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한국 대표 명시 2, 빛샘]===
천상병(1930~1993) 경남 창원 출생. 서울대 상대 수료. 고석규, 김재성 등과 함께 '신작품' 동인.
『문예』에 「강물」등의 시와 평론으로 추천을 받고 문단에 데뷔. 그는 일평생 가난과 방랑, 주벽 등으로 기인처럼 살았고, 삶의 비참함, 떠돌이의 외로움, 죽음의 저쪽 등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구슬 같은 언어로 직조해 내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시집에 『새』, 『주막에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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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하늘로 돌아갑니다.
허무나 슬픔이 아니라 아름답고 맑은 하늘로 돌아가기를 천상병 시인은 꿈꾸었습니다.
그래요. 이 세상은 소풍 같은 것이며 아름답다고 담담하게 시인을 말합니다.
기인으로 살다간 천상병 시인을 생각합니다.