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06(迷信)[미ː-] 「명사」 1. 비과학적이고 종교적으로 망령되다고 판단되는 신앙. 또는 그런 신앙을 가지는 것. 2. 아무런 과학적ㆍ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음.
학계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미신(superstition): 어떠한 실증적 근거 없이, 두 사건 간의 인과적 연결에 대한 마술적 사고 또는 비합리적 신념을 유지하는 것.
점복, 금기(taboo), 주술, 부적 등이 가장 흔한 미신의 형태일 것이다.
즉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일을 그렇다고 믿는 것 자체가 미신이다. 근거가 있다고 해도 보통 비과학적이거나 비논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미신을 거스른다고 해도
2. 원인 전혀 관계가 없는 두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 사람들은 그것에서 인과관계를 찾게되고, 우연성을 필연성으로 착각해버린다. 밤에 피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거나 집안에 있는 거미를 잡으면 큰일난다는 미신이 바로 이런 류의 미신이다.
또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당시 인간의 지식으로는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면, 관련한 경험 등을 토대로 금기 등이 생기게 되고 이게 미신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종종 이전 시대의 널리 퍼진 관습적 지식들이 과학의 발달로 인해 미신으로 위치가 격하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과학이 많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일부 미신들은 존재하고 오히려 생겨나기도 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그러한다. 안 지키는 것보다 지키는 편이 좋거나 그렇게 여겨지는 경우: 대표적인 예로 삼칠일 금기가 있다. 아기가 태어나면 삼칠일 동안 외출이나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것인데,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생각하면 (기간은 꼭 삼칠일이 아니어도) 지키는 편이 좋다. 과거처럼 역신이 온다거나 하는 걸 믿는 게 아니라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에게 외부인이 병균이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1]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 돌잡이의 경우, 돌잔치라는 행사에서 재미나 축복 목적으로 하는 정도다. 거기다 이걸 한다고 뭘 과하게 낭비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2] 이를 미신이라고 배척하는 경우는 드물다. 미신과는 다른 이유여도 지키는 편이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경우: 4자 금기 문서 참조. 동양의 많은 병원들이 4층을 표기하지 않거나 F층[3]으로 표기하며 진료실 번호로도 4는 사용하지 않고, 서양의 호텔같은 곳들도 불길한 숫자로 여겨지는 13층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건물의 건물주들이 모두 이런 미신을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해놓는 것은 아니다. 미신이라고 무시했다가 우연히 4층이나 13층에서 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른 곳에서 사고가 일어난 경우보다 구설수에 오르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나 손님 중 이런 미신에 민감한 사람이 그 층수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병원이나 호텔이나 모든 방을 항상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하니, 이런 상황은 최대한 없애야 한다. 그걸 단순히 숫자를 다르게 표기하거나 빼는 것 만으로도 할 수 있으니 미신을 따르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운'적인 요소와 관련되었거나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는 경우: 평소엔 사주팔자같은 걸 신경도 안 쓰던 사람이 결혼식이나 이사 날짜를 잡을 때 좋을 날을 고르거나 무교인 사람이 자식이 수능보는 날 기어이 절까지 가서 불공을 드리는 것이 그 예이다. 최선을 다 했지만 더 이상 정말 스스로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뭔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이거라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원이나 전쟁중인 군인처럼 위험하고 험한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 사이엔 미신이 많다. 위험한 장소일수록 지켜야 하는 규칙이 많아지고, 이러한 행동이 미신의 범주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재도전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상황상 그럴 수 없어서 단 한 번의 시도 내에 무언가를 성공시켜야 하는 경우,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다는 지속적인 불안감과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미신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이나 사업가같이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이런 이유로 미신에 약한 경우가 많다. 삼성그룹 신규채용 때 관상가를 데려온다는 소문이나 SK그룹이 신사옥을 지으면서 풍수지리적인 요소를 고려했다는 것이 그 예. 운동선수들도 미신에 약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평소의 노력과 단련이지만, 중요한 경기같은 곳에서는 운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는 없고 그건 스스로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 이런 것에라도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보통 징크스와 연계되며 루틴도 이런 이유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는 역시 '지킨다고 딱히 손해는 없어서'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큰 규모로 굿을 지낸다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그냥 약간의 수고로움 정도로 끝나니 믿을 사람은 믿고 안 믿는 사람도 그냥 적당히 넘어가거나 따라주면서 존재하는 것이다.
미신 / 이병률
필명을 갖고 싶던 시절에 두 글자의 이름 도장도 갖고 싶어 도장 가게에 가서 성과 이름을 합쳐도 두 글자밖에 안 되는 도장을 파려고 하는데 돈을 적게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더 많은 여백을 파내야 하는 수고가 있으니 오히려 더 받아야 겠다는 도장 파는 이의 대답을 들었다
다 늦은 그날 밤 술 마시고 집으로 가는 길
한 잔만 더 마시면 죽을 수도 있고 그 한 잔으로 어쩌면 잘 살 수도 있겠다 싶어 들어간 어느 포장 마차에서 딱 한 잔만 달라고 하였다
한 잔을 비우고 난 뒤 한 병 값을 치르겠다고 하자 주인이 술값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당신이 취하기 위해 필요한 건 한 잔이 아니었냐며 주인은 헐거워진 마개로 술병을 닫았다
바지 주머니엔 도장이 불룩하고 천막 안 전구 주변에선 날파리들이 빗소리를 냈다
도장을 갖고도 거대하고도 육중한 한 시절의 어디에다 도장을 찍어야 할지 모르는 나는 온통 여백뿐인 청춘이었다
여백이 무겁더라도 휘청거리지 말고 그 여백이라도 붙들고 믿고 수고할 것을
그 여백에라도 그 도장을 찍어놓을 것을
----------------------------- 개인적 감상 미신은 상관관계가 없는 원인과 결과에 대해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말한다.
이 시에서 화자의 개인적 미신의 예를 나열하고 있다. 1.1연 필명을 갖고 싶던 시절은 종반부로 유추해 볼 때 습작시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성과 이름 합쳐서 두글자는 조선시대 왕이나 가능한 것이었는데 시인 중의 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일지도 모른다) 필명을 가지면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미신이다 2.도장에 두 글자를 파면 도장값이 적게 들어야 한다는 미신이다. 3.술 한 잔 값은 한병 값을 치러야 한다는 미신이다.(양주나 칵테일 가게에서는 한 잔을 시키면 한 잔 가격만 내지 않는가) 4.육중한 시대(시대적 의미나 화자의 청춘을 중의적으로 표현)에 대가만이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즉 목소리를 내거나 활동을 해야 한다는 미신이다.
마지막 연에서 4번째 미신에 대해 후회하는 것으로 시를 마무리한다. 화자가 스스로 암시하듯 한 잔을 더 먹으면 죽거나 아니면 살거나 결국 개인적 믿음의 문제이므로 확증편향은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