주방을 깨끗하게 하는 세제 만드는 법도 배웠습니다.
강 선생님은 생활의 지혜가 참 많은 분이십니다.
베이킹파우더와 세제를 섞습니다.
크림이 될 때까지 저어주다 식초를 넣어 거품을 내며 섞습니다.
베이킹 요리를 하듯 거품기로 핸드메이드 세제 만들기 놀이를 하며
바닥에 앉아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스테인리스 냄비 받침과 싱크대도 세제도 닦아 봅니다.
같이 놀이를 하니 제 마음도 한 뼘 만큼 또 이웃 인정이 생겨납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가영 선생님께 여쭈었습니다.
“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지칠 때 있지 않으세요?”
“아뇨, 오히려 주민들을 못 만나면 병이 나요. 많이 못 만나 뵙는 게 더 아쉽고 죄송하죠.”
그렇습니다.
만남은 힘이 되고 삶을 살아나게 합니다.
돌아와 김세진 선생님의 <복지관 지역복지공부노트> 책을 펼쳤는데
마침 이 대목이 나옵니다.
“많은 연구들이 증명하듯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산제이 굽타, 생로병사의 비밀 600회 ‘뇌의 기적’
내일 11시에 첫 주민모임을 시작합니다.
주민모임을 통해 나 외의 이웃이 있음을 느끼고
내일 하루 만큼은 누군가와 ‘안녕하세요’ 인사 나누는 하루가 되고
손수 밥을 지어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하는 특별한 날이 되겠지요.
이제 장을 보고 재료를 준비해 참여 주민들에게 나누어 드려야 합니다.
특별히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여 인생여정을 함께 해보기로 한 차서현님도
이번 요리모임에 참석하신다니 들뜬 마음이 배가 됩니다.
큰 변화의 시작이 될 내일의 첫 모임.
내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마음.
지금 제 마음의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3시 입니다.
첫댓글 호기심과 장난기 가득한 희진 선생님의 눈^^! 사진 속 강선생님의 눈도 웃고 계십니다.
희진 선생님은 신림동에 나가서 주민을 만나면 마치 개구장이가 되는 것 같아요.^^
주민모임을 행복하게 기다리는 희진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저도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주민모임을 통해 나 외의 이웃이 있음을 느끼고
내일 하루 만큼은 누군가와 ‘안녕하세요’ 인사 나누는 하루가 되고
손수 밥을 지어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하는 특별한 날이 되겠지요"
저는 이 이상의 행복감, 특별함이 없을꺼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이분들의 삶에 얼마만큼의 활력소가 되어 드릴지...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용기 내어본 마음...
요리모임 참여할 분들의 마음도 3시였을껍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어린왕자에 나온 글귀인데 참 공감이 됩니다.
기다리는 마음만으로도 벌써 행복하다지요.
주민모임을 기다리는 제 마음은 3시 입니다.
오늘도 희진선생님의 글에 감동 받습니다.
신림동 활동은 준비기간이 길었고, 상황들이 많이 바꼈습니다.
그 때마다 당황해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걸 즐기는 희진 선생님.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그렇게 찾아온 주민모임,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희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제 마음은 항상 3시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