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산 (쌍문역 – 창동역 – 회기역 – 장안교 – 중랑천 벚꽃길 – 군자교 13km, 2024년 3월 6일) 걷기
배봉산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다. 108m의 야트막한 산이다. 걷기를 하다 보니 주변의 갈만한 곳을 찾게 된다. 천장산과 배봉산이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다. 우선 배봉산을 걷기로 했다. 회기역에서 내려 동대문 견인차량보관소 삼거리를 찾아서 걸었다. 배봉산 초입이다. 입구에는 동대문구 산책길 안내 표지판이 있다. 홍릉두물길, 청량가로수길, 장안벚꽃길, 배봉두메십리길, 천장산하늘길 표식이 보였다. 장안벚꽃길과 배봉산 길이 걷는 구간에 포함되었다.
배봉산(拜峯山) 이름의 유래는 배봉산에 사도세자의 묘가 있었다고 한다. 정조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절을 올렸고, 백성들도 자연스럽게 절을 올리게 된 데서 산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정조가 임금에 이르고 사도세자의 묘는 수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배봉산 초입부터 길이 여러 개다. 어디로 가야 할지 주춤하게 한다. 작은 산이지만 조성된 길이 여러 곳이다. 무장애 둘레길이 있고, 황톳길, 또 하나의 길이 있다.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길 조성이 잘 되어있다.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기구, 쉼터가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나와 있었다. 배봉산의 길은 삼육병원, 서울시립대를 둘레에 두고 있다. 정상에는 삼국시대(고구려)의 보루가 있었던 것으로 발굴 조사과정을 통해 확인되었다.
잘 조성된 배봉산의 백미는 정상부 해맞이 공원에 있다. 사방천지로 뻥 뚫린 시야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울 한복판 배봉산에 군부대가 2015년까지 있었다고 한다. 군부대가 철거되는 과정에서 유적의 훼손이 심했다. 그나마 다행은 공원 조성과정에 삼국시대(고구려) 보루(堡壘)가 발견되었고, 보존될 수 있었다. 동쪽에 아차산, 용마산 등과 연계된 보루로서 역할을 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히어리’ 자생하고 있다.
동남쪽으로 천마산, 구능산, 백봉산,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남한산, 문형산, 대모산이 보인다. 남서쪽으로 청계산, 관악산, 남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삼각산 등이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절경은 감동과 쉼, 위안이 되고 있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그 속에 자리한 소나무는 해방으로 다가온다.
배봉산 숲속도서관에서 장안교로 걸었다. 중랑천 장안벚꽃길에 사람들이 많다. 봄이 되면서 사람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제 한 달 전후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만개한다. 인간이 추워라, 소란을 피워도 세월은 어김없이 꽃을 토해낸다. 금방 꽃은 피고 뜨거운 여름에 헉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중랑천 이동식 화장실은 깨끗했다. 화장실 이용과 청소가 잘 되고 있다. 깨끗한 화장실은 기분 좋게 한다. 중랑천 이곳저곳에 수백 미터씩 골프연습장 같은 시설이 들어와 있다. 가성비 빵점이다. 철망에 비싼 예산으로 천 둔치에다 저런 짓을 왜 하는지 알 수 없다.
배봉산, 아름답게 반짝이는 작은 별을 만난 느낌이다. 위로와 위안, 포근한 쉼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