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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동화 연습 두 번째 날입니다. 한연임 선생님과 김혜진 선생님께서 먼저 도착해주셨고, 희서와 건이도 곧이어 왔습니다. 오늘도 연습 시작에 앞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렸을 때 동화책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고 그때의 기억이 어른이 되어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 속 그림의 느낌, 표현들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이런 소리동화 활동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이 동화책을 자주 접하면 가슴 속에 동화 감성을 기르게 되어 커서도 작은 것들의 가치를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연임 선생님께서 크게 동감하셨습니다. 어렸을 때의 좋은 기억, 따뜻한 추억들이 인생을 살며 지치고 힘들 때 스스로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선생님들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들로 시작해서 소재들이 흘러갔습니다. 김혜진 선생님의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 건이의 할머니 이야기, 희서의 반려 고양이와의 이야기 등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각자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니 모두 서로의 말에 잘 경청하고 존중해주었습니다.
소리동화 연습도 순조롭게 흘러갔습니다. 건이의 큰 목소리, 자연스러운 애드립을 같이 신경써주며 연습했습니다. 세 번 정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났고, 2시가 되었습니다. 혜진 선생님께서 소리동화 아이들을 위해 빙수를 사주시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주시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라희가 친구 시연이를 데려왔습니다. 은찬이 유찬이처럼 아동기획단 활동을 같이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 친구가 합류하는 건 어려울 것 같지만, 오늘 회의 중 같이 할 것들이 있으면 라희와 같이 하자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 잔칫날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촉박하여, 오늘도 서둘러 해야할 것들이 많은 날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작성하자면, 많이 끝내지는 못했습니다. 내일 중요한 업무 순서대로 아이들과 잘 타협해서 진행해야될 것 같습니다.
게임 진행자인 희서가 자신의 대본을 작성해보았습니다. 게임 룰을 꼼꼼하게 다시 정리해보고, 시간 계산도 명확히 해보며 분량을 조절하고, 어르신들의 주목을 끌만한 시작 대사들도 고민하며 작성했습니다. "선생님, 확인해주세요!" "선생님 노래 맞추기 5곡만 하면 너무 빨리 끝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곡을 더 늘리긴 어렵고.." "선생님! 일단 다 써봤는데, 처음부터 읽고 검토해주세요! 이상한 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오늘도 믿음직스러운 희서였습니다. 사실 오늘, 종이접기나 편지 꾸미기 등 희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활동이 많이 있어서 희서가 대본 작성을 끝내기 전에 그림을 계속 그리게 될까봐 걱정을 했었습니다. 역시 회의가 시작되자 희서가 색종이와 펜을 집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사회자 대본을 오늘 먼저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니, "아, 그러네요. 저 이면지 주세요." 라고 빠르게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해야할 것들을 먼저 해내고 동생들도 살펴주는 희서가 참 고맙고 기특했습니다.
수민이와 현서도 사회자 대본을 써봤습니다. 현서가 13일 당일에 10:30까지만 함께할 수 있다는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래서 현서는 오프닝~소리동화, 수민이는 엔딩 사회를 보기로 했습니다. 두 친구 모두 초반에는 막막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수민이는 '소리동화'랑 '수박 수영장'을 헷갈려 하는 듯 했습니다. '수박 수영장'은 그냥 활동 이름이고, '소리동화'가 잔치 이름이기도 하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당일 분위기를 깊이 상상해보기도 하고 일정도 다시 상기해보고, 그동안 어르신들과의 추억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러자 수민이가 예쁜 말들을 많이 넣어가며 대본을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어르신들께 곱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어르신들께 애교가 많은 건이와 라희에게는 감사 편지 작성 임무를 맡겨보았습니다. 건이는 동장님께, 라희는 도서관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골랐습니다. 건이는 집중해서 써보겠다며 1인 의자로 가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봐주면서 얼핏 얼핏 건이를 보았는데, 되게 열심히 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편지를 확인하려고 하니 건이가 "하하.. 너무 정신없죠?"라고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건이가 편지를 꾸미기 위해 디자인 요소를 넣었다기 보단, 제가 어렸을 때 일기를 쓰기 귀찮았을 때 나왔던 어영부영 글씨체 같았습니다. 또 라희는 시연이랑 이런 저런 놀이를 하다 진도를 나가기 힘들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서연 선생님이 라희와 함께 문구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시연이는 그림을 무척 잘 그리고 좋아해서 라희의 편지지를 꾸며주었습니다.
회의 중간에 보라매팀 강우가 잠시 들렸습니다. 아이들이 강우를 많이 반겨주었고 자연스럽게 다시 뛰어노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오늘은 글쓰기가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활동으로 넘어갔습니다. 희서 현서에게 종이 꽃을 접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현서가 "네!"라며 눈빛이 변하더니 아이들에게 천천히 잘 알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많다보니 어느순가나 꽃다발 하나가 완성되었습니다. 또 수민이는 색종이로 하트를 접는 방법을 보여주었습니다. 라희와 시연이가 협동해서 완성한 귀여운 도서관 선생님 감사편지에 초록색 하트를 붙였습니다.
현서와 수민이가 시간을 체크하며 어제 했던 놀이시간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4시 30분이 되자마자 색연필, 크레파스, 각종 종이들을 부리나케 정리해주며 "자자~ 게임하자!!"라고 아이들을 인솔했습니다. 오늘도 눈 감고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없어 마피아 게임을 하지 못했는데, 마피아 게임에서 사회를 보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현서가 크게 슬퍼했습니다. 내일은 어떻게든 마피아 게임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
2) 보완점
- 오늘 아이들의 컨디션은 사랑 듬뿍이었던 어제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수민이는 머리가 아파서 초반에는 기운을 내기 힘들었고, 라희는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으며, 건이도 평소 잘하던 업무를 맡아도 집중하기 어려운 듯 했습니다.
실습을 하면 할수록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자고 다짐해왔지만, 제 머릿속에는 '해야 하는 것'들이 자꾸 자꾸 떠오릅니다. 특히 감사 편지는 아이들이 조금 더 정성을 들여 진심으로 작성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어른들께서 얼마나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셨고 얼마나 감사한 분들인건지를 최대한 설명해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보았지만, 정말 갖가지 이유로 기획단 아이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동기획단 회의를 하며 저의 이상, 계획, 욕심과 아이들의 의지가 엇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복지요결이나 슈퍼비전 등 사회사업의 주안점, 목적을 스스로 되새기며, 내일은 중요한 업무 순서대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2) 슈퍼비전 요청 사항
- 아동기획단 회의를 하며 저의 이상, 계획, 욕심이 아이들의 의지와 엇갈릴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당사자의 계획, 이상이 사회사업가의 것보다 더 크고 구체적일 때도 있나요?
- 사실 항상 이상적인 일들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실습 일지에 제가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을 작성하려고 하지만, '당사자가 구차해지지 않는', 상대가 난처하지 않는 그 정도를 제가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일지에 대해서 피드백해주시면 감사히 받고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