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이야기에 많은 위안을 얻고 배움이 되었던 터라.. 그리고 제가 많은 분들의 조언에 의지하여 기도를 마칠 수 있게 되어 생초보가 처음 기도를 하며 느낀 점과 경험 등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머리털 나고 기도란 것을 처음 해봤습니다. 불교 집안이라 할머니와 큰집에서는 여러 불사에 참가를 많이 하셨지만 제 어머니는 대입 때나 초파일에 등 달러 다니는 정도이시라 사실 전 종교에 별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요근래들어 관심이 커져 이 카페를 찾게 되었거든요. 카페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낙태아 이야기를 보고 우리집에도 낙태아 영가로 인한 문제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어머니가 동생 셋을 낙태하셨더라구요. 온 가족이 합심이 안되고 모래알처럼 좀 제각각인 경향이 있는데다가 서로 좋은 말보다는 안좋은 말을 많이 하고 식구들 모두가 하는 일마다 막힘이 많거든요.
기도를 시작은 해야겠지만 시험 준비때문에 시간도 없고 해서 나중에 향과 촛불같은 준비물을 챙기고 다른분들 수기도 많이 읽어보고 준비를 철저히 하고나서 해야지.. 하며 전혀 시작할 생각도 안하다가 광명진언을 시험 삼아 한번 읽어보았는데 손바닥이 화끈하며 무슨 기운같은데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워낙에 손발이 차고 만성피로에 몸이 쉽게 붓는 등 건강이 안좋아서 한의원에서 한의사 생활 수십년에 이렇게 낮은 생기로 살아가는 사람은 처음 봤다는 소리까지 들어봤거든요. 그래서 예전부터 어설프게 도장에서 태극권도 배워보고 단전호흡도 해보고 요즘엔 다이어트겸 요가를 하고 있어서 축기까지는 못하는데 기감은 느낄 수 있답니다.
그런데 광명진언을 읽으니 손발에 화끈한 기운이 느껴지니 좋더군요. 그래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진언을 읽어 본 김에 마음먹은 기도를 시작하자.. 해서 얼떨결에 갑자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도 방법도 모르고 해서 그저 무식하게 광명진언을 아침저녁으로 108번씩 독송하고 카페의 한줄 사경 게시판에 광명진언 21독을 사경하면서 꿈만 드립다 꾸다가 여기 카페 상담게시판에 질문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친절히 알려주시더군요. 그래서 중간부터는 사경은 그대로 하면서 조언대로 반야심경 3독과 광명진언 540독씩 아침 저녁으로 독송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 덕분에 무사히(?) 제 첫 기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말씀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만 기도로 제 소원이 성취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꿈 꾼 것이나 실제 생활에서 가피 입은 것을 제가 추측해보면 성취가 된 것 같기도 한데 기도 절차를 워낙 허술하게 한데다가 꿈을 혼자서 섣부르게 판단할 수가 없어 여러 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특별하게 절에 가서 기도 입재나 회향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향과 촛불도 없이 얼렁뚱땅 기도 시작하겠습니다. 잘 봐주세요(-.-;)..라고 시작하고 낙태아 동생들의 극락왕생과 가족들의 건강 및 만사가 막힘이 없기를..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고 서로서로 그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하는 세가지 소원을 빌었더랬습니다. 중간부터는 촛불집회하시는 분들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도 추가로 올렸구요.. 그리고 기도 마지막날에 회향합니다. 제 기도 공덕을 세상 모든이들에게 바칩니다. 기도하는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하고 부처님께 귀의하며 앞으로도 기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아주 적은 소액을 해외 어린이 돕는 자선단체에 보시했습니다. 기도 절차상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도 동안에 역시 꿈을 많이 꾸었는데.. 특히 기억나는 꿈들은..
어린아이 셋을 돌봐야 하는 꿈.. 대단한 문제아들이고 폭력적인 아이들이었는데 달래고 어르고 비위를 맞춰주며 놀아주는 꿈을 꾸었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저를 본척만척 상대도 안했는데 꿈에서 깰 때쯤엔 저와 정이 들어
제가 이만 가야해..라고 하니 울먹이는 애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그리고 18일째인지 19일째인지.. 어떤 스님이 한 갓난아기를 안고 계셨는데 아이 이름을 지어주시더군요. 여자애로 이름을 노*미라고.. 가운데 철자는 기억이 안나네요.
20일째에는 연꽃 4-5 송이가 하늘을 날아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마지막날 꿈에서는 촛불 한자루가 켜져있는데 그 아래로 반야심경을 비추더군요. (반야심경 기도를 열심히 하라는 뜻일까요..?)
