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틈나는데로 고사성어, 사자성어 연재 합니다.
아는 것도 있고 첨듣는 것도 있으니
재미로 읽어보세요.~
[고사성어/사자성어] - 1편
전통적으로 중국의 리더들은 고전에서
자신의 말과 글을 빛내줄 재료를 찾았다.
문학은 唐詩의 뛰어난 시구를 인용했고,
철학은 논어나 도덕경과 같은 儒家경전과
諸子書의 경구를 인용했다. 역사는 史記나 漢書 같은 역사서에 나오는 고사성어를 자주
활용했다. 이런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 정치 지도자가 인용한 시구나 경구, 고사성어가 종종 화제가 되기도 한다.
중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생겨난 고사성어는
그 분량이 방대하고 내용이 다채롭다.
고사성어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인상 깊은
교훈을 짧은 글에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말이 힘을 얻고 글이 깊어진다.
이것을 '말은 간단하지만 뜻은 충분하다'라는
뜻의 성어 '言簡意足(언간의족)'이라 표현한다.
1. 노마식도(老馬識途): 늙은 말이 길을 안다
우리 사회는 백세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갈수록 노령화하는 사회를 향한 우려도 깊어진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다 無力하고 無用한 노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년보다 더 열정적이고, 장년보다 더 지혜로운 인재가 수없이 많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가
《韓非子》에 나오는 '노마식도'다.
춘추시대 연나라는 북방 흉노족 일파인 산융족의 침입으로 크게 혼란스러웠다.
연나라는 당시 열국의 패자를 자처하던 제나라 환공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산융족은 제나라에게도 큰 위협이 되었던터라, 환공은 재상 관중(管仲)과 함께
대군을 이끌고 산융족을 치러 갔다.
제나라와 연나라는 산융족에게 늘 괴롭힘을
받던 '무종국'이라는 작은 나라까지 끌어들여
마침내 산융족을 무찔렀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대군은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혹심한 눈보라 속에서 제나라와 연나라 연합군은 길을 잃고 며칠째 한자리만 맴돌았다.
식량은 다 떨어지고 군사들은 지쳐 쓰러져 갔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관중이 한가지 묘책을 내놓았다. 관중은 '무종국'에서 징발한
말 中에서 늙은 말을 몇 마리 골라 앞장세웠다.
그리고 그 말이 가는대로 全軍이 따라가도록 하였다. 늙은 말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마치 길을 훤히 안다는 듯 성큼성큼 앞장섰고, 그 뒤를 따라 제나라와 연나라 대군도 마침내 산속을 벗어나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 '늙은 말이 길을 안다'는 뜻의 成語 노마식도다. 이야기 속 관중의 지혜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앞장서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는 〈귀수수 (龜雖壽)〉라는 詩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늙은 천리마는 말구유에 엎드려 있어도 그 생각이 천리 밖을 내달리나니
매서운 선비는 비록 늙은 나이여도 그 씩씩한 마음은 그침이 없도다.
老驥伏櫪 志在千里
烈士暮年 壯心不已
(노기복력 지재천리
열사모년 장심불이)
이 詩는 조조가 원소를 격파하고 북방을 평정한
뒤 남방의 손권, 유비와의 일전을 앞두고 쓴 것으로 그의 호연한 기개가 잘 드러난다.
오십대 중반의 조조는 당시로서는 이미 늙은 나이였다. 이른바 '늙은 천리마', 즉 노기(老驥)인 셈이다. 그러나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씩씩하기 이를 데 없어 생각이 천리 밖에 있고 씩씩한 심장은 힘차게 뛰고 있다고
말한다.
열정과 지혜를 겸비한 사회 각계각층의 '늙은 천리마'들을 발굴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갖추고 쓰이기를 기다리던 늙은 천리마가 갑작스러운 곤경으로 위기에 빠진 조직을 뚜벅뚜벅 이끌어 大路로 안내해 주는 풍경은 얼마나 감동적인가?
노인 스스로도 더욱 분발해야 한다. 늙을수록 더욱 씩씩해야 한다는 노당익장(老當益壯)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음은 노년에 이른 공자가 자신을 소개할 때 한 말이다.
일할 때는 먹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분발하고
그로써 얻은 즐거움으로 生의 근심을 잊나니
늙음이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로지장지!)
나이에 굴복하지 않는 이런 패기와 열정으로 천리, 만리 밖 세상에 뜻을 두는 준마의
기상으로 더욱 분발해야 한다.
"늙음이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 보도미로(寶刀未老): 보검이 아직 늙지 않았다.
노년에 이르렀어도 한창때의 패기와 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음을 형용하는 말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노장 황충이 자신의 늙음을 비웃는 위나라 장수에게 한 말이다.
* 노기횡추(老氣橫秋):
노년의 기상이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다.
늙어서도 왕성한 기백을 자랑하는 사람을 형용하는 말이다. 패기가 부족한 젊은이를 반어적으로 묘사할 때도 활용된다.
* 반로환동(返老還童):
노인에서 어린애로 돌아가다.
노인이 건강을 회복해, 정력이 왕성한 젊은이
같은 상태가 되었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축복의 말로 자주 활용된다. 이와 비슷한 말로 '머리칼은 학처럼 하얀 백발이지만,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붉고 윤기가 난다'는 뜻의 '학발동안 (鶴髮童顔)'이 있다.
노년이지만 혈색이 좋은 모양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