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팀 등반 가는 구례 용서폭 암장. 남쪽 이니 늦가을에 서울은 추워도 그쪽은 따뜻할거란 에상으로 11월 세째주로 잡았다. 용서폭은 어프로치도 10분 15분 정도밖에 안되어 접근성이 쉽고 야영지도 넓고 좋아서 아예 야영 하며 놀고 먹기로 결정~ 공지를 했는데 신청자가 별로 없다. 우리끼리 단촐히 갈까? 하다가 몇몇 지인들에게 연락 3명이 늘었고 뒤늦게 진주에 내려가 살고 계시는 천세영고문님과 천안에 사는 철호가 합류. 진주에서 실내암장을 운영하는 규철이까지 13명이나 되었다. 이번엔 숯불도 피워 맛있는 양갈비를 구워먹을려고 1kg 에 37000원 하는 양 갈비를 5kg 주문~ 미리 알아둔 꿀팁으로 양갈비를 냉장고에서 해동해 일일이 올리브유를 바른다음 후추를 뿌려 재웠다. 금요일 다행인지 불행인지 가게가 한가해 밤 10시에 퇴근해 양갈비 작업 하는걸 보던 딸애가 "엄마 대장 맞아? 내년엔 대장 하지마" 한다 ㅎㅎㅎ 찹쌀섞어 밥도 해놓고ㅡ내일하고 모레 우리 식구들이 먹어야 하니까~얼마전 인경형님 삼봉푸줏간에 여행팀 지인들과 갔다가 푸짐히 싸주신 갈비탕과 김치도 챙겨넣고 낮에 장봐온 빵등 행동식도 다 넣고 가방꾸려 준비해놓은 다음 4시간도 못자고 새벽 4시 기상. 4시 50분에 우리집 으로 데릴러 오신 경옥이 지인 전현진님 차로 나. 이재철선배. 경옥. 전현진 선배 4명이 5시 6분에 출발~ 새벽인데도 차가 엄청나게 많다ㅠ 엊그제 수능이 끝나고 모두들 가족 나들이 나온건지 김장김치 얻으러 시골에 내려가는건지~ 예전 선운산에 몰빵 할때부터 보면 항상 11월은 차가 많았다. 어느정도 가고 있을때 영식이 전화가 왔다. 자기네는 벌써 공주라고~ 엥? 왜케 빨라? 우리랑 40~5ㅇ분정도 차이가 난다. 인보의 캐딜락 그 큰 차 룰루랄라 즐겁게 가고있는 영식.연주.인보 3명. 여산 휴계소에서 만나 같이 가기로~ 그런데 안개가 너무 짙게 낀데다 차량 또한 많으니 속도를 내지못한다. 나는 어젯밤 못자서 잠좀 잘려고 했는데 의외로 눈이 말똥말똥 잠이 안온다. 나혼자 계속 말하고 없는사람 뒷담화하고~ ㅎㅎ 여산에서 인보네 3명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서 용서마을회관 도착이 9시 15분? 규철이가 암장 후배랑 5분뒤 도착. 규철이는 그 옛날 13넌도인가? 14년도인가 본 그 모습 그대로 핸섬하다! 남자들은 왜 나이를 안먹는걸까? 난 거울 보기 싫을정도로 늙었는데ㅠ 곧이어 용관이와 지인도 도착해 위에 기도원 마당에 차 한대당 5천원씩 4대 주차를 하고 불고기 볶아간거랑 연주표 멸치볶음으로 아침을 대충 먹고 서로서로 짐 나눠 용서폭 암장으로~ 정말 10분 정도 가니 암장이 있다. 암장 주변에 은행나무 떨어진 샛노란 낙엽이 어찌나 예쁜지! 눈을 떼지못할 정도로 황홀하다! 날짜를 기막히게 잘 잡고왔네! 날도 따뜻해서 봄날씨 같은데다 이렇게 아름다운곳에서 등반 할수 있다는것이 축복이다! 사람이 많으리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팀 밖에 없어 미리 각자 자리잡고 아예 텐트를 쳐서 잘 자리 쉴자리 다 만들어 놓은다음 등반시작. 10a 10b가 많아서 초보자들 놀기에 안성마춤이다. 옛날 13년도? 14년도에 규철이랑 와서 처음 등반 하고 작년에 벽산스님 빌레이보러 한번 오고 오늘이 3번째 인데 10대가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 코스도 길어서 더욱 좋다. 몸풀이 등반이 끝나고 쉬고 있는데 천세영고문님이 오셨다. 고문님과도 얼마만인지! 은빛 수염을 멋지게 기르신 모습이 참으로 중후하다. 삼겹살1kg과 집에서 키운 상추랑 고주절임을 정성껏 가지고 오신 천 고문님. 보통의 나이드신 분들이면 대접만 받으려고 할텐데 멀리서온 후배들을 위해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우리는 완전 감동! 그런데 하필 어제 자전거를 타시다 넘어져 손목에 부상을 입어 리딩은 못하시고 톱로핑 등반만 살살 하셨지만 여전히 날라다니신다. 72살 이신데 대단 하시다! 뒤이어 천고문님의 지인이자 규철 암장의 회원인 종승 스님이 오셨다. 엄청 소탈 하시고 유우머도 풍부하시고 너무도 인간적이신 종승스님! 스님 역시 톱로핑등반 하시고~ 마지막으로 선미와 철호가 올라왔다.. 철호는 옛날 보다 더 영해진 느낌? ㅎㅎ 나이를 거꾸로 먹나 더 어려졌다ㅠ 이렇게 모인 우리 15명. 오후 늦게 서울에서 인터넷 산악회 한팀이 온 외엔 우리가 거의 전세낸 용서폭 암장에서 드디어 파티 시작. 숯불에 불 붙이는건 재철선배가 전문 이라고 하더니 실패ㅠ 종승 스님이 나서서야 불은 활활 타오르고 재철선배랑 영식이랑 둘이 갈비를 굽는데 숯불갈비맛이 예술이다. 식당에서 1인분 200g에 25000원인데 5kg나 되는 많은 양을 우리가 구워 먹고있으니 식당에서 먹으면 이 돈이 얼마냐ㅠㅎㅎ 잠시후 윤성원회장이 기차타고 와서 합류하여 16명의 대 인원. 