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용신(用神)을 논함
<팔자의 용신(用神:자평진전에서 용신이라고 함은 격국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대적인 의미의 용신을 자평진전에서는 喜神이라고 함:역자주)은 오로지 월령(月令)에서 구한다. 일간을 월지(月支)에 대조하면, 생하고 극하는 현상이 사주마다 다르니 이로써 격국이 나뉘어진다. 월지가 재관인식(財官印食:재성, 정관, 정인, 식신)이면 길한 용신이니 이를 순용(順用:생조함)하고, 월지가 살상겁인(殺傷劫刃:칠살, 상관, 겁재, 양인)이면 좋지 않은 용신이니 이를 역용(逆用:극함)하여야 한다. 순용할 것을 순용하고 역용할 것을 역용하여 배합이 적당하면 어느 격국이든지 귀격(貴格)이 될 수 있다.>
서락오 평주: 용신이란 팔자 가운데서 소용되는 신(神)이다. 여기서 신(神)이라 함은 정재, 정관, 식신, 정인, 편재, 편관, 편인, 상관, 겁재, 양인 등의 육신(六神)을 말한다. 팔자를 보고 왕약(旺弱)과 희기(喜忌)를 살펴서 혹은 부(扶)하고 혹은 억(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억부하는 신이 바로 용신이다. 그러므로 용신이란 팔자의 중추인 것이다. 용신을 정확하게 가려내지 못하고는 정확한 명리의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그러므로 명리를 평하는 사람은 용신을 정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용신을 정하는 법은 먼저 월령의 신을 판단해야 하니 월령이란 당왕(當旺:當令, 得令)한 기(氣)를 말한다. 그런데 월령에서 용신을 취할 수 없으면 년주와 일주와 시주의 간지(干支)에서 용신을 구한다. 그러나 설사 용신을 다른 곳에서 구할지라도 그 관건(關鍵)은 언제나 월령에 있음은 물론이다. 예컨대 월령이 일간의 녹(祿:건록)이거나 겁재이거나 인수이거나 하면 일원(日元)이 왕성한 것이므로 겁재나 인수는 용신이 될수 없으므로 다른 곳에서 극(剋)하고 설(洩)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는다. 용신이 비록 월령에 있지 않다고 해도 용신을 다른 곳에서 찾는 관건은 어디까지나 월령에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 만약 사주에 극하고 설하는 신이 많다면 일원이 약하게 변하게 되므로 월령에 있는 겁재나 인성이 여전히 용신이 된다. 그러므로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해야 하고, 일원을 월령 지지에 대조하여 그 왕쇠강약을 살펴서 용신을 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용신을 정하는 법은 한가지가 아니다. 대체로 다섯가지 종류의 취용법(取用法:용신을 정하는 법)이 있다.
첫째는 억부(抑扶)이다. 일원이 강하면 이를 억제하고 일원이 약하면 이를 부축한다. 이렇게 억부하는 것이 용신이 된다. 일원 뿐만 아니라 월령의 신도 너무 강하면 억제하는 것으로 용신을 삼고 너무 약하면 부축하는 것으로 용신을 삼는다.
둘째는 병약(病藥)이다. 부축하는 것이 좋을 경우, 이 부축하는 것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이를 가리켜 병(病)이라고 한다. 억제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상하고 극하는 것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병이다. 이런 병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약(藥)이다. 이런 경우에 병약으로 용신을 취한다고 한다.
셋째는 조후(調侯)이다. 금수(金水)의 일간이 겨울에 생하거나 목화(木火) 일간이 여름에 생했다면 기후가 너무 차갑거나 뜨거우니 기후를 조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이렇게 기후를 조절하는 것을 조후라고 한다.
넷째는 전왕(專旺)이다. 사주의 기세(氣勢)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그 세력을 거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오로지 그 기세에 순응하는 도리밖에는 없다. 따라서 그 기세에 순응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는다. 종격(從格)과 화격(化格)과 전왕격(專旺格)은 모두 이 원칙을 따른 것이다.
다섯째는 통관(通關)이다. 두 가지의 신이 대치되어 강약을 분별하기 힘들 경우에는 마땅히 화해를 시켜야 하니 이럴 때는 통관의 묘를 살려야 한다. 그러므로 통관하는 신이 바로 용신이 된다.
용신을 취하는 법은 이상의 다섯 가지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은 또한 월령을 따라서 정하는 것이다. 육신의 명칭은 좋고 나쁨이 있지만 명칭은 길흉과 무관한 것이다. 나를 위해주는 좋은 것은 편인이든 상관이든 칠살이든 모두 길신(吉神)이 되고 나를 범하는 나쁜 것은 정관이든 재성이든 인수이든 모두 나쁘게 된다. 그러므로 한가지 논리에 집착하면 안 되고 배합의 관계를 잘 살펴서 용신을 정해야 하는 것이다. 무릇 어떤 오행(五行)의 희기(喜忌)를 판단할 때는 간지의 성정(性情), 생왕사절(生旺死絶), 회합형충(會合刑沖)의 해소법을 참고하는데 용신을 살필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래에 예를 들어 용신을 정하는 법을 설명하니 주의해서 연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