宿(잘 숙)의 갑골문 자형은 집안[宀(움집 면)]에 사람이 침상 위에 있는 모양과 바로 침상 위에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현재의 해서 자형은 첫 번째 갑골문자를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근데 이 宿 자가 “자다”의 의미로만 쓰인다면 한자는 그냥 ‘상형문자’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한자의 쓰임[뜻]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외의 요소가 항상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자, 혹은 한문을 아주 어렵게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宿所(숙소)
宿泊(숙박)
旅人宿(여인숙)
宿營地(숙영지)
등의 합성어들에서는 얼핏 그 쓰임새가 ‘[잠을]자다’인 것처럼 보이지만,
宿怨(숙원)
宿醉(숙취)
宿患(숙환)
등의 합성어들에서는 전혀 ‘[잠을]자다’의 뜻이지 않습니다.
宿 자가 나타내는 실제 배달말은 “묵다”입니다.
네이버사전
1. 묵다 ; 일정한 곳에서 나그네로 머무르다.
2. 묵다 (1) 일정한 때를 지나서 오래된 상태가 되다.
宿의 자형은 상기 1로 그 모양새를 만들고 같은 배달말의 소릿값인 2의 뜻으로도 쓴 것입니다.
문법적으로도 상기 ‘1.묵다’는 자신이 자기 집에서 잠을 잘 때에는 쓰지 않습니다. 나그네[客]이 되어서 본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잠을 자게 될 때 ‘묵다’라고 합니다.
이 宿[묵다]의 배달말의 문법적인 특성은 사서삼경을 비롯하여 조선왕조실록 전체에 그대로 딱 적용되고 있습니다.
縮約(축약), 縮小(축소) 등의 합성어에 쓰인 縮(줄일 축)은 糸(실 사)와 宿 자와의 합자인데, 여기서의 宿은 “묵다”에서 비슷한 소릿값[실제로는 같은 소릿값이며, 소리의 장단으로 구분합니다]인 “묶다”로 쓰인 것입니다. 즉 ‘줄로 묶다’는 것에서 ‘줄이다’의 뜻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 縮 자는 진시황의 전문 자형에 없는 글자입니다. 그래서 조형원리[배달말의 조합]에서 살짝 벗어나 있긴 하지만, 대동소이한 뜻을 만들어 내기는 합니다. 즉 “줄로 묶다”는 다양한 뜻을 나타낼 수 있지만, 조금 억지스럽게 갖다붙이면 “줄이다/쫄르다”로도 쓰일 수 있는 것입니다.
漢文이라고 해야 맞을련지요? 韓文이라 해야 맞을련지요?
朝鮮이 망하고 大韓民國, 즉 韓國이 성립되었습니다. 韓자의 좌측 부분은 朝의 좌측 부분을 그대로 따온 것이며, 우측의 韋(가죽 위)는 圍(둘레 위)로 韓 자는 “조선의 권역”이라는 것입니다.
첫댓글 하나의 문자 해석 내일의 비전이고 희망입니다 좋은하루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