분위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전현진 선배님이 가져온 45도 소곡주에 취하고 윤회장이 가져온 XO 꼬냑에 취해 나는 필름이 끊김ㅠ 양갈비가 거의 끝나고 홍가리비가 숯불위에 얹어져 있는 모습까지만 기억에 남은채로 필름이 끊기고 나의 추태가 시작되었나 보다ㅠ 자다가 눈을 뜨니 내 옆에 한사람이 더 누워있네ㅠ 이런ㅠ 깜깜해서 보이신 않지만 내 텐트는 1인용이고 2사람이 누워있으니 분명 내가 진상부려 인보의 2인용 텐트에 잠들었나보다 생각했지만 취해서 몸을 움직일 기력도 없어 그대로 다시 잠들었다가 날이 밝아 경옥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다시 눈뜨니 어? 텐트는 내 노란색 몽벨텐트가 맞는데~ 그럼 내 옆에 잠든 사람은 누구? 침낭으로 뒤집어 써 있어서 누군지 모르겠는데 경옥이에게 누구냐고 물어보니 윤회장 이란다. ㅋ 윤회장이 왜 내텐트에? 알고보니 내가 너무 취해 파티장에서 못일어나니 규철이가 나를 번쩍안아서 내 텐트에 데려다 놨고 늦게와 텐트를 못쳤던 윤회장은 내 텐트 한쪽이 비어있으니 들어와서 잔거였다~ 아이고ㅠ 이런 뚱땡이를 규철이가 어떻게 들어 안았을까? 회원들 말로는 깃털처럼 가볍게 들어올려서 자기들도 규철이에게 깜짝 놀랐다고! 앞으로도 혹시 몇번 더 있을지 모를 이 즐거운 불상사를 위해 살을 빼야할까? ㅋㅋ 비틀 비틀 일어났는데 걸음을 걸을수가 없을정도다ㅠ 전현진 선배님이 물 부족해 시내로 물 사러 나갔다가 재첩 해장국까지 사가지고 오셨다. 쎈스만점! 모두들 재첩 해장국으로 해장을 하고 윤회장은 급한 일이 생겨 기차역으로 가고 나는 다시 텐트속으로~ 도저히 서서 왔다갔다할 기력이 없다. 음식도 못먹겠다ㅠ 우리 회원들 과 다른팀들 등반하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나는 계속 자고 자고 또 자고~ 그러다 옆팀에 애기가 왔는데 어찌나 떠드는지 잠깨어 텐트안에서 눈만 감고 있다가 안되겠어서 핸폰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주섬주섬 나와보니 내가 아는 순천 후배 박민영과 그 5살난 아들 이었던것. 너무도 반갑게 인사하고~ 비틀 비틀 텐트 정리를 할려고 하는데 인보가 와서 침낭.에어매트.텐트까지 다 정리해서 차곡차곡 배낭에 넣어준다. 와! 인보 멋쟁이! 우리 산악회에는 왜케 멋진 인물들이 많은거야? 인보는 내 텐트 뿐 아니고 선미랑 연주 둘이 같이 잔 텐트까지 말없이 다 철수해서 정리 해줬다. 감동! 남은 음식들이 많아서 뒤풀이는 식당으로 가지않고 여기 용서폭 암장에서 남은걸 다 먹고 가기로 했다. 일단 라면 끓여 한젓가락씩 하고. 천고문님이 가져오신 삼겹살 굽고 인경형님네 갈비탕도 동내고 연주가 통크게 거하게 찬조해서 어제 저녁까지 먹고남은 문어 2마리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고.술이란 술은 다 비우고 규철이의 내린커피 한잔씩 마시고야 드디어 끝. 멀리까지 와서 술에 취해 일요밀 등반 못한거는 매우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사람들과의 너무너무 행복한 1박2일 이었다. 만나면 좋고 헤어지면 섭섭한 우리 산빛의 끈끈한 정! 이놈의 정 때문에~~~~ ㅎㅎㅎ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하며 모두들 각자의 차로 4시에 헤어져 우리 전현진 선배가 운전하는 차는 우리집에 10시쯤 도착했니? 길이 너무 많이 밀렸디ㅠ 장시간 왕복 운전 혼자 하면서도 싫은 내색 전혀 없이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귀찮은 일 솔선수범해서 하시는 성실하고 진솔한 전현진 선배ㅡ경옥이가 이렇게 좋은분과 같은 암장에 다니면서 인연을 맺게되어 우리에게 까지 정말 기쁘고 좋은 일이 되었다. 끼리끼리 라고~ 좋은 사람 옆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는법이다.
첫댓글 달콤했었던 주말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대장님!^^~~~
멋있는규철이랑 함께 한 1박2일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될거야~
12월 할매바위메서 꼭 다시 만나!
돌아서니 그리워 지는것이
너무 좋았나 봅니다 ㅋ
멋진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그립기도 하고 아쉬움도 너무 많고~
매 순간 순간이 너무도 소중했던 용서폭의 추억이네~ 인보 왕복 운전에다 내 몫 정리까지 다해줘서 정말 고마유! 말없이 행동하는 멋진 인보! 우리 산빛에 인재들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