꿈 꾸면서 광명진언만 외울 때처럼 스트레스 받는 일도 거의 사라지기는 했지만 다른분들 이야기에서는 천도되면 꿈에 영가가 나타나 좋은 곳에 간다고 말한다는데 그런 꿈을 안꾸어서 정말로 천도가 되었는지.. 기도를 좀더 해야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기도하면서의 평소와 다른 특이한 경험을 말씀드리면.. 반야심경 3독과 참회를 한 뒤 소원을 말하고 광명진언 540독을 하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데 기도가 끝나면 양 손바닥 전체가 빨개서 아주 놀랐습니다. 저는 수인같은 것도 몰라서 기도할 때 합장도 안하고 그저 단전호흡할 때 자세에 양 팔을 손바닥을 위로 한 채로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진언을 외우거든요. 손바닥을 서로 비빈 일도, 팔에 힘을 준 일도 없는데도 손바닥이 회초리 맞은 것처럼 빨갛게 될 정도로 기도를 하면 혈액순환이 잘 된다는 사실에 정말 놀라게 되더군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전 몸이 찬편인데다가 쉽게 몸, 특히 다리가 퉁퉁 붓습니다. 체내 수분 배출이 잘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전 밤에 자면서 중간에 소변기미를 느껴본 일도 없고 아침에 일어나도 남들 다가는 화장실도 제대로 안갑니다. 이뇨제를 복용해봐도 소용이 없더군요. 그런데 반야심경을 외고 광명진언 독송수를 늘리면서 잠들때 휴대폰 mp3에 반야심경을 넣고 들으면서 잠에 빠지는데 그렇게 잠들면 꼭 자다말고 새벽에 일어나서 화장실을 갑니다. 소변기미를 참지 못하겠는데다가 소변량에 정말 놀라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몸 붓는 게 정말 많이 좋아졌구요.
그리고 기도 기간 중 가장 신기했던 일..
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공부를 너무 안해서 걱정이 엄청 되더군요. 집에는 5살 어린 조카가 있어서 집에 있을 땐 이 아이와 안놀아 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시험 전날 이날 도서관 못가면 정말 시험 끝장이다.. 생각하며 생전 안가던 지역도서관을 가야겠다 마음 먹고 알람을 맞춰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맞춰놓은 시간보다 한시간 반이나 일찍 아버지께서 평소와는 달리 꼭두 새벽부터 거실 TV 소리를 있는대로 크게 틀어놓으셨지요. 전 새벽 2시가 한참 넘어서야 자는 습관이 있어서 거의 3시간도 못 잔 셈에 그날 밤을 새야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아버지께 마구 성질을 부렸습니다. 그러면서 이왕 일어난 김에 도서관을 가자..하고 예정보다 한시간 반이나 일찍 집을 나섰는데 도서관에 도착하니 남은 자리가 3자리.. 저 이외에 남은 자리는 2자리였던 겁니다. 사람들은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었구요. 게다가 집에서 도서관에 가려면 신호등 3대를 거쳐야 하는데 그날 따라 신호등마다 제가 앞에 서기가 무섭게 파란불로 바뀌어서 속으로 재수 정말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도서관에서 꼭 공부를 해야한다는 제 걱정에 불보살님께서 저를 염려하여 예정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게 하고 빨리 가라고 가는 길마다 신호등에서 멈춰서지 않게끔 배려해주신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정말 감사합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아버지께 성질 부린 것이 너무 미안했구요. 그런데 결국 아버지께 성질부려 죄송하다는 말을 아직까지 못드렸네요. 그냥 없는 일처럼 되어버려서..
어쨌든 제 첫 기도는 거르는 일 없이 무사히 마치게 되었는데 날짜 계산도 못하고 얼떨결에 무언가에 쫓기듯 시작한 3*7일 기도였습니다. 시작한 뒤에야 기도 끝나는 날짜를 계산해 보니 우연의 일치인지 제 어머니 생신일에 딱 맞춰 끝나게 되더군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 기도로 제 소원이 성취된다면 어머니께도 좋은 생신선물이 될텐데..였습니다. 부처님이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3*7일 기도하는 기간동안 평소에도 정말 마음속으로 계속 잘못했습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하는 말을 반복하며 삼가는 마음을 갖게되면서 왠지 제가 선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데.. 그 느낌이 참 좋더군요. 그리고 기도를 예정대로 마치니 소원 성취 유무도 중요하지만 계획했던 것을 예정대로 해냈다는 성취감도 큰 거 같습니다.
이제 다음에 어떤 기도를 해야할까 기대가 됩니다.
몇년전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선물받았는데 아무래도 인연이 있으니 제 손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사실 유일하게 제가 갖고 있는 온전한 불교관련품(?)이라고나 해야 하나.. 그래서 애착이 갑니다. 꿈속에서 반야심경을 본 것을 생각하면 반야심경 기도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구요.. 많